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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없던 감각 - 보는 법을 배운 소년, 듣는 법을 배운 소녀 그리고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
수전 배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4년 5월
평점 :
내게 없던 감각_ 보는 법을 배운 소년, 듣는 법을 배운 소녀 그리고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
유년기 내내 앞을 보지 못하다가 어느 날 볼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요? 또는 난생처음 소리를 듣게 된다면? 사람들은 시력이나 청력을 회복한 성인들이 큰 기쁨을 느낄 거라고 생각 하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오히려 그들은 무의미한 장면과 소리에 시달리고, 심지어는 어쩔 줄 모르고 비관하여 삶의 의욕을 잃기도 합니다. 이 책은 신경생물학자가 들려주는 감각과 지각의 본질로 보는 법을 배운 소년, 듣는 법을 배운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는 책입니다. 다 읽고 책을 덮으면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던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눈으로 보고 귀로 소리를 자연스럽게 듣습니다. 이것은 마치 당연한 일로 여겨질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게 없던 감각>을 읽은 독자라면 보고 듣는 것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책에는 태어날 때부터 시력이 거의 없었던 소년 리엄과 청각장애를 안고 태어난 소녀 조흐라가 감각을 회복하기 위한 수술을 받고 이에 적응하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시각과 청각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감각에 적응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는지, 왜 같은 세계를 각자 다르게 지각하는지를 따뜻한 마음으로 자세히 탐구하게 됩니다.
“엄마는 어디까지 보여요? 신디는 리엄이 이렇게 묻던 날을 기억한다. 이 질문의 의미를 깨달았을 때 신디는 가슴을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P.57
신경과와 기타 전문의를 찾아다녔지만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는 4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마침내 내분비과 의사가 리엄의 원인을 감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판명했고 바이러스 감염으로 추정되는 고열로 갑상선이 파괴되어 호르몬인 티록신을 복용하기 시작하면서 호전되기 시작해 피아노 레슨을 받기 시작했고 소리와 촉각, 곤간 기억을 통해 세상을 지각하게 됩니다. 리엄은 아무도 듣지 못할 때 자동차 엔진 소리를 듣고 집에 누가 오고 있는지 알아냈으며 밝을 때나 어두울 때나 집 안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녔습니다. 교회에 새건물이 들어서 유리문에 부딪히기 전까지 리엄의 시력이 얼마나 나쁜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장애 아동은 질적으로 독특하게 다른 유형의 발달을 보인다. (...) 만일 눈이 보이지 않거나 귀가 들리지 않는 아이가 정상 아동과 같은 수준의 발달을 이루어냈다면, 그런 장애아는 그것을 다른 방식, 다른 경로, 다른 수단으로 해낸 것이다. ---P.185
탄자니아 모시에서 태어난 조흐라의 부모는 6-7개월 후 아이에게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런던 의사들은 조흐라가 90데시벨 이하의 소리는 듣지 못한다고 했고 생후 몇 년이 지나서야 청각장애를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조흐라는 어떤 면에서는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12년후 인공와우를 이식해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다니며 타인이나 세상과 건강한 유대감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조흐라는 무언가가 가까이 다가올 때 소리가 커질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고 리엄도 캐치볼 놀이를 하다가 자신에게 다가오눈 공을 처음 보았을 때 비슷한 발견을 했습니다. 사물이 가까이 다가오면 소리가 더 커지고 크기가 커집니다. 하지만 조흐라와 리엄이 그 사실을 알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했습니다.
리엄과 조흐라는 10년에 걸쳐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이야기들은 지각이 개인적이고 사적인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들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물리적, 사회적 세계에 맞추어 각자의 지각 체계를 바꾸고 적응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왜 그렇게 힘들까? 왜 눈이 안 보이던 사람이 시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왜 귀가 안 들리던 살람이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무작정 반기지 않을까? 이 질문이 흥미로웠던 저자 역시 어릴 때부터 사시여서 주로 한쪽 눈으로 세상을 보다가 중년 마흔 여덞 나이에 갑자기 시력이 극적으로 개선된 사례자 중 한명입니다. 모든 것을 경험한 후 두 눈을 사용해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자 새로 습득한 감각은 세상에 대한 이해를 풍성하게 해주는게 아니라 혼란스러웠다고 합니다. 새로 시려글 얻은 사람들은 사물과 사람으로 가득한 3차원 풍경이 다양한 선과 색깔들로 뒤죽박죽된 평면으로 보이고 놀라웠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