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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걸음은 잡힌 마음 탓이리라.

꽃소식을 접하고도 움직이지 못했다. 이런저런 핑계야 없진 않지만 조바심 내지 않아도 될만큼 넉넉해진 마음이 큰 이유라 스스로를 위로한다.

모처럼 나선 길, 숲은 봄인양 스스로를 풀어내고 있다. 땅도 나무도 새순도 볕을 품어 존재를 드러내기에 소리없는 아우성이다. 이끼가 전하는 봄소식이라 이해하니 마음에 초록으로 싹트는 듯하다.

짧은 눈맞춤으로 봄기운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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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2-1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기운이라 맘이 포근하네요.
 

이 차가움이 좋다.

코끝이 찡 하도록 파고드는 냉기가 싫지 않다. 겨울답지 않았던 낯선 모습에서 오는 당혹감이 비로소 물러간다는 반가움이기도 하다. 시린 손끝에 온기가 돌면서 냉기와는 다른 볕의 넉넉함으로 건너가는 시간이다.

봄기운을 불러오기 위한 겨울의 배려가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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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거리고 올라왔을텐데

3년째 자발적 출입금지를 선언한 터라

그곳을 향해 마음만 보낸다.

더 남쪽엔 노루귀 피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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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읽는다.

온기를 품기에는 다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는지 홀로 빛나지만 그 품엔 서늘함이 깃들었다. 주변을 둘러싼 나무들이 서로를 기댄 그림자 속에서 자연스럽게 베어나오는 그늘이니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정성껏 생을 살아온 시간의 마지막이 이처럼 홀로 빛나지만 자신을 키우고 지켜온 무리가 안고 사는 아우라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일생을 볕을 받아 제 일을 해왔다. 마지막까지 남아 볕에 의지한 잠깐의 시간이 생의 터전이다. 몸에 스민 냉기를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겨우 벗어나 환하게 빛난다. 그 빛으로 자신을 키워온 터전이 밝아진다.

제법 길어진 햇볕이 헐거워진 옷깃 사이로 스며든다. 바람도 잠시 잠들었고 볕이 품어온 온기가 납매의 향기를 닮은 미소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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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컴맹 2024-02-05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러지는 낙엽 하나에 이다지도 깊다니요
 

얼음도 녹아내리는 겨울 숲속, 언 땅을 뚫고 막 올라온 새순이다. 여리디여린 생명의 기특함을 어루만지는 볕의 손길에 온기가 가득하다.

초록이 빛을 만나니 서로 마주하는 경계에서 생명의 찬란함이 가득하다. 경계에서 만나 온기를 나누며 서로를 빛나게 하는 자연의 기운을 닮고자 애써 겨울 숲으로 간다.

서로를 품는 볕과 새순의 어울림만으로도 이미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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