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신간 브리핑] 2004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2004년 일본의 아쿠타가와 상 수상자로 2명의 젊은 작가 와탸아 리사(19세)와 가네하라 히토미( 20세)가 선정되어, 우리나라에까지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와타야 리사의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은 의외로 정말 탄탄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올해 '오늘의 작가상' 수상자 역시 2명이군요. 한명은 68년생, 한 명은 77년생, 둘 다 여성작가네요.

두 작품은 서로 아주 다릅니다. 한 작품을 선택/배제하지 못하고, 공동수상을 선택한 심사위원들의 고민이 이해됩니다. 심사평을 한번 볼까요?

* <공허의 1/4> - 한수영

오늘날의 기성 작가들 속에서도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역량, 특히 단 한 군데서도 허점을 드러내지 않는 확고한 안정감을 보여준다. 소설의 자연스럽고 균형 잡힌 구도에 있어서나 언어의 원숙미에 있어서나 단연 발군의 작품이다. - 김화영 (문학평론가, 고려대 교수)

매우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삶의 신산스러움에 대한 이해도 깊고, 문장도 정확하고, 문학적인 재능도 보이고, 구성력도 뛰어나다. 현실에 철저하되, 상상력으로 현실을 입체화하는 능력도 있다. 자칫 상투적 감상에 빠질 수 잇는 대목에서도 해이해짐이 없다. - 이남호 (문학평론가, 고려대 교수)

'웰 메이드' 작품의 계열에 속하면서 녹록치 않은 삶의 연륜과 완벽에 가까운 언어 감각을 보여주는 작품. - 김미현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교수)

* <피터팬 죽이기> - 김주희

이 소설의 참다운 매력은 언어의 질감과 목소리, 그리고 이따금 행간에 드러나는 '낯설음'에 있다. 젊음의 에너지와 고뇌와 그 특유의 '이상함'에 바치는 찬가인 <피터팬 죽이기> 덕분에 오늘의 세대는 그들 특유의 삶을 인식하는 데 필요한 또 하나의 적절한 언어를 발견하게 되었다. - 김화영 (문학평론가, 고려대 교수)

젊은 신인만이 그려낼 수 있는 세계를 이만한 수준의 언어적 공간에 담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주목할 만한 문학적 사건이다. - 이남호 (문학평론가, 고려대 교수)

"지하철도 999"에 갇힌 "무명 세대"들의, "내 영혼이 주눅 들었던 날들"에 대한 기록인 <피터팬 죽이기>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피터팬 증후군과, 거기서부터 벗어날 수밖에 없는 피터팬들의 유서이자 묘비명을 문제 삼고 있다. - 김미현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교수)

<공허의 1/4>을 읽고 정말 놀랐습니다. 이게 신인 작가의 첫 장편이 맞단 말이야? 심사위원들 말대로 신인답지 않은 자제력과 안정감이 단연 돋보입니다. 차분하고 정확한 서술과 인물 묘사, 튀지도 진부하지도 않은 상상력이 이 작품의 커다란 미덕이지요. '답답'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성실성과 정직함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네요. 신인다운 치기나 패기가 보이지 않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잘 쓴 소설임에 틀림없습니다.

<피터팬 죽이기>는 이와 반대의 평을 할 수 있습니다. 분명 설익고 덜 다듬어진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자체로 젊은날의 고민과 방황을 그려내기에 적절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과거와 현재, 알 수 없는 미래 사이에 갇힌 20대, 영원히 학교를 졸업하고 싶지 않았던 '피터팬'들의 심리와 일상을 제대로 잡아낸 소설입니다. 대학시절을 실감나게 그려낸 '대학(원)생 소설'이라 부를 수도 있을듯. 읽기에 꺼끌꺼끌하지만 그래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는 작품입니다.

판매가 적다는 인문도서보다도 문학이 덜 팔린다고 걱정하는 신문기사를 읽었습니다. 확실히 예전보다 덜 읽히고 또 눈에 띄는 작가도 드문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두 권의 책을 대하니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그래도 여전히, 열심히 쓰고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취향에 따라 재미가 없거나 별로라거나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름 잘 씌여진 소설들을 만나 기분이 좋습니다.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건, 새 친구를 사귀는 것만큼 기쁜 일이니까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알라딘 편집팀 서재에 올라가는 제 페이퍼를 동시 등록하는 카테고리입니다. 리플은 가급적 편집팀 서재에 달아주셔요. ^^

 


댓글(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digitalwave 2004-06-1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싫어! 내 맘이지! 쳇쳇쳇

zooey 2004-06-10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리씨, 미워. ㅠ.ㅠ

skytosea 2004-06-1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시러~ ㅋㅋ....

zooey 2004-06-10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사람들이!!! ㅠ.ㅠ

레이저휙휙 2004-06-10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거들까?

zooey 2004-06-10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digitalwave 2004-06-10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헤헤헤. 근데 나같은 경우만 해도 편집팀 공간에 글 남기긴 뭣 하단말이지...
미안~ 농담 함 했더니, 저렇게들 거들어 줄 줄이야 ㅋㅋㅋ

▶◀소굼 2004-06-27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이거 웃긴데요;;;

ugg boots sale 2009-12-04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