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석기시대 조상들은 역사의 무대에서 어떤 게임을 했을까? 우리가 아는 한, 3만 년 전쯤 슈타델의 사자 -남자를 조각한 사람들은 오늘날 우리와 동일한 육체적·감정적·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무엇을 했을까? 아침으로는 무얼 먹었을까? 점심으로는? 그들의 사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일부일처제를 맺고 핵가족을 유지했을까? 전쟁은 치렀을까? 다음 장에서 우리는 세월의 장막을 살짝 들추어, 인지혁명 이후 농업혁명이 일어날 때까지 수천수만 년 동안 사람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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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하나 불평 없기를
ㅡ프롤로그



나에게는 병이 없습니다 쓴다는 것이 나에게는 병이 있습니다 쓴다 이것이 나의 병입니다

쓰다 만 시 살다 만 사람 먹다 만 밥 울다 만 울음 돌려주지 못한 나의 병이 있습니다

틈으로 바람 불고 틈으로 자동차 달리고 틈으로 풀이 돋고 틈으로 꽃이 지고 틈으로 가던 길이 오는 길이 되는 나의 병이 밤처럼 깊어 갑니다

갈증이었습니다 봄은 활짝 열린 여름도 비슷하였습니다 가을은 어중간히 걸쳐 입은 반코트처럼 한쪽으로만 흘러내립니다
몸이 살기 위하여 숱한 이사를 감내하던 늙은 노동자의 손바닥을 말없이 쓰다듬어 줍니다 고맙다 한 번도 소리 내어 인사한 적 없는 나의 병 있는 곳을 벼락처럼 깨닫습니다 - P11

일요일과 화요일 사이에
눈이 내렸다 첫눈이라고도 했다
월요일이라고도 했다
바람에 실렸다고 풍설이라고도 했다
보이는 것마다 희끗희끗 콜록거리기 시작했다
서울로 가야 하는데 모든
‘첫‘에는 거품이 섞여 있었다
모든 미끄러움의 시작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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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최초의 의사소통체계는 아니었다. 모든 동물은 의사소통을 한다. 벌이나 개미 같은 곤충도 먹을 것이 있는 위치를 서로에게 알려준다. 그것은 목소리를 이용한 최초의 의사소통체계도 아니었다. 유인원과 원숭이의 모든 종을 비롯한 수많은 영장류는 음성 신호를 사용한다. 예컨대 녹색원숭이는 여러 종류의 울음소리로 다른 동료들에게 위험을 경고한다. 동물학자들은 그중 한 울음소리의 뜻이 "조심해! 독수리야!"라는 것을 밝혀냈다. 조금 다른 경고 소리는 "조심해! 사자야!"라는 뜻이었다. 과학자들이 원숭이들에게 처음의 소리를 녹음해 들려주었더니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공포에 질려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두 번째 소리를 들려주었더니 다들 급히 나무 위로 피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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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슬>-머신 러닝 3


성당 담장에 둘러진 넝쿨은 한 마리의 뱀과 같고 한 마리의 뱀은 한 마리의 메뚜기 머리와 같다
또는 하나님의 모친 같다 성당 한가운데에는 나무가 하나 있다 모친은 나무 앞에서 누군가를 부른다
나무는 나를 세워둔다 달아나면 한 명의 인간이 될수 있을까 모친은 바구니를 들고 무화과를 기다렸다 성당 담장에 둘러진 넝쿨은 하나님의 핏줄 같다
또는 뱀의 이빨 같다 문지르면 피가 난다 죄를 짓지않았는데 메뚜기 떼가 심장을 파먹는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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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의 모든 물은 한라산 백록담에서 갈라져 나온다. 그리고 그 물은 오름과 곶자왈을 지나 바닷가에 이르러 마침내 절로 솟아난다. 제주사람들에게 절이란 곧 물이 솟아나는 곳을 뜻했다. 그 절물을 허벅을 진 어머니들이 끼니때마다 지어 날랐고, 집 안에 모셔둔 부처님께 그 감로수를 올리며 기도드렸다. "푼체님,
푼체님, 우리 자손들 모두 그늘져 주십서‘ 어머니의 이 기도는 ‘부처님아, 부처님아, 우리 자손 모두에게 큰 그늘을 드리워 고해의 세상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소서"라는 뜻이다. 제주의 불교가 절오백당오백‘이라 표현되는 것은 이처럼 집집마다 부처님을 모시고 기도하는 것은 물론, 매해 음력 정월마다 스님을 집으로 모시고 안택기도하는 제주만의 풍속도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 P60

탐라는 지상에 그려놓은 만다라다. 뜨거운 햇살도 거친 바람도 고요히 품어주는 한라. 그 한라의 동심원이 기슭을 따라 찬란히 퍼져가는 오름의 인드라망. 이곳이 찰나생(刹那生) 찰나(刹那滅)이나 연이생(緣而生)인 우주의 만다라다. 아라한들이 정법으로 완성하고 수호하는 고타마 붓다의 달빛이 드리운 윤원구족(輪圓具足)의 만다라가 바로 이곳 탐라인 것이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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