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 않은 기억력으로 되짚어 보니
1학년 국어 교과서에도 그림책 <아씨방 일곱 동무>가 나왔었어요.
3학년 개정 교과서 국어 활동-나 에도 이 그림책이 실려 있답니다.
똑같은 그림책이 2개 학년에 실려 있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학습 소재가 된다는 의미일 겁니다.
좋은 책은 한결같이 사랑 받나 봅니다.
국어활동에 읽기 자료가 괜찮은 게 많이 실려 있습니다.
국어 교과서에는 원작과 달리 삽화가 다소 유치한데 국어활동에는 그림책 그대로 실려 있어서 좋아요.
평소에는 진도 나가기 바빠서 읽을 틈이 없답니다.
실제 교육과정에서 이 읽기 자료를 다 다루라는 게 아니기도 하고요.
방학이 금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국어 진도가 다 못 나가서 요즘 매일 2시간씩 국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오늘에서야 진도가 다 나갔어요. ㅎㅎㅎ)
국어 수업 빼 먹은 적이 없는데 참 희한한 일이지요.
학습량을 대폭 감소시켜야 해요.
특히 폭염기와 혹한기 때는 학습 능률도 안 오르고 말이죠.
그나마 다른 과목이라도 일찍 진도가 끝나서 다행이다 싶어요.
각설하고.
아이가 참 좋아합니다.
"모두 다 소중하다." 라는 주제도 아이가 금방 찾아내고 공감합니다.
잘난 척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도 깨닫고요.
일곱 동무 중에 누구 하나 빠지면 바느질을 완성할 수 없다는 것도 알죠.
이처럼 교실에서도 모둠 생활에서도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감사하고
서로 협력하였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아는 것과 실천 사이에 많은 간극이 있습니다.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번 실천이 더 중요하겠지요.
진짜 그림책은 가로로 판형이 꽤 큰 편이지요.
국어활동에 원작이 그대로 실려 있어서 한쪽씩 모둠별로 돌아가며 음독하였지요.
그림책을 실제로 보면 더 좋겠지요.
다 읽고나서 독서 감상문을 동시로 써 봤답니다.
요즘 배우는 공부가 바로 독서 감상문 쓰기이거든요.
여러 가지 형식으로 써 보는 활동이 나오지요.
독서 일기는 여러 번 써봤는데
동시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처녀작 치고 괜찮은 작품이 몇 개 나와서 전체에게 읽어줬답니다.
잘된 작품을 들었으니 다음에는 다른 아이도 더 동시답게 잘할 거라 생각됩니다.
독서 감상문 지도를 할 때 일단 왜 독서 감상문을 써야 하는지 부터 아이들과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무조건 써야 돼 라고 하기보다 써야 하는 이유를 함께 찾아보는 게 좋겠죠.
책 읽는 것까지는 어찌 되는데 요즘 아이들 쓰기를 너~~무 싫어하거든요.
담임과 부모의 채근 없이 스스로 독서 감상문을 쓰는 아이가 얼마나 될까요?
또 스스로 일기를 쓰는 아이가 얼마나 될까요?
작가가 되기를 꿈 꾸는 1% 정도?
책 읽기에 비해 독서 감상문 쓰기는 더 귀찮고 힘들고 고된 작업입니다.
글쓰기는 고도의 사고력을 요하는 활동이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인내력과 끈기까지 필요하지요.
수업 시간에
공책에 한 줄이라도 적을라 치면 싫은 소리가 여기저기 터져 나와요.
원~ 이렇게 쓰는 걸 싫어해서야.
앞으로 쓸 일이 점점 많아질 텐데 걱정입니다.
그런데 학교 정규 수업 시간에 그다지 쓸 일이 별로 없어요.
담임이 애써서 쓰기를 시키지 않는한 말이에요.
글쓰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렇게 저렇게 시키지 않으면
아이가 쓸 기회는 정말 현저히 줄어듭니다.
그러니 글발이 향상될 리가 없지요.
유시민 씨가 <글쓰기 특강>에서 말했던 것처럼
문학이 아닌 생활 글쓰기는 훈련에 의해 향상될 수 있는데
정작 학교에서 글쓰기를 정규적으로 안 하니 글쓰기 실력이 원천봉쇄된 거나 다름 없어요.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름 아닌 일기 쓰기와 독서 감상문 쓰기라고 생각합니다.
자발적으로 하는 아이 찾아보기 힘들고
부모가 시켜서 하는 아이 또한 드뭅니다.
수퍼남매도 제가 시키면 갖은 핑계를 찾아 밍기적거리고 안 하더라고요.
담임이 숙제로 내 주거나 수행 평가면 어쩔 수 없이 하고요.
하여
담임이 정규 수업 시간 내지는 숙제로 내 주는 게 최선책이 아닌가 싶어요.
초등학교에서 일기나 독서 감상문만큼이라도 제대로 쓰는 훈련이 되어 있다면
어느 정도의 글발은 나온다고 생각됩니다.
내일 여름 방학을 합니다. 모처럼 긴 여름 방학이에요.
이래저래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방학이 더 바쁘다는 아이도 있어서
가급적 학교에서는 숙제를 내주지 않으려고 하지요.
그래도 기본으로 일기와 독서 감상문은 나갑니다.
아이가 가장 싫어하는 숙제가 바로 일기와 독서 감상문이라고 하더군요. 둘 다 쓰기네요.
자주 써야 쓰기 실력이 향상되는데
갈수록 아이는 쓰기를 싫어하고...
둘째도 이제 일기를 슬슬 안 보여줍니다. 보여주면 엄마가 잔소리 할까 봐서죠.
담임이 세 번 일기 숙제를 내 주시는데
한 번은 독서일기로 쓰자고 제안했더니 지키기는 합니다.
내용은 안 보여줘요. 방학에는 잘 꼬셔서 질 높은 독서 일기를 쓰도록 도와줘야겠어요.
저희 반 방학 숙제도 어차피 일기를 1주 3회 써야 하니 1회는 독서 일기로 쓰라고 하였어요.
그렇게라도 해서 글쓰기를 손에서 놓지 않아야 되겠지요.
아이가 글쓰기를 싫어하지 않게 하는
해법이 뭐가 있을까요?
이번 방학을 수퍼남매와 보내면서 더 고민해야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