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바람 고요히 잠든
별과 달 고이 빛나는
깜깜한 하늘 가득
풀벌레와 논개구리 어우러져

노랫소리

 

퍼뜨린다
속삭인다
간질인다
피어난다

 


4345.7.29.해.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구름

 


스무 날 장마
날마다
마을 고을
비를 뿌리다
살짝 멎을 무렵

 

멧봉우리마다
하얀 구름
자그맣게 걸려
하느님 마을처럼
하늘사람 고을처럼

 

어여쁜 새빛
함초롬히 흩뿌렸다

 

비를 안고 찾아오는 구름
빛을 품고 찾아드는 구름

 

빗물은 골짝과 논밭 적시고
바람은 풀과 나무를 간질이고
햇살은 구름 등판을
따사로이 어루만진다.

 


4345.7.20.쇠.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더위

 


흙이 없고
풀이 없으며
나무가 없어,

 

그러니까
숲이 없고
숲이 밀렸고
숲을 생각하지 않으면서,

 

온 땅바닥에
시멘트 깔고 아스팔트 깔아
높은 건물과 아파트
들어선 터는
여름에 덥다.

 


4345.7.10.불.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밤비

 


온 들판 시원하게 적시는 밤비
두 달만에 만난다.

 

낮비이든 밤비이든
빗줄기 들으면
아이들 옷가지 빨래는
마를 생각을 않는다.

 

그러나,
시원스레 내리는 비는
도랑을 가득 채우고
못과 논을 가득 채우며
가문 날씨에 목이 타던
풀과 꽃과 나무한테
좋은 동무가 된다.

 

시원스레 내리는 밤비
소리 들으며
아이들 옷가지 빨래를
만지작거리다가
대청마루에 선 채
오래도록
빗소리 듣는다.

 


4345.7.5.나무.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자전거수레

 


첫째 아이가 세 살이던
2010년 가을부터
우리 아이들을
자전거에 붙인 수레에 태워
읍이나 면을 마실합니다.

 

첫째 아이는 이태 동안
혼자 자전거수레를 차지했고,
둘째 아이가 태어나
돌을 맞이할 무렵
비로소 두 아이가 함께 탑니다.

 

아이들은 자전거수레에 타고
읍이나 면에 갈 적에
신나게 춤추며 노래하느라
수레가 덜컹덜컹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볼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적에
아이들은 하나씩 고개 까딱까딱
앞뒤로 옆으로 흔들다가
그만 꼬꾸라지듯 잠듭니다.

 

둘째가 첫째한테 머리를 기대고
첫째가 둘째한테 머리를 기대어
둘은 나란히 새근새근
꿈나라로 예쁘장하게
날갯짓하며 찾아갑니다.

 

아이들이 꾸벅꾸벅 졸 무렵
자전거 발판을 살몃살몃 밟으며
수레가 덜 흔들리도록 하고,
얼른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생각하며
더 힘을 주어 꾹꾹 밟습니다.

 

첫째 아이 일곱 살이 되어도
둘째 아이 다섯 살이 되어도
첫째 아이 열 살이 되어도
둘째 아이 일곱 살이 되어도
다 같이 자전거수레 타겠지요.

 


4345.7.1.해.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