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파워 - 세계의 경제 대통령
가토 이즈루.야마히로 츠네오 지음, 우성주 옮김 / 달과소 / 200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회사에 굴러다니는 것을 집어서 읽었는데, 의외로 아주아주 많이 도움이 됐다!
버냉키가 FRB 새 의장이 되니깐 거기 맞춰서 좀 억지로 짜맞춘 느낌도 없지는 않다. FRB의 의사 결정 구조와 역사 등 전반적인 것에 대한 설명이 더 많고 알차고 도움도 되는데 제목에 ‘버냉키’를 넣으려 애쓴 듯한 인상. 버냉키에 대해서는 이런 사람이다 어떻게 갈 것이다 확정적으로 말하기 힘든 상황에서 쓴 것이라 너무 추상적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FRB 전반에 관한 충실한 설명, 저널리스트로서 느낀 현장감과 축적된 데이터들을 잘 결합시켜 ‘FRB 참고서’로 훌륭하다는 점에 별 네 개.

▶연방준비법이 FRB에 부과하는 두 가지 중요한 사명은 고용 최대화와 물가안정이다.

FRB는 ①페더럴펀드 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도한다 ②그것이 장래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토크’에 의해 시장이 예상하도록 해 국채금리에 영향을 준다 ③국채금리는 모기지, 회사채, 은행대출, 소비자대출 등에 영향을 주므로 나중에는 인플레이션율, 성장률, 실업률 등 실물경제로 효과가 파급돼 간다.

 
▶페더럴펀드 시장은 한마디로 자금도매시장(한국의 콜시장)이다. 도매시장이므로 시장 참가자들은 금융기관(은행)으로 한정돼 있다. 브로커를 통한 최근 관행상 최저거래금액은 2억 달러다. 이를 밑도는 금액은 금리조건이 나빠진다.
이 시장은 텔레폰 마켓이며 증권거래소처럼 한 곳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초단기자금 대차가 주류이며 오버나이트 거래(다음날 아침까지의 초단기 자금 대차)가 중심이다. 보통은 이 오버나이트 금리를 페더럴펀드 금리라 부른다. 

▶ FOMC의 정례회의는 연간 8회 열린다. 연초 회의와 중간 회의는 의회에 제출하는 경제전망을 작성하기 위해 열리며 회기는 보통 이틀이다. 다른 회의의 회기는 하루이다. 경제정세가 급변하면 의장이 긴급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 IT 주식 버블붕괴와 9·11 테러에 휩싸인 2001년도에는 정례회의가 8회, 긴급회의가 3회 열려서 11회 연속 금리인하가 결정되었다. 

▶그린북: FRB 조사통계국이 제출하는 전미 경제현황과 전망. 그린북에 게재돼 있는 경제전망은 종종 FOMC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도 항상 주시하고 있다. 그린북은 비공개(5년 후 의사록 전문과 함께 공개)이지만 회의 3주 후에 발표되는 의사록(요지)에 ‘조사 스태프의 예측...’이라는 형태로 개요가 소개되므로 FRB의 최신 조사내용을 알수 있다.

▶또 12개 지역연방준비은행은 FOMC 회의에 앞서 관할지역 기업들에게 청취조사를 실시한다. 12개 은행의 조사결과를 1곳의 은행이 보고서로 정리해 FOMC 회의에 제출한다. 이 베이지북은 FOMC 정례회의 전에 공표되기 때문에 회의의 향방을 점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FOMC 회의에서는 FRB 금융정책국장이 금융정책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 리포트는 블루북(그린북과 마찬가지로 전문 공개는 5년 후)으로 불린다. 블루북은 특정 정책을 권고하는 것이 아니라 금리인상, 금리인하, 금리동결이라는 세 가지 선택에 대해 그 장점과 단점을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목적이다. 또 FOMC 성명에서 금융정책의 전망을 시사하는 가이던스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블루북에 그 표현의 선택방향도 게재하게 되었다. 블루북은 FOMC 회의 1주일 정도 전에 멤버들에게 회람된다. 

▶FOMC 의사록(요지)에서 ‘멤버’로 기술되는 것은 FRB 멤버 7명과 투표권을 가진 5명의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을 가리킨다. ‘회의 참가자(Meeting participant)’는 투표권을 갖지 않는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 7명을 더한 19명 전원을 가리킨다. 

▶의사록에서는 발언자 수를 최대 ‘전원(all)’에서 서서히 적은 ‘대부분(most)’, ‘많은(many)’, ‘몇명(several)’, ‘소수(few)’, ‘한명(one)’과 같은 식으로 표기한다. 이러한 표현을 통해 다수의견인지 소수의견인지를 추측할 수 있다. 

▶경제통계 중에서도 고용통계가 특히 중시되는 것은 커버 범위가 넓고 발표일이 주요 통계 중에서 가장 빠르기 때문이다. 고용통계는 매달 12일을 포함한 주에 조사하며, 그 다음달 첫째주 금요일에 발표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달 2022-06-30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야간비행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64
생 텍쥐페리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1년 1월
평점 :
품절


한 밤중에 하늘을 날면 어떤 기분일까.

속으론 생 텍쥐페리를 좋아하는데 정작 이 책을 읽지를 못해서 겉으론 그런 말을 못했다. 어느분이 이 책을 선물해줘서 읽었는데, 마음이 어딘가 좀... 마음을 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찌르는 것 같지는 않고 막 주물럭주물럭하는 것 같지도 않고 간질이는 것 같지도 않은데, 뭐랄까, 마음을 손가락으로 살짝 툭 건드리거나 아주 잠깐 살살 문지르거나 하는 것 같은 기분.
작가는 승리와 패배라는 단어를 끄집어내는데 승자와 패자는 분명하지 않다.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냉정한 항공 관리책임자는 승자인 것 같기도 하고, 패자인 것 같기도 하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나는 지금 내 상태가, 이것은 승리다 저것은 패배다, 매사 이렇게 딱딱 결론을 내리기가 힘들어진 상태여서 그런지 그냥 마음이 흔들리면서 잘 모르겠다.

[책 속에서]

언젠가 다리를 건설하고 있는 현장에서 부상자를 들여다보고 있을 때, 한 기사가 리비에르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었다. “한 사람의 얼굴을 이 지경으로 만들면서까지 이 다리를 건설할 가치가 있는 걸까요?” 이 길을 이용하는 농부들 중에서 다른 다리로 돌아가는 수고를 덜기 위해 얼굴을 이렇게 끔찍하게 만들어도 좋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도 사람들은 다리를 세운다면서 그 기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공익은 사익들이 모여 이뤄지는 것이니까 아무것도 정당화하지 못합니다.”
리비에르는 나중에 속으로 이렇게 대답했었다. “비록 사람의 생명을 값으로 따질 수는 없다 하더라도 우리는 항상 뭔가 인간의 생명보다 더 값진 것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런데 그것이 무엇일까? (87쪽)

고대 민족의 지도자는 아마도 인간의 고통에 대해서는 동정심을 느끼지 않았지만, 인간의 죽음에 대해서는 동정심을 느꼈으리라. 개인의 죽음에 대해서가 아니라 사막에 묻혀버릴 종족의 소멸에 대해서 동정심을 느꼈으리라. 그래서 그 지도자는 사막에 묻혀버리지 못할 돌기둥이나마 세우고자 백성을 끌고 산상으로 갔던 것이다. (89쪽)


애국심, 발전, 민족, 종교, 대의, 신념, 이데올로기, 규율, 원칙... 이런 것들이 인간의 생명보다 더 대우를 받는데, 우스꽝스럽다. 그런데 세상은 우스꽝스러운 것들의 모자이크로 이뤄져 있고 그 속에 가끔씩 숭고함이랄까 그런 느낌을 주는 것들이 있다. 두 가지가 종이 한 장 차이일 때가 많다. 희한한 일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7-09-18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한한 일이에요^^

딸기 2007-09-18 12:59   좋아요 0 | URL
그치?

마노아, 사진 이쁘다 ^^
 
랜덤한 세계를 탐구한다 - 물질과 생명을 잇는 물리학의 세계
다치바나 다카시.요네자와 후미코 지음, 배우철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다치바나의 시사비평 ‘멸망하는 국가’를 먼저 읽고, 꽤 괜찮다는 느낌과 함께 어쩐지 찝찝한 느낌 같은 게 좀 있다 하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냥 과학에 대한 것이다. 다치바나는 유명 저널리스트이고, 요네자와는 유명 과학자다. 특히 요네자와는 여성 과학자인데, 도쿄대 과학부에 여학생이 많지 않던 시절 공부를 시작해서 여성과학자의 대모처럼 돼 있는 인물인 모양이다.
책은 재미있었다. 원자가 불규칙하게 배열돼 있는 고체 혹은 그런 상태를 아몰퍼스 amorphous 라고 하는데 요네자와는 이 물질의 전문가다. 다치바나가 질문을 던지고 요네자와가 대답하는 방식을 통해 두 사람은 아몰퍼스와 현대 물리학, 현대 물리학과 현대의 과학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현대의 과학과 현대의 세상’ 혹은 ‘미래의 과학과 미래의 세상’쪽으로 좀더 이야기를 진행해나갔다면 더 좋았을지 모르지만.
책의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제목이 멋지다. 책이 부실하다는 것이 아니라, 랜덤한 세계라는 말 자체가, 저 두 사람의 대화에서는 좀 가려진, ‘미래의 과학과 미래의 세상’에 대한 시사점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전문적인 내용이 좀 많이 나오는데, 밑의 주(註)들만 읽어도 소득이 된다. 읽고 나서 다 까먹어서 문제지.


인상 깊었던 요네자와의 말 한 구절...

“유치원 시절부터 삼각형의 내각의 합 같은 문제를 풀어보았습니다. 기하학을 좋아해서 더 가르쳐달라고 어머니께 떼를 쓰곤 했지요.”

대단한 꼬맹이... 천재로 타고난 모양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7-09-17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ㅋㅋ 읽고나서 다 까먹는 책.. 아몰포스하고 그 누구더라 20살에 죽었다는 누구의 군론 밖에 생각이 안 나네요 ㅎㅎ

딸기 2007-09-17 15:53   좋아요 0 | URL
저는 읽은지 몇달 지났더니 군론이라는 말 밖에 생각 안나요 ㅋㅋ
 
미국민중사 1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하워드 진의 이름은 함부로 막 부르거나 쓰고 싶지가 않다. 좀더 경외심을 가지고 얘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현재의 불의 앞에 눈 감지 않지만 역사의 발전(억압받는 자들의 승리)를 낙관하고, 막 나가는 사회를 통렬히 비판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는 역사학자.

미국민중사는 잘 알려진 책이고, 하워드 진의 ‘대표작’이다. 그래서 두껍고, 거기다 2권으로 돼 있고, 비싼 이 책을 사서 읽었다. 미국 역사에 대한 관심보다는 하워드 진에 대한 애정 때문에 이 두꺼운 책들을 읽은 셈이다. 갖고 다니기도 무거워서 저녁마다 집 식탁에 앉아 줄 쳐가며 읽었다. 어떤 부분은 좀 지겨웠고 어떤 부분은 신기했다. 미국 역사를 워낙 잘 몰랐던 탓일까. 너무 자세히 써놓아서 머리 속에 잘 안 들어와 슬슬 넘어간 부분도 많았다.

미국민중사를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 하나. 역사학자가 쓴 역사책에서 나 같은 독자가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은 무엇일까?

‘민중사’가 그냥 미국의 역사와 다른 것은 분명한데, 역사학적 방법론에서도 달랐다면 더 재미있었을지 모른다(어떻게 달라야하는 건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대통령과 정치인 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밑바닥 중심의 역사라는 점에서 보면 그냥 ‘역사’와 ‘민중사’는 크게 다른 것 같긴 하다.
그런데 역사를 보는 또 다른 눈과 방법론을 일깨워주는 측면에서라면 차라리 윌리엄 맥닐의 '전염병의 세계사'처럼 아예 새로운 시야를 틔워주는 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두 종류의 역사학자를 비교하는 것이 우습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굳이 비교를 하는 것은, '전염병의 세계사' 쪽이 "국왕과 장군 만으로 역사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걸 더 잘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럼 국왕과 장군 외에 누가 역사를 움직였나? 맥닐은 전염병, 기후, 기생적 정치체계의 발달 같은 요인들을 든다. 하워드 진은 '민중의 투쟁'을 든다. 둘 다 맞는 얘기인데, 시야를 넓혀준 쪽은 (내 경우) 맥닐이었고, 감동적인 것은 하워드 진 쪽이다.

역사학자라면 역사학으로 평가받아야지 '진보냐 안 진보냐(좌파냐 안 좌파냐)'를 기준으로만 평가해서는 안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학문적 성과'만이' 평가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그 점에서 '미국민중사'는 (이 책을 1970년대에 읽었다면 엄청 감동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전염병의 세계사'보다 재미 없었다.
하워드 진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고 그냥 미국 역사를 알고 싶은 것이라면, 좀 많이 부담스러운 ‘미국민중사’보다 조금 간단한(그렇다고 해서 얇은 책은 아니지만) 케네스 데이비스의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미국사’를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민중사가 감동적인 이유는? “싸우려 애써봐야 소용없어”“역사는 강자의 편이야”라고 말하는 무기력함 앞에서 희망과 용기가 되어주는 것은 하워드 진과 같은 역사의 메신저들이기 때문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7-09-18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 민중사도, 전염병의 세계사도 꼭 보아야 할 책이군요. 쭈욱 담아놓고는 있었지만 언제볼 지 알 수 없어서 못 사는 책들이야요...ㅜ.ㅜ

딸기 2007-09-18 15:32   좋아요 0 | URL
그대신 마노아는 다른 책을 많이 읽잖아. :)
 
에덴의 용 - 인간 지성의 기원을 찾아서 사이언스 클래식 6
칼 세이건 지음, 임지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칼 세이건의 책이니, 좋다 나쁘다 말할 필요는 없으리라. 이 책은 세이건 박사님이 1977년에 내놓은 것인데, ‘인간 지성의 기원을 찾아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벌써 30년 전 책이건만 지금 읽어도 감동적이다. (솔직히 세이건의 글을 많이 읽지는 못했고 '코스모스'도 아직 못 읽었지만 장차 읽을 예정이며, 매우매우 감동받을 것으로 믿어의심치 않고 있다)

부제가 그대로 내용을 요약하고 있는데 더 자세한 줄거리 설명을 붙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의 뇌에 ‘마음의 자리’는 어디인가. 인간의 마음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인간의 마음은 진짜로 뇌의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일까. 인간은 유전자와 뇌를 연구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마음이 있는 자리’를 찾아가는 길을 걷고 있다. 신의 선물, 형이상학적인 개념에 머무는 대신 현대의 인간들은 인간의 마음, 지성이 우리 뇌의 어딘가에서 나온다는 것을 받아들여가고 있지만, 모두가 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또 아니어서, 아직도 미신이나 창조론이나 그런 것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세이건 박사님은 옛사람들이 생각한 마음과 정신의 위치를 쭉 돌아본 뒤 우리가 언젠가는 마음이 있는 자리를 발견할 것이라면서, 특유의 ‘온건한 낙관론’을 펼친다.

세이건의 문체는, 환원주의자로 비난받았던 에드워드 윌슨이나 ‘악마의 사도’들을 정면으로 들이받는 리처드 도킨스의 어조와는 아주 다르다. 나는 이 사람들의 글을 다 좋아하지만, 세이건 박사님의 겸손하고 다정다감한 말투는 정말 너무 좋다. SF 작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알고 보니 신과 통하는 초월적 정신이 존재할지 그 누가 알리오. 세이건 박사님은 사이비종교와 미신과 그 모든 우스꽝스러운 것들을 경계하되 과학을 지팡이 삼아 무지한 군중들의 머리를 강타하는 대신 손을 붙잡고 빛의 길로 이끌려하는, 그런 사람 같다.

“로마의 역사가 플리니우스는 당시 발견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타조가 기린과 모기 비슷한 곤충인 각다귀 간의 잡종 교배의 결과물일 거라고 말했다.” (33쪽)


타조는 기린과 모기의 잡종이라니, 강희제가 동토에 묻혀있던 매머드를 보고 ‘코끼리만한 쥐’라고 했다는 얘기 이래 내가 들은 것 중 가장 참신한 생물학 유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