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든 삶은 충분해야 한다
아브람 알퍼트 지음, 조민호 옮김 / 안타레스 / 2024년 4월
평점 :
‘충분한 삶’은 어느 정도로 만족하는 삶일까요? 충분하기만 하다면 행복한 삶일까요? 하지만 누구는 많이 가지고도 불행하고 또 어떤 이는 적게 가져도 행복합니다. <모든 삶은 충분해야 한다>는 인간 본성과 인류 역사를 왜곡하고 굴절시킨 주범이 소수의 위대함을 추구한데서 비롯한 능력주의와 시장주의의 낙수효과하는 희망고문을 증명하고 이를 바로잡아 모두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해 철학적으로 설득해 나가는 책입니다. 요즘 메스컴에서 눈길을 끄는 책으로 서평단에 지원해서 받은 귀한 책입니다. 충분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위대해질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삶이 가치 있으려면 뭔가에 능숙하고 탁월해야 한다고 몰아붙이는 사회에 대해 깊이 사유해 보기 좋은 책으로 기대됩니다.
모두가 충분한 삶, 모두에게 더 나은 세상에 도달하려면 단순히 많은 사람의 마음이 필요한 게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의 더 좋은 마음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소수의 개인에게 존경과 관심을 포함한 대부분 자원을 쏟아붓고 ‘능력주의’는 ‘낙수 효과(trickle-down effect)’라는 기막힌 경제 개념과도 쌍을 이룬다는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능력이 탁월한 ‘위대한 소수’가 성과를 내면 물이 아래로 흐르듯 대다수가 그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인데 이 역시 매우 강력해서 주류 경제학의 기본 원리가 됐다고 합니다.
우리의 충분한 삶을 위하여!
모두의 충분한 세상을 위하여!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일찍이 ‘위대함’의 타락을 봤지만, 사리사욕 추구를 어쩔 수 없는 인간 본성이라고 판단하고 파우스트식 거래를 성사시키며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만을 남겨놓았고 그에 따르면 ‘보이는 손’이 사회 피라미드 꼭대기에 오르려는 욕망을 부추겨 우리를 망치더라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우리의 도덕적 품위는 회복된다고 했습니다. 소수의 뛰어난 자들이 위대함의 부담을 오롯이 떠맡기에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위대해지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해도 괜찮다.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낙수 효과’를 일으켜 마침내 내게도 이득으로 돌아온다. 그러니 의지하고 응원하라는 말입니다.
마이클 왈저는 “좋은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든다.”라는 속담을 응용해 “좋은 웅타리가 좋은 사회를 만든다”고 했지만, 애당초 좋은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든 것도 아니었다. 좋은 이웃은 서로를 존중하고 본질적 상호 의존성을 인정할 때 형성된다.---p.123 제2장 우리 자신을 위하여
세상 자체를 나아지게 해서 모두가 충분한 삶을 살 수 있어야 우리도 충분한 삶을 살 수 있다. 우리 삶은 그렇게 세상과 어우러져 순환한다. 불교 철학의 이 미묘한 세계관은 우회 경로로 욕망을 실현하고자 정면으로 마주하는 욕망은 포기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중략) 우리 삶에서 불만족스럽고 ‘신경 끄기의 기술’은 우리 개인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유지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우리 자신에게 필요한 세계관이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미묘한 세계관이 더 필요하다. 다름 아닌 모두가 충분한 삶을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타인에게도 관심을 쏟는 ‘신경 쓰기의 기술’이다.
--- p.137
과학과 의학이 발전해서 살기 좋은 세상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고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결코 밝고 희망적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가임 여성1명당 0.778명이고 가계부채는 계속 증가하고 높은 환율에 경제는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충분함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는 결코 완벽한 사회를 이루지는 못하므로 그래도 우리는 단순히 “죽지 않을 만큼” 충분한 사회 이상으로 충분히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책에는 희망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내가 계속해서 반복하며 피하지 못할 한계와 고난을 수용하면서 서로 협력해 대처해 나간다면 이 세계관을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나아가 이렇게 공유된 세계관이 정치를 움직여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 나간다면 우리는 충분한 삶과 충분한 사회를 이루게 된다고 했습니다. 인류는 이미 이런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진화적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기에 충분한 책입니다.
출판사 지원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