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하나가 세계에서 이만큼 화제가 되고 이만큼 많은 논란과 관심을 불러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바로 세계최대 제약회사 화이자가 만든 남성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다.

1998년 3월 27일 비아그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비아그라는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낸 밥 돌 전 상원의원과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를 등장시킨 광고를 통해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1980년대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린 미국과 유럽의 거대 제약회사들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며 의약품 시장에서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비아그라는 이 시장의 판도를 뒤바꾼 ‘초대박’ 상품이었다.

원래 이 약이 시장에 나올 계획이 아니었다는 것은 지금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화이자는 뉴욕에 본사를 둔 미국 회사이지만, 비아그라의 고향은 영국이다.
영국 남부 켄트주 샌드위치의 화이자 연구실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은 1996년부터 실데나필이라는 성분을 이용해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를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개발 과정에서 이 성분이 뜻밖의 효과를 일으킨다는 보고가 나왔다. 회사 측은 이 약의 잠재력을 깨닫고 즉시 계획을 수정했다.

혈압상승에 따른 실명과 사망 등의 치명적인 부작용 사례에도 불구하고 비아그라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 짝퉁 비아그라가 판치고 밀매까지 등장했다. 레비트라, 시알리스 등의 유사상품이 줄을 잇기도 했다. 비아그라는 지금까지 3500만건 이상이 처방됐으나, 처방 없이 유통되는 것까지 합치면 판매량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서는 젊은이들 사이에 비아그라와 마약을 섞어 만든 ‘트레일 믹스’가 퍼져 문제가 됐다. 비아그라를 탄 물을 주면 시들어가는 식물이 되살아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스꽝스러운 발명품에 수여되는 미국 ‘이그노벨상 위원회’는 지난 2007년 햄스터에게 비아그라를 먹여 제트래그(시차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지는 것)를 줄이는 연구를 한 과학자들에게 상을 주기도 했다.

비아그라는 또한 “인류에게 필요한 약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문제제기를 던졌다. 여전히 지구상에서는 수많은 이들이 3대 전염병인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으로 죽어간다. 제약회사들은 이런 ‘빈국형 질병치료제’보다 선진국 부자 소비자들을 겨냥한 다이어트약이나 호르몬제재 개발에 막대한 연구비를 투입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비아그라같은 약을 ‘인류의 행복을 위한 약(happy drug)’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의 생산라인 감축 때문에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 공급난이 빚어진 데에서 보이듯, 세계의 가난한 다수는 생존을 위해 저렴한 약을 필요로 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어린이들을 상대로 신약 임상실험을 했던 화이자는 10여년에 걸친 소송 끝에 얼마전 부작용 책임을 지고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의약업계 블록버스터의 이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제 남아공이 달라이라마에 등 돌렸다고 욕하는 글을 썼었습니다.

문제는... 결국 '한국'인 거지요.
어제 쓴 제 글 보고, 우리 국장님이 부장에게 묻더랍니다.
"한국에는 달라이 라마가 온 일 있었느냐"고요.
없습니다. 물론 알고 물으신 거지요. 한국이 과연 남아공을 탓할 자격이 있냐고.
한국 언론이 남아공을 욕할 자격이 있냐고.
없습니다. 저도 압니다. 그래서 씁쓸합니다.

"한국은 자격이 있느냐"고 말하면, 사실 국제부 기자들은 쓸 게 없습니다.

이스라엘도 욕 못해요. 한국은 이스라엘의 비인도적 행위를 비판하는 유엔 결의안들에,
미국과 함께 반대하는 '세계에서 사실상 유일한' 국가니까요.

티벳...달라이 라마... 이런 문제를 논의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지요.

"북한은 미국 기자를 체포했는데, 한국은 한국 기자들을 체포한다"
YTN 노조위원장이 구속된 걸 보면서 한 선배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오늘은 아침 회의 때 중국이 유튜브를 차단한 사건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차단당하는 유튜브 얘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이 문제를 발제했더니 부장이 농담 삼아 (어제의 일에 빗대어)
"한국이 중국을 욕할 자격이 있을까" 하네요.

없습니다. 우리 다 알고 있지요.
지금 쥐박이 정권 하는 짓은, 한국의 80년대, 혹은 현재 파키스탄 모로코 태국 중국 등등
우리가 무시하는 '후진국'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비슷합니다.

또 얼마전에는, 서방 국가들에서 경제위기 이후에 제3세계 이주노동자들 차별이 많아졌다는 외신이 들어왔습니다.
쥐박이가 그랬다지요, 한국인 우선 고용하라고.
우리가 필요해서 이주노동자들 받아놓고, 이제 우리 형편 안 좋아지니까
일자리 줄어든 데에 대한 분노를 그들에게 돌리려는 짓... 이래선 안 되는 거지요!

지금은 가버린 미국 조지 부시 행정부가 전쟁 일으켰을 때 우리는 거기다가 군대를 보냈었죠
부시가 반환경적이었다고? 울나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강바닥 파헤친다는 쥐박이 말고, 노무현 때도 그랬습니다. 교토의정서 무시하고 부시네 반환경 그룹에 끼었더랬죠.

그러니 남의 나라에서 일어나는 반환경-반인도주의-반인권-반민주적인 작태들을 비판하려다가도
한숨 돌리고 생각하면 "우리는 그럴 자격이 없다" 몽땅 이렇게 되는 겁니다.

어쩌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비판할 것을 비판하는 (비록 그 칼날이 결국엔 우리 자신을 향하게 될지라도) 수밖에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라주미힌 2009-03-25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미국, 중국, 북한, 이스라엘의 교집합이 한국이네요 ㅡ..ㅡ;;;

딸기 2009-03-25 16:2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ㅠ.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티벳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내년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인종차별 철폐와 국제평화를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남아공을 방문하려던 달라이 라마의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인데요.
백인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에 맞서 싸우면서 국제사회의 지지에 많은 빚을 졌던 남아공 흑인정권의 이런 행태에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BBC방송 등 외신들은 24일 “남아공 정부가 달라이 라마의 입국을 불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였던 데스먼드 투투 대주교와 데 클레르크 전대통령 등이 비판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22일 인도 언론들은 뉴델리 주재 남아공 대사관이 달라이 라마에게 남아공 방문을 연기할 것을 요구하며 비자 발급을 거절했다고 보도했었지요.
달라이 라마는 오는 27일 요하네스버그에서 남아공 정부 주최로 열리는 국제평화회의에 참석차 남아공을 방문할 예정이었습니다. 이 회의는 내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국인 남아공이 월드컵 대회를 국제평화의 제전으로 만들겠다며 준비한 행사입니다. 회의의 취지는 월드컵 대회를 인종주의·제노포비아(인종혐오)와 맞서 싸우기 위한 계기로 만들자는 것이고요.
남아공 정부는 이 회의에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과 데 클레르크 전대통령, 투투 대주교,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을 초청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이 회의에 참석하면서 만델라 전대통령을 만나 인종차별 반대 친선축구대회 개최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남아공 정부는 달라이 라마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에 대해 “중국의 압력은 없었다”면서 “달라이 라마는 애초 이번 회의에 초청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남아공 주재 중국대사관은 “비자를 내주지 않도록 남아공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고 말해, 중국 정부의 압력의 남아공측 조치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남아공 주재 중국대사관은 “티벳인들은 완벽한 종교적 자유를 누리고 있다”며 홍보캠페인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투투 대주교는 남아공 정부를 향해 “치욕적인 결정”이라며 “나도 평화회의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백인정권의 수장이었다가 1990년대 아파르트헤이트 철폐라는 ‘결단’을 내리고 만델라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데 클레르크 전대통령도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노르웨이의 노벨평화상위원회도 1989년 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를 홀대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1999년과 2004년 두 차례 남아공을 방문했었기 때문에 이번 비자발급 거부는 더더욱 명분이 없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결국 남아공 정부 측은 논란으로 빛이 바래버린 평화회의 자체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중국 눈치를 보는 나라들은 여럿 있지만 특히 남아공의 처사에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남아공이 국제사회와 인권운동에 많은 빚을 지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이끄는 현 흑인정권은 잘 알려진대로 백인정권에 맞서 수십년간 지난한 싸움을 벌였습니다. 이 투쟁에 감명받은 국제인권단체들은 ANC를 지원하며 만델라 구명운동과 인종차별 철폐 투쟁에 함께 했고, 유럽과 미국 정부도 백인정권에 경제 제재를 가해 항복선언을 이끌어냈습니다.
국제사회의 지지에 힘입어 1994년 만델라의 흑인정권이 탄생해 지금껏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남아공이 티벳 인권문제를 나몰라라 하는 것은 자신들의 과거를 잊은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겁니다.

남아공 정부가 중국 편에 선 것은 물론 경제협력 때문입니다. 중국과 남아공은 1998년 수교했으며, 이후 10여년 동안 교역규모가 매년 급증했습니다. 인민일보 지난달 보도에 따르면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최대 교역파트너로, 지난해 양국간 무역규모가 178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중국은 독일에 이어 남아공의 2번째 수입상대국입니다. 중국은 남아공의 주요 원자재 수출국이면서, 주요 투자국이기도 하고요. 중국은 아프리카개발펀드(CADFund)를 통해 남아공에 4억달러를 투자해놓고 있는데, 지난 16일 20억 달러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요하네스버그에 사무소를 열었습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1월에도 남아공을 방문해 에너지 협력관계를 과시했었습니다.
<메일 앤드 가디언> 등 남아공 언론들은 “달라이 라마의 입국을 불허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얻을지는 몰라도 아프리카 중심국가로서의 국제적 위상은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1996년 케이프타운을 방문한 달라이 라마가 만델라 할아버지와 손잡고 걷고 있습니다. /AP자료사진 


저는 남아공에 이유없이 관심이 많은데(사실은 만델라 할아버지의 나라라서 ^^) ANC 정부의 결정이 참 실망스럽고 치졸하게 보이네요.
만델라 할아버지가 대통령 하실 적에, 리비아에 가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미국은 할아버지한테 눈 부라리면서 못 가게 하려고 애를 썼었지요. 그때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우리가 어려울때 도와준 것은 카다피였지 미국이 아니었다."
(곁길로 새자면, 미국은 남아공 백인정권을 앞잡이 삼아 이웃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민족주의, 좌파 성향 지도자들 몰아내는 짓을 했었습니다. 남아공은 이스라엘과 함께 용병들을 '미국의 전선'들에 용병을 수출하는 국가였고, 이스라엘의 기술을 이전받아 핵무기 개발에 나서기도 했었습니다. 미국은 이렇게 남아공 백인정권을 편들어주다가 국제사회 분위기가 반대로 돌아간 후에야 뒤늦게 제재에 나섰던 나라입니다. 그걸 만델라 할아버지가 그대로 꼬집은 것이죠. 얼마나 당당합니까.)

그랬던 남아공인데... 중국 눈치본다고, 저게 뭔짓이랍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슈퍼자본주의
로버트 라이시 지음, 형선호 옮김 / 김영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주주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를 넘어 라이시는 1970년대의 자본주의를 ‘슈퍼자본주의’라고 부른다. 이 자본주의에 ‘슈퍼’라는 형용사가 붙는 것은,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침공해 들어가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모든 국면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 우리들은 거기 공모해서 시민으로서의 존재의식을 잊고 소비자·투자자로서의 권리만 중시하게 되었다. 우리의 공모 속에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가치는 퇴색했다. 정치는 로비에 물들어 슈퍼자본주의에 결탁했다.
이 과정은 레이건 때문에, 대처 때문에, 신자유주의 때문에, 냉전 종식 때문에, 세계화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슈퍼자본주의는 이 모든 것들이 합쳐지면서 ‘우리의 공모 덕에’ 발전해왔던 것이다. 기업들은 점점 치열해져가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고, 소비자들은 이 경쟁 속에서 값싼 제품과 서비스를 찾아다녔을 뿐이고, 너나없이 펀드에 돈을 넣으며 내가 투자한 것이 조금이라도 이익을 가져다줬으면 하고 바랬을 뿐이다. 그것이 오늘날의 슈퍼자본주의로 이어졌다. 그렇다고 이 과정이 ‘옳은 것’ ‘바람직한 것’이라 말할 수는 없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지만, 불공평하고 잔인한 과정이었다.

생각 있다는 사람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얘기하며 “나쁜 기업들을 좋은 기업들로 바꾸자”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는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이다. 이 자본주의의 규칙을 바꾸어야만, 즉 법과 규제를 통해서 룰을 바꿔야만 한다는 것이다. ‘나쁜 월마트, 착한 월마트’는 없다. 월마트는 저임금 노동자들을 고용해 소비자들에게 값싼 물건을 파는 경쟁력 있는 기업일 뿐이다. 기업은 원래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있는 조직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기업의 자선행위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민적 각성을 통해 정부를 움직여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그것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함께 갈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이라고, 이제는 자본주의에 침공당한 민주주의에 다시 숨통을 틔워줄 때가 되었다고 라이시는 말한다. 요는 '민주적인 자본주의'를 만드는 방법인 것이다. 
꼭 그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우리는 ‘좋은 기업’들의 실패담을 종종 듣는다. 더바디샵이 몇 해 전 로레알에 넘어갔을 때를 생각해보라.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낸 그라민 은행도 요즘 흔들린다 하는 판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이 바로 그 책임을 다 하는 동안 ‘무슨 짓이든 하는 기업’들에 경쟁에서 밀리는 일은 허다하다. 아니, 이는 경쟁 구조의 본질에서 나온 필연적인 귀결일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참 우리의 신경을 건드리는데, 그렇다고 부인하기엔 너무 씁쓸한 진실을 담고 있다. 못된 기업이 착한 기업을 이기는 것은 우리 안의 ‘투자자’가 ‘시민’을 이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 안의 시민이 힘을 갖게 하지 않는 한 착한 기업이 나쁜 기업을 이길 도리는 없다. 착한 기업 이야기가 나오면 냉소적인 사람들은 ‘그렇게 해서 성공할 리가 없다’며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선택’을 들먹인다. 착한 소비자는 많지 않다고. 여기서도 문제는 ‘착한 소비자’가 아니다. 기업과 민주주의를 구분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책의 내용은 상식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하다.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로 가자는 얘기를 진실성 있게 전하기 때문이다. 나도 주주다. 나는 여러 언론사의 주식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적립식 펀드에도 투자를 해놓고 있다.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인 ‘캘퍼스’ 만이 제 3세계에서 악명을 떨치는 악덕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돈을 집어넣은 펀드가 지구 반대편 사람들에게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을 강요하고 있는 줄 누가 알랴. 우리는 알려 하지 않고, 알아도 모른 체 한다. 사회적 책임을 다 하지 못하는 면에서라면 이 금융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 중에 자유로울 자 누구인가.

우리가 다루는 변화는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다. 기업은 도덕성과 무관하다. 실상을 말한다면 우리 대부분은 소비자이자 투자자이며, 그런 맥락에서 슈퍼자본주의에서 엄청난 덕을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공정한 게임을 이상으로 여기는 시민들이기도 하다. 우리는 게임의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와 투자자뿐 아니라 시민으로서 우리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규칙 말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적절한 경계선을 분명히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경제의 게임과 그 룰을 만드는 방식을 구분해서 양쪽이 서로를 침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업은 시민이 아니다. 기업은 계약들의 묶음이다. 기업의 목표는 경제의 게임을 가능한 한 치열하게 수행하는 데 있다. 시민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업들이 룰을 정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22쪽)


중요한 것은 법과 제도라는 점. 라이시와는 통 인연이 없어서 <부유한 노예>도 몇 장 펼쳐보다가 말았는데 이 책은 생각보다 소박해서 순식간에 읽었다. 자유시장 만능론 같은 것과 ‘딱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자본주의의 개량을 이야기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개량은 중요하다. 아니, 어쩌면 끊임없는 개량만이 희망일지도 모른다.


▶ 대기업의 사회적 성격에 관한 문제는 자본주의가 급격하게 발전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제기되었고 산업화되어가던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결국에는 자본주의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봉사하도록 만드느냐가 관건이었다. 일부 가능해 보이는 해결책이 유럽과 러시아에서 나왔다. 하나는 독점기업과 거대기업을 국가가 소유하는 것으로서. 이른바 말하는 사회주의였다. 이보다 더 과격한 방식은 공산주의였는데, 마르크스의 표현을 빌리면 ‘생산 수단’의 공동 소유에 기반한 것이었다. 세 번째 해결책은 거대기업을 정부의 일부로 만들고 한 사람에게 정부의 권한을 집중하는 것. 그러니까 파시즘이었다. 세 가지 모두 시도되었고 세 가지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미국이 선택한 길은 일련의 실용적인 방법들을 결합한 것이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지나치게 큰 독점기업들을 더 작고 경쟁적인 단위들로 쪼개준 것이었다. 1890년의 셔먼법 Sherman Act은 미국 최초의 반反독점법이었다. 스탠더드오일과 아메리칸 담배가 대법원의 명령으로 해체되었다.  그후 수십 년의 기간에 걸쳐서 US스틸, 인터내셔널 하베스터, 제너럴 일렉트릭, 그리고 AT&T가 반독점 기소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반독점 법은 효과적인 무기가 되지 못했다. ‘독점’을 입증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37쪽)

▶ 1950~60년대에 정치학자들은 미국 민주주의의 특성을 규정하고자 애쓰면서 ‘이익집단의 다원주의’ 같은 추상적 용어들을 사용했다. 이 말은 예전의 교과서에 나오는 직접 민주주의나 대의 민주주의에 합치하지 않으면서도 대다수 시민들의 욕구와 희망에 나름대로 부웅하는 그런 시스템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들이 볼 때, 민주주의적인 정부는 서로 경쟁하지만 서로 얽힌 집단들 간의 지속적인 협상이었다. 이런 집단들은 서로 연합해야 무언가를 이룰 수가 있었기 때문에, 전반적인 시스템은 탄력성과 적응력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그 결과는 다수의 지배도 소수의 지배도 아닌 ‘소수들의 지배’ 였다.
연방정부는 간헐적으로 경제적인 힘의 새로운 중심들을 만들어 거대기업들의 힘을 상쇄시켰다. 노조와 소매업자, 소기업, 소액투자자들의 저항에 따른 이와 같은 상황은 경제 전반에 걸쳐서 일어났다.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이것을 ‘대항력 countervaillng power’이라고 표현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민간의 시장 지배력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대항력의 증가는 경제의 자율적인 규제 능력을 강화시키고 그럼으로써 정부의 불가피한 통제나 계획의 양을 감소시킨다”고 그는 썼다. (62쪽)

▶ 스스로 ‘업계의 정치인’을 자임했던 이 경영자들은 지주 의회에 나가 증언을 섰다. 이들은 국가를 위해서 무엇이 좋은지에 대해 의견과 시간을 아낌없이 내주었다. 이들이 경영자로서 업계의 정치인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리고 그럼으로써 이들이 보기에 자기 회사의 소비자와 주주들의 이익보다 전체 국가의 이익을 위해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의 과점 체제가 그것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경쟁자가 치고 들어올 수도 있다는 걱정 없이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푸짐한 임금과 복지혜택을 줄 수 있었던 것처럼, 자신들이 다른 곳에 관심을 쏟는 동안 경쟁자가 시장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걱정 없이 워싱턴에 가서 마셜플랜을 지지할 수 있었다. (68쪽)

▶ 1970년대 중반부터 시작해서, 미국의 시스템을 떠받치던 거대 과점 기업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들의 매출과 수익, 고용은 훨씬 더 취약해졌다. 그리고 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주 큰 회사들이 점점 더 약해진 것이었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하면,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이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규모는 더 이상 진입 장벽이 아니었다. 2006년 평균적인 ‘포천 500’ 기엽은 1980년에 비해 (실질적인 기준으로) 3배나 커졌다. 그러나 가격을 높이거나 품질을 낮추는 기업들은 똑같은 것을 더 싸게 혹은 더 잘 제공하는 경쟁자의 침공을 당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현상의 증거는 경제의 중심에서 거대기업들의 가격설정 능력이 꾸준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과점 체제와 그것이 지탱하는 계획 경제의 논리적인 근거 자체가 점차 약해졌다. 이와 같은 변화는 1970년대에 시작된 생산성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금까지 일어난 변화의 이야기에는 영웅도 없고 악당도 없으며, 그 줄거리는 상당히 직선적이다. 이것은 1970년대에 새로운 기술들과 함께 시작되는데, 이 신기술들은 (내가 앞에서 얘기했듯이) 국방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신기술들이 차츰차츰 퍼져나가 여러 방면으로 확산되어 때로는 국경을 넘기도 하면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단위당 원가를 낮추는 생산 체제들 속으로 들어간다. (83쪽)

▶ 세 가지 상황 변화를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있다. 이것들 모두 냉전 혁신들의 간접적인 산물이었다. 첫 번째는 이른바 말하는 세계화 globalization 이다. 두 번째는 새로운 생산 방식의 출현이다. 세 번째는 탈규제 deregulation 이다. 이것들 모두 규모의 경제와 20세기 중반의 민주주의적인 자본주의를 무너뜨리는 데 일조했다. (88쪽)

▶ 1980년대의 적대적 인수, 기업 사냥꾼, 정크 본드, 위임장 쟁탈전, 그리고 차입 매수를 촉발시킨 것은 욕심이 아니었다. 2000년대의 헤지 펀드, 사모 투자 회사, ‘소수파 행동가들’, 그리고 또 한번의 차입 매수와 위임장 쟁탈전을 유발시킨 것도 욕심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경우들에서 동기 유발의 요인은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기회들이었다. 욕심과 기회를 혼동하는 것은 욕망과 가능성을 혼동하는 것과 같다. 대학생들의 욕망은 40년 전에 비해 더 많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기능성은 훨씬 더 커졌다. (106쪽)

▶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은 우리 대부분의 안에 두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즉, 소비자와 투자자로서 우리는 더 좋은 거래를 원한다. 그러나 시민으로서 우리는 그런 거래에서 비롯되는 많은 사회적 결과를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는 균형의 수단이 없다. 대개 소비자와 투자자로서의 우리의 욕망이 우세를 보인 다. 시민으로서의 우리의 가치관은 사실상 적절한 표현 수단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130쪽)

▶ 슈퍼자본주의는 수익을 악화시키는 착한 기업의 행동을 허용하지 않는다. 어떤 기업도 경쟁자들이 함께 하지 않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행동을 ‘자발적으로’ 할 수는 없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슈퍼자본주의에서는 규제만이 기업들이 수익에 해가 되는 일을 하도록 유도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29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펌]  SLR클럽 

1. 미쿡 유학시절 (본인 미대생) 돌려쓰는 색연필 (초등학생때 주로 쓰는거) 가져가서 돌려서 써줬더니 미국애들 떡실신. 조낸 신기하다며 입에 거품물고 열광함.

2. 브루마블을 가져가서 룰을 설명하고 세계인과 브루마블을 즐긴적이 있는데 브루마블에 떡실신. 마약보다 더좋아하는 것 같았음. 특히 황금열쇠의 백미에 푹 빠졌었다는...

3. 한국인 여자애가 공기놀이를 전파하자 또다시 떡실신. 중국 기예단 서커스보다 신기한 손기술이라며 다들 가르쳐달라고 열광.

4. 떡실신하는게 신기해서 한국에서 비장의 무기 흔드는 샤프 가져옴. 그 날 소더비 경매 뺨치는 가격에 팔라는 소리가 나올지경.

5. 향기나는 펜을 마지막으로 보여줬더니 난 미국 뉴욕땅에서 신대접 받았음.

이밖에도 김부터 시작해서 불고기 바나나킥 신라면 등등 음식에도 열광했지만 한두개가 아님.ㅋㅋㅋ 그냥 올려봤는데 재밌어하시길래 2탄 갑니다.ㅋㅋㅋㅋ

1. 지난 겨울 영국인 친구 세명이 놀러왔는데 가방에서 일회용 라이타 5개 나오는 것 보고 떡실신.  지금 환율로 영국은 라이타 하나에 대략 2~3천원쯤 하는걸로 알고있음.  300원이라고 하니까 편의점에서 사재기했음. 그쪽에 bic은 없나? 있을텐데...

2. 미국에서 일본인 유학생이 스시집에 아메리칸들과 나를 데려갔는데 일본친구가 젓가락질을 가르치고있을때 오른손에 수저 둘다 집고 국물과 스시를 번갈아가며 먹는 날 보고 다들 떡실신.

3. 새콤달콤을 주머니에서 꺼냈더니 신세계를 보았노라는 표정으로 개 사료먹듯 처묵처묵.  돌아온 후 이메일에 무려 일곱명이 secom dalcom 보내달라고 요청함.

4. 작년에 뉴욕갔을때 옥션에서 사입은 6만원짜리 디스퀘어드 이미테이션 청바지를 입은 나를 보고 미국애들 떡실신. 한국 귀족으로 변신할수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

5. 이건 좀 자랑스러운거. 내가 글씨를 좀 잘써서 친구한테 이메일 말고 의미있게 플러스펜(뭔줄 아시죠?)으로 휘갈기며 편지를 쓰고있었는데 완전 동양 문화의 정수라며 떡실신.

6. 한국에서 PMP 가져갔다는 친구는 그저 영화만 봤을 뿐인데 아이팟터치보다 우월한거 아니냐는 외국인들 질문에 한국가면 그냥 TV도 나온다고하니까 떡실신.

7. 1탄에서 바나나킥 얘기를 안했는데 바나나를 모토로 만든 과자라고 설명하며 입에 넣어줬더니 씹지도 않았는데 혀에서 녹는다며 떡실신.

8. 내방에 있던 쿠쿠 밥솥을 보고 완전 거품물고 쓰러짐.
밥문화권 애들이 냄비갖고 푸석푸석한 밥을 지으며 부엌에서 안절부절하며 있는 것을 보고 내방에 데려와서 쿠쿠를 보여준 후 취사 눌러놓고 TV보면서 볼일 보라고 했더니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왔냐며 거품물고 떡실신.

9. 우리나라 왔던 외국인들 인터넷 속도보고 존니스트 빠르다고 개거품. 지네나라가서 절로 빨리빨리가 나온다는..ㅋㅋㅋ  그리고 짜장면시켰더니 20분도 안되 배달되고 다먹은 그릇 문밖에 내놓으니까 여기가 아틀란티스라며 개거품물고 실신.

문화가 다르니까 신기한게 많은가봐요.ㅎㅎㅎㅎ
특히 한글보고 신기해하던데요.
홋 -> 이글자보고 모자쓴 사람같다며 실신하던 외국인도 있었어요.ㅋㅋㅋ

1. 젓가락 숟가락 일체형 아실라나? 반으로 갈라져서 젓가락되고 합치면 숟가락되는. 한번 학교에서 도시락 싸와서 먹자고 피크닉을 했었는데 그 비장의 연장을 꺼내어 신세계를 보여줬더니 떡실신. 인크레더블 언빌리버블 퐌타스띡 찬사란 찬사는 다나온 발명품이었음.

2. 도대체 왜 떡실신한지 모르겠는 물건.
미숫가루 봉지를 찝어놓은 집게가 있었는데 그게 꽃게모양이었음.
뭐라 설명을 해야하나...왜 콘푸로스트같은거 공기들어가면 눅눅해지니까 그걸 방지하기위해 나온 비닐 집게 아시죠? 그거 보고 떡실신. 자꾸 옆에서 딸깍거리면서 집게보고 좋아하길래 그냥 선물로 줌. 덤으로 미숟가루 우유에 타맥였더니 몇달 뒤 검은머리로 염색까지하는 한국 팬됨.

3. 전공이 미대다보니 쓸일이 있지않을까해서 어렵게 구해간 색깔 샤프심.
이걸 필통에서 꺼내 아까말한 흔드는 샤프로 흔들어 사용하는 순간
지켜보던 교수마저 수업하다말고 이게 뭐냐며 물어봄.
말그대로 흔들면 나오는 샤프에 색깔있는 샤프심을 끼운것 뿐이다라고 설명하자
날 신처럼 떠받들며 한국에서 보내달라고 조르는 사람들...

4. 한번은 김에 밥을 싸먹는데 미국인 두명이 그 검은 종이가 뭐냐며 비아냥거림
닥치고 처먹어보라고 김에 밥 싸서 맥였더니 거의 식중독수준.
결국 그날 두달은 먹었을 김 동나버렸음. 맥주에 김을 연결시켜주니 파티할때 날 요리사로 추대함.

5. 결국 정말 파티에서 요리를 하게되었는데 어머니께 메일로 재료와 요리법을 보내달라고했음.  메뉴는 고추장 양념 삼겹살, 불고기, 비빔밥...처음엔 이런거 뭐 좋아한다고들 하는데 진짜 좋아하겠어라며 반신반의로 만들었더니 그날 친구의 친구까지 불러와서 내가만든 음식 먹이고... 처음에 스무명이 시작한 파티 요리 시작하고 100명인가... 재료는 지들이 계속 사다주겠다며 요리만시킴.  100명쯤 왔을때 잘 찾아보면 헐리우드 스타라도 있을줄 알았음.  아는사람 다데려왔을듯...조금 뻥 보태서 100명인데 정말 나한테서 배식받아갔음.ㅋㅋㅋㅋㅋㅋ

6. 한번은 놀이공원 놀러갔다가 사격장 발견. 우연인지 뭔지 그날 인형 7개 획득하자 
어떻게 그렇게 총을 잘쏘냐길래 나 2년동안 군인이었다고 말하자 떡실신.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온 한국인 학생이 요리까지 잘하고 조국애(__;)까지 있다며 거품물고 쓰러짐.

7. 녀석들이 김치라는 음식에 친근해질 무렵, 피자에 질린 내가 집에서 김치부침개를 하고있었음.   냄새맡은 녀석들이 좀비처럼 처들어오길래 이게 뭐하는짓이냐고 버럭했더니 오히려 이게 무슨 음식이냐고 버럭함.  나를 통해 한국의 맛은 믿을만하다는 인식이 생겨버린 녀석들에게 결국 한국식 피자 아니면 팬케익이라며 선사함.   우리나라사람들도 제일 좋아하는 부침게 끝부분 바삭한부분에 눈물흘리며 절규함.

이후 나는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다니며 그리핀도르 기숙사에서 살다온 한국인 군인출신 요리 잘하는 미대생이라고 불렸음.
아 맞다. 담배 This를 보고 떡실신한 외국인도 있었음. 아마 '이것' 때문이었을거임.ㅋㅋㅋㅋㅋㅋ

저의 에피소드들의 기대하지도 않았던 여러분의 성원 비스무리한 반응에 힘입어 4탄 들어갑니다.

뉴욕에서 생겼던 일.

1. 내가 군대를 사단 사령부 행정병으로 다녀온 탓에 파워포인트와 엑셀의 신이 되어있었다.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요 영문타자정도야 이미 익숙해져있던 어느날 팀끼리 발표를 하는 수업이 있었고, 난 현란한 키보드 드리블로 파워포인트를 작성하자 애들 떡실신

2. 아무래도 미대생이다보니 연필과 지우개가 많았을 터...카페에 앉아 흑인 간지남(윌스미스 뺨치게 멋있음)  친구와 둘이서 여학우들을 기다리는데 늦게온다고 전화오자 내가 지우개따먹기 (아시죠?ㅎㅎ)를 전파함.   갑자기 윌스미스가 에디머피로 변하며 박장대소 눈물콧물 다빼면서 눈에 불을 켜고 KO를 외침.

3.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데다가 공으로 하는건 다 자신있던 제가 키가 조금(?) 작은편이라 흑인 백인 우월체형들이랑 10달러씩 내기를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풋볼도 안되겠고 축구는 안좋아하길래 결국에 생각해낸 구기종목이 족구!  얼핏보면 간단할것같은 족구에 여러가지 서브를 조미료처럼 첨가하자 거품물고 달려들어 너도나도 장래희망 족구선수.  족구를 가르쳐주자 다니던 대학 내에 리그가 생겼다. 아직도 그 친구들 족구를 내가 창안한줄 안다.

4. 친하게 지내던 김모양이 한국에서 키높이 깔창을 가져왔었다. 그것도 에어달린걸로.  갑자기 키가컸다며 놀라던 양키들에게 자신의 나이키 에어포스원을 벗어서 안감을 보여주자 호빗들 떡실신.  김모양은 김느님이 되어버렸다.

5. 글쓰다 생각났는데 뽑기를 만들어본적이 있다. 앞서 소개했듯 난 거기서 요리사였기에 내가 만드는 음식은 일단 닥치고 먹어보자는 식의 친구들에게 과감히 뽑기라는 신문화를 넌지시 건내보았다.  당연히 실신. 얼마뒤 친구집에 놀러갔더니 국자가 새카만걸 보고 피식 했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그리핀도르 기숙사 학생식당에서 요리를 하다가 온 족구의 창시자이며 조국애까지 있는 총잘쏘는 한국 유학생이 된 나는 계속해서 미국땅의 친구들을 떡실신시켰다.

1. 학교에 멕시칸 친구가있었다. 매운 음식은 자기네가 최고라며 멕시코 음식점에 친구들을 데려갔다나...  난 그냥 집에서 신라면 끓였다. 덩치 산만한 흑인도 울고 에디머피도 울고 멕시칸도울었다.

2. 다시 김 모양. 김 모양이 지하철에서 화장을 했단다. 덜컹거리는 지하철에서 립스틱을 정확히 바르는 것을 보고 여자애들 떡실신. 아이라인 그리는거 보고 거품물고 가르쳐달라고 안달.

3. 한글로 요셉 어쩌구의 이름을 써달라길래 '요 셉' 써줬더니 '요'자가 존니스티스트 웃기다며 거품물고 뒤집어짐.  인크레더블 핸드 오브 갓 언빌리버블 지쟈스 크라이스트를 외치며 한글 귀엽다고 가르쳐달라고함.

4. 이친구들은 한국인 머리묶는거에도 떡실신.
한번 친구가 비녀를 꼽고 왔더니 소 핫핫 왓어 뷰리풀 그러면서 신세계에 입문.

5. 축제 비슷한 기간에 어떤 거리에 우리나라 나이트 명함뿌리듯이 뭘 뿌리는걸 보고는 내 친구가 다가가 현란한 손목스냅으로 명함을 에스에프볼 던지듯 휘날리자 미국인 알바생들 관광 떡실신. 거품물고 찬양.  가르쳐주소서.



--


살구언니네서 퍼옴. 웃다지쳐 떡실신이네... ㅋㅋ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9-03-22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예로 제 매형도 미국에 사시는데..섭 있잖아요. 그 아침에 바게트 비스무리한 빵에 고기나 햄 계란 껴먹는거..그걸 가게에서 만들 때 소고기를 불고기 양념식으로 만들어(미원 이빠이 쳐서) 팔았더니....맛이 뽠타스틱하다며 떡실신하고 소문나서 줄서서 사먹고 그랬다는군요..ㅋㅋ

딸기 2009-03-22 19:58   좋아요 0 | URL
저 글에 나온 에피소드들이 다 웃긴데, 저는 '요'자가 넘 웃기다는 미국애들 얘기가 특히 웃겨요. 그러고보니까 '요'자가 꽤 귀엽기도 하고요. ^^

다락방 2009-03-22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완전 웃었어요. 이 페이퍼 읽고 나니까 저도 미국가서 여러 사람들 떡실신 시키고 싶다는 욕구가 막 생기는데요? ㅎㅎㅎㅎ

딸기 2009-03-23 13:54   좋아요 0 | URL
작년에 미국 기자들을 만났었는데, "한국에 갔더니 모바일폰으로 텔레비전을 보더라"며 엄청 신기해하더군요. 울나라의 첨단 발명품(?)들을 보면 걔네들 진짜 기절할 일 많을 것 같아요 ^^

니나 2009-03-22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떡실신 1인 추가요 ㅋㅋㅋ

딸기 2009-03-23 13:54   좋아요 0 | URL
넘 웃기죠? 저 사람 글도 참 재미나게 써서 저도 웃다가 떡실신...

바람돌이 2009-03-22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다 가요. ㅎㅎ

딸기 2009-03-23 13:54   좋아요 0 | URL
이 힘겨운 세상에 저의 펌글이 웃음을 드렸다니 기쁩니다 ㅋㅋ

비연 2009-03-22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딸기 2009-03-23 13:55   좋아요 0 | URL
간만에 웃긴 글이었죠? ㅎㅎ

마노아 2009-03-23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 넘 웃겨요. 우리도 미국 가면 떡실신 시킬 재주가 무한하군요!ㅎㅎㅎ

딸기 2009-03-23 13:55   좋아요 0 | URL
그러게. 우리 미국으로 여행가자 ^^

Kitty 2009-03-23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예전에 한 번 본거 같은데 그사이 추가 보완이 엄청나게 되어있군요. 너무 웃겨요 ㅋㅋ
저도 매년 한국 갔다 올 때마다 한국 과자 잔뜩 사와서 기념품이랍시고 나눠주는데 완전 인기폭발이에요.
특히 다들 찰떡 쿠키에 떡실신했어요 ㅋㅋ
미국애들이고 유럽애들이고 제 자리까지 일부러 찾아와서 이 신기한 sticky cookie가 뭐냐고 물어봤어요 ㅋㅋ

딸기 2009-03-23 13:55   좋아요 0 | URL
키티님도 미국 애들 떡실신시킨 얘기들 좀 풀어놓으세요 ^^

서연사랑 2009-03-23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다가 교감선생님 눈초리 받을뻔...ㅋㅋㅋ

딸기 2009-03-23 13:56   좋아요 0 | URL
ㅋㅋ 나도 어제 회사에서 읽으면서 웃음 누르느라고 혼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