나무가 별이에게 꼬마도서관 18
한정영 지음, 남성훈 그림 / 썬더키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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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4

오늘 읽은 책-약간 스포일 있음

<나무가 별이에게/ 한정영 글/남성훈 그림/썬더키즈>

한 달 여만에 리뷰를 쓴다. 확실히 이번 여름방학은 책을 멀리 하고 게을렀다. ㅈ ㄱ ㅈ 샘은 방학 때도 부지런히 아니 더 열심히 리뷰를 쓰시던데... 진짜 그 꾸준함과 성실함은 흉내낼 수 없다 .

이렇게 스스로 자책하며 새롭게 2학기의 포문을 열어준 책 리뷰는 바로 내가 너무 애정하는 그림책이다. 작가계의 "서쿠니 " 한정영 작가님의 첫 그림책이 되겠다. 물론 그림까지 그리신 건 아니고 글을 쓰셨는데 역시 글 잘 쓰신다. 이번에는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시듯 입말로 쓰셨는데 입에 착착 달라 붙는다. 한 작가님 책은 무조건 믿고 읽게 되는데 작가님은 나에게는 아동문학계의 "이승윤"이다. 찐팬이다.

제목을 살펴보면 "나무가 별이에게"라 되어 있다.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아이의 표정이 어쩐지 슬퍼 보인다. 책 소개글을 보니 "격동의 역사 속에서 피어난 별이와 나무 이야기" 라고 되어 있다. 격동의 시기라 하면 그렇다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해서 6.25전쟁까지 우리나라 역사 중에서 가장 아프고 혼란한 시대가 이야기의 시간적 배경이다. 나무와 나무에 매달려 있는 별이가 있는 공간은 바로 비무장지대이다 . 이것도 엄청난 스포일이긴한데 어쩔 수가 없다.

화자인 나무는 이마에 별처럼 빨간 흉터가 있는 남자 아이를 별이라 부른다. 별이에겐 누나가 한 명 있는데 어느 날 누나가 일본 헌병대에게 끌려가고 감감 무소식이다. 별이는 윗동네 살던 달이와 함께 나무 앞에 돌탑을 쌓으며 누나가 무사히 오기만을 기도하는데.... 이번엔 갑자기 나무 앞으로 38선을 그어 달이와 별이를 생이별하게 만든다. 그러다 포탄이 터지고 전쟁이 일어나고 나무도 여기저기 총탄을 맞게 된다. 과연 나무는 별이, 별이 누나, 달이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런 어마어마한 서사를 그림책으로 그것도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비무장지대에 있는 나무의 시선으로 풀어내시다니 작가님의 아이디어와 역량이 대단하시다 . 페친이라서 잘 아는데 매일 불면에 시달리시면서도 항상 12개의 아이디어가 남아있다곤 하시더니 정말이었다.

세월이 흘러 백발이 된 별이가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와 흡사해서 울컥했다. 이억배 작가님의 "비무장 지대에 봄이 오면"이후 이렇게 감동적인 작품은 오랜만인 것 같아 가슴이 뛴다. 5학년 사회 교과서에 한국사가 어디까지 나오지? 이 부분도 나오나? 이 그림책 온책읽기 하고 싶다.

이런 파스텔톤 같은 그림 스타일 좋아하는데 이야기와 그림의 궁합도 잘 맞은 것 같다. 대박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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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필수 개념어 참·뜻·말 천천히 읽는 책 54
김한민 외 지음, 김지하 그림 / 현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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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3 오늘 읽은 책

<참.뜻.말> 홍경남외 5명 글/ 김지하 그림/ 현북스

부장샘이 사부님이 책을 냈다고 하며 한 권을 주셨다. 사부님은 나와 전전전 근무지에서 함께 했던 동료교사이기도 하다. 두 부부가 학구적이라니 참 멋진 후배들이다 . 책을 받은 지 꽤 됐는데 이제야 읽게 됐다.

홍경남 샘을 비롯해 현직 초등학교 교사 6명이 공저한 책인데 어린이들에 꼭 필요한(가르치고 싶은) 말을 나, 사회, 지구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눠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책 앞머리에 " 초등 필수 개념어 " 라고 붙어 있다. 3-4학년을 코로나로 보내고 어느덧 고학년이 된 5학년 어린이들을 맡다보니 진짜 어휘력과 문해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걸 매시간 경험했다. 게다가 2년 동안 경험한 게 별로 없다 보니 배경지식도 없다. 학구가 열악한 탓도 있다. 2년 간 여행 한 번 못 가 본 애들이 부지기수다. 여름방학 동안에도 다양한 체험을 못하고 집콕만 하고 있을 애들이 눈에 선하다.

반에 3명 정도만 나이에 맞는 어휘력을 갖고 있다. 그 세 명의 특징은 가정에서 보호자들과 사회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점이다. 둘째 본인들이 사회 현상에 관심이 많다. 이 세 명 빼고는 다른 어린이들은 수학 공부는 그런대로 쫓아 하지만 어휘력과 상식은 떨어진다. 특히 사회 시간은 진짜 격차가 확연히 드러난다. 어쩜 이 낱말도 모르지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아주 유용한 책이다. 특히 국어와 사회 시간에 덕을 많이 볼 것 같다. 5-6학년 사회를 가르칠 때 필요한 개념들이 거의 대부분 들어 있다.

더불어 내가 어린이들에게 강조하고 싶었던 인성 부분에 해당되는 개념도 1꼭지 부분에 실려 있어 필요할 때마다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자면 자아정체성이나 회복적 탄력성 이런 개념이다.

배경지식이나 개념이 부족한 어린이, 특히 사회를 힘들어하는 어린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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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온라인 교실 도토리 동화 20
백정애 지음, 조히 그림 / 키큰도토리(어진교육)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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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당 온라인 교실/ 백정애 글/조히 그림/키큰도토리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는 "우당탕탕 우영우"라고 불리기도 한다. 마침 이 책의 제목이 "우당탕탕 온라인 교실 "이라 자연스레 겹쳐지며 반가웠다.

코로나 19를 다룬 책이 당연히 많이 나올 거라 예상했다. 특히 온라인 교실을 배경으로 지난 2년 간 어린이들이 온라인 교실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그 모습이 분명 다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침 이 책이 나와서 지난 2년간 나의 온라인 교실을 복기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자신이 외계에서 왔다 주장하는 이지구 선생님이 담임한 온라인 교실에서 벌어지는 우당탕탕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중 한 모둠인 나르샤 모둠에 속한 아연 , 지후, 영재, 정국의 각각의 에피소드가 주를 이룬다. 지난 2년 간 온라인 교실을 경험했던 교사, 학생, 보호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다 .

가장 공감 가는 이야기는 발표 울렁증이 있는 지후 이야기였다. 작년에 내가 담임한 반에도 지후와 비슷한 아이가 있어 참 애를 많이 먹었는데 돌이켜보니 나도 이지구 선생님처럼 글로 쓰라고 할 걸 그랬나 후회가 된다.

줌수업 시작해야 하는데 입장하지 않아 애 태우던 일, 발표 울렁증이 있는 아이가 마이크를 계속 켜지 않아 전전긍긍하던 일, 조금이라도 아이들끼리 친해지라고 소회의실을 만들어 모둠 활동을 했던 일, 발표 중에 갑자기 가정사(아버지 돌아가신 일)를 말해 동공 지진이 났던 일, 줌에서 애들이 튕겨져 나가거나 호스트인 내가 튕긴 황당한 일들, 애들 화면에 반려동물이 출현하던 일 등. 그런 우여곡절과 우당탕탕 사연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었다. 책 읽으면서 그 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았다.

책에서 그려진 양방향 화상 수업은 2년차에 했고 1년차에는 수업은 이학습터에 콘텐츠로 올렸고 아이들과 소통은 네이버 밴드로 겨우 하던 때라 진급시키고나서 진짜 아이들 이름조차 기억이 잘 안 난다. 얼굴은 당연히 얼마 안 만났고 그것도 마스크 쓴 채로 만나서 기억을 못한다. 코로나 첫 해 5학년 담임하고 2년 만에 다시 5학년 하는데 진짜 새롭다.

올해는 감사하게도 내내 대면수업을 했다. 대면수업 하며 일상을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지난 2년을 통해 전 세계인이 통감했을 거다. 본교는 복지대상이 1/3인데 급식도 없던 2년 동안 애들 점심은 어떠했을까 싶다. 울반 애들 급식 엄청 좋아하는데 .... 생기부에 있는 1학년 때 사진과 현재 모습보니 다들 비대해진 것도 코로나 기간 동안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어서가 아닐까 싶다 .

지난 2년은 아이들을 많이 변화시켜 놨다. 1학기를 보내면서 내내 절감하고 있다. 학력, 체력, 사회성 등이 하향평준화 되었다. 학교를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선생님과 친구들과 교류가 없었던 시간만큼 아이들은 자라지 못했다. 특히 열악한 가정환경의 아이들은 그 구멍이 더 크다. 대면수업을 하는데도 학습내용을 이해 못하는 아이가 온라인 수업 때는 오죽 했을까. 이 구멍을 메꾸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독자로서 아쉬운 점은 마지막 부분이다. 봄이 되었는데 반이 바뀌지 않고 이지구 선생님과 그 반 아이들이 그대로 캠핑을 하는 건 다소 비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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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22-07-23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당탕탕 우영우에 빠졌습니다.
참 매력적인 우영우, 드라마예요.
초딩들은 특히 온라인 보다는 오프라인이죠^^
 
대왕 밴드를 잡아라! 저학년 씨알문고 4
소연 지음, 황K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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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밴드를 잡아라 소연 글/황K 그림/북멘토

<대왕밴드를 잡아라> 책에서의 밴드는 상처가 났을 때 붙이는 그 밴드를 말한다.

주인공 규리는 밴드 붙이는 걸 아주 좋아한다. 각양각색의 밴드를 보물상자에 차곡차곡 모셔둘 정도로 밴드덕후다. 그런데 요즘 들어 밴드가 하나둘씩 없어지는 요상한 일이 벌어진다. 도대체 누가 훔쳐가는 걸까? 그 도둑(?)을 직접 찾아나선 규리는 그 범인이 바로 대왕밴드임을 알게 된다.

대왕밴드는 왜 규리의 보물상자에 있는 밴드를 훔쳐갔던 걸까! 내 생각에 여기가 바로 이 책의 매력 포인트다. 이 부분 읽을 때 공감이 팍팍 됐다. 스포가 될 거 같이서 여기까지만 쓴다.

누구나 관심을 받고 싶어한다. 관심 받고 싶어서 하는 행동은 제각각이다. 교실 아이들을 보면 교사의 관심을 받기 위해 긍정적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여기 대왕밴드처럼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문제행동을 일으키고 거짓말을 하는 등 부정적인 행동을 해서 관심을 끌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건 모두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는 거다.

교실에 후자의 경우에 속하는 아이를 가끔 만나게 된다. 그 아이의 문제행동만 보지 말고 그 속마음을 한번 들여다봐주는 그 누군가가 있다면 그 아이가 훨씬 더 긍정적 행동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나부터 행동만 보지 말고 속마음을 보려고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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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스의 숲 라임 어린이 문학 38
잉군 톤 지음, 노라 브레크 그림, 손화수 옮김 / 라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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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 오늘 읽은 책

올리스의 숲 /잉군 툰 글/노라 브레크 그림/ 라임

이 책은 흔하지 않은 노르웨이 작가가 쓴 책이다 . "올리스"는 발명을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여자 주인공 이름이다. 올리스란 이름은 오다 리세 루이제 잉게르 소냐 홀센 이라는 노르웨이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다섯 명의 여성 이름 앞 글자만 따서 올리스라고 엄마가 지어준 이름이다 .

올리스는 한창 성장통을 앓고 있다. 이유는 엄마가 데리고 온 남자 에이나르 아저씨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올리스만 빼고 완벽해 보이는 세 명(엄마,아저씨 , 아기 이언 )때문에 마음이 핫헛한 중이다. 다정해 보이는 엄마와 아저씨를 볼 때마다 짜증과 화가 치밀어 오른다. 반면 아기 이언은 이쁘다. 그나마 친구 그로가 있어서 견디고 있을 뿐이다 . 겉돌고 있는 올리스의 마음이 이해된다.

어느 날 친구 그로와 함께 멀리까지 탐험 같은 산책을 가게 된다. 자작나무 숲이 우거진 곳에서 노란 우편함을 발견하게 되고 그 속에서 누군가가 올리스에게 보낸 엽서 한 장을 보게 된다. 그 엽서가 왜 거기에 있었는지 추적하는 과정에서 우편함의 주인이자 그 숲에 사는 이상한(?) 보르니 아줌마를 만나게 된다. 올리스와 그로는 괴짜 같은 보르니 아줌마와 함께 그 엽서에 대해 하나하나 파헤치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엽서 발신자가 아빠라는 걸 알게 되고 아빠가 살고 있는 곳까지 찾아가는 올리스. 올리스는 아빠와 만나게 될까.

올리스의 반항과 방황이 공감된다. 생부는 연락조차 없고 엄마가 아저씨와 콩각콩닥 하는 것도 못마땅하다. 아직 아저씨를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10대 소녀의 마음과 생부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 엄마에 대한 반항심 그리고 절친에게 거짓말을 계속 하는 속사정 등 올리스의 마음이 충분히 공감된다. 올리스의 심리묘사가 한 축이라면 올리스에게 온 엽서를 누가 보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보이나르 아줌마 우편함에 들어가 있었는지 추리해가는 과정은 다른 축으로써 아주 흥미롭다.

읽는 내내 올리스가 진정한 행복을 찾고 엽서의 숨겨진 비밀도 알아내길 응원하며 읽었다. 초반에 크리스마스 염소가 무서워 그로 뒤에 딱 붙어있던 올리스가 마지막 부분엔 저 혼자 밤에 아빠를 찾아나서는 부분은 사람은 고통을 통해 성장한다는 걸 올리스의 모습을 통해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노르웨이 동화다보니 숲 묘사부분에서 자작나무가 나오는데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올리스가 그토록 무서워했던 크리스마스 염소는 대체 무엇일까! (노르웨이 문화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으니 이미지가 안 떠오른다) 염소가 그리 사납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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