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의 모든 물은 한라산 백록담에서 갈라져 나온다. 그리고 그 물은 오름과 곶자왈을 지나 바닷가에 이르러 마침내 절로 솟아난다. 제주사람들에게 절이란 곧 물이 솟아나는 곳을 뜻했다. 그 절물을 허벅을 진 어머니들이 끼니때마다 지어 날랐고, 집 안에 모셔둔 부처님께 그 감로수를 올리며 기도드렸다. "푼체님,
푼체님, 우리 자손들 모두 그늘져 주십서‘ 어머니의 이 기도는 ‘부처님아, 부처님아, 우리 자손 모두에게 큰 그늘을 드리워 고해의 세상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소서"라는 뜻이다. 제주의 불교가 절오백당오백‘이라 표현되는 것은 이처럼 집집마다 부처님을 모시고 기도하는 것은 물론, 매해 음력 정월마다 스님을 집으로 모시고 안택기도하는 제주만의 풍속도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 P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