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으로 만든거야 달팽이 과학동화 1
심조원 글, 유진희 그림 / 보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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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달팽이과학동화에 한동안 심취하고 있다가, 여러권 보다보니 어쩐지 좀 시들해졌다. 처음 전질 40권 구입하고 나서 (엄마가) 신나서 아이에게 매일 3권은 읽어줘야지...했는데 그것도 일주일 쯤 지나니깐 귀찮아져서 팽개쳐두고 있었는데, 요새 다시 과학동화 열심히 읽고 있다. 그 중 재미있었던 것이 이 책, '콩으로 만든거야'이다.
우리 애는 편식을 심하게 한다. (다 부모를 닮아서인데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리요마는 -_-;; ) 엄마아빠도, 아이도, 고기만 좋아하고 채소는 영 싫어한다. 심지어 과일도 잘 안 먹는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식물성' 음식이 있다. 밀가루와 두부. 밀가루 음식은 미국산 밀가루 먹이는 것이 안 좋고 아토피에도 안 좋을 것 같아서 되도록 삼가려고 애쓰는데 잘 안 된다. 두부는 마구마구 먹이고 있다. 요새 나오는 '브랜드 두부'는 정말 맛있고 부드럽다. 비싸서 흠이지...

식물성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이 책을 보여주면서 콩 얘기를 했다. 콩 보이지? 두부 보이지? 너는 콩은 안 먹고 두부만 먹으려고 하는데, 이게 다 똑같은 거야. 콩으로 두부를 만드는 거걸랑. 유부초밥 알지? 니가 좋아하는 유부초밥의 유부도 두부로 만든 거야. 그러니깐 몽땅 콩으로 만든 거야. 너 까만콩은 싫지? 너는 빨강이랑 핑크만 좋아하지? 까만콩도 있고 빨강콩도 있어. 맛나겠당. 울집에도 콩비가 내리면 좋겠다 그치?

안타깝게도 이 엄마의 요리실력;;때문에 두부 말고 콩강정, 콩자반 기타등등 콩으로 만든 것들은 아이에게 먹이질 못하고 있지만, 콩 얘기에 아이가 솔깃해해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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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6-01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팔아버리고 후회하는 녀자는 어찌하라고!

딸기 2006-06-01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 책 팔아버리셨어요?

반딧불,, 2006-06-0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의 산값에 자알 팔았죠^^;

딸기 2006-06-02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그러셨군요.
 
개가 무서워요!
볼프 에를브루흐 글,그림 / 사계절 / 199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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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매우매우 재미없게 읽었다.

우리 꼼꼼이는 돌 지날 무렵까지는 개를 무서워하지를 않았었다. 통 뭘 모를 때였으니까, 무서워하지 않았던 것이 당연한 듯 싶기도 하다. 2살 무렵에는 개를 무서워했는데, 그러면서도 호랑이는 무서워하지 않았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딱 그 꼴이었다. 동물원에 갔을 때 호랑이 우리 앞에 서서는 호랑이 읽으라고 제 동화책을 내미는 것을 보고 막 웃었던 기억이 있다.

언제부터였더라. 대략 2돌 지나고서부터 개와 고양이를 그렇게 무서워하는 것이다. 그때 우리 식구가 살았던 마을에는 개와 고양이가 참 많았다. 동네 놀이터이건 어디건 고양이가 없는 곳이 없었다. 큰 개를 끌고 다니는 이들도 많았던 그런 동네였는데, 아이가 개를 무서워하니 어디 데리고 다닐 때마다 곤란할 지경이었다. 나는 어릴적부터 집에서 개를 키웠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어려서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우리 집에는 개가 없었던 기간보다는 개가 있었던 기간이 훨씬 길었다. 그래서 나는 개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 별로 없다. 아무리 큰 개를 만나도, 들개가 아닌 다음에야(길에서 들개를 만난 적은 없으므로;;) 눈높이만 맞춰주면 된다는 걸 안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야 어디 그런가. 처음에는 딸아이가 개를 무서워하는 걸 볼 때마다 "안 무섭다"고 가르치려 애썼다. 바꿔 생각해보면 아이 입장에서는 제 키의 절반 가까이 오는, 혹은 제 키와 맞먹는 짐승을 만나는 것이니 무서울 수도 있다. 무섭지 않아, 왜 무서워하니, 라고 가르치는 것이 오히려 잘못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끔씩은 커다란 개를 끌고다니는 이들을 원망하기도 했다. 혼자 속으로 '이봐요, 개를 무서워하는 아이도 있다고요, 개가 아이 옆을 지날 때엔 좀 신경을 써주면 안되나요' 라면서, 개를 끌고다니는 이들을 향해 항변 아닌 항변을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타인들에게 '우리 아이를 위해 개를 키우지 말아달라'라고 할 수도 없고, 또한 그보다는 우리 애가 개를 무서워하지 않는, 개와 즐겁게 노는 아이로 자라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이 동화책의 주인공은 꼬마 남자아이인데 개를 무서워한다. 아이는 자기도 무서운 개가 되길 바라는데 어느날 요정이 와서 소원을 들어준다. 그러고나니 이번엔 꼬마 남자애들이 무서워진다. 그래서 다시 소원을 빌어 남자아이로 돌아온다는 줄거리. 좀 어이가 없었다. 개가 왜 무서운지에 대해서도 아무 설명이 없고, 개가 왜 남자아이들을 무서워하는지에 대해서도 아무 설명이 없다. 니가 무서우면 걔도 무서운거야, 그러니까 무서워하지 마.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이었고, 아이도 역시 좋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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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2-19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사람이 더 무서워요.... 오늘 북악에서 만난 개한테 카스타드 줬어요

딸기 2006-02-19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제 딸도, 조금만 자라면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걸 알게 되겠지요.

이건 딴 얘긴데요,
방금 전에 뉴스에서 본 건데, 어떤 남자가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를
성추행하려다가 안되니까 칼로 찔러 살해하고 시체는 불태웠대요.
딸 키우는 부모로서, 저런 뉴스 들으면 소름이 돋고 오싹합니다.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사계절 그림책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 사계절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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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유명한 책이라서 한번 보고는 싶은데 새로 사기는 좀 뭣하고...해서 그냥 귓전으로 흘리고만 있었다. 마침 아는 언니가, 초등생 딸이 어릴적 보던 책을 가져다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있긴 한데 아주아주 특별하지는 않았다는 것. 딱히 흠잡을 데가 있어서가 아니라 내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인 것 같다. 학식 풍부하고 독서욕구가 높은 주위 엄마 몇분이 이 책을 가지고 '토론'(이라고 하기는 좀 뭣하지만)을 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뭔가 논란거리??라도 있나, 해서 궁금해하고 있었다.

줄거리는 그런대로 재미있었다. 똥을 소재로 동물을 설명하는 것도 재미있고, 똥 세례를 맞은 주인공이 범인을 찾아다닌다는 발상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주인공이 복수!를 한다는 점. 동화책에 착한 주인공이 나와서 착한 일을 하면 재미가 없지. 똥 맞은 두더지가 범인을 찾아내 대체 어떻게 하려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복수를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인간 세상에선 당연하다시피 한 일인데 동물 주인공이 그렇게 하니깐 그건 또 색다르다. 동물이건 사람이건 복수는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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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6-02-20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더지에게도 복수는 힘이 되는군요...

반딧불,, 2006-03-06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이게 '시초' 라고 보시면 되어요.
그전의 글들은 다 복수라던가 그런 개념의 동화책이 없었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열광한답니다^^
(소근소근--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도 크답니다. 아이는 어떻던가요??)

딸기 2006-03-06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는... 통 뭔소린지 이해를 못하는 것 같아요. ㅋㅋ

반딧불,, 2006-03-0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어리군요.
조금 더 기다리셔요^^
 
나는 잠만 잤는걸 달팽이 과학동화 1
심조원 글, 유진희 그림 / 보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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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적으로 달팽이 과학동화 전집을 사놓고,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이 비싼 책을 아이가 잘 읽어줄까, 과연 내가 아이에게 차근차근 책 읽어주는 정성과 끈기를 발휘할 수 있을까, 이름은 ‘과학동화’인데 뭔가 아이한테 도움이 되기는 할까. 두서없는 생각들이, 주문장을 넣고 책이 도착하기까지 마음 속에 남아 있었다.


결과는 대만족! 아이가 정말 너무너무 좋아한다. 나도 너무너무 좋아한다. 한 종류의 전집에 있는 40권의 책이지만, 이 책들의 짤막한 리뷰는 모두 정리해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한글나라 선생님 말씀으로는, 엄마들 대부분이 달팽이 과학동화를 칭찬하는데, 개중에는 이 책이 촌스럽다고, 오래됐다고 싫어하는 분들도 있단다. 책이 나온지 한 10년 됐다. 이걸 가지고 오래된 책이라고 하면, 엄마들 너무 유행타는 것 아닐까 싶다. 요즘 나오는 그림책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이 책의 그림들이 심플, 세련, 화려, 쿨한 것과 거리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책 하나하나 그림들이 특색있고, 내용도 적정 수준으로 교훈적이면서 억지스럽지 않다.


그 중에서 ‘나는 잠만 잤는걸’ 이 책은 아이가 특히 좋아했다. 겨울잠이 뭔지 아직은 모르는 다섯 살 꼬맹이에게 책을 보여줬다. 물론 책을 읽었다고 해서 아이가 겨울잠을 이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심술쟁이 곰과 겨울잠 자는 동물들의 묻고 답하기가 재미있는지 자꾸만 읽어달라고 한다. 곰의 집 앞에 오줌싸개 낙서 돼있는 것을 보면서 (뭘 안다고) 깔깔거리면서 막 웃는다. 엄마가 심술쟁이 곰 흉내를 내면 아이는 옆에서 “아니야 나는 잠만 잤는걸!” 하고 대답하면서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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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6-02-17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또 날 놀리는거지
 
이슬이의 첫 심부름 내 친구는 그림책
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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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시 아키코의 그림책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이 작가가 국내에서도 꽤 인기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재미있었다. 말 그대로 ‘잔잔한 일상’의 힘이랄까. 아이에게 막 ‘심부름’을 가르치려고 할 때 이걸 보여주면 좋다. 지극히 엄마스러운 타이름성(性) 잔소리를 늘어놓기에 딱이다.

배경이 일본이고 시기적으론 대략 1970년대 쯤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사회변화가 우리보다 늦은 일본에서는 여전히 볼 수 있는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 책 속의 동네는 우리나라, 우리 동네, 내가 어릴 적 살았던 동네의 모습과 아주 비슷하다. 내 기억속 1980년대 우리 동네의 모습이 딱 이랬다. 동네 가게, 전봇대, 벽에 붙은 광고지, 심부름 가는 아이, 집에서 기다리는 엄마. 하지만 적어도 지금, 아파트촌 아이들에겐 ‘옛날 그림책’같은 느낌이 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책이 좀 옛스럽긴 하다 ^^;;

아이에게 처음으로 심부름을 시켜놓고, 아이가 잘 할 수 있을까, 돈을 잃어버리지는 않았을까, 길을 잃거나 넘어져 다치지는 않았을까 두근두근하는 마음을 달래며 집앞에 나와 있는 엄마의 마음. 아이를 기르는 엄마로서, 그 마음이 너무나 가깝게 와닿는다. 아이는 아이대로 가게에 들러 큰소리로 ‘주문’도 못하고 가게 아줌마 눈치를 보는데, 누구나 어릴적 몇 번씩은 경험해봤을 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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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3-06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아이도 좋아하더라구요.

반딧불,, 2006-06-0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정말 여덟살이 되어도 놓질 않네요. 울 파랑이 말여요.

딸기 2006-06-07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생각해보니, 여덟살 정도 되면 이 책을 더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우리 애는 지금은 이해를 좀 못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