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바다는 끝없이 물결치며촤르르 솨솨이야기한다노래한다
아기는 바다 이야기 물결 노래고이 들으면서새근새근 잔다
나도 아기 따라곁에 살몃 눕고바다 품에 안겨색색 잠이 든다
4345.6.29.쇠.ㅎㄲㅅㄱ
돌울꽃
돌로 쌓은 울타리 타고짙푸르게 자라던 덩굴하얗고 노란돌울꽃 피운다.
시멘트 울에서도 덩굴꽃하얗고 노랗게 피겠지쇠가시 울에서도 덩굴꽃하얗고 노랗게 필 테지
여름햇살 뜨겁게 내리쬐고여름바람 시원하게 간질이고여름들판 푸르게 빛나고여름옷 입은 아이마당에서 대청마루에서 논둑에서꽃내음 물씬 풍기며신나게 뛰고 달린다.
4345.6.21.나무.ㅎㄲㅅㄱ
눈
눈을 못 뜬다억지로 힘을 주나눈은 스르르 감긴다아이 둘 고이 잠든깊은 밤아이 어버이는그예아이들 곁에 벌렁드러눕는다한갓지고 조용하니책장을 넘기든연필을 놀리든바늘을 붙잡든빨래를 개든드디어 홀가분하네생각하지만그예 홀가분하게드러누워눈을 감고손을 뻗어아이들 머리살살 어루만지다가까무룩 곯아떨어진다.
4345.6.18.달.ㅎㄲㅅㄱ
하늘
밤새 비를 뿌리던 하늘차츰 하얗게 동이 트며온통 구름누리가 된다새벽 다섯 시 처마 밑 제비는 깨어나고멧새와 들새 노래하면서논개구리 조용해질 무렵하늘가 끝으로 파란 빛살 살짝 비친다날이 갠다새날이 온다매지구름 온누리를 한껏 덮어아기 기저귀 안 마르게 하더니햇살 곱게 찾아들어비구름을 저 멀리 멧등성이 너머태평양 너른 바다로 밀어낸다아침이다햇살이다눈부시다새하얗다밤새 미룬 아기 오줌 빨래신나게 비비고 헹궈신나게 널어야겠다이제 하늘은 꼭 반쯤파란 물이 들어빨래 마치고 마당으로 나오면하늘은 온통파란 물결 되겠지.
4345.6.19.불.ㅎㄲㅅㄱ
메
저기 산 좀 봐요.나무가 짙푸르게 우거졌어요.나는 나무가 되고 싶어요.석류나무뽕나무감나무무화과나무살구나무밤나무잣나무배롱나무벚나무소나무떡갈나무느티나무모두 좋아요.
4345.6.15.쇠.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