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갱이 하나 흙 되어
감자꽃 피우고
오이열매 맺고

 

가닥 하나 실 되어
봄옷 태어나고
겨울옷 이루고

 

정갈한 손길은
호미질
쟁기질

 

차분한 손길은
바느질
뜨개질

 

감나무 새잎 하나 푸르다

 

어머니 털실 한 올 맑다

 


4345.5.8.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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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3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2-06-03 05:49   좋아요 0 | URL
제 글에 댓글을 단 '그분'들은
제 여느 서재 글을 안 읽으리라 생각해요.
그 글에 제가 댓글을 붙이기도 했지만,
다른 어느 글을 읽더라도
저는 늘 '같은 이야기'만 했어요.

그러니까, 그 글이 굳이 어떤 '문제가 될 까닭'이 없답니다.
님 말씀처럼 제가 구태여 '... 논쟁에 붙임'이라고
토를 달았으니
'이게 뭔가?' 싶어서 읽었겠지요.
(아무개 님이라 적고 싶지 않으나,
저는 '비밀 댓글'을 좋아하지 않아,
이렇게만 적습니다 ^^;;)

어떠한 글을 읽든
스스로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한다면
사랑을 누릴 수 있어요.

어떠한 글을 읽든
스스로 가시를 돋우며 싸우고 싶어 한다면
언제나 싸울 뿐이에요.

저는 누구하고 논쟁을 하고 싶지도 않고
싸울 까닭도 없어요.

그저 제 삶 결대로 글을 쓸 뿐입니다.
그 글에 굳이 '... 논쟁에 붙임'이라는 토를 단 까닭은,
꼭 한 가지뿐이에요.

'알라딘서재에 있던 내 좋은 아줌마 벗님'이
글을 안 쓰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그분들과 그분들 글을 읽던 분들한테
바치는 마음으로 글이름에 토를 달았어요.

저는 저를 걱정하지 않아요.
저는 '조중동 신문'을 보지 않고,
집에 '텔레비전을 들이지' 않아요.
저는 어떠한 종이신문도 인터넷신문도 안 읽어요.
제 마음을 보살필 만한 책만 가려서 읽어요.

누가 어디에서 콩을 찧건 팥을 찧건
그이가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할 뿐입니다.

저는 제가 우리 식구들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사랑을 열매로 맺을 길을
날마다 찾고 즐겁게 걸어갈 뿐이에요.

말씀 고맙습니다.

 

 


흙과 짚과 나무로
집을 지어
아이와 어버이
사랑으로 살고,

 

제비는
나무 처마 한쪽
손바닥 너비
빈 자리에

 

작은 보금자리
맑은 빛소리로 엮어
따순 봄볕으로
목숨 살찌운다.

 

들새 울고
개구리 울고
바람 울고
후박꽃 울고

 

사람은
논에서 벼를
밭에서 푸성귀를
들과 메에서 풀과 열매를

 

소담스레 얻고
즐겁게 나누고
예쁘게 빚고
고맙게 뿌리고.

 


4345.5.3.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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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을 읽습니다
자운영을 읽습니다
씀바귀를 읽습니다
할머니를 읽습니다
아이 발가락 냄새를 읽습니다
미역국을 읽습니다
참새 노랫소리를 읽습니다
빗길 달리는 시외버스 바퀴소리 읽습니다
갯벌을 읽습니다
김매기를 읽습니다
감자밭을 읽습니다

 

나는
동백꽃을
후박꽃을
모과꽃을
감꽃을
민들레꽃을
옆지기 웃음꽃을
아픈 벗 눈물꽃을
천천히
아로새기며
읽습니다

 

책을 읽습니다

 


4345.5.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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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흙으로 집을 짓고
사이사이
짚을 섞으며
침으로 이겨
아늑하고
튼튼한 보금자리.

 

서로 아끼는 암수는

알을 낳고
새끼를 돌보며
어엿한
어른 제비로 키운다.

 

따스한 꽃과 봄날
시원한 바람과 여름날
어여쁜 열매와 가을날
마음껏 누리고서
어버이 제비
아이 제비
나란히 너른 바다 건너
새 삶터로 떠난다.

 

겨울이 지나
꽃내음
바람 따라
바다 건너 실려오면
어버이 제비
아이 제비
나란히 먼길 날아
흙집 처마 밑
오랜 보금자리로
새로 깃든다.

 


4345.5.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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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뒹굴다가
내 등판에 팔꿈치 밀고,

 

하나는 몸부림치다가
내 가슴팍에 머리 디밀고.

 

그러면
너희 아비는
어찌 자야 좋을까.

 

이리 살짝 굴리니
다시 뒹굴뒹굴
이제 무릎으로 등판 찍고,

 

저리 살짝 옮기니
새로 몸부림치다
두 팔 쫙 펼친다.

 

그저
모로 비스듬히 누워
한 아이 배 토닥이고
한 아이 머리 쓰다듬는다.

 


4345.4.25.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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