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기묘한 러브레터」 책 띠지에 인쇄된 홍보문구가 묻는다.
당신은 이 결말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질문에 담긴 의도와 기대하는 답은 홍보문구 아래에 적혀있다.
“엄청난 몰입감, 굉장한 반전... 다 읽고 10분 정도 허무해서 움직이질 못했다.”
공식적인 답은 홍보문구에 나와 있으니 개인적으로 홍보문구의 질문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 본다.
‘왜 이 결말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당신도 결말이 갑작스럽다고 생각합니까?’
‘다 읽고 허무해지는 반전이 굉장한 반전일까요?’
소설은 페이스북에서 30년 전 사라진 여자를 찾은 남자가 여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면서 시작된다. 저자 야도노 카호루는 남자와 여자가 주고받는 메시지를 통해 30년 전 과거를 끌어낸다. 남자와 여자가 어떤 관계였고 과거에 둘 사이에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서로 만나기 전에 있었던 일까지 소설은 이야기한다. 독자는 여자가 사라진 이유가 궁금하다. 또, 남자는 왜 30년이나 지나서 여자에게 메시지를 보냈을까 궁금해진다. 독자는 이백여 페이지를 건넌 후에야 이 궁금증을 풀 수 있다.
「기묘한 러브레터」를 홍보문구 대로 읽을 것인지 다르게 읽을 것인지는 독자의 선택이고, 어느 쪽이든 재미있게 읽으면 되는 책인 것 같다. 책이 작고 가볍고 문장이 쉬운데다 페이지에 여백이 많고 226쪽으로 이야기가 길지 않아 이동할 때 읽기 좋겠다.
추리를 즐기는 독자에게는 복선을 짜맞추는 재미가 미흡해 망설여지지만, 놀이동산의 ‘유령의 집’처럼 새로운 사실들이 튀어나와 ‘놀랐지?’하는 이야기도 괜찮다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