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황후 소장품이었던 원효의 저술


세계 유일본 '판비량론' 日 오타니대학 전시




연합뉴스 | 입력 2009.10.28 07:01 | 수정 2009.10.28 09:23


(교토=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판비량론'(判比量論)이라는 저술은 여러모로 주목받는 고대 전적이다.

첫째, 저자가 다름 아닌 신라를 대표하는 고승 원효(元曉)다. 둘째, 그 온전한 판본은 사라지고 그 8분의 1분량밖에 남아있진 않지만, 일본 교토 소재 오타니(大谷)대학이 소장한 필사본은 현존 세계 유일의 옛날 판본이다.









 

셋째, 이에 찍힌 '내가사인'(內家私印)이라는 도장으로 보아 이를 소장한 주인은 나라시대 고대 일본의 쇼무천황(聖武天皇) 부인인 고묘(光明) 황후임을 알 수 있다. 고묘는 다름 아닌 오늘날 일본이 세계를 향해 자랑하는 고대 일본의 보물창고 쇼소인(正倉院)을 태동케 한 장본인이다.

이에 더해 이 판비량론 필사본에서는 각필(角筆)이라 해서, 고대인들이 한문 경전을 읽을 때, 그 뜻이나 독송(讀誦)을 위해 달아둔 읽기 부호가 발견되기도 했다.

원효가 55세 때인 신라 문무왕 11년(671)에 완성한 불교철학 논문으로, 당시 불교계를 풍미한 당나라 현장 법사의 유식학(唯識學) 논리에 결정적인 결함이 있음을 명쾌히 지적한 판비량론이 오타니대학박물관(관장 도나미 마모루)이 동국대박물관(관장 최응천)과 공동으로 마련한 '한국불교미술의 명품' 특별전에 출품됐다.

지난 13일 개막해 다음달 28일까지 오타니대학박물관에서 계속할 이번 전시회에는 동국대박물관에서 출품한 불교미술품 28점과 일본 내 여러 박물관 및 개인소장자, 그리고 오타니대학박물관 자체 소장품이 전시 중이다.

특히 이 자리에는 일본 각지에서 모은 고려불화 8점과 고려시대 사경(寫經), 그리고 판비량론을 비롯한 희귀본 불교전적이 모였다.

올해 제61회 쇼소인 특별전 개막식 참석차 일본을 찾은 길에 지난 24일 오타니대학박물관 기획전을 둘러본 이영훈 국립경주박물관장은 "판비량론 필사본의 글씨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명필"이라고 말했다.

초서체로 쓴 이 필사본은 한동안 나라시대 일본에서 썼다고 간주됐지만, 최근에는 서체라든가 서풍으로 보아 신라에서 직접 일본으로 들여왔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하기 시작했다. 특히, 각필이 발견됨으로써 이런 주장은 한층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 선보인 고려시대 불화로는 교토 에이칸도(永觀堂) 젠린지(禪林寺) 소장 아미타여래도와 같은 교토 지역 치온지(知恩寺) 소장 아미타삼존도, 오사카 다이넨부쓰지(大念佛寺) 소장 아미타팔대보살도, 그리고 교토 로산지(盧山寺)와 나라국립박물관, 교토 센오쿠하구코칸(泉屋博古館), 그리고 나라(奈良)의 하세테라(長谷寺)가 각각 소장한 수월관음도 등이 있다.

이밖에도 교토 난젠지(南禪寺) 소장 고려대장경 초조본 '어제불부'(御製佛賦), 교토국립박물관 소장 고려시대 대보적경(大寶績經.1006년), 오타니대학도서관 소장인 고려대장경 재조본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등 일본 소재 고려시대 중요한 성보문화유산도 선보인다.

최응천 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2007년 동국대박물관이 오타니대학 박물관과 체결한 '박물관 교류에 관한 협정'에 따른 첫번째 결실로 일본 내 주요한 한국불교미술품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 원효의 저술 판비량론 > >
< < 교토국립박물관 소장 대보적경(大寶績經) > >
< < 오타니대학도서관 소장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 >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끝)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자나 2009-10-28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에 나온 원효대사의 판비량론 관련 저술들이 일본에 있는 유일본을 저본으로 했었군요. 그나마 전체 내용은 유실되어 버렸다는 사실이 더더욱 안타깝네요.
 

일단, 출처는 불명확한 이런 글이 있다 : 

 

시카고 대학은 인류 역사상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였다는 미국의 석유재벌 존 록펠러가 세운 학교다. 이 대학은 설립년도인 1892년부터 1929년까지 소문난 삼류학교였다. 미국에서 제일 공부 못하고 가장 사고 잘 치는 쉽게 말해 집에서 내놓은 학생들이 주로 입학했던 학교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학교가 1929년을 기점으로 혁명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폭주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놀랍게도 1929년부터 2000년까지 이 대학 출신들이 받은 노벨상이 무려 73개에 이른다. 도대체 1929년도에 시카고 대학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929년은 로버트 허친스라는 사람이 시키고 대학에 총장으로 부임한 해다. 그는 존 스튜어트 밀 식 독서법에 정통한 사람이었다. 그는 설령 바보일지라도 존 스튜어트 밀 식 독서법(철학고전 읽기)을 충실히 따른다면 아인슈타인이나 에디슨이 그랬던 것처럼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인재로변화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로버트 허친스 총장은 시키고 대학을 세계 명문 대학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을 품고서 '시카고 플랜'을 도입했다. 시카고 플랜이란 인류의 위대한 지적 유산인 철학 고전을 비롯한 각종 고전을 100권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지 않은 학생은 졸업시키지 않는 다는 것이다.

시카고 플랜이 시행되자 그동안 책이라고는 베게로나 사용해왔던 시카고 대학생들도 철학 고전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위대한 고전 100권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머리에 인이 박히도록 읽어댄 고전의 수가 30권 50권을 넘어서자 점차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위대한 고전 저자들의 사고 능력이 그들의 두뇌 깊은 곳에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했고 마침내 100권째에 이르자 그들의 두뇌가 송두리째 바뀌었다. 노벨상의 찬란한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미국의 유명한 철학자 얼 쇼리스는 기본적인 학교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노숙자 빈민 출신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존 스튜어트 밀 식 독서법을 실시했다. 아니 맛보게 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철학 고전 학교를 열고 플라톤의 저작에 나오는 대화법을 사용해서 그들에게 윤리학 논리학 예술 문학 등을 강의 했기 때문이다. 얼 쇼리스의 강의를 들은 사람들의 두뇌는 나날이 변화했다. 그들은 놀랍게도 전부 대학에 진학했고 좋은 직장에 취직했다.

 

 

이상.

고전의 힘을 수치로 잘 보여주는 (노벨상이라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도 거의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는 상의 수상자 명수와 잘 엮어서) 글이다. 일단 허친스라는 이름은 어디서 많이 들었다 싶더니... 모티머 아들러, 찰스 반 도렌 등과 함께 브리태니커 (지난 세기까지 권위와 위용을 자랑하다가 한 방에 훅~ 갔던 바로 그 백과사전!) 에서 만든 "그레이트 북스 Great Books" 시리즈의 간행위원으로 이름을 본 기억이 나고... 그러고 보니 아래에 나오는 목록은 대부분 이 시리즈에 포함되는 것들이다. 시리즈 한 질 사면 다 해결되는 상황. (아직까지 시판되는지는 잘 모르겠고, 헌책방에 가면 자주 보이는 책이다. 아쉽게도, 몇 년 전에 싼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는데 간발의 차이로 놓친 아픈 기억이 있다. 그닥 많이 아쉽지는 않지만. 이유는... 아래의 거창한 목록을 보시라. 이거 언제 다 읽고 앉았겠는가.)  

 

Homer: The Iliad, The Odyssey
The Old Testament
Aeschylus: Tragedies
Sophocles: Tragedies
Herodotus: Histories
Euripides: Tragedies
Thucydides: History of the Peloponnesian War
Hippocrates: Medical Writings
Aristophanes: Comedies
Plato: Dialogues  

Aristotle: Works
Epicurus: "Letter to Herodotus", "Letter to Menoecus"
Euclid: The Elements
Archimedes: Works
Apollonius: The Conic Sections
Cicero: Works
Lucretius: On the Nature of Things
Virgil: Works
Horace: Works
Livy: The History of Rome
Ovid: Works
Plutarch: Parallel Lives; Moralia
Tacitus: Histories; Annals; Agricola; Germania
Nicomachus of Gerasa: Introduction to Arithmetic
Epictetus: Discourses; Enchiridion
Ptolemy: Almagest
Lucian: Works
Marcus Aurelius: Meditations
Galen: On the Natural Faculties
The New Testament
Plotinus: The Enneads
St. Augustine: "On the Teacher"; Confessions; City of God; "On Christian Doctrine"
The Song of Roland
The Nibelungenlied
The Saga of Burnt Njál
St. Thomas Aquinas: Summa Theologica
Dante Alighieri: The New Life (La Vita Nuova); "On Monarchy"; The Divine Comedy
Geoffrey Chaucer: Troilus and Criseyde; The Canterbury Tales
Leonardo da Vinci: Notebooks
Niccolò Machiavelli: The Prince; Discourses on the First Ten Books of Livy
Desiderius Erasmus: The Praise of Folly
Nicolaus Copernicus: On the Revolutions of the Heavenly Spheres
Thomas More: Utopia
Martin Luther: Table Talk; Three Treatises
Francois Rabelais: Gargantua and Pantagruel
John Calvin: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
Michel de Montaigne: Essays
William Gilbert: On the Lodestone and Magnetic Bodies
Miguel de Cervantes: Don Quixote
Edmund Spenser: "Prothalamion"; The Faerie Queene
Francis Bacon: Essays; The Advancement of Learning; Novum Organum; The New Atlantis
William Shakespeare: Poetry and Plays
Galileo Galilei: Starry Messenger; Dialogues Concerning Two New Sciences
Johannes Kepler: The Epitome of Copernican Astronomy; Concerning the Harmonies of the World
William Harvey: On the Motion of the Heart and Blood in Animals; On the Circulation of the Blood; On the Generation of Animals
Thomas Hobbes: Leviathan
René Descartes: Rules for the Direction of the Mind; Discourse on Method; Geometry; Meditations on First Philosophy
John Milton: Works
Molière: Comedies
Blaise Pascal: The Provincial Letters; Pensées; Scientific Treatises
Christiaan Huygens: Treatise on Light
Benedict de Spinoza: Ethics
John Locke: Letter Concerning Toleration; Of Civil Government;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Thoughts Concerning Education
Jean Baptiste Racine: Tragedies
Isaac Newton: Mathematical Principles of Natural Philosophy; Opticks
Gottfried Wilhelm von Leibniz: Discourse on Metaphysics; New Essays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Monadology"
Daniel Defoe: Robinson Crusoe
Jonathan Swift: "A Tale of a Tub"; Journal to Stella; Gulliver's Travels; "A Modest Proposal"
William Congreve: The Way of the World
George Berkeley: Principles of Human Knowledge
Alexander Pope: "Essay on Criticism"; "The Rape of the Lock"; "Essay on Man"
Charles de Secondat, baron de Montesquieu: Persian Letters, Spirit of the Laws
Voltaire: Letters on the English Nation, Candide, Philosophical Dictionary
Henry Fielding: Joseph Andrews, Tom Jones
Samuel Johnson: "The Vanity of Human Wishes", Dictionary, Rasselas, Lives of the Poets
David Hume: Treatise on Human Nature, Essays Moral and Political, An Enquir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Jean-Jacques Rousseau: On the Origin of Inequality, On Political Economy, Emile, The Social Contract
Laurence Sterne: Tristram Shandy, A Sentimental Journey through France and Italy
Adam Smith: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The Wealth of Nations
Immanuel Kant: Critique of Pure Reason, Fundamental Principles of the Metaphysics of Morals, Critique of Practical Reason; The Science of Right; Critique of Judgment, Perpetual Peace
Edward Gibbon: The Decline and Fall of the Roman Empire; Autobiography
James Boswell: Journal; The Life of Samuel Johnson, LL.D.
Antoine Laurent Lavoisier: Elements of Chemistry
Alexander Hamilton, John Jay, and James Madison: The Federalist Papers
Jeremy Bentham: Introduction to the Principles of Morals and Legislation; Theory of Fictions
Edmund Burke: Reflections on the Revolution in France
Johann Wolfgang von Goethe: Faust; Poetry and Truth
Jean Baptiste Joseph Fourier: Analytical Theory of Heat
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The Phenomenology of Spirit; The Philosophy of Right; Lectures on the Philosophy of History
William Wordsworth: Poems
Samuel Taylor Coleridge: Poems; Biographia Literaria
Jane Austen: Pride and Prejudice; Emma
Carl von Clausewitz: On War
Stendhal: The Red and the Black; The Charterhouse of Parma; Stendhal
Lord Byron: Don Juan
Arthur Schopenhauer: Studies in Pessimism
Michael Faraday: Chemical History of a Candle; Experimental Researches in Electricity
Charles Lyell: Principles of Geology
Auguste Comte: The Positive Philosophy
Honoré de Balzac: Le Père Goriot; Eugenie Grandet
Ralph Waldo Emerson: Representative Men, Essays, Journal
Nathaniel Hawthorne: The Scarlet Letter
Alexis de Tocqueville: Democracy in America
John Stuart Mill: A System of Logic; On Liberty; Representative Government; "Utilitarianism"; The Subjection of Women; Autobiography
Charles Darwin: The Origin of Species; The Descent of Man; Autobiography
Charles Dickens: The Pickwick Papers; David Copperfield; Hard Times
Claude Bernard: Introduction to the Study of Experimental Medicine
Henry David Thoreau: "Civil Disobedience"; Walden
Karl Marx and Friedrich Engels: Capital; The Communist Manifesto
George Eliot: Adam Bede; Middlemarch
Herman Melville: Moby Dick; Billy Budd
Fyodor Dostoevsky: Crime and Punishment; The Idiot; The Brothers Karamazov
Gustave Flaubert: Madame Bovary; Three Stories
Henrik Ibsen: Plays
Leo Tolstoy: War and Peace; Anna Karenina; What is Art?; Twenty-Three Tales
Mark Twain: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The Mysterious Stranger
William James: The Principles of Psychology; The Varieties of Religious Experience; Pragmatism; Essays in Radical Empiricism
Henry James: The American (novel); The Ambassadors
Friedrich Wilhelm Nietzsche: Thus Spoke Zarathustra; Beyond Good and Evil; The Genealogy of Morals; The Will to Power
Jules Henri Poincaré: Science and Hypothesis; Science and Method
Sigmund Freud: The Interpretation of Dreams; Introductory Lectures on Psychoanalysis; Civilization and Its Discontents; New Introductory Lectures on Psychoanalysis
George Bernard Shaw: Plays and Prefaces
Max Planck: Origin and Development of the Quantum Theory; Where Is Science Going?; Scientific Autobiography
Henri Bergson: Time and Free Will; Matter and Memory; Creative Evolution; The Two Sources of Morality and Religion
John Dewey: How We Think; Democracy and Education; Experience and Nature; Logic; The Theory of Inquiry
Alfred North Whitehead: An Introduction to Mathematics; Science and the Modern World; The Aims of Education and Other Essays; Adventures of Ideas
George Santayana: The Life of Reason; Skepticism and Animal Faith; Persons and Places
Lenin: The State and Revolution
Marcel Proust: Remembrance of Things Past (the revised translation is In Search of Lost Time; the original French title is 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
Bertrand Russell: The Problems of Philosophy; The Analysis of Mind; An Inquiry into Meaning and Truth; Human Knowledge, Its Scope and Limits
Thomas Mann: The Magic Mountain; Joseph and His Brothers
Albert Einstein: The Meaning of Relativity; On the Method of Theoretical Physics; The Evolution of Physics
James Joyce: "The Dead" in Dubliners; 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 Ulysses
Jacques Maritain: Art and Scholasticism; The Degrees of Knowledge; The Rights of Man and Natural Law; True Humanism
Franz Kafka: The Trial; The Castle
Arnold J. Toynbee: A Study of History; Civilization on Trial
Jean-Paul Sartre: Nausea; No Exit; Being and Nothingness
Aleksandr Solzhenitsyn: The First Circle; Cancer Ward 

 

 

이 녀석이 Britannica Great Books 총서 되겠다. 간혹 살림살이 좀 되시는 분들 중에는 집구석에서 굴러다니는 이 녀석을 보신 분들도 있겠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전체 목록이 나옵니다 ^^)   





 

  
위에 언급된 분들의 책을 살짝 한 번 훑어줄까?  

Books of Motimer J. Adler, Charles van Doren & Robert Hutchins : 

(독서의 기술,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둘 다 How to Read a Book 의 번역서.)


 

 
  


 

 

 

언급된 얼 쇼리스의 책 :  

 

 

 

  

번외로.... 

미국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양교육의 대강을 알 수 있는 책 : 

 

 

  

 

교양의 중요성을 부르짖는 이로는 일본의 다치바나 다카시를 빼놓으면 안 되겠지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문학, 사상 전집류는 삼성당(삼성출판사), 을유문화사, 대양서적, 휘문출판사, 삼중당(이 곳은 일본 이와나미 문고를 연상시키는 포켓판 문고로 유명했던 곳이지만...) 등에서 (거개는 일본어판 중역본이거나, 조금씩이나마 일본어판을 참고하던) 책들을 쏟아내던 70년대쯤이 황금기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헌책방 등에 가보면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총서들이다.) 

이념의 시대였던 80년대와 대중문화의 시대였던 90년대를 지나 경박단소하게 명멸하는 인터넷의 시대 쯤이 될 듯한 2000년대의 말미에 들어와서 각 출판사들마다 새로 기획되는 전집류들을 보면, 역시 역사는 반복되는가도 싶고... 

그 단초는 아무래도 '저거 될 리가 있어?'라는 대부분의 예상을 뒤엎고 히트를 기록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되시겠다.  

전통의 을유문화사에서 가만 있으면 안 되지. 방대하고 충실한 목록을 자랑하던 기존의 전집은 지금의 눈으로 봐도 탐나는 수준이었던지라, 한때 장서가들이 헌책방에 나오는 족족 사가곤 했더랬다. 대표적으로 한두 가지만 예를 들자면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같은 책은 1979년도에 민희식 선생 번역으로 나왔던 을유판 전집 이후로 새 번역본이 나오게 되기까지 '무려' 사반세기가 걸렸고, [겐지 이야기]도 비슷한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뭐 이런 완소 아이템들로 꽉 찬 목록을 자랑하던 을유문화사였으니, 새 문학전집 기획은 말하자면 "왕의 귀환" 정도라고 할까?  

 

2. 

함께 기획하고 있는 세계사상고전 총서 또한 탁월한 기획력이 돋보인다. (원래 이 세계사상고전 총서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  

물론 이 역시 1969년도 즈음에 (북케이스 딸린 양장본으로) 나와주고, 1983년도에 갈색의 (약간은 촌스러운 장정의... 주제에 신장판이라는 이름으로 나왔던) 반양장으로 새로 나왔던 세계사상전집의 전통을 잇는 기획이다. 

 

프레이저의 명저를 동경대 박사 박규태 교수가 번역한 [황금가지]가 그 효시이고... (옛날에는 김상일 번역으로 해서 [황금의 가지]라는 약간 일본스러운 제목이 달려서 나왔었다.)

 

 

    

 

(기존 한겨레 판이나 까치 판과 달리, 프레이저 경이 직접 13권짜리 원저에서 축약한 맥밀란 판을 저본으로 했다고 한다.)  

 

서양 고전 중에서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같은 책은 번역자의 이름만으로도 다시 읽고 싶게 만들어주는 책. 필자가 접했던 범우사 판본도 큰 문제는 없었겠지만. 그러고 보니 [유토피아]가 원래는 (당시 유럽 세계의 공용어였던) 라틴어로 쓰여졌는데 영어 번역본을 저본으로 삼아서 독자 여러분께 양해를 구한다, 뭐 그런 번역자의 노트가 있었던 기억이 날듯 말듯 하는데, 설마... 이번 번역본이 라틴어 원전 번역씩이나... 될까?  

... 싶어서 확인해 봤더니 라틴어 원전 번역은 아니지만 (그랬으면 대문짝만 하게 광고했겠제...) 당시 유럽의 이상향 관련 자료, 토마스 모어의 관련 서한들을 모아놓은 (아마 국내 초역에 속할 희귀한 자료들이다) 부록이 딸려 있어 상당히 유용할 듯 싶다.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의 번역.)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곽복록 번역에서 홍성광 번역으로 바뀌어 나왔다. 사실, 일본의 영향으로 '데칸쇼'니 하며 데카르트, 칸트와 동급으로 대접받던 시절의 쇼펜하우어는 아닐 터인데, 또 대단한 해석상의 견해차가 있을 것 같지도 않은데 번역을 새로 할 정도라니... 출판사가 이번 기획에 작심했다는 소리. 

 

 

 

 

(오른쪽은 90년대 초반에 가로쓰기로 판갈이를 해서 '세계의 사상' 총서로 다시 나왔던 곽복록 번역본.)  

 

3. 

동양 고전 분야에서는 한때 삼성당 세계사상전집(권덕주 번역) 및 대우학술총서(1991)로 나왔었던 강유위의 [대동서]가 대우학술총서 번역자에 의해 새로 번역되어 나왔고. (출판사의 경영이라는 입장에서는 한편 독점시장의 확보가 되겠지만, 울며 겨자먹기 식의 독점시장이라면 한편 모험이기도 할 터이다. 오빠가 격하게 사랑한다!)  

 

 

 

  

 

동양 고전 하면 빠지지 않는 것이 四書일 터인데,

먼저 [맹자]부터 보자. 번역자 이름이 어째 낯익더라 했더니, 당대 중국에서 괜찮은 번역서로 이름높았던 저 양백준의 [맹자역주]를 저본으로 했다고. 어라, [맹자역주] 번역서는 중문출판사인가 하는 데서 한 번 나왔었쟎아? 맞다. 이번 을유 판은 중국어 음독에 대한 주석 부분을 삭제하고 새로 개정한 판본이라고 한다. (물론 저작권 관련한 문제는... 해결했겠지?) 

 

 

 

 

 

 

[논어] 역시 기존에 을유문화사에서 나왔던 차주환 선생 번역본을 재단장하지 않고 과감하게 양백준의 [논어역주]를 저본으로 해서 새로 펴냈다. [논어역주] 역시 중문출판사에서 종전에 나왔던 적이 있다. 차주환 선생의 [논어]는 다른 출판사에서 둥지를 튼 듯 하고.

 

 

 

 

 

 

[순자]는 기존 김학주 선생 번역본을 미미하게 수정하는 선에서 재단장해서 펴냈고... 

 

 

 

 

(이운구 선생 번역본도 있다. 몇몇 구절들만을 비교해 본 바, 이운구 선생의 번역이 조금 더 자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참고하시라.) 

 

 

기존에 최인욱 번역본으로 나왔던 [고문진보]는 김학주 선생의 번역본과는 번역과 주석 등에서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인데 (번역도 비슷하고, 주석도 비슷하다. 물론 김학주 선생의 해설 부분은 빠졌다만. 비슷한 저본을 참조한 것일까? 이 둘의 공통분모, 소위 "Urtext"는 무엇일까? 기회가 되면 한 번 김달진 선생의 번역본을 살펴봐야 되겠다.) 편집에서 원문과 번역문을 나란히 배치했다는 점에서 가독성이 높아서 앞으로 많이 선택될 듯 하다. (전통문화연구회 판본도 원문과 번역문을 나란히 배치하고, 한 걸음 더 나가 조선시대 문집들에서 뽑아낸 주석을 달아놓았다.)  

 

 

 

 

(명문당의 지나치게 꽉꽉 채우는 답답한 편집과 시대에 뒤떨어진 표지 디자인은 정말 책을 사고 싶지 않게 하는 요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더 큰 문제는, 펴내는 책들마다 일관되게 이런 식이라는 점. 즉, [고문진보]로 예를 들자면 가운데의 양장본은 그나마 새로 디자인을 했는지 좀 나은데, 흔히 신완역 시리즈로 나오는 가장 오른쪽 같은 반양장본 디자인은 색감이나 디자인의 구성, 폰트의 선정 등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다. 저런 촌스러운 디자인의 책들이 뭉터기로 들어앉아서 서가 한 구석을 가득 채운다고 생각해보라. 서재가 많이, 아주 많이 암울해지는 거다. 왼쪽의 을유문화사 디자인만 하더라도,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럽기 그지없다. 高雅한 향취가 물씬 풍기지 않는가. 연예인으로 치자면 걸 그룹 아이돌 중에서는 서현, 아나운서 중에서는 김주하 정도? )   

 

 

 

의외로 [노자]가 상당히 독특한 작품이 되어버렸다. 당대 중국의 노자철학가 진고응의 주석서를 번역한 바 있는 역자가 새로 발굴된 곽점초간본만을 저본으로 하여 번역했기 때문이다. 즉, 기존 [노자] 판본을 번역한 것이 아니고 곽점 유적지에서 발굴된 초간들 중에서 기존 [노자]에 해당되는 문건들을 번역한 것이다. 이미 너무나 많은 번역서들이 흐드러지게 펼쳐진 상황이니... 용의 꼬리가 될 바에는 뱀의 머리가 되겠다고 했던가. 참신한 발상이고 시도이다. 박수를 보낸다. 다만 연구자가 아닌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는 곽점초간본은 기존 유통본 [노자]나 마왕퇴 백서본에 비해 분량이 작다는 점을 염두에 두길. 

 

 

 

 

 

 

(곽점초간본을 번역에 반영한 책으로는 이석명의 번역서 [백서 노자]가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마왕퇴 백서도 반영했고, 물론 기존 유통본은 당연히 들어가고.)  

 

이런 백서, 죽간 등의 현대 고고학적 발견의 성과물을 반영한 것은 [주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에... 이건 또 [백서주역]을 나란히 실어놓고, 번역까지 따로 하셨다. 

물론 번역자의 자세한 주석은 기본. 

역자도 후기에서 언급했지만, 백서본과 기존 통용본의 차이나, 뭐 이런 것을 좀더 심도 깊게 파고든 성과물이었다면 학계에 길이 남을 명작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번역자는 이택후의 [중국고대사상사론]을 번역한 정병석 선생. 

 

 

 

 

 

대체 세계사상고전 담당 편집자 분이 뉘시길래 이런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기획을 하시는 것일꼬...  

 

 

이 참에 다시 종전의 세계사상전집 목록을 훑어보니, 새 단장을 해서 나온다면 희소성으로 인해 환영을 받을만한 책들이 조금 보인다. 에라스무스의 [광우예찬](흔히 '우신예찬' 정도로 소개되는)은 최근의 조류에 발맞추어 라틴어 원전 번역으로 새로 나올 수 있으면 좋겠고...  

 

 

 

 

(기존 을유판 [광우예찬]. 다른 르네상스 시기 저작들과 합본. 

오른쪽은 최근에 나온 격언집. 만화와 함께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

추보: 이후에 나온 격언집의 역자의 라틴어 원전번역본, 이보다 불과 몇 달 전에 나온 최초의 라틴어 원전번역본, 불문학 전공자 두 명의 번역을 추가한다.) 

 

[근사록]에다가 宋秉璿이 지은 [근사속록]이라는 책까지 합본해서 나왔던 것도 꽤 괜찮은 기획으로 보인다. 근사록은 몇 종의 번역서가 나왔지만, [근사속록]은 유일한 번역본이 될 것이므로.  

 

 

 

 

참신한 기획으로 야심차게 나오는 을유문화사 세계사상고전을 보고 있으니, 참으로 아쉬워지는 책이 한 권 있다. 

한때 을유문화사에서 나와서 MBC 느낌표 도서로 선정되면서 꽤나 잘나갔던 김원중 선생 번역의 [삼국유사]. 

 

 

 

 

출판사를 바꿔 민음사에서 참으로 어여쁜 장정-왼쪽에 베이지색으로 보이는 책등 부분은 가죽 느낌을 주는 특수 재질이다. 실물을 보면 매우 공들인 장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으로 새로 나오면서 원문이 책 뒤로 왕창 빠지는 변화가 있었는데, 최근에 세계문학전집에 들어가면서는 아예 원문이 빠져버리고(아니 이런 발칙한! 민음사는 각성하라~) 방대한 두께에 걸맞지 않은, 약간은 부실한 보급판 페이퍼백으로 나와서 애서가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흠, 어쩌다 보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 시종일관 화두가 되는구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거대한 신,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신은 인간을 선하게 만드는가 악하는게 만드는가
아라 노렌자얀 지음, 홍지수 옮김, 오강남 해제 / 김영사 / 2016년 9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9년 05월 07일에 저장

예수운동 - 기독교사상시리즈 4
조태연 / 대한기독교서회 / 1996년 12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1년 06월 21일에 저장
절판

갈릴래아의 예수- 예수의 민중운동
안병무 지음 / 한국신학연구소 / 2008년 1월
12,000원 → 11,400원(5%할인) / 마일리지 570원(5% 적립)
2011년 06월 21일에 저장
구판절판
보살예수- 불교와 그리스도교의 창조적 만남
길희성 지음 / 현암사 / 2004년 12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1년 06월 21일에 저장
구판절판


5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크릿... 

그리고 호오포노포노의 작가 조 "바이텔" 

 

 

 

 

우연히, 조 "비테일" "바이테일" "바이텔리" 등으로 불리는 작가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어 철자로는 똑같은데, 불성실한 국내 출판사에서 저자명이 정확히 어떻게 발음되는지도 확인하지 않았던 것. 이탈리아 계통으로 보이는 그의 외모로 볼 때, 처음 미국에 이민왔을 당시 그의 선조들은 "비탈레"로 불렸을 것 같다.)

 

 

 

 

이상의 책들은 마케팅 쪽이고...  

(<꽂히는 글쓰기>는 뭐냐고? 카피라이팅은... 마케팅에 포함된다) 

 

 

 

공전의 베스트셀러였던 대표적인 먹튀, 시크릿 류의 자기계발서와 마케팅의 경계선에 선 책들... 

 

 

 

 

얘들은 무려 수필 쯤 되는 듯 하다. 

현재 읽고 있는 <바잉 트랜스>로 볼 때, 다른 책들도 응용심리 쪽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 번 읽어볼 만 할 듯. 아니, 최소한 읽어봐야만 할 것처럼... 끌린다.  

(최면과 심리요법을 연구한 사람 답게, 자기 책도 독자를 확~ 끌어당길 수 있게 의도적으로 구성했다. 이 사람과는 협상 따위는 해서는 안 될... 독한 인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