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작가 랄프 깁슨 전시회에 다녀왔다.

랄프 깁슨은, 작년에 바람구두님이 내가 좋아할만한 작가라고 소개해주셔서 알게 되었다.
하여튼 대단한 눈썰미,라고나 할까.
정말 그의 사진들이 좋았으니까.
한동안 내 이미지로 쓰기도 했다.

그런데, 역시 작품들을 다 보지 않고서는 작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인터넷에서 찾아본 것들 외에 누드 사진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이게 상당히 에로틱하다.
내가 좋아한 그의 다른 사진들과는 많이 다른 느낌.

몇 작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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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cat 2005-11-16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 밑 사진(사진 자체의 에로틱함보다는 저 모델의 살갗에 닿는 기타의 이물감을 상상해보니 더욱 에로틱)과 그 윗 사진(블루님 닮았어요, 그 이미지), 위에서 두 번째- 오토바이 동지들을 차 안에서 바라보는 사진- 맘에 들어요.
이런 거 퍼갈 생각 말고 일을 하자, 일을...(마감 이틀째)

하늘바람 2005-11-16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네요. 어떤 할말이 있는듯한데 묵묵히 있는듯한 느낌이 들면서 아무 말도 안들었는데 그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사진같아요. 좋은 사진 구경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2005-11-16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5-11-16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좋아하시니 저도 좋군요. ^^

샌드캣님, 저 안 닮았어요. ㅠ.ㅜ 그 사진이랑 말씀하신 오토바이 사진이랑 저도 맘에 듭니다.
그나저나 어김없이, 마감, 이군요. 힘내세요. ^^

水巖 2005-11-16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데요. 나도 가 봐야 하는데 아프다는 핑개로 못 갔군요. 나는 지금 과천에서 오는 길이랍니다. '추사의 작은 글씨 展' 보고 왔답니다.

urblue 2005-11-1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시 작품이 아주 많지는 않습니다. 1층부터 4층까지 모두 전시장으로 쓰고 있는데도 금방 보게 되더군요.
 


단테의 조각배, 1822


 


녹색 조끼를 입은 자화상, 1837


 


프레데리크 쇼팽의 초상 (미완성), 1838

 

 
조르주 상드 (미완성),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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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8 2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5-10-28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라노 게이치로의 <장송>을 읽기 시작했어요.
쇼팽과 조르주 상드와 들라크루아의 이야기랍니다.
이 참에 들라크루아의 그림도 같이 보려구요.

책에 나오는 구절에 의하면,
"그렇게 친절하고 다정한 분이 어째서 그런 끔찍하고 흉한 그림만 그리시는 걸까요?" 랍니다.
저 자화상은 무척 마음에 드는군요.

2005-10-29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간아 2005-10-29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어요. 너무 기대가 되네요. 사진을 보니 마음이 한껏 팽팽해지는 느낌입니다.

로드무비 2005-10-29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재밌을 듯.^^
저도 저 시건방진 표정의 자화상 마음에 듭니다.^^

urblue 2005-10-29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이제 200 페이지쯤 읽었는데, 아직도 1,400 페이지나 남았어요. 흑흑.
시건방진 표정이라...저는 묘하게 슬픈 얼굴이라고 생각했어요.

운빈현님, 좀 있다가 사인회 갑니다. 님도 오시는지? ^^

속삭님, 님이 소설을 쓰면 대체 어떤 게 나올까요? ㅎㅎ
히라노 게이치로가 쇼팽과 들라크루아에 대해 무척이나 연구를 많이 한 모양입니다.
기회되면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들라크루아를 좋아하신다니.

로드무비 2005-10-29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얼얼한 얼굴......
 

금요일 저녁, <서양 근현대미술의 거장전>을 보러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찾았다. 9시까지 전시라 8시 전에 입장해야 한다고 했는데, 저녁 먹고도 7시 반쯤에는 들어갈 수 있었고, 전시 작품 수가 많지 않아 느긋하게 오래오래 볼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점. 넓지 않은 전시장에 네다섯명 쯤의 도슨트들이 서 있다. 아무나 붙들고 물으면 바로 작품 안내를 시작한다. 도슨트마다 전공이 틀린 듯. 한 명이 전시장 전부를 도는게 아니라 부분 부분만 설명한다. 이런 럭셔리함이라니! 기존 전시장에서는 꿈도 못 꾸던 일이다. 다만 좀 버벅거리는 사람도 있었다는게 흠이라면 흠.



전시회 팜플릿. 빠닥빠닥한 종이에 전시 작품 대부분이 인쇄되어 있다. 그림 크기가 좀 작지만 상당히 만족스럽다. 표지는 저 유명한 모네의 <대운하>. 경매 추정가 $12,000,000~16,000,000란다. 몇몇 아이들이 뛰거나 부산스레 움직일 때마다 경비원들은 상당히 긴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림에 유리액자도 없으니 당연하겠지.

제일 좋았던 작품은 달리의 <기억의 메아리>와 베이컨의 <자화상을 위한 3개의 연구>. 어째서 그림을 직접 봐야하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이 작품을 인터넷 갤러리에서 찾다찾다 못 찾았다. 수많은 갤러리에 달리의 수많은 작품들이 올라와 있는데, 유독 이 작품만큼은 어디에도 없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라고 그러더니, 사실인가보다. 가운데 마당과 저 안쪽으로 보이는 쪼그만 마당의 밝은 기운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상당히 음산한 느낌을 준다.

도슨트의 설명에 따르면, 앞쪽에 기대어 있는 맹인이 달리 자신을 표현하는데, 자신은 어둡고 절망적인 삶을 살지만 그림을 보는 관객들은 빛이 비치는 안마당처럼, 자신의 작품을 통해 즐거움을 얻기를 바랐다고 한다. 사실인지 어떤지 알 수는 없다. 흠.

 



이 작품은 실제로 보는 것과 차이가 너무 심하다. 같은 작품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 저 얼굴에 찍힌 파랗고 빨간 선은 칠판 지우개로 찍은 것처럼 선명한데 팜플릿에서는 다 뭉개진 것처럼 보인다. 바탕의 검은색도 저렇게 어둡지 않고 좀 더 맑은 느낌이다. 그러고보면, 난 베이컨을 상당히 오해하고 있는 듯.

친구는 몇 주 연속 로또 당첨되면 저 작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고 했다. 아, 어디 갤러리 페이크 같은 데 없나. 나한테 싼값으로 진품 팔아 줄. 말도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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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5-10-10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네다섯명의 도슨트라니! 저 베이컨과 달리의 작품은 실제로 봐야겠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드네요.(호오라, urblue님의 안목)
서재이미지 바꾸셨군요. 예술적 경험을 한껏 하고 오셔서는 그 귀여워하던 마빈을 배신하셨나요? 헷.

sudan 2005-10-10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야겠다고 맘 먹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전시가 오늘까지였군요. 어흑.

urblue 2005-10-10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토요일쯤 쓰려고 했어요. 다른 분들도 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그치만, 게으름은 어쩔 수가 없군요. 집에 디카가 없기도 했고.
배신이라니. 가을 분위기 좀 타는거죠.
님은 마빈 미워한 거 아니었어요? ㅋㅋ

히피드림~ 2005-10-10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전에도 왔으면 좋겠네요. 잘 봤습니다. 유아블루님~^^

urblue 2005-10-1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넹. ^^
지방에도 가면 좋을텐데, 그럴 계획은 없는 것 같더군요. 이게 소더비로 넘어가기 전에 들른 거라고 했던가요, 아마.
 

느즈막히 일어나 녹차 쉬폰 케잌과 오이와 토마토 갈은 것으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섰다. 지난 주 어느 분이 보내주신 키아로스타미 전시회 초대권을 사용할 수 있는 날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어제 종일토록 집에서 굴렀으니 오늘은 햇볕 좀 쬐어야지. 그런데, 엄청 덥다. 다시 여름이 오려나.

전시회장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 역시 기본적인 지명도는 있는 사람이라 그런가보다.

사진전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에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길'과 '무제' 두 개의 컬렉션 84점과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2005년 신작 35점 등 1978년부터 2005년까지 자신이 직접 촬영한 119점의 흑백 사진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전시회 소개글이다. 119점이나 된다고 하지만, 1978년부터 2005년까지 촬영했다고 하지만, 미안하게도 나는 사진들의 차이점이나 시간에 따른 흐름 같은 걸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 그의 영화에서 본 듯한 풍경들, 눈 덮인 벌판, 눈 사이의 나무들,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길들이 아무런 설명없이 죽 이어지고 있다. 흑백이고, 어떤 효과를 주었는지 사진의 깊이감 같은 것도 제거된, 마치 단순화한 그림이나 판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 스밀라처럼 눈에 대한 감각을 갖지 않고서야 어디 뭘 볼 수나 있겠나 싶은.

흑백의 간결한 프레임 안에 영화를 통해 익숙해진 이란의 다양한 자연경관을 담고 있는 시적인 정취의 사진들은 이내 자연과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로 우리를 이끕니다. 자연과 인간, 환경과 삶을 사유하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사진 작품들은 여러분들에게 단순히 육안으로는 포착할 수 없었던 자연의 경이롭고 숭고한 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에..글쎄...

인터넷 갤러리에서 몇 작품 퍼왔다. 이런거 퍼오면 안되는건가. 뭐, 하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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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09-11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생뚱맞지만.... 녹차 쉬폰 케잌 맛있나요? -_-;

미완성 2005-09-11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번째 사진요..마치 잔뜩 구겨지고 주름이 잡힌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길을 찍어놓은 거 같아요;

sudan 2005-09-11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사진 보면서, 밤새 눈 내리고 난 다음날 아침의 질척한 출근길을 떠올렸어요. -_-
마지막 사진 좋네요.

바람돌이 2005-09-11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아로스타미의 영화에서 보여주는 풍광은 정말 가슴 뭉클하도록 아름답지만, 그곳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그럴까 싶은 생각이 내내.... 괜히 딴지걸고 갑니다. ^^

merced 2005-09-11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주에 봤는데, 재미 없었어요. 보러 온 사람이 적지 않았고, 방송국에서 나와서 사람들한테 카메라 디밀고 인터뷰도 하더군요. 친구가 어디서 듣고 "보면 가슴이 따듯해지는 사진들이래" 했는데, 영 느끼는 바가 없어서....

urblue 2005-09-12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녹차 쉬폰 케잌, 맛있습니다. ㅎㅎ 어제밤에도 한 조각 먹고 잤어요. 살이야 찌거나 말거나.

사과님, 사과님 표현이 더 예술이네요. 잔뜩 구겨지고 주름이 잡힌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니, 멋지잖아요!

수단님, 눈 내린 다음날은 출근 안 하는게 좋죠. -_-;

바람돌이님,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그저 풍경을 찍어 놓은 사진들은 키아로스타미의 영화와는 또 다른 느낌이던데요. 그야말로 현실과는 괴리된 풍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merced, 나도 별로 재미 없었다. 친구는 돈 주고 봤으면 아까웠을 뻔 했다고까지 하던걸. ㅎㅎ

바람구두 2005-09-12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좋아한 사진은 빠졌따아~.

2005-09-12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5-09-12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인터넷 갤러리에 한 20여 점 밖에 안 올라와 있더라구요. 어떤 사진이 좋으셨나.

바람구두 2005-09-1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마지막 사진 왼쪽에 있던 사진...
첫 눈엔 맨마지막 사진이 눈에 남았으나 오래도록 지켜보자니 그 옆 사진이 좋더군요.
나무 한 그루 없는 언덕 너머로 길이 사라져버린...
문득 그 길을 걷는다면, 마지막 사진보다 더 처연하리란 생각이 들었고, 글쎄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마음이 묵직하게 내 가슴을 내리누르더이다.

stella.K 2005-09-1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같군요. 음...어제 이 사람 영화 하던데...<올리브 나무 사이로>

2005-09-12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5-09-12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멀리서도 입맛을 다셔보았습니다. 구경 잘했구, 녹차 쉬폰 케익도 괜히 땡겨주시구..
 

살가도 전시회를 다녀온 게 언제더라. 특이하게도 사진을 찍어도 된다 하길래 몇 장 찍었는데 죄다 흔들려서 제대로 볼 만한게 없다. 어쨌거나 기념.

"만일 사람들이 내 사진을 보고 단순히 측은한 감정만을 느낀다면,
나는 사람들에게 이것을 보여주는 방법에 있어서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난민촌


영아의 장례식








난민촌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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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5-09-04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가도 아저씨, 실패하지 않으셨어요.

Phantomlady 2005-09-04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보러가고 싶었는데 이 귀차니즘.. ㅜ.ㅜ

sandcat 2005-09-05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녀오셨어요?
기억할 만한, 당신의 에너지 ^^

마냐 2005-09-12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살가도 전시회 넘 가고 싶었어요. 출국 전에 난리부르스 안 떨었음...아, 이렇게 구경만 해두....미치겠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