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사람은 고개를 박아

 

책을 읽고
호미질을 하고
망치질을 하고
설거지를 하지만,

 

가만히 고개를 들면

 

새벽 지난 아침에
구름 사이
곱다시 빛나는 노란
눈부신 햇살.

 

하늘 파랗게 적시고
구름 하얗게 물들이고
멧새 노랫소리 퍼뜨리고,

 

마을 할배 경운기 소리와 나란히
잎사귀처럼 푸르다.

 

자그마한 감알 사이
슬쩍 스친다.

 

우리 집 마당으로 스며
아침빨래 찬찬히
어루만진다.

 


4345.8.3.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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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이리 자전거 달리고
저리 버스 달리며
그리 하염없이 걸어도

 

푸른 들판
푸른 숲
파란 하늘
파란 바다

 

눈이 상큼히 쉰다.
코가 맑게 쉰다.
귀가 곱게 쉰다.

 


4345.8.9.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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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달인 줄 알고
참 밝네
노래했더니
웬걸
고샅길 외딴 구석
비춘다는
외등 켜졌네.

 


4345.7.30.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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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바람 고요히 잠든
별과 달 고이 빛나는
깜깜한 하늘 가득
풀벌레와 논개구리 어우러져

노랫소리

 

퍼뜨린다
속삭인다
간질인다
피어난다

 


4345.7.29.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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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스무 날 장마
날마다
마을 고을
비를 뿌리다
살짝 멎을 무렵

 

멧봉우리마다
하얀 구름
자그맣게 걸려
하느님 마을처럼
하늘사람 고을처럼

 

어여쁜 새빛
함초롬히 흩뿌렸다

 

비를 안고 찾아오는 구름
빛을 품고 찾아드는 구름

 

빗물은 골짝과 논밭 적시고
바람은 풀과 나무를 간질이고
햇살은 구름 등판을
따사로이 어루만진다.

 


4345.7.20.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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