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군사독재정권의 `고문실'에서 태어나 친부모에게서 억지로 떼어내져 자라난 여성이, 자신을 키워준 양부모를 감옥에 넣어야 한다며 법정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더티 워(Dirty War·더러운 전쟁)'로 알려진 독재정권의 그늘에서 태어난 `납치 아동'들이 어른이 되면서 진실을 찾기 위한 지난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들을 처벌하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리아 삼파요 바라한(30·사진)이라는 여성은 12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법원에 자신을 키워준 양부모 오스발도 히바스 부부에게 징역 25년형을 언도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을 했습니다. 오스발도 부부는  과거사 진상규명에 나선 검찰에 의해 아동 납치 혐의로 기소됐는데, 검찰은 범죄 사실이 확인되면 법정최고형인 징역 25년형 판결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신을 키워준 양부모를 처벌하라고 요청하게 된 마리아의 사연은 출생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리아는 1978년2월 군사독재정권의 비밀 고문실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레오나르도 삼파요와 어머니 미르타 바라한은 군부 독재 반대투쟁을 벌이다 체포됐는데, 고문실로 끌려올 당시 바라한은 임신 6개월이었다고 합니다. 바라한은 고문실에서 출산한뒤 고문실 장교 엔리케 베르티에에게 곧바로 아기를 빼앗겼습니다. 어미 손에서 떼어내진 아기는 오스발도 부부에게 건네졌지요.

마리아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은 2001년. 독재정권에 의해 부모와 떨어져 자라야 했던 `더티 워 차일드'들의 가계를 확인하는 당국의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신도 그런 아기들 중의 하나였음을 알게됐던 겁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의 친부모를 알게 됐지만 그들은 이미 30년 전에 실종 처리된 상태였습니다.

증인들 잇단 사망, 힘겨운 진상규명

마리아는 자신의 성을 친부모의 성인 `삼파요 바라한'으로 바꾸고 전직장교 베르티에와 양부모를 당국이 처벌하도록 하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마리아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해서 범죄자들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스발도 부부가 어떤 인물들이고 어떤 경위로 마리아를 맡게 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치범 부부에게서 납치한 아기인 줄 알고서도 이 사실을 숨긴채 키운 것으로 보입니다. 당국은 과거사를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중이지만 납치돼 자라난 사람들이 직접 양부모를 기소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좌파 후안 페론 정부를 무너뜨리고 집권한 군사독재정권은 1976∼83년 가혹한 억압통치를 펼치면서 정치범들을 감금·고문해 3만명 가량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군사정권은 여성 정치범들에게서 태어난 아기들 200명 이상을 빼앗아 주로 군인들에게 입양시켰는데, BBC방송에 따르면 지금까지 마리아를 포함해 88명이 친부모의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더러운 전쟁의 그늘인 `아기 납치'의 전말을 밝히는 과정은 힘겹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부 도시 코르도바에서는 아기납치 사건 조사의 주요 증인이던 전직 장교가 갑자기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더티워 차일드' 관련 증인이 당국의 조사를 앞두고 갑자기 숨진 것은 벌써 두번째입니다. 당국은 `자살'이라고 발표했으나 인권단체들은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세력이 증인을 살해한 것이라며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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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3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8-03-14 11:31   좋아요 0 | URL
에구구... 고생 많으셨겠군요...
저도 통 정신 없어요.
정신이 없다보니 짜증도 많이 나고...
 

항생제, 항우울제 등의 약물 의존도가 높기로 유명한 미국인들의 생활습관이 물까지도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P통신이 미국 내 인구밀집지역 상수원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지역의 물에서 많게는 수십종의 약물 성분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이 조사가 사실이라면 주민들은 약물을 남용한 뒤 체내 섭취되지 못한 화학성분을 물로 흘려보내고, 그것을 되돌려 다시 마시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 캐나다 등에서도 식수의 약물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니, 남의 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항생제에 호르몬... 약품에 오염된 물

AP통신은 워싱턴등 미국 동북부 대도시지역에서부터 캘리포니아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의 28개 대도시·인구밀집지역의 상수원 수질에 대한 자료들을 조사한 결과, 4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먹는 물이 약품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보도했습니다.
여러 지역의 수질검사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 성분은 항생제와 항우울제, 항경련제, 신경안정제 등이었다고 합니다. 진통제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과 해열제 성분인 이부프로펜, 콜레스테롤 강하제와 천식약, 협심증 치료제, 스테로이드 등도 검출됐다눈군요. 일례로 필라델피아 지역에서는 식수에서 무려 56가지 약물 성분과 그 부산물이 발견됐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성호르몬 제재가 검출되기도 했답니다.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는 1850만명의 주민들이 간질 치료제와 항우울증 약 성분이 들어간 물을 마시고 있었다네요
.
AP는 5개월에 걸쳐 각 지역과 미국 환경청(EPA) 자료 등을 취합하고 수질전문가들과 공동 조사를 벌인 결과 100가지 넘는 약물이 미국의 식수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출된 성분의 상당수는 신장 이상과 혈액세포 이상, 유방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들이라고 합니다.

몸에서 물로, 다시 몸으로

식수가 약물에 오염된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섭취한 약들이 체내 완전 섭취되지 않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 물에 흘러들어가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미국인들의 처방·비처방 약물 사용 건수는 지난 5년간 70억 건. 이렇게 넘쳐나는 약물이 사람의 몸에서 빠져나와 물로 들어가겠죠. 한번 사용된 물을 식수로 되돌리기 위해 정수를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약성분들이 많이 있다는 건데요. 인체 뿐 아니라 축산물에서 나오는 약물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이번 조사에선 육우에 사용되는 스테로이드성 약물인 `트렌볼론'도 검출됐습니다.

EPA는 식수의 약물 함유량은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만한 양은 아니며, 미국의 식수는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체가 치명적 내성을 갖게 만들고 신경작용을 교란시킬수 있는 약물 오염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AP는 미국 대형 제약회사 머크의 과학자들조차도 약물이 환경과 인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전했습니다.
약물 오염은 또 미국만의 일도 아닙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최근 20개 수원지에서 9가지 화학약품 성분이 발견됐으며, 지난해 12월 일본 보건당국은 7개 취수장에서 처방약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AP는 "한 조사에서는 아시아, 호주, 캐나다, 유럽의 도시지역은 물론이고 스위스 고산지대 호수와 북극해에서까지 화학약품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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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8-03-10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 자체가 자연재앙이라는 말이 정말 요샌 실감 절절~

딸기 2008-03-11 07:1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인과응보지요.
 

로봇대국 일본의 `로봇 생활화 혁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얼마전 일본의 한 연구팀은 두려움과 기쁨, 분노 등 기본적인 감정을 얼굴에 드러낼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로봇이 인간처럼 다양하고 미묘한 감정들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궁극적인 인공지능(AI)'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과학계에서도 아직 논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이지만, 적어도 인간과 비슷한 기초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단계엔 이미 와있는 것 같습니다.


웃고 화내는 `감성 로봇'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미래의 로봇을 내다보는 일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로봇혁명이 한창 진행중인 일본의 모습을 소개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메이지(明治)대학 연구팀이 도쿄(東京) 근교의 연구실에서 얼마전 탄생시킨 로봇 `간세이'. 일본어로 `감성(感性)'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로봇은 `전쟁'이라는 말을 들으면 두렵다는 듯 몸을 떨고, `사랑'이라는 단어에는 분홍빛 입술 끝을 살짝 끌어올리며 미소를 짓는다고 합니다.

별로 예쁘진 않아요. 이렇게 생겼어요.



어머나 무서워! 간세이가 'bomb'이란 말을 듣고 공포에 떠는(?) 모습



개발팀에 따르면 간세이는 분노, 두려움, 슬픔, 행복, 놀람, 혐오와 같은 6가지 기본적인 감정을 얼굴이나 몸짓으로 표현해낼 수 있다네요. 물론 아직까지는 `조건반사'에 가까운 표현일 뿐, 실제로 인간과 같이 다양한 상황에서 느끼고 표현을 할수 있는 단계는 아니랍니다. 이 로봇을 탄생시킨 다케노 준이치 팀장은 "로봇들이 감정을 완전히 느끼고 표현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속속 등장하는 생활형 로봇들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흉내내기엔 이르지만,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하면서 단순노동을 대신 해 줄 수 있는 생활도우미형 로봇은 이미 몇년 전부터 등장하고 있지요. 일본은 사실 로봇이 `생활화'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데요. 특히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산업 현장의 자동기계형 로봇이 아니라 일상 생활 안으로 파고들어온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들입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총리와의 악수 등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던 혼다의 아시모(Asimo)를 필두로,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휴머노이드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국가종교 격인 신토(神道) 예식을 돕는 로봇에서부터 벼를 심고 베는 농업용 로봇, 과수원의 과일 따는 로봇, 요양시설에서 노인과 환자들의 밥을 먹여주는 로봇, 심지어 스시(초밥) 제조 로봇까지 나와 있다는군요.

지난해 시판되기 시작한 빌딩 흡연·화재 감시 로봇 `유비코 T2-4'는 규슈(九州)대학과 가나자와(金澤)대학이 공동 개발했습니다. 앙증맞은 외모의 유비코는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불씨가 있는지 감시하는데, 마늘 냄새 따위와 물건 타는 냄새를 기막히게 구분해내는 능력이 있다고 하네요. 휴머노이드는 아니지만 인조털이 달린 `파로(Paro)' 처럼 외로운 이들을 달래주는 `애완 로봇' 혹은 `반려로봇'도 개발되고 있다고 합니다.




맨 왼쪽부터 소니의 SDR-4X, 냄새맡는 로봇 유비코,
후쿠시마 병원에서 재작년부터 손님맞이 하고 있는 가이드로봇, 그리고 후지쓰의 가사도우미 에논.



도요타가 내놓은 안내용 로봇 로비나와 후지쓰의 골키퍼 로봇


로봇산업에 사활 건 일본 기업들

미국의 자존심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메이커로 부상한 일본의 대표기업 도요타. 자동차 산업에서 세계 일류를 자랑하는 도요타는 지난해 12월초 "로봇 상용화에 앞장서겠다"며 로봇산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선언해 눈길을 모았습니다. 도요타는 이 발표와 함께 급경사면에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모빌리티(mobility) 로봇과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로봇을 공개했는데, 우선은 복지·의료분야의 늘어나는 수요를 겨냥해 도우미 로봇을 만들어 올부터 상용화하겠다는 뜻을 비쳤습니다.
도요타는 애완견 로봇 `아이보'와 휴머노이드 `큐리오' 등을 만들었던 소니 로봇부문을 인수하는 등 로봇시장을 내다본 투자를 적극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후지쓰는 이미 몇년전부터 집안을 돌아다니며 전자기기를 제어해주는 가사도우미 로봇 `에논(enon)'을 비롯한 다양한 로봇을 시장에 내놓은 바 있구요.
일본 정부는 2006년 52억 달러(약 5조원) 규모였던 로봇산업이 2010년에는 260억 달러, 2025년 7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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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08-03-09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 님, 안녕하세요? 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 저도 이쪽에 관심이 좀 있어서 위 글을 보고 정말 반가웠습니다.

1996년 어느날, 저는 텔레비전 뉴스를 보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말 그대로 엄청난 충격과 놀라움 그 자체였죠.

바로 일본의 혼다가 (거의) 세계 최초로 개발해 선보인 “두발 걸음” 로봇 “P2”가 텔레비전 화면 속에서 걷고 있었던 것입니다. 로봇을 다룬 SF 영화나 만화에서 P2보다 훨씬 인간에 가깝고 인간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말하고 생각하는 로봇을 수없이 봐왔지만, 실제 현실에서 인간이 직접 만든 로봇이 진짜로 두 발로 땅 위를 당당히 걷고 모습을 목도했을 때는, 말할 수 없는 놀라움과 충격으로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어떻게 저 쇳덩이를 두 발로 사람처럼 걷게 할 수 있는가? 이제 로봇이 본격적으로 인간임을 선언한 것인가? 아무도, 어느 나라도 생각해내지 못한, 세계를 경이와 충격으로 몰아넣는, 경천동지할 만한 세기의 발명과 기술력과 독창성을 일본은, 저팬은, 니뽄은, 주기적으로, 어떻게 한밤의 벼락처럼 터트릴 수 있는 것일까? 우리, 우리나라는 뭐란 말인가? 뭐하고 있는 것인가? 갖가지 놀라움과 충격과 부러움과 탄식과 동경과 꿈과 암시적인 전언으로 뒤섞여 소용돌이쳤던 그때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qualia 2008-03-09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인들의 끝없는 (천진난만 아이 같은) 호기심, 말 그대로 불가능한 꿈일 뿐인 데도, 그러나 꿈을 주는 꿈에 대한 꿈을 끊임없이 꿈꾸는 타고난 꿈 본능... 일본, 일본인들은 유달리 미래에 대한 동경과 꿈과 호기심, 에스에프SF적인 심성이 강한 것 같습니다.

새롭고 신기하고 예쁘고 정교하고 섬세하고 세련되고 아름답고 튼실하고 뛰어나고 재미난, 바다 건너 다른 나라의 물건의 정수, 사상의 정수, 자연자원의 정수, 인재의 정수, 문화의 정수, 기술의 정수, 아이디어의 정수, 의식주의 정수, 행동방식의 정수, 풍습의 정수... 이런 것들이 눈에 띄면, 일본, 일본인들은 그냥 보고만 있지 않습니다. 저것들에 대한 일본,일본인들의 탐욕은 세계 최고일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수집하고 입수하고 반입하고 받아들여서 자기것으로 만들고 거기에 일본것 곁들여서 최고 중의 최고를 만들어서 완전히 일본화합니다. 이것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장 일본/일본인다운 특성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고 중의 최고와 정수(精髓) 중의 정수에 대한 강한 탐욕은 자신들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선 필수인 것이죠.

요즈음, 우리/우리나라에서도 새것 증후군이니, 얼리 어답터니, 세계 최초 신제품의 테스트 베드니, 하면서 우리 자신이 우리/우리나라를 비판하거나 반대로 자화자찬하고 있는데요... 제가 생각하기엔 코웃음칠 일입니다. 코웃음친다고 해서 “결코 자학이나 자기비하, 자기혐오가 아닙니다.”결코 일본/일본인들에 대한 무조건적 찬사도 아닙니다. 우리의 새것 밝힘증, 한국적 얼리 어답터의 본질, 소위 한국이 세계 신제품의 시험 무대라는 (전혀 공인받지 못한 제 논에 물대기식) 자화자찬 따위는 껍데기만 요란할 뿐 그다지 알맹이나 실속이 별로 없는 허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비유를 할 수 있겠습니다. 어느 나라 어느 회사가 세계 최고 성능, 최고 디자인을 지닌 환상적인 디카를 시장에 내놓았다고 합시다. 그러면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나 그것에 탐욕을 부리고 결국에는 입수하게 됩니다. 세계 최고로 빠르게 입수하는 속도전에서는 뭐 오십보 백보라고 칩시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한국(인)은 세계 최고의 고급 제품이 자신의 감각이나 품위를 높인다고 뿌듯해 하죠. 흡족한 마음으로 애지중지하고 그 흐믓함과 뿌듯함, 남들과 다른 자신의 고급스런 취향에 만족해 합니다. 자랑이죠. 그러나 그것뿐입니다. 한국인의 새것 밝힘증, 한국적 얼리 어답터의 본질은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합니다. 일본/일본인들도 여기까지 와서 만족해 하는 것은 우리와 거의 같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가 만족해 하는 지점에서 머물지 않고 더 나아갑니다. 즉, 그 최고 제품을 우리처럼 애지중지 모셔 놓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낱낱이 뜯어버립니다. 즉 제품을 분해하고 분석하는 것이죠. 참을 수 없는 “호기심”과 “탐구 본능”과 “진짜 자기것으로 만들려는 악착같은 본능” 때문에 단순한 소유욕에 머물지 않고, 분해하고 분석하고 실험하고 본뜨고 덧붙이고 보완하고 해서, 자신들만의 새로운 창조력과 상상력을 펼치는 단계로 치고 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한국인과 일본인의 결정적 차이인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우리 한국은 일본의 뒷북만 쳐왔던 것을 목도했습니다. 그 뒷북치기의 기원은 바로 이런 데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딸기 2008-03-10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리있는 지적이신 것 같습니다.
 

안그래도 이사다 뭐다 해서 바빴는데... 요샌 정말 정신이 없네요.
책 한줄 읽을 시간도 없어요, 실은.
제 영어학원도 중단하고 요가를 시도하려 했던 것도 미루고
지난달엔 본의아니게 알바도 줄었는데, 그런데도 너무 바쁘군요.

그 중에서도 일대 사건,

우리집 어린아이가 초등학생이 됐답니다. ^^
애기 때는 얘가 언제 자라나 했는데, 지금은 벌써 아이가 커지는게 아까워요.

우리 아이가 다니는 곳은 서울 복판의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학교...
그런데 미리 설명드려야 하는 것은 이 학교가 '소인수 학교'라는 겁니다.
이곳의 모든 특징은 '작다'는 걸로 설명이 될 것 같아요.

그냥 지방 분교 수준이라고 생각하심 되구요. 요새 서울시내 초등학교도 통폐합되니깐
울아이 학교 통폐합되는 거 아닌가 첨엔 걱정했을 정도....

이제부터, 오랜만에 공개하는 우리 딸 모습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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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08-03-07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학교 정말 좋네요.

딸기 2008-03-07 14:38   좋아요 0 | URL
그런데 첨엔 좀 허걱;;; 하기도 했었어요.
어떤 학년은 전체 여학생 8명.... 놀랍죠? 서울시내에....

hnine 2008-03-07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격스러우시죠? ^^
학부형 대열에 오르신걸 환영합니다!
(아하...딸기님 모습을 딸의 얼굴에서 찾으면 되겠군요 ^^)

딸기 2008-03-07 14:39   좋아요 0 | URL
네, 저 애의 얼굴에서 눈 크기를 좀 눌러서 줄이신 다음에
저 애가 큰 모습, 아니 늙은 모습 -_- 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라주미힌 2008-03-07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코디 잘하셨네요.. :-)
똘똘하게 생겼다.

딸기 2008-03-07 14:40   좋아요 0 | URL
모자부터 옷까지 몽땅 물려입은 것인데
쫌 사는 언니(친한 언니)를 둔 덕분에, 아주 잘 입히고 있어요. ^^

무스탕 2008-03-07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7명.. 다른학교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인원이 입학생이군요 ^^
선생님 손길 골고루 미치며 오붓하게 공부할수 있겠어요.
학부형 되신것 축하합니다 ^^*

딸기 2008-03-07 14:40   좋아요 0 | URL
축하를 받고는 있는데... 어떻게 적응해나가야할지 걱정이예요.
아이가 아니고 제가... ㅠ.ㅠ

마노아 2008-03-07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 언니 많이 닮았어요. 야무지고 예뻐보여요^^ 작지만 알차보이는 학교군요. 꼼꼼이가 막 부러워졌어요6^^

딸기 2008-03-07 14:40   좋아요 0 | URL
너도 초등 교사로 옮겨. ^^

파란여우 2008-03-07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꼼꼼이를 '알라딘의 딸들'이라는 몇 년 전 페이퍼에 올린 때가 엊그제 같은데
확~ 컸어. 검고 큰 눈동자는 여전하고.
학부형 적응기는 차차 구경할 수 있겠고^^

딸기 2008-03-07 17:50   좋아요 0 | URL
많이 컸죠? 애들은 참 빨리 크더라구요. ^^

로쟈 2008-03-07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얼굴이 들어 있군요.^^

딸기 2008-03-07 17:5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랑 정말 많이 닮았어요. ^^

순오기 2008-03-09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똘망똘망한 모습인데요~ ^^ 좋은 학교에 입학한 따님과 엄마에게도 축하를...
학교장초빙, 나름대로 장점이 많지요. 교장샘 말씀만 짧게 하신다면 최고일 듯!^^

딸기 2008-03-09 12:22   좋아요 0 | URL
축하 고맙습니다. ^^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 남미 산유국들의 심상찮은 동향으로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동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시장의 바람을 저버리고 ‘생산량(쿼터) 동결’을 결정했다. 미국 경제 침체로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의 위기를 맞고 있는 마당에 OPEC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자 미국이 거세게 비난하고 나서는 등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OPEC ‘위기 책임 공방’

OPEC은 5일 오스트리아 빈의 본부에서 정례 회의를 열고 하루 총 3250만 배럴 수준인 현재의 산유량 수준이 적절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차키브 켈릴 OPEC 의장은 “석유 공급량은 충분하다고 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CNN방송 등이 전했다.
경제 문제로 궁지에 몰려 있던 미 백악관은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갈 것”이라며 “고유가의 고삐를 죄지 않겠다는 OPEC의 결정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부시 대통령은 “최대 고객인 나라의 경제가 침체에 들어가게 만드는 것은 OPEC에도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증산을 요청했었다. 이에 대해 켈릴 의장은 “경제 위기는 미국의 실책 때문이지 석유 탓이 아니다”고 맞받았다. 그는 “시장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는 있겠지만 오는 11월 정례 회의 이전에 긴급 회의를 열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덧붙였다.



OPEC의 ‘반미국가들’

미국을 비롯한 석유수입국들은 세계 산유량의 40%를 차지하는 OPEC이 기름값을 잡아주는 완충역을 해주길 바라지만, OPEC은 고유가를 ‘방치’하고 있다. 이는 기름값이 더 올라가기를 원하는 목소리 큰 회원국들 탓이라는 분석이 많다.

OPEC 창립멤버 5개국 중 이라크는 현재 ‘특수한 상황’에 따라 쿼터 제한을 받지 않고 있는 대신 기구 내에서 발언권도 없다. 이라크는 막대한 에너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1991년 걸프전 이래로 OPEC에서 사실상 배제돼 왔다. 반면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기름값을 더 올려 ‘서방의 부(富)를 빈국들로 이전시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의장국이던 리비아, 올해 의장국인 알제리, 최근 재가입한 에콰도르, 신흥 산유국으로 부상한 나이지리아와 앙골라 등은 모두 고유가를 선호한다. 현재 옵저버로 참가 중인 아프리카의 반미국가 수단까지 회원국이 되면 감산 주장은 더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무기력한 사우디

과거 산유량 조절로 유가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해줬던 사우디아라비아는 근래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 11월 리야드에서 OPEC 정상회담을 개최, 영향력을 과시하려 애썼지만 증산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내부 문제로 흔들리는 사우디 왕정이 기름값을 잡기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란 시각도 있고, 올해 세계경제 침체로 석유수요가 줄까 우려해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AP통신은 석유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지금처럼 지정학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선 어느 나라도 미국의 증산 요구에 응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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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8-03-06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작에 좀 잘하지.. 이래저래 아무것도 없는 나라들의 등이 터지네요.

딸기 2008-03-06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