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곳 영국 시간으로 새벽부터 일어나 투표 상황과 개표 상황을 지켜 보고 있었다. 친구에게 문자로 출구 조사 결과를 알려 주었더니 "Oh, my god!"이라는 한탄이 돌아왔다. 젠장!

2. 어젯밤 친구와 이런 얘기를 했었다. 여론 조사 기간 동안 문재인이 서울, 경기에서 박근혜를 선명하게 앞선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나는 그걸 한국 사회가 극도로 보수화된 결과라고 받아들인다. 내게 있어 보수화의 징표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성형 수술이 만연하는 것, 아이를 하나만 낳는 가정이 엄청 많아 진 것, 유치원 입학 때부터 경쟁이 시작되는 것 등등이다. 즉, 사회 구성원 사이에 자력 구제의 경향이 심화되는 것을 나는 보수화의 징표로 받아들인다. 물론, 이것들은 주로 젊은 세대에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그러나 어짜피 노장년 층의 보수화 경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3. 나는 이번 선거를 세대 간의 싸움이나 박정희 향수에 대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사람들이 양극화 문제보다는 증세에 대한 우려 때문에, 부드러운 리더쉽보다는 그것이 야기할 혼란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박근혜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투표율이 70 퍼센트 중반이 넘었음에도 박근혜가 과반으로 당선되었다면 그것은 어느 특정 세대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선택이라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의 고령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고, 그러므로 보수화 역시 그러하리라. 이러한 경향을 되돌릴 수 있을까? 이번 선거가 그 계기가 되어야 했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이번 선거가 그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4. 어쨌거나 이번 선거 결과는 절대적으로 기성 세대들이 선택한 것이다. 기성 세대들은 아우성을 치며 젊은 세대를 머릿 수에서 찍어 누르고 새누리당 정권을 연장시켰다. 그러므로 그 책임도 전적으로 기성 세대들이 져야 한다. 그 결과가 나오는 데에는 길어야 1, 2년일 것이다. 나는 그 시간 동안 기성 세대들이 젊은 세대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우기를 소망한다. -나는 낙관주의자다.

5. 그러므로 진보 진영이 해야 할 일은 총선을 준비하며 전열을 가다듬는 일일 것이다. 첫째, 노무현 현상은 파산했다. 냉정하게 말해서 한국 사회의 보수화는 김대중, 노무현 등의 민주화 정권에서 심화되었다. 물론, 당시는 IMF와 신자유주의 시대였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정권들을, 그 정권의 정책들을 큰 틀에서 지지했었다(한미 FTA 등등).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우리의 통찰과 비젼이 극히 협소했었다는 것이다. 그 비젼들, 그 정서들과 작별을 고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둘째, 민주당은 기득권을 내려 놓고 완전히 해체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라는 브랜드의 경쟁력이 극도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지나치도록 충분히 증명했다. 현재 야권의 선택은 안철수 중심으로 당을 만드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이번에는 민주당 사람들이 백의종군할 차례다.

6. 나는 박근혜가 대통령인 시대를 큰 실망감 없이 받아들인다. 우리 사회의 품격에 맞는 대통령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명박이 아직 바닥이 아니었다면 박근혜까지 가봐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그 책임 소재가 너무도 분명하다. 선거가 극명하게 세대 대결로 갈렸고 젊은 세대가 머릿 수 싸움에서 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 선거가 기성 세대들의 발언권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빌 뿐이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극도로 심화된 보수화 경향을 되돌릴 계기가 되어 주었으면 한다. -나는 낙관주의자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이 글도 쓰지 않았을 텐데... 암튼 계속 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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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0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수 중에 반가운 글 써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weekly 2012-12-20 19:16   좋아요 0 | URL
아, 안녕하셨어요? 어제 결과에 충격을 받아서 주변에서 시민권을 신청했다는 소리도 들리고, 시민권을 신청하겠다는 소리도 들리네요. 뉴스를 보니 투표 당일날 여론 조사에서는 문재인이 다 이겼다는 얘기가 있네요. 그것이 뒤집어 진 것은 50대의 90% 가까운 투표율 때문이라는 것이고... 박정희 향수고 이념이고 지역이고를 떠나 젊고 똑똑해 보이는 여성이 노년에 접어든 여성을 모질게 조롱하고 공격하는 모습에 이분들이 정서적 결집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그 장면들을 보면서 낄낄대고 속시원해 했기에, 진보 진영들이 현장의 정서에 무감한 채 범하는 실수들에 대해 이제 철저하게 돌이켜 봐야 할 것이라는 반성을 하게 되더군요. 노년층 분들 중에 일제나 독재 시대에 향수를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은 것은 그 분들이 무식해서, 뭘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들이 그 시대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진보 진영의 진정성은 그러한 정서를 존중하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은 한 진보 진영은 그 분들에게 또 하나의 '공주님'일 뿐이겠지요. 저는 이런 것을 이번 대선을 통해 배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정서, 감정이 전부일 수는 없겠죠. 현실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라는 것이겠죠. 이번 대선은 어떻게 하면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둘 이상 낳아 기를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이제는 개인들이 아득 바득 자력구제하지 않고 사회적 연대에 대해 주의를 돌려 볼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공감을 형성해 내는 계기여야 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상당 부분 그런 합의가 이루어 졌다고 봅니다. 복지와 경제 민주화가 이번 대선의 주 의제가 되어 박근혜도 그에 참여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노장년 층들은 그 사회적 의제를 한강에 갖다 버린 셈이 되었습니다. 현실에서 이유는 중요치 않죠. 결과만 의미있죠. 현실은 그렇게 냉정할 것이고, 그 책임은 박근혜를 지지한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입니다. 이번 대선은 그 책임 소재가 너무도 분명한 선거라고 봅니다. 50 대 이상의 노년층이죠. 너무 튀었거든요.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들이 그에 대한 멍에를 지금껏 지고 있듯이 이분들도 그런 책임에서 오랜 기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시대가 힘들면 힘들수록 말이죠...

쳇, 또 너무 말이 많았네요...-.- 종종 들르셔서 좋은 말씀 주시는 것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며 같은 고민을 공유하는 동반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미리 기원 드릴께요. 건강하세요~
 

안철수 사퇴 이후 현재 지지율은, 박빙이긴 하지만 박근혜가 우세라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박근혜는 이 추세를 선거날까지 그대로 끌고 가면 된다. 그러므로 법적으로 강제되는 것이 아닌 한 텔레비젼 토론에 참석할 필요가 전혀 없다. 모험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전국을 돌면서 박근혜를 이렇게 열렬히 지원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을 테레비젼 화면으로 전국에 과시하기만 하면 된다.

문재인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기가 필요하다. 두 가지 계기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텔레비젼 토론이다. 박근혜가 테레비젼 토론을 계속 피하고 있기 때문에 법정 테레비젼 토론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고, 박근혜가 현재 유세를 하면서 독한 말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에, 테레비젼 앞에 앉았을 때 미처 분위기 적응을 하지 못하고 큰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첫 법정 테레비젼 토론이 문재인에게는 절대적으로 중요할 것 같다. (물론, 한국 정치에서 테레비젼 토론에 큰 영향력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기는 하다.)

다른 하나는 물론 안철수다. 나는 안철수가 후보 사퇴를 하면서, 만일 그가 정치를 계속 할 생각이라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오직 하나라고 생각했었다. 즉, 문재인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다. 만일 문재인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거나 불명확하게 한다면,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든 패배하든 안철수의 정치 경력은 사실상 끝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엔 팽, 후자의 경우엔 대선 패배의 원흉)

안철수는 또다른 옵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문재인과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즉 옷에 때를 묻히지 않으면서 이번 대선 기간을 조용히 보내고 다음을 기약한다는 것. 아마 안철수가 선택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이리라.

첫째, 정치는 지지층을 위한 어떤 것이 아니라 하나의 프로그램이다.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데 좋으냐? 그럼 이걸 실현하기 위해 힘을 모아 보자! 이런게 정치다. 안철수에게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그런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안철수라는 개인에 대한 즉흥적이고 우호적 "감정"이 그런 프로그램을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감정들은 어제 내린 눈과 같이 실체가 없다. 안철수가 지혜롭다면 현상을 실체로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능동적인 개입을 통해서!

둘째, 정치는 어떤 형식으로든 결국 개입이다. 지금 돌아가는 판국을 보라. 박근혜가 단독 토론하는 것을 보았는가? 그는 공정성 차원에서 단독 토론을 요구한다고 하였지만 그 토론의 형식과 내용은 박근혜에 대한 철저한 특혜였다. 저 사람들이 말하는 공정, 정의, 국민이라는 단어들의 실내용이 다 이런 것들이다. 저 사람들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이념과 네가티브로 선거 국면을 한사코 정책과 인물 대결 양상에서 멀어지게 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반칙들이 새정치의 혁신 대상 아니던가? 안철수가 입으로 말하던 새정치는 그저 단어일 뿐이었을까? 지금 대선판에서 이런 반칙들을 지적하고 룰을 바로 잡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가장 강력한 발언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가? 바로 안철수 당신이다! 안철수는 시민들이 새정치에 대한 염원으로 모아준 힘을 지금 바로 쓸 수 있다. 그토록 새정치와 정권 교체를 말해왔지 않은가? 안철수는 개입을 통해 새정치를 현실 안으로 끌어올 수 있다. 그러나 물론 그렇게 안할 수도 있다. 민주당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싫다면, 혹은 민주당과 한 묶음으로 엮이기 싫다면... 그러나 어쨌든 불개입도 개입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갖고 있는 힘의 포기다.

셋째, 그러므로 안철수가 결국 대선 불개입을 선택한다면, 아마 누구도 5년 후 안철수를 대선에서 또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요컨대, 정치는 활발한 의견 교환의 과정일 뿐이기 때문이다. 열리지 않는 신탁과 같은 정치인은 박근혜와 2012년의 안철수로 이미 충분히 피곤하다.

(어쨌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 오바마와 정상회담을 하는 재미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영국에서 12월8일쯤에 부재자 투표를 할 것이고, 전진을 위해 또 한 발을 떼는 나의 사랑하는 한국을 기대하며 여기서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석사 학위 마칠 때까지 블로그는 접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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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8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가는 페이퍼네요. 석사논문 잘 쓰시고 돌아오세요~^^

weekly 2012-11-28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사합니다.^^

2012-11-28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weekly 2012-11-29 17:09   좋아요 0 | URL
아마 저는 박근혜가 되어도 일초 정도만 실망하고 말 겁니다. 왜냐하면... 정권 교체가 안되면 큰 일 나는 줄 아는 사람이 30% 정도 되고, 정권 교체가 되면 큰 일 나는 줄 아는 사람이 또 30% 정도 되고, 정권 교체가 되든 안되든 별 다를 게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또 그 정도 되기 때문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고, 또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런 포토폴리오는 상당 기간 거의 변함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박근혜가 되는 것이 한국의 현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만약 이번에 이명박 정권의 총체적 부정에 대한 심판이 이루어져서 정권이 교체된다면, 그것이 비록 지극히 상식적인 일일지라도, 저는 이러한, 정말 어렵사리 이룬 일보 전진에 무척 기뻐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제 좋을대로 생각하고 있으렵니다.^^
(격려 말씀 감사드리구요. 이제 학기 과제 에세이들 써야 할 때가 되었는데, 영어식으로 표현해서, 주제에 대해 너무 깊이 들어와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고는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중이라죠?^^)

별족 2012-11-29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철수는 '자신'의 의지는 없어?라는 게 '지지자의 입장에서 선택한다'고 말하는 것에 대한 저의 반응이었지요.

weekly 2012-11-29 17:1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습니다... 별족님이나 제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어떤 깊음이 안철수씨에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락방 2012-11-29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잘 읽고 있는1人인데, 석사 학위 마칠 때까지 블로그를 접는다뇨. 접지 마시고 간혹이라도 글 써주세요.

weekly 2012-11-29 17:19   좋아요 0 | URL
실은 그럴라고 했었는데, 도저히 조절이 안되더라구요.-.- 좋은 말씀 감사드리구요, 좋은 하루 되세요~^^
 

램지는 철학계의 갈로와와 같은 사람이다. 너무 일찍 죽었고 많은 작품을 남기지도 못했지만, 후대 학문의 진보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러나 갈로와가 프랑스 사람다웠다면 램지는 교양 있는 영국 신사의 전형과 같았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램지는 믿을 수 없이 어린 나이에 전설과 같은 천재성을 발휘했던 사람이었지만, 친절하고 너그럽고 낙천적이고, 문화적 소양과 사회에 대한 감수성을 모두 갖춘, 즉 인격적으로 균형 잡힌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램지가 어떤 사람이었느냐면... (주로 내 관심사에서... 약 좀 팔자~)
18, 19세인가에 비트겐슈타인의 "논고"에 대한 비평을 발표했는데, "논고"에 대한 첫 해명이자 지금까지 나온 해명 중 가장 우수한 것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the best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케인즈의 확률 이론을 비판하고 대안적인 논문을 써내는 데, 이게 게임 이론의 전조가 되는 작품이라고 하더라. (그 위대한 케인즈는 자기 이론을 비판한 젊은이에게 어떤 보복을 하였던가? 그 젊은이가 캠브릿지 대학에 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주선해 주었다! 영국 신사들의 너그러움과 사물을 객관적으로 대하는 태도를 찬양하라~)
럿셀의 "프랑키피아 마쓰마티카"라는 대작의 허술한 점을 보완하는 논문을 썼다. 럿셀은 이 대작의 다음 판을 준비할 때 램지의 도움을 받았다.
비트겐슈타인의 "논고"를 영문으로 번역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였다. ("논고"는 처음에는 번역 불가능한 책의 범주에 속한다고 평가받았다고 한다. 비트겐슈타인은 램지에게 "내 책을 그토록 잘 번역했으니..."라는 편지를 보낸다.)
비트겐슈타인을 철학계로 복귀시키는데 많은 역할을 하였고, 비트겐슈타인이 전기 철학의 난점을 깨닫고 후기 철학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도 결정적이었다. (어쩌면 비트겐슈타인과 대등한 입장에서 토론할 수 있었던 유일한 철학자였을 지도 모르겠다. 그랬기 때문에(!) 비트겐슈타인은 램지를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비트겐슈타인이 일기에서 램지를 비판하는 대목을 읽는 건, 내게 좋은 경험이 아니었다...)
그리고... 26세에 죽었다. (철학, 경제학 등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램지는 기본적으로 수학자다.)

갑자기 램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제 기차를 타고 집에 오면서 전에 사 놓은 램지에 대한 책을 아이폰으로 읽다가 한 대목에서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비트겐슈타인과 램지와 나는 "논고" 5.542로 엮여 있다.)

"I find, just now at least, the world a pleasant and exciting place. You may find it depressing; I am sorry for you and you despise me. But I have reason and you have none; you would only have a reason for despising me if your feeling corresponded to the fact in a way mine didn't. But neither can correspond to the fact." (Ram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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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재인의 기자협회 토론회를 보았다. 경륜과 강단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자신에게 적대적인 언론사(중앙일보)의 질문을 받아치면서 이슈를 정치적인 것에서 정책적인 것으로 이끌어나가는 대목이었다. (중앙일보에서 나온 기자는 다음날 아침 헤드라인을 얻고 싶어서 안달하는 것 같더라. 노무현처럼 순진하게 먹잇감을 내주어서는 안되는데 문재인은 노련했다.) 

기자: 노무현의 NLL 관련 발언과 관련하여 논란이 있고, 그 부분에 후보직을 걸겠다고 했다. 그 입장 아직 유효한가?
문재인: 질문을 명백히 하자. 논란은 이미 해소되었다. (이하 발언 계속)
기자: 그래, 후보직 걸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는 건가?
문재인: 이미 다 말했다. 한가지 걸려 있는게 공동어로구역 설정인데... (이하 공동어로구역 설정에 관한 정책 설명. 그의 비젼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파악 능력이 돋보이는 답변이었다. 만점.) 

2. 나는 안철수에 대한 기대가 많았었다. 그동안 뉴스를 제대로 챙겨본 것은 아니지만 나의 기대는 이미 꺽였고, 안철수 현상은 현상으로 끝날 것 같다는 주변의 판단에 나도 결국 동조하게 되었다. 몇 가지만 짚어보자.

첫째, 안철수의 출마 결단이 너무 늦었다. 출마 선언 이후에 후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후보는 그저 얼굴 마담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빨리 결단을 내리고 비젼, 전략, 인적 구성 등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숙고해야 했다. 안철수에게 이런 준비가 되어 있다는 흔적이 없는 것 같다. (결국 무소속 후보의 한계를 지적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둘째, 그러한 전략 중의 하나가 선거 전략이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것 하나만 들자면 단일화 전략이 될 것이다. 안철수는 단일화를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가? 그렇다면 단일 후보가 될 전략은 마련해 놓았는가? 안철수가 단일 후보가 될 수 있으려면 출마 선언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배경으로 진보적 정책 발표와 줄기찬 단일화 요구로 민주당을 공세적으로 괴롭혀야 했다. 후보 지지율이 낮은 민주당은 이리 저리 피해가기 바빴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안철수는 내내 수세적이었고 지지율이 역전되는 상황에서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정말 바보같은 일 아닌가!

셋째, 내가 보기에 안철수의 가장 커다란 실책은 주된 의제로 정치 개혁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본다. 첫째, 정치 개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특히 대선 판국에서는 말이다. 봐라, 박근혜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지 않은가? 둘째, 그러므로 뭔가 구체적인 내용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정치 개혁은 내용에 있어서도 추상적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정치 개혁인가? 제도 개선인가? 인적 쇄신인가? 만일 어떤 구체적인 사안을 들어 얘기하면 그 순간 그것은 정치 개혁이 아니라, 예컨대 정치 제도 개선이 되어 버린다. 인적 쇄신이라고 하면 너무 빈약해 보인다. 둘 다, 혹은 다른 어떤 것을 섞어넣어도 별로 대단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결국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 뿐이다. 허망하지 않은가? 셋째, 나는 안철수가 정치 개혁을 주된 의제로 들고나온 이유를, 그가 결국 대중에 영합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린다. 그의 지지자들은 정치가 잘못되었으니 바꿔 보라고 한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다 나쁜놈들이라고 아우성을 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정치를 바꾸는 것인가? 물론, 그 지지자들은 답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데 안철수에게도 답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 대통령이 하는 일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국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 대통령의 일이라면 대통령은 존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옵션을 제공하는 사람이다. 의제를 제공하는 사람이다. 어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 나는 이렇게 하겠다고 입장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 일을 진행하는 사람이다. 때로는 반대하는 국민들을 설득해야 하는 사람이다. 구체적인 정체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 대신 "국민의 뜻"을 내세우는 사람이 주요 후보군 중에 두 명 있다. 안철수와 박근혜. 두 명의 공통점은 자신의 지지층을 흔드는 모험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수세적인 입장을 취하는 데 있어 박근혜는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40% 이상의 굳건한 지지층을 갖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안철수는? 그는 자신의 지지층을 흔들지 않기 위해 구태 정당 민주당에 대한 공세적인 단일화 요구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에게 그런 모험을 삼가게 할 만한 굳건한 지지층이 도대체 있기나 한가? 자신의 지지층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달을 하는 정치인이 과연 정치 개혁을 주창할 수 있나? 지성, 의지, 행동. 물론, 다 똑같은 말이다. 그리고 내가 안철수에게서 도저히 찾을 수 없었던 덕목들이기도 하다.  

안철수는 모든 것을 건다고 말한다. 그 모든 것에는 자신의 지지층도 포함되어야 한다. 안철수는 정치 개혁을 한다고 한다. 그 정치 개혁의 대상에는 자신의 지지층을 포함한 일반 국민도 속해야 한다. 왜 개혁이 어려운가? 우리 자신이 바로 그 개혁 대상에 속하기 때문이다. 공학적으로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한나라당이 어떤 구태를 저지르건 강력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언제나 제1당, 못해도 제2당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정치 상황에서 국민을 염두에 둔 책임 정치의 싹이 틀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기적일 것이다. 이런 정치 상황에서 검찰이 여론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기 조직 보호에만 몰두하는 현상(검경 수사권 갈등)들이 생기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자, 안철수씨, 이런 상황을 어떻게 혁파할 것인가? 국민의 뜻에 따른다? 넌센스!

3. 일요일 비비씨에서 썬데이 모닝 라이브를 보았다.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가가 주제였고 핸드폰 여론 조사 결과 55% 정도가 그 공격은 정당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가자 지구 출신의 한 언론인은 프로그램 내내 격분해서, 이스라엘 민간인이 그동안 수십 명 죽었다면 가자 민간인은 수천 명 죽었다고 외쳤다. 뉴스를 보니 오바마가 이스라엘 편을 들고 있었다. 그냥 이런 생각을 했다. 정말 스타벅스가 유태계 자본인가? 그렇다면 이제는 정말 스타벅스를 가지 않을 테다. 그동안 스타벅스를 거의 가지 않기는 했다. 커피 맛이, 예를 들면 네로보다도 떨어졌고, 종이컵을 너무 많이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정치적으로 올바르려는 노력을 간간이 한다. 예를 들면, 나는 런던이나 파리의 제국주의의 흔적들(거대한 석조 건물들) 앞에서는 늘 시니컬한 기품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여름에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스톤헨지에 갔을 때 나는 이런 말을 날렸다. "이건 지네거겠지? 이렇게 무거운 걸 훔쳐 올 수는 없었을 테니까..." 썬데이 모닝 라이브에서 중립적인 입장의 한 언론인은 이렇게 말하더라. 아랍이고 이스라엘인이고 다 똑같이 생겼다. 그냥 보면 구별도 가지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반목하는 건 다 정치인들 때문이다. 어떤 정치인? 혹, 그 지역에 거대한 분쟁의 씨를 뿌리고 그 분쟁의 댓가로 이득을 취한 그대들의 존경받는 정치인들 때문은 아니고? 한국이 제국주의 국가의 일원이 아니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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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11-21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철수를 국민바보라고 불렀죠. 국민의 뜻이라는 모호한 말을 제외하고 그가 제시한 정책이 이슈가 되는 적은 거의 없네요. 국회의원 수를 줄인다는 말을 제외하고는요. 안철수는 이미지에서 멈춘 것이 문제인 것 같네요.

weekly 2012-11-21 18:36   좋아요 0 | URL
예...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이념에서 자유로운 안철수가 전향적인 대북 정책, 진보적인 경제 민주화와 복지 정책 등을 선도적으로 내놓으면서 이슈를 선점하여 이념 논쟁, 네가티브, 잡탕 공약 위주의 선거판에 새로운 정치 경험을 끌고 들어와 줄 것으로 기대했었습니다. (이런 것이 정치 혁신이지 않은가요?) 그런데 제가 망상을 한 것이겠죠...-.-

안철수의 기자 협회 토론회를 보니 안철수의 한계가 더욱 분명해 보이더군요. 깊은 고민이 없다는 것, 아직도 각론에 대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 자신 분명한 포지션이 없다는 것 등등... (제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안철수가 패널들에게 휘둘리는 장면이었습니다. 특히, 패널에게 오히려 강의 듣는 장면... 자기 생각이 없으니 휘둘릴 수 밖에... 대통령이 되어 자기 내각의 각료, 반대 정당의 대표, 외국의 대통령 등에게 휘둘리는 그림이 떠오르더군요...-.-)

어제 밤 친구(아내)와 이런 얘기들을 하면서 내린 잠정 결론은, 안철수는 그의 주 지지자들의 포지션에서 별로 벗어나 있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무당파, 기성 정치 혐오층, 정치 무관심 층... 등등. 투표도 제대로 안하는 정치 무관심 층을 혁신의 "주체"로 인정하고 앉았다니... 뭐 이런 허망한 일이 다 있답니까?-.-
(저야 뭐 누구로 단일화되든 야권 단일 후보에 표를 줄 것이고, 야권이 분열되었을 때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표를 줄 것입니다만...)

saint236 2012-11-21 18:54   좋아요 0 | URL
정치 혐오가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싶네요. 거품이 많이 끼었다고 할까?

weekly 2012-11-21 19:39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치혐오가 생산적인 감정이 될 수 있으려면 어디가 어떻게 잘못되었다, 그러니 이걸 이렇게 고치자, 이런 식의 구체적인 요구가 있어야 하겠죠. 그런데, 여나 야나 다 썩었다, 하면서도 그 이상의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그건 술자리 넋두리 이상이 아니라고 봅니다.
 

지하철에서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을 들으며 아이폰으로 아이리스 머독을 읽는데 분위기가 이상했다. 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허리에 무전기를 찬 남자가 나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알만 했다. 또 구간이 막힌 것이다. 플랫폼에는 사람들의 행렬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이 노, 아이 노"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나도 그 행렬에 합류했다. 이 나라에 점점 시니컬해지는 나를 느낀다.

지상에는 사람들로 가득 하다. 언제나 그렇듯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길가에 앉아 구걸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보인다. 하느님을 부르짖으며("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무리지어 걷는 영국 아가씨들. 역설적이게도 이 친구들은 맘 먹고 차려 입을 때가 가장 우스꽝스럽다. 좁은 도로, 4, 5층 높이의 석조 건물들. 예전에 학원 강사가 런던의 첫인상을 묻기에 시골스럽다고 대답했었다. 그때 생각이 났다. 시골스러웠다.

학교까지 걸어서 갔기 때문에, 잠깐 목 좀 축이며 쉬려고 에스프레소 카페에 들렀다. 마침 R이 거기 있었다. 우리는 주로 우연히 만난다. 우리는 만나면 거의 철학 얘기만 한다. 그런데 오늘은 R이 "영국 오기 전에 뭐 했다고 했지?" 하며 사적인 것을 물어왔다. "용접사. 그러니까 공장 노동자." 그런데 우리 옆자리에 자그마한 동양 여자들 세 명이 앉았다. 곧 한국말로 "내일 교회..." 이런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솔직히 나는 옆에 한국 사람이 있으면 불편하다. 나는 걷자고 말한다. 얼마쯤 걷고나서 나는 웃으며 말한다. "저 친구들 한국 친구들이야. 아마 저 친구들도 내가 한국 사람인 걸 알았을 거야. 내 엉망인 영어를 듣고 말이야." "네 영어는 훌륭해." "재앙이지." 

내 영어는 엉망이다. 나는 나보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R은 슬쩍 슬쩍 내 영어를 교정해 준다. 예를 들어 내가 We have to express our thoughts "in our own term." 이러면, "The most difficult part for me is the phrase "in my own terms", 이런 식으로 슬그머니 내 말을 고쳐 준다. 물론, too much times... 등등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오는 엉터리 영어는 나도 그도 어떻게 감당이 안될 때가 많다. 가끔은 바른 영어 감시 경찰이 있어 나를 잡아 가지 않을까 하는 싱거운 걱정이 들기도 한다.

R은 학부에서 철학을 전공하지 않았고 화가이기 때문에 경험론 전통의 영국 철학 풍토에 많이 힘들어 한다. 나는 그에게 자료를 읽고 정리하고 에세이를 쓰는 방법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하고 있다. 걸으면서 그런 얘기를 했다. 어떤 사상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는 요구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다소 기계적으로 접근하라. 파인만이라는 물리학자 알아? 내가 파인만 방법이라고 부르는 방법이 있다. 너의 사상을 초등학생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하고 서술해 보라. 그러면 개념어 하나를 사용하는데도 매우 신중해 질 수 밖에 없다. 정당화할 수 없는 개념어 사용은 피하게 될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서술된 사상이 바로 너 자신의 언어로 표현된 사상이다. 나중에 철학 전공자와 토론하거나 에세이로 작성하여 제출할 때는 그 사상을 압축하고 추상화하여 서술하게 될 것이다. 그대로는 지루하니까... 그렇게 압축되고 추상화된 사상은 매우 파워풀하게 보일 것이다...

도서관 앞마당에서, 나는 벽에 기대 서 있었고 R은 담배를 펴고 있었다. R이 물었다. "대학원 프로그램 행복해?" "오랫동안 공부하고 싶어했으니까. 삶에서 철학은 내게 거의 전부니까..." 가끔 하나만 외곬으로 생각하다 보면 그것 말고도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을 때가 있다. R이 나의 영어를 슬쩍 교정해 주듯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예술도!" 나는 갑자기 잠에서 깬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 예술도! 그리고 사람들..." 나는 손가락으로 R의 배를 찔렀다. "그리고 친구..." 

도서관에서 허기질 때까지 공부했다. 지하철 일부 구간이 막혔기 때문에 낮에 걸었던 거리만큼 걸어야 했다. 드디어 역구내로 접어들었다. 연결 통로에서 자그마한 여자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무도 그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마치 거기에 아무도 없다는 듯이 지나치고 있었다. 나도 그의 앞을 무심히 지나치고 있었다. 누군가의 주의를 끌기에는 목소리가 너무 작았다. 나도 모르게 손바닥을 위로 하며 팔을 들어 올리게 되더라. "Louder! (If you've got a voice that needs to be heard!)"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하는 소리다. 전혀 충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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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8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weekly 2012-11-20 15:22   좋아요 0 | URL
영국, 런던 처음 왔을 때 여기가 세계 곳곳을 식민지로 지배하던 그 대영제국의 수도인가? 생각보다 많이 아담하군... 이런 생각을 했었죠:) 아, 워킹 홀리데이 영국에서도 가능하다는 기사를 본 적 있는 거 같네요. 기회가 있으면 잡으시는 것도~:)
늘 좋은 말씀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노이에자이트 2012-11-18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에 머독<철학자의 제자>를 구입했어요.그런데 머독 작품을 읽으셨군요.무슨 소설이었나요?

weekly 2012-11-20 15:29   좋아요 0 | URL
아이리스 머독의 <그물 아래서>라는 작품입니다. 영어 공부용으로 반복해서 읽고 있답니다. 저도 얼마 전에 <철학자의 제자>를 헌책방에서 아름다운 가격으로 구입했는데, 아직 읽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물 아래서>의 가벼운 필치(?)와 유머를 좋아하는데, <철학자의 제자> 등 머독의 후속 작품들의 분위기는 어떨까 궁금하네요. 다 읽으시면 감상문 올리시겠지요? 꼭 찾아가서 읽어 볼께요~:)

노이에자이트 2012-11-21 08:18   좋아요 0 | URL
하하하...올려볼까요? 그물 아래서는 아직 국내에서 번역이 안 된 것 같아요.

weekly 2012-11-21 18:06   좋아요 0 | URL
"Under the net"은 국내에선 <그물을 헤치고>라는 제목으로 민음사에서 출판되었네요. 저도 한국 있을 때 이 번역본으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술술 읽히는 잘된 번역이었던 것 같아요. 평소 철학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철학자가 쓴 소설에 자연스레 관심이 가는 데, <그물을 헤치고>는 철학자가 썼을 법한 소설(예를 들면 사르트르의 <구토>)의 냄새를 거의 풍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노이에자이트님이 독후감 써서 올리시면 당근 찾아가서 읽어 볼께요~

노이에자이트 2012-11-22 10:27   좋아요 0 | URL
오...번역이 되었군요.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weekly 2012-11-23 19:39   좋아요 0 | URL
:) 좋은 하루 되시길~

2012-11-18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weekly 2012-11-20 15:3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 글을 재미있게 읽으시는 분이 계시다니 신기하기도 합니다. 뾰족하고, 혼자 생각에 꽉 막혀 사는 글들인지라...
다시 한번 감사드리구요, 늘 행복하시길 기원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