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패권 이전 - 13세기 세계체제
재닛 아부 지음, 박흥식.이은정 옮김 / 까치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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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읽어야겠다고 생각한지는 오래 됐다. 알라딘 보관함에 넣었다 뺐다 하면서 망설였던 것은, 아주 흥미를 끄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내겐 너무 학술적이고 전문적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그렇게 마음의 짐으로 간직(?)하고 있다가 석 달 전 이 책을 주웠다. 거짓말이 아니라, 말 그대로 ‘주웠다.’ 사무실에 누군가가 버려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냉큼 챙겨놓았지만 역시 책을 펴들기까지는 두 달이 더 걸렸다.

정말 좋아하는 포맷에 정말 흥미진진한 내용. 사실 올 해 나의 ‘독서성적’은 형편없다. 이런저런 일들과 신변의 변화로 바빠 하반기 내내 마음 편히 책 한 줄 읽지 못했다. 먹다 얹힌 떡 조각처럼 목구멍에 걸려있던 일을 끝내자마자 이 책을 잡았다. 예상했던 대로 나 같은 직장인이 읽기엔 좀 학술적이었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책의 체계와 논지가 워낙 분명했던 이유도 있다. 도대체가 내 마음에 들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 거짓말 조금 보태어 내가 죽고 못 사는 책인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 책 첫머리에 인용돼 있다.

저자는 흥미가 끌리는 대로 여러 학문분과들을 두루 섭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여러 학문 분과들의 범주를 넘어서는, 경제학·정치학·사회학·역사학을 결합시키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세계체제론에다가 제3세계 즉 ‘서발턴’의 관점을 결합해서 ‘지식의 변화를 재촉하는 제3의 길’을 찾고 싶었단다. 속 좁고 시야 좁은 역사학자들 틈바구니에서 세상을 넓게 보고, 유럽중심주의를 벗어나 세계를 보려 했다는 얘기다. 성찰적인 서구 학자라고 해야 하려나.

“지식의 변화를 재촉하는 제3의 길은 아마도 ‘사실들’이 관찰되는 거리에 변하를 주고, 그것에 의해 시야에 들어오는 대상의 규모를 변화시키는 데에 있을 것이다. 역사가들은 좀처럼 전지구적으로 조망하려는 모험을 감행하지 않는다. 아놀드 토인비와 윌리엄 맥닐은 시간과 공간의 협소한 한계 내에 특화돼 있는 학자들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아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극소수에 속한다.” (9쪽)

제목에서 충분히 예상되듯이, 저자는 세계체제론을 바탕으로 아날 학파의 분석기법을 이용해 논지를 설파한다. 이 책과(혹은 이 책의 저자와) 관련 있는 학자들은 이매뉴얼 월러스틴, 페르낭 브로델, 페리 앤더슨, 에릭 홉스봄 같은 이들이다. 여기에 윌리엄 맥닐(맥닐의 <전염병의 세계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명저다!)과 안드레 군더 프랑크의 이름도 빼놓을 수 없다.

책의 주제는 제목 그대로다. 소제목들을 훑어봐도 그렇지만, 저술 스타일이 참으로 정직하다! 책은 13세기에도 ‘세계체제’라고 부를 만한 것이 있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16세기를 대략 유럽 패권에서 출발한 오늘날 세계 체제의 시발점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13세기에도 분명 이전과 확연히 구분되는 세계체제가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13세기 후반은 구세계의 많은 부분이 (비록 모든 부분은 아니었을지라도) 하나의 교환체제 속으로 통합되기 시작한 시기다. 특히 당시의 두 세계, 즉 유럽과 중국이라는 유라시아의 두 부분 사이에 직접적인 접촉이 정착한 시기다. 13세기에는 이전보다 확연히 생산·교역 규모가 커졌다. 그러므로 13세기(정확히 말하면 1250~1350년)는 분명 세계사에서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문화적으로도 동시다발로 세계에서 원숙한 문화·예술이 꽃을 피웠다. 경제적 통합과 문화적 결실은 서로 연관돼 있는 13세기의 특성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를 가능하게 한 ‘13세기의 세계경제’를 탐구하고 그 동력을 살핀 뒤 “왜 14세기부터는 그 체계가 비틀거리게 됐는지”를 살핀다.

여기서 하나의 포인트는, ‘유럽 패권 이전’의 이 체제에는 단일 패권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근대 세계체제’와의 중요한 차이다(저자는 13세기 체제가 ‘근대 자본주의’의 시초였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며 학계의 말싸움과는 선을 그었다). 그리고 13세기 체제에는 이후의 세계체제를 ‘유럽 패권’으로 가게 만든 역사적 필연성 따위도 없었다. 당시만 해도 미래는 열려 있었다. 중국이 패권을 잡았을 수도 있었다.
“그 체제가 동양보다 서양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야만 할, 동양의 문화가 근대 세계체제의 원조가 되는 것을 가로막았던 그 어떤 고유한 역사적 필연성도 없었다.” (32쪽)

그런데 결과는 ‘유럽 패권’이었다. (유럽) 사람들은 대개 유럽이 잘나서 그랬다고들 말하는데, 오늘날 세계체제의 이전단계인 13세기 세계체제를 들여다보면 유럽이 잘 났다는 증거는 없었다, 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말하자면 ‘서양 잘난척’에 쐐기를 박기 위한 연구인 셈이다.

저자가 설명하는 책의 출발점은 재미있다. 앞서 언급한 저런 자세 위에, 저자의 마음에 들어선(저자의 눈에 포착된) 어떤 지점들이 이 책의 출발점이 됐다. 저자 나름의 ‘지리상의 발견’이라 할 세 지점은 카이로(유럽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게 해준 도시), 항저우(13세기 세계에서 가장 크고 발전했던 도시), 브뤼주와 트루아(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게 복원된 중세 도시들)이었다. “이렇게 발전했다가 훗날 몰락하고 만 세 지점은 유럽 패권 이전의 세계체제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가 저자의 문제의식의 출발점이다.


책은 지도를 바탕으로 13세기 세계체제를 조망한다. 저자는 당시의 세계를 교역로에 따라 크게 3덩어리, 작게 8덩어리로 나눈다. 큰 세 덩어리는 서유럽, 중동, 극동이다(여기서 극동은 한국만 쏙 빠진 동양, 간단히 말해 중국과 동남아를 지칭한다. 우리가 아무리 변명을 해봤자 세계 교역체제에 당시의 한국은 그리 많이 통합돼 있지 않았으니까). 세 덩어리가 교차하는 지점들이 교역의 중심지들, 세계체제의 중요한 마디들이다.

저자는 유럽의 하위체제(제1부), 중동의 심장부(제2부), 아시아(제3부)의 세 덩어리를 나눠 각각의 내부 동력을 살펴본다. 유럽에서는 상파뉴 정기시의 도시들과 플랑드르의 상공업 도시들, 제노바와 베네치아의 해양상인들을 중심으로 13세기의 교역 확대를 점검한다. 정치적인 이유, 교역상대의 변화, 입지조건 등 이런저런 이유에서(지점마다 각기 사정은 달랐다) 13세기의 교역중심지들은 14세기 들어 쇠퇴하기 시작한다.

중동에서는 몽골의 영향력이 결정적이었다. 중동을 제패한 몽골은 산업이 발달한 지역들을 계속 정복해감으로써 잉여를 늘렸으나 이는 ‘붉은 여왕의 한계’에 부딪쳤다. 결국 잉여를 더 이상 빼앗아 올 수 없는 지점이 되자 몽골은 몰락했다. 세계를 한데 엮은 몽골의 성공은 전염병의 대유행이라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았고, 이는 ‘실크로드’로 대표되는 유라시아 육로의 쇠퇴를 가져왔다. 동시에 한때 세계의 중심이던 바그다드와 페르시아만 교역도 힘이 빠졌다. 맘루크(노예 술탄국) 치하의 카이로가 제네바와 결탁해 지중해-홍해-인도양으로 이어지는 교역로를 독점하다시피 하며 한때 잘 나가기도 했지만 유럽이 대서양 노선을 개척하면서 이 독점적인 교역로도 효력을 다했다. 이는 결국 인도양 노선의 쇠퇴, 더 나아가 ‘동양의 쇠퇴’로까지 이어졌다.

세 번째 덩어리 ‘인도양 체제’는 아라비아 순회로(아프리카 동부~인도 서부), 벵골만 순회로(인도와 동남아), 남중국해 순회로(인도양 동부~중국)의 세 바닷길로 구성돼 있었다. 인도 아대륙은 한때 지중해(유럽)와 남중국해 사이 ‘모든 곳으로 통하는 길’이었지만 서인도양에서 아랍-인도 패권이 종말을 고하면서 몰락한다.

가장 재미난 것은 세 번째 덩어리 중에서도 중국에 대한 것으로, 이 책의 핵심에 해당된다. 중국은 14~15세기 갑자기 대양에서 철수해버렸다. 그래서 말라카/동남아 해상은 무주공산, 아니 무주공해가 됐다. 이 공백을 인도나 중동이 메웠다면 역사가 바뀌었겠지만, 공백을 메우고 나선 것은 유럽(포르투갈과 네덜란드)이었다.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

“적어도 지난 100년 동안 학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질문은, 그 당시 중국이 지고의 지위에 있었는데도 왜 세계체제에서 진정한 패자가 되는 최종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가라는 것이다. 14세기 말과 15세기 초에 중국은 자국의 해안으로부터 페르시아만에 이르는 인도양 일대에 대한 지배를 확립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왜 중국은 물러섰고 함대를 후퇴시켰으며, 그로 인해서 거대한 권력의 공백을 남겨 두었을까? 국가의 해군력에 의한 지원을 받고 있지 않던 이슬람 상인들은 그 공백을 메울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지만, 유럽은 약 70년의 휴지기 후에 좀더 의욕과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351쪽)

한때 서구 학자들 사이에서는 ‘명나라가 바다(교역)를 포기한 이유’를 놓고 창의성이 적었다거나(그래서 과학기술 발달이 유럽보다 뒤졌다) 제도가 나빴다는(개인의 창의성과 모험심을 부추기는 문화가 아닌 전제군주 문화였다) 식의 해석을 많이 내놓곤 했다(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와 맥닐의 <전염병의 세계사>는 이런 해석에다가 아부-루고드 식의 유물론적 해석을 적당히 걸치고 있는 듯하다).

2차 사료들을 검토한 저자의 해석은, “당시 중국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은 왜 철수했나”가 아니라 “중국은 그 때 왜 경제적으로 붕괴했나”가 문제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

저자는 송-원-명 교체기 중국이 내부적인 문제들로 인해 15세기에 어쩔 수 없이 해군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경제적 붕괴를 겪었다고 말한다. 송대 이래 중국 경제의 중심은 남부였는데 (몽골식 세계화의 여파로 인해) 남부가 전염병에 황폐화됐다. 게다가 명나라의 정치적 중심은 북부였다. 남쪽의 해상노선이 조금은 기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화의 원정대’를 중심으로 해상노선을 살리려는 마지막 노력을 기울였으나 실패했다. 그래서 중국은 바다에서 철수했다. 이와 함께 세계의 패권을 장악할 기회도 사라졌다.

이렇게 13세기 세계체제는 종말을 고했고, ‘다른 체제’가 이후의 세계를 지배했다. 체제의 변화를 살펴볼 때 유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 제 각각의 변수들이 아무리 확고하다 할지라도 체제들의 형성/이전/재구성을 하나의 변수로만 설명해서는 안 된다. 둘째, 연이은 체제들은 누적적인 방식으로 재편된다. 셋째, 어떤 체제도 완전히 통합돼 있지는 않고 가장 강력한 참가자에 의해 완벽히 통제되지도 않는다. 넷째 변화의 원인은 맥락 속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같은 행동이 다른 시기, 다른 체제에서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체제변화 이론은 체제의 성장 뿐 아니라 체제의 쇠퇴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402쪽)

그리하여 결론은? 결론은 ‘미래의 세계체제들’이다. 13세기 체제를 뒤로한 채 출범한 ‘근대 세계체제’는 얼마나 존속할 것인가. 근대 세계체제의 두드러진 특징은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 패권’이다. 이 시기 패권은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했다. 중국의 성장(그리고 거기 연결된 아시아 용들의 발전)은 새로운 세계체제를 열 것인가.

그 대답을 누가 알리오. 중요한 것은 근대 체제와 다른 13세기 체제가 주는 시사점이다. 13세기 체제는 ‘다핵적’이었다. 지금의 체제는 단핵적이다. 20세기 후반 이후 서구는 탈식민지화로 잃어버린 특권을 경제적 수단을 이용해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그런 시도는 점점 더 성공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영국, 지금은 미국에 ‘체제 재구성’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세계체제가 진정으로 전지구화 될 21세기에는 민족/국가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게 한결 더 중요해질 것이다. 13세기에는 ‘핵’과 무관했던 수많은 생활권들이 있었고, 세계체제로부터 철수를 할 수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러기가 힘들다. 아마도 우리들은 현재의 체제와는 달랐던 13세기 체제를 연구함으로써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405쪽)

다극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자는 법, 신자유주의가 한계에 부딪쳤다는 지금 이 시기에 새롭게 와닿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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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8-11-30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읽어도 책의 좋은 내용들이 확 들어옵니다. 흥미로운 주제로 보입니다.
중국의 몰락 관련해서 내연기관을 만드는데 실패함으로 평하는 작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몽골의 세계제국이 전염병의 세계화를 통한 내부 몰락을 겪었다는 분석은 재미있습니다.
신자유주의 또한 내부에 탐욕이라는 전염병을 세계화시키는 유사한 결과를 가져온 것 같군요. ^^

딸기 2008-12-01 10:17   좋아요 0 | URL
네, 책 재미있었어요. 전염병의 세계화에 대해서라면, 너무너무 탁월한 저작인 맥닐의 책을 꼭! 읽어보세요.
신자유주의에 대한 말씀, 동감합니다. 그 탐욕이라는 전염병에서 나온 지금의 위기가 '재채기' 수준으로 끝날지, 흑사병 수준으로 세계를 초토화시킬수는 알 수 없지만요...

로쟈 2008-12-01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군요. 근데 13세기까지 또 거슬러올라가야 한다니까 다리에 힘이 좀 빠지네요.^^;

딸기 2008-12-01 10:16   좋아요 0 | URL
실은 저도 그것 때문에 미적미적 거리고 있었어요. contemporary 한 것이라면 또 몰라도, 역사 공부를 할 생각을 하니 아무래도 선뜻 내키지가 않았던지라. 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금방금방 읽을 수 있었어요.
 



다이어트에 그다지 관심 갖지 않고 살아왔는데, 3년 전부터 부쩍 몸무게가 늘었어요.
저는 원체 보기보다 무게가 좀 나가는 스타일이기는 했지만,
키 163cm에 60kg에 육박하는 몸무게라면 적정 수준은 아니지요.
그래도 '뚱뚱하다' 소리를 들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제 스스로 느끼기에 불편하고 몸이 무거웠어요.
늘 속이 더부룩하고...

58kg까지 올라간 뒤로 살 빼자는 생각만 하다가
아는 언니에게서 '마음껏 먹는 다이어트'법을 배웠어요.

저처럼 채소 과일 잘 안 먹고 줄창 고기&기름기만 먹어대는 사람들에게 초강추...
제 식성이 원래 농경인이 아닌 수렵채집인 타입이거든요.

탄수화물을 줄이되, 나머지는 정말 마음껏,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많이 먹는 겁니다.
집에서 식사할 때에는 밥 빼고 나머지, 그러니까 국과 반찬 고기 등등 양껏 먹고요
점심은 주로 회사 사람들과 회식하니까 탄수화물을 피하긴 힘들지요
그래도 탄수화물 양을 되도록 줄이면서, 국과 반찬 위주로 먹기.

제가 워낙 식탐이 있는(많은 -_-) 체질이예요. 식도락도 미식가도 아닌데, 먹을 것 욕심이 좀 있지요.
평소 아침 굶다가 몇달 째 생식 병행하면서 아침에 되도록 생식이나 두유로 속 채우고요
점심은 평소대로 양껏 먹고, 저녁은 탄수화물 줄이되 배부르게 먹고...
밥 안 먹으면서 배부르려면, 자연스럽게 채소 과일을 많이 먹게 되더군요.

디지털 체중계 사다놓고 하루에도 몇번씩 체중 재보고 있어요.
체중에 신경 쓴지 두달 정도 됐는데 57kg대에서 54kg대로 3kg이나 줄었네요.
제가 52kg일 때 "날씬하다" 소리 들었으니까, 딱 그 정도까지만 빼려고요.
3년 동안 계속 몸이 불어서 옷도 마음대로 못 입었는데...
(예전에 날씬한 편이었기 때문에 펑퍼짐한 옷들이 없었거든요)

어제 제가 스키니 고무줄바지 입는 거 보더니 딸네미가 "엄마, 다이어트 많이 했네~" 하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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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8-11-30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전 아무리 운동을 해도 일년이 되어서야 3kg이 줄었는데 어떻게 두달에 저렇게 부러워요,

딸기 2008-12-01 10:18   좋아요 0 | URL
ㅋㅋ 저도 놀라고 있어요. 제 평생 처음의 다이어트, 이렇게 잼날 줄이야!

서연사랑 2008-11-30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분야나 일하시는 분야나 제게는 너무 먼 딸기님이신데

이렇게 저랑 똑같은 걸로 고민하시는 줄은 정말 몰랐어요.

갑자기 너무 친근해보여요~ㅋㅋㅋ

딸기 2008-12-01 10:18   좋아요 0 | URL
흥! 서연사랑은 이쁘고 날씬하자나! 뭐가 똑같은 고민이야!

마노아 2008-12-01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핵심은 탄수화물이었군요! 아, 근데 탄수화물에 밀가루가 들어가죠? 흑...ㅜ.ㅜ

딸기 2008-12-01 10:19   좋아요 0 | URL
나도 그게 쪼~끔 문제이기는 했는데...
그러니까 점심 때는 그냥 막 먹어. 라면 먹는 횟수는 좀 줄었지만,
떡볶이 스파게티 우동을 모두 피해가긴 힘들거든. ㅋㅋ
 

안 읽고 쌓아둔 책이 좀 보태어 말하면 리어카로 하나 분량은 될텐데
며칠전 교보에 갔다가 또 책구경을... ;;

  저자는 마이크 데이비스, 번역자는 신뢰하는 유나영.

 한국어판 제목 끝장 유치뽕으로 붙였네.

 결국은 이삼일내로 주문하지 않을까 싶은 책

 역시나 업무상;; 이라는 핑계로 주문할 가능성이 높음.

 저자가 꽤 유명한 사람이고... 자료삼아 읽어두면 좋은데, 원서라는 압박감...

 번역본이 나와있구만, 다행히.

폴 로버츠, THE END OF FOOD- 알라딘에선 아직 주문 불가능

 

 

 

 

 

 

 케이건은 한번도 못 읽어봐서...

 우와... 하드커버 영어판 64,710원.... 페이퍼백 나올 때까지 보류.

 나오미 클라인 <노 로고>는 결국 책을 못 구해 못 읽었고... 이거나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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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향군인의 날’이었던 지난 11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존 F 케네디 전쟁기념공원을 찾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재향군인 위령탑 앞에 헌화한 뒤 한 전역병을 포옹하며 위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외신사진으로 타전된 이날 포옹의 주인공은 아시아계 혼혈 여성으로서 이라크전에 참전했다 두 다리를 잃은 라다 태미 덕워스(40)였습니다. 이라크 참전군인들을 대표해 조지 W 행정부의 무리한 전쟁을 비판하며 전역병 처우개선 운동을 벌여온 덕워스는 곧 백악관으로 갈 오바마의 상원의원 자리를 물려받을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AP통신, abc방송 등은 13일 덕워스가 오바마의 후임으로 일리노이주 연방상원의원이 되거나 차관급 이상의 관리로 전격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오바마는 오는 16일 상원의원직에서 공식 사퇴할 것이라고 발표했었지요. 

오바마는 2006년 당선됐기 때문에 아직 임기 6년 중 4년이 남아있습니다. 연방상원의원이 공석이 되면 해당 주의 주지사가 후임자를 결정하는데, 민주당 흑인정치가 제시 잭슨 목사의 아들과 덕워스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덕워스가 그 자리를 물려받게 되면 ‘오바마의 후임’이라는 의미와 함께, 첫 ‘이라크전 참전 의원’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됩니다. 덕워스는 지난 8월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오바마 지지 연설에 나서 눈길을 모았었지요. 미국 언론들은 ‘두 다리 없는 상원의원’이 탄생할지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오바마와 덕워스의 인연을 소개했습니다.

덕워스는 태국 방콕에서 미국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유엔과 다국적기업에서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동남아시아 곳곳을 옮겨다니며 자랐고, 16세 때이던 1985년 하와이로 이주했다고 합니다. 오바마가 졸업한 푸나호우 사립학교에도 잠시 다녔다네요. 
하와이대를 거쳐 워싱턴의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석사를 받았고 노던일리노이대학에서 정치학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대학 시절 학군사관후보생(ROTC)이 된 덕워스는 ‘직접 전투에 참여하고 싶어서’ 여군으로서는 드문 전투용 헬기 조종사 훈련을 받고 96년 일리노이주 주방위군에 입대했습니다.

그의 인생을 뒤바꾼 것은 이라크전이었습니다. 
덕워스는 2004년11월 이라크에서 UH60 블랙호크 헬기를 조종하다가 저항세력의 로켓추진수류탄(RPG)을 맞고 추락했습니다. 전형적인 '블랙호크다운'이었지요.
귀국해 대통령 훈장을 받았지만, 당시의 피격으로 덕워스는 두 다리를 모두 잃었고 오른 팔도 못 쓰게 됐습니다. 한동안 휠체어로 움직이다가 지금은 의족을 이용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직 전역을 하지 않고 주방위군 소령으로 근무하면서 일리노이주 재향군인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덕워스는 이라크전 비판에 앞장서왔습니다. 

“군인이기에 참전했지만 이라크 공격은 명백히 잘못된 작전이었다.”
“오사마 빈라덴을 잡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나 이라크가 주전선이 돼서는 안됐다.” 
2006년 부시 대통령이 주례연설에서 이라크전을 재차 옹호하자, 민주당은 덕워스를 내세워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덕워스는 또 부시행정부의 빈약한 전역병 지원정책을 비판하면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단체를 만들어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테러전 예산이 군수회사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걸 지적하면서 초당적 회계감사를 요구하는 운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밥 돌 전 공화당대선후보는 2년전 발표한 회고록에서 ‘한 여성 병사의 이야기’라는 소제목으로 덕워스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덕워스는 2006년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했다가 1% 득표율 차이로 낙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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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1-19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히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군요. 인생여정은 더 인상적이구요.
 
비밀의 정원 계림세계명작 3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한상남 옮김 / 계림닷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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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그림책을 약간 벗어난 아동소설을 사주고 싶어서 교보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다가
이 시리즈로 '아라비안 나이트'를 사서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어, 이걸로 골랐습니다.

제게 '비밀의 정원'은 잊지 못할 책입니다.
국민학교 3학년 때 우리 집에는 계몽사 50권짜리 동화집이 있었고
친구네 집에도 역시 계몽사 50권짜리 동화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전집의 버전이 달랐어요. 친구 것이 더 새거였지요.

친구 집 책에는 '비밀의 화원'이 들어있었습니다. 정말 어찌나 재밌었는지,
친구가 귀찮다고 놀러오지 말라는데 일요일까지 찾아가서 조금씩 조금씩 읽어서 결국 다 읽었어요.
도둑질하듯 읽었던 재미난 동화책.
소공녀도 재미있었지만(저는 소공자는 그저 그랬고요)
그 무렵엔 비밀의 화원만큼 재미난 책이 없었던 것 같아요.

교보에서 책 구경하다가 이 책 잡고 3분의1쯤 읽었는데 어른이 되어 읽어도 또 재미있는 거예요!
사투리까지 구수하게 잘 옮겨놔서 키득거리며 읽었지요.

늦도록 일하고 자정 넘어 집에 들어갔는데, 모두 잠든 집에서 아이 방에 혼자 불 켜고 앉아
책장을 넘겼습니다. 냠냠 아우재밌어...

전형적인 '빅토리아 시대 영국식 동화'이지요. 식민취향이 폴폴 풍기는.
소공녀하고 비슷한...
근데 넘 재밌어서 20년 쯤 지나서 또 읽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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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8-11-11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막 얼마전에 도서관에서 네버랜드 클래식으로 빌려 다시 읽었답니다. 저도 왜 그리 재밌는지, 제목만으로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책 중에 한권이에요^^ 이번엔 작은 아씨들 읽으려고 도서관에서 대기하고 있어요^^

딸기 2008-11-11 11:03   좋아요 0 | URL
우리 딸도 작은아씨들 보고 나서 그거 영화로도 있다며(애가 읽은 그림 책이 위노나 라이더 나온 영화를 바탕으로 한 거였어요) 영화 보여달라고 하더군요. 아이랑 같이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단계가 되니 너무 좋은거 있죠. ^^

순오기 2008-11-1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명작시리즈중에 비밀의 화원은 누가 빌려가서 잃어버린 책입니다. 다행히 문고판으로 하난 남았지요.
아이들이랑 겨울방학이면 날마다 한편씩 가족영화를 보던 때 질리도록 봐도 아름다운 영화였어요.^^
애들은 줄줄 꿰고 있어서 설레설레 흔들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