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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의 대명사인 스웨덴이 흔들리고 있다.


오는 17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스웨덴의 좌파와 우파가 운명을 건 대결을 벌이게 됐다. 이른바 `스웨덴 모델'이 도입된 이래 74년 동안 무려 65년을 집권해온 좌파 연합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스웨덴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파고 속에서 다시 사민주의의 보루로 남게 된다. 그러나 우파 연합이 승리를 거둔다면 20세기 서유럽을 풍미했던 사민주의 복지국가 모델은 사실상 끝나게 된다. 이코노미스트, 가디언, BBC방송 등 유럽 각국 언론들은 선거의 향방을 주시하며 복지국가의 스폿라이트 뒤에 가려진 스웨덴의 경제 현실을 집중 분석하는 기사들을 잇달아 내보내고 있다.


흔들리는 좌파정권


현재 스웨덴의 여론은 집권 중도좌파 지지와 야당 우파연합 지지로 양분돼 있다. 양측의 지지율은 박빙의 차이로 연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들이 실시한 지난 8일의 조사에서는 프레드릭 레인펠트(55) 중도당 당수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49.9%의 지지를 얻어 예란 페르손(57) 총리가 이끄는 사민당 중심의 좌파연합 지지율 46.4%보다 앞섰다. 이틀 뒤인 10일 조사에서는 좌파연합이 48.1%로 우파연합 47.4%를 누르고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올 들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측 지지율은 45∼50% 사이에서 자리바꾸기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치러진 총선에서 사민당과 좌익당, 녹색당 3당으로 이뤄진 좌파연합은 전체 349개 의석 중 181석을 차지했다. 중도당, 기독민주당 등 4개 정당으로 구성된 우파연합의 의석은 총 158석. 워낙 지지율 차이가 적어 우파연합이 집권에 성공할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 몇 년 새 우파의 지지율은 계속 올라갔다. 현지 언론들은 야당의 `능력'이라기보다는 사민당 정권에 질린 유권자들이 많아지면서 뚜렷한 대안도 없는 우파들이 상대적 이득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릭손 신화 뒤에는 높은 실업률


올 상반기 스웨덴의 경제성장률은 5.6%로 선진국들 중에서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이미 스웨덴의 황금기는 끝났다"고 지적한다. 스웨덴의 경제 체질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약화됐고 그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970년대 스웨덴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내 4위의 부국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말에는 16위로 추락했고, 아직 상위그룹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핵심 이슈는 실업률이다. 스웨덴 정부는 실업률이 6.8%라고 주장하지만 `공식' 실업률에는 장기휴직자들과 직업교육 참가자들 등이 반영되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는 "스웨덴 정부는 실업률을 후려깎는 데에는 세계 챔피언"이라고 비꼬았다. 올초 매킨지사가 실시한 조사에서 실제 실업률은 15∼1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은 "실제 실업률은 25%에 이른다"며 정부를 맹공격하고 있다.

에릭슨, 이케아, 볼보 등 스웨덴이 자랑하는 기업들은 수십년째 명성을 구가하고 있지만 스웨덴의 50대 기업 중 1970년 이후 세워진 것은 1개에 불과하다.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이들은 세금이 높고 규제가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산적한 문제들, 굼뜬 정부


경제문제 외에도 사민당 장기집권이 낳은 `작은' 부작용들이 쌓여 지지자들 상당수를 등돌리게 만들었다. 비판론자들은 사민당 내부의 연고주의와 오만함, 관료주의 등을 공격한다. 페르손 총리는 벌써 3차례 총리직을 맡고 있는 노련한 정치인이지만 2003년 유로화 가입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위신이 떨어졌다. 2년 전 동남아시아 쓰나미 참사 때에는 자국민 543명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늑장 대응을 해 비난을 받았다.

연금제도는 또다른 쟁점. 노후연금을 받을 나이가 되지 않은 16∼64세 국민 약 55만명이 조기퇴직연금을 받고 있는데, 최근 야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금수령자 중 1만2000명은 24세도 되지 않은 젊은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불안과 맞물려 관대한 이민정책에 대한 반발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민자가 전체 인구의 10%에 이를 정도로 많아지면서 인종·종교 차이를 용인해온 백인사회의 분위기가 보수화된 것도 우파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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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09-13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웨덴 정도되면 높은 세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닌가 보군요. 역시 고용불안에 이르게 되면 인종,종교에 보수화되는건 어디나 마찬가지나 보네요..

돌바람 2006-09-13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져가서 읽어볼게요. 감사^^

비로그인 2006-09-13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우... 북유럽 쪽도 이제 슬슬 복지국가의 해체가 일어나나 보네요. 실은 스웨덴은 이미 오래전부터 복지제도의 기본이 많이 변질되었지요. 오히려 핀란드나 덴마크 쪽이 스웨덴 보다는 복지제도의 변형을 덜 겪었지요. 물론 이들 국가들도 급부의 축소(금액이나 기간 등의)가 일어나긴 했지만,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노동을 강제한다거나 하진 않거든요.
문득 2004년에 한국을 방문했던 페르손 총리가 생각나는군요. 제가 졸업한 학교에 특강을 왔었거든요.평등과 사회복지가 스웨덴의 경제성장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신 분이셨는데...
 

○… '말썽꾸러기 왕자'로 알려진 영국 해리왕자의 여자친구 첼시 데이비(20)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한 와인 바에서 총기를 든 5인조 괴한들에게 강도를 당했다고 런던데일리메일이 11일 보도했다.
케이프타운 대학에 다니는 데이비는 지난 3일 밤 10시20분 시내 카페에서 권총과 흉기를 든 5인조 강도를 만났다. 이들은 데이비를 비롯해 카페의 손님들을 모두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손님의 휴대전화와 차 열쇠, 현금, 신용카드 등 귀중품을 빼앗아갔다. 신문은 데이비가 강도 사건 이후 해리 왕자에게 전화했고 해리 왕자는 걱정하면서도 자신의 여자친구가 무사하다는 것에 안도했다고 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식당과 술집을 노린 강도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청량음료 제조업체인 코카콜라가 10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연간 2500만 병의 청량음료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다시 열었다. 코카콜라가 아프간에 다시 발을 디딘 것은 폭력사태를 이유로 철수한 지 15년 만이다. 이날 공장 개소식에는 경제 재건을 위해 외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도 참석했다.
그러나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코카콜라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아프간 국민의 1인당 연평균소득은 200달러(약 19만원)에 불과한데, 코카콜라 1병 값은 20센트에 이른다.

○…파블로 피카소의 걸작 `게르니카'가 스페인으로 돌아온지 2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10일 마드리드에서 개막됐다. 마드리드의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회에는 첫날부터 수많은 관객들이 몰렸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게르니카'는 1937년 독일 공군기가 북부 바스크 지방의 게르니카 마을을 폭격해 민간인 7000명이 살상된 사건을 고발하는 그림이다. 그러나 프랑코 독재정권에 반대해 말년을 프랑스에서 보냈던 피카소는 생전에 고국 스페인에서 독재가 끝날 때까지 `게르니카'를 스페인에 보내지 말 것을 당부했었다. 작품은 1981년 9월10일에야 스페인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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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9-12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동생 친구가 남아공에 1년 가있었는데요, 거기서 사는 동안 집에 강도가 세 번이나 들었었다고 하네요.. 진짜로 칼 들이밀고 협박하는데, 갖고 싶은거 다 갖고 가라고 걍 말했더니 물건만 챙기고 갔데요.. 제목을 보니 그 얘기가 생각나서..^^;

딸기 2006-09-12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군요. 김태희가 강도당했다고 하더니...
 

9.11 테러 뒤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추진해온 `테러와의 전쟁'의 총지휘자인 딕 체니 부통령은 10일 TV에 출연해 이라크전과 미국 내 강력한 보안조치 등을 옹호하는 주장을 펼쳤다.
체니 부통령은 이날 NBC방송 `언론과의 만남' 프로에 출연해 "이라크에서의 저항이 이처럼 오래갈 줄 몰랐다"며 일부 실책을 자인했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 정권이 알카에다 조직과 관련이 없었고 대량살상무기(WMD)도 발견되지 않은데 대해서는 "그래도 이라크전이 미국의 안전에는 도움이 됐다"는 궁색한 논리를 펼치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후세인과 알카에다의 연관성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전쟁을 시작할 당시로서는 최선의 정보에 따랐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후세인 정권을 제거함으로써 세상은 훨씬 나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이라크가 WMD를 갖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았더라도 이라크를 공격했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하면서 "이라크는 WMD를 만들 능력을 갖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체니부통령은 미국 내에서 끊임없는 논란이 돼온 테러용의자에 대한 가혹행위와 영장 없는 구금제도 등 보안정책에 대해서도 "국토안보에 도움이 되는 조치들"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9.11 이후 5년 동안 미국에서 추가 테러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면서 테러리스트 감시와 자금 추적, 구금 등의 조치들 덕분에 미국 안보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9.11 테러와 이라크전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우리가 과거보다 안전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라이스 장관은 "후세인이 계속 집권하게 용인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라크 침공을 옹호했다. 그는 이라크가 `어려운 시기'를 거치겠지만 극단주의가 사라지도록 미국이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란 핵문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이란의 핵 위협을 과장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반면 민주당은 공화당 정부의 `실패한 전쟁'을 문제삼아 백악관을 맹공했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CBS 방송에 나와 "체니는 이 나라의 문젯거리들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면서 "그가 주도한 정책 때문에 이라크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공격했다. 라이스장관과 함께 폭스뉴스에 출연한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장은 부시행정부의 주장과 달리 미국의 안보는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정부는 전력을 다해 오사마 빈라덴을 추적하는 대신 이라크전쟁을 시작해 이라크를 내전으로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 내에서 라이스 장관의 영향력이 커지고 체니 부통령의 위상이 떨어지면서 두 사람이 갈등을 겪고 있다는 보도들을 내보냈다. 이에 대해 체니부통령은 "내가 모든걸 주무른다고 하는 것만큼이나 부정확한 보도들"이라고 일축했다. 라이스장관도 "터무니없는 얘기들"이라며 갈등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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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9-12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상해요 하는 거 보면 말도 안되는 일들을 자행하고 있는데 선거에선 이긴단 말이죠.....

라주미힌 2006-09-12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애들도 어지간히 정치에 관심없나 봐요....

드팀전 2006-09-12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거제도의 특이성,투표 과정에 국내 이슈 비중 높음,전통적인 권력집중에 대한 거부감
9.11 테러 이후 높아진 안전불안감
이런게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닐까요.상식적인 수준에서.
또한 위와 같은 영향에 의해 조만간 있을 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는군요.민주당 내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니까 민주당=진보 뭐 이렇게 구분짓는 건 큰 오류겠지요.
 



2008년 치러질 미국 대통령선거의 주요 변수로 주목받아왔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10일 대권 재도전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고어 전부통령은 10일 환경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 홍보차 호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지만 미래에 다시 대통령에 출마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불편한 진실'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고어 전부통령의 강연내용과 활동 등을 담은 영화다. 2000년 대선 때 전체 유권자 득표수에서 조지 W 부시 현대통령을 앞서놓고도 미국 특유의 선거제도 때문에 밀려났던 고어 전부통령은 낙선 이후 환경문제에 집중하며 저술돚강연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는 1992년 취임 이전부터 환경문제에 천착해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호주 방문에서는 자신의 최대 관심사인 환경문제를 언급하면서 "대통령 자리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리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나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뿐"이라며 현재의 환경운동과 정치적 야심을 연결짓는 것에 반대했지만, 주변에서는 이번 발언이 대선 재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 미국 언론들은 고어 전부통령이 최근 영화 홍보 등의 이유를 들어 미 전역을 순회하고 있는 것 등을 거론하며 재출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의 움직임은 차기 대권구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미 민주당 내부에서는 물론,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지금까지 그는 대선 재출마 가능성에 대해 "가족이 극력 반대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지금의 생활을 즐기고 있다"며 극구 부인해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권 예비주자로는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 의원을 비롯해 현재 거론되는 민주당내 인사들 중 누구도 공화당측 후보로 거론되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나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에게는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결국 `인기가 입증된' 고어 전부통령이 나서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않다. 몇몇 일간지들은 클린턴 의원이 아예 차기 후보를 고어 등 다른 이에게 넘기고 차차기 대선을 겨냥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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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12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시 앨고어랑 부시랑 대통령 후보시절 연설하는 것을 들었는데, 앨고어 쪽이 압도적으로 우수했던 기억이 나요. 부시 연설은 아주 유치했어요ㅡ.ㅡ;;; 그땐 이 부시를 십년 가까이 보게 될 줄 몰랐죠ㅡ.ㅜ

paviana 2006-09-12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날렵샤프했는데 왜 이렇게 살이 쪘을까요? 여성 유권자들을 겨냥하려면 살좀 빼야 되겠는데요..갑자기 힐러리가 러닝메이트가 되는 시나리오가 떠올랐어요. 야심찬 여자라서 vice는 안 하겠지요? ㅎㅎ

이네파벨 2006-09-12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찐 앨고어의 사진에서 보리스 옐친의 향기가....
(표정이 그렇게 잡힌거겠죠^^)
암튼 이 아자씨가 대통령이 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생각해봅니다.
제게는...미운 미국 중에서 미워할 수 없는 미국인들 중 한 사람인것 같아요...
 

나는 콜라를 좋아하지 않지만, 콜라를 마실 때가 있기는 하다. 치킨 먹을 때... 그래도 내가 치킨을 먹는 횟수(나는야 치킨 마니아;;)에 비해 콜라 마시는 횟수는 적은 편. 암튼 어쩌다 한번이라도 마시긴 하는데, 몸에 나쁘다는 걸 머리 속으로 생각하면서 좀 찝찝하게 마신다. 


오늘은, 콜라 이야기.


지난달 시작된 인도의 `살충제 콜라'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초 한 환경단체의 폭로로 코카콜라에 기준치 24배가 넘는 살충제 성분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콜라 파문이 시작됐지만, 파장은 안전성 여부를 넘어서 코카콜라로 상징되는 외국 거대기업에 대한 반발로 이어지면서 자존심싸움으로까지 비화됐다.


#코카콜라는 가라! `콜라민족주의'의 반격


코카콜라가 반대론자들의 공격을 받은 것은 물론 처음이 아니다.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와 함께 미국 문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는 코카콜라에게, 문화제국주의의 첨병이라는 비난은 언제 어디서나 따라다닌다. 건강에 나쁘다는 비판과 별개로 코카콜라는 하나의 `정치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코카콜라다. 최근에는 세계 각국에서 반미정서가 고조되면서 코카콜라는 더 큰 반격을 받고 있다.

과거에 코카콜라를 공격하는 이들은 건강에 해롭다는 점을 집중 공격한 시민단체들이었던 반면, 지금은 콜라 산업 자체에서 코카콜라를 향한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반미 정서가 높은 이슬람권이나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는 자기네 지역과 문화를 상징하는 콜라들이 시장을 공략하면서 반란의 주역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1990년대 말부터 이슬람권 전역을 휩쓸었던 이란산 잠잠(Zamzam) 콜라. `잠잠'은 유대·기독교·이슬람 모두가 `믿음의 조상'으로 여기는 아브라함과 관련된 지명에서 따왔다. 아브라함의 한 아들 이삭은 유대인들의 조상이 되고 또다른 아들 이스마일은 무슬림들의 조상이 됐는데, 이스마일이 이삭에 밀려 쫓겨나 사막을 헤맬 때 잠잠이라는 샘물을 마시고 목숨을 건졌다는 일화가 있다. 잠잠콜라라는 이름에는 서구문명과 다른 이슬람의 역사가 들어있는 셈이다.


#이슬람권의 `반미콜라'


잠잠콜라는 유럽에 무슬림 인구가 늘면서 유럽으로도 진출, 프랑스와 독일 등지에서도 어렵잖게 볼 수 있는 브랜드가 됐다. 또다른 이란산 콜라인 파르시(Parsi·페르시아)콜라도 있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한 뒤 바그다드에서는 진짜 전쟁 이면에서 `콜라 전쟁'이 일어났다. 이슬람권 여러나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스라엘을 지원해온 코카콜라 제품의 판매를 금지시켜왔다. 그 대신 콜라시장은 또다른 미국 기업 펩시가 독점하고 있었다.

이라크전쟁 이후로는 양상이 달라졌다. 잠잠콜라에 더해 아랍 브랜드인 메카(Mecca)콜라아랍콜라가 펩시에 맞서 공세를 펴기 시작한 것. 메카콜라는 아랍에미리트(UAE) 기업가가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기 위해 2003년 내놓은 제품이다. 역시 이슬람권인 터키에서는 콜라 투르카(Turka)가 인기를 끌고 있고, 파키스탄에서는 암라트(Amrat) 콜라가 팔린다.




이라크 주둔 미군들이 바그다드에서 시민들에게 잠잠콜라를 나눠주고 있다.


# 세계 곳곳 콜라 열전


라틴아메리카에는 유명한 노란색 잉카(Inca)콜라가 있다. 페루 리마에 본사를 둔 호세 린들리사(社)가 1935년부터 생산해온 유서 깊은 콜라다. 반미 대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쿠바에는 투콜라(tuKola)라는 브랜드가 있다. 유럽에는 더 다양한 콜라가 있다. 야자수 로고로 장식된 독일제 아프리콜라는 미국으로도 수출된다.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100% 천연 미네랄워터로 만든다고 주장하는 영국산 에보카(Evoca) 콜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에는 차이나콜라가 있다.

인도에서는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가게에서 코카콜라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캄파(Campa) 콜라라는 인도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1991년 당시 인도 정부가 시장자유화 정책을 쓰면서 수입규제를 완화, 코카콜라의 물량공세가 시작됐다. 결국 캄파콜라는 2000년 생산이 중단됐다. 3년 뒤 다시 투자를 받아 생산을 재개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번 인도 콜라파문 뒤에는 콜라를 둘러싼 `민족감정'이 들어있을 수도 있다. 건강을 해친다는 비판이 많지만, 때로 콜라는 민족 정서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콜라들




잠잠콜라와 함께 '토착 콜라브랜드'를 대표하는 페루의 잉카콜라.
70여년 전통의 이 콜라는 '노란 콜라'로 더 유명하다.



 아랍계 프랑스인이 만든 아랍콜라.



독일의 대표적인 콜라브랜드 아프리콜라의 광고포스터


■ 사람들은 왜 코카콜라를 욕할까?


`살충제 콜라' 파문이 일어난 뒤 인도에서는 케랄라주를 비롯해 28개주 가운데 절반 이상의 주정부와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제조, 판매를 금지시켰다.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콜라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인도인들의 코카콜라·펩시콜라 불매운동


특히 환경단체의 보고서가 발표된 뒤에도 코카콜라는 인도 보건당국의 자료 공개 요구 등에 미온적인 대응을 보였고, 인도 소비자들에게 관련된 내용을 투명히 공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바로 그런 `오만함' 때문에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확산됐다는 시각이 많다.

코카콜라가 세계 곳곳에서 보이콧의 목표물이 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인도에서처럼 안전성 문제와 무성의한 대응이 정치적인 이슈로 확대되는 경우도 있고, 인권 문제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올초 코카콜라가 남미 콜롬비아 공장에서 노동자 인권을 탄압한 사실이 알려진 뒤 미국 뉴욕대와 미시건대를 비롯해 100여개 대학의 학생들이 코카콜라 불매운동을 벌였다.




콜롬비아의 코카콜라 반대 포스터.


그러나 코카콜라가 비난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제로 건강에 나쁘기 때문.


"베를린의 베딩에 살고 있는 세바스티안은 축구를 좋아하는 11세 소년이다. 그런데 이가 흔들리더니 앞니가 빠지는 증세가 나타났다. 치과의사는 아이의 턱이 수축됐다는 진단을 내린 뒤 그를 종합병원으로 보냈다. 세바스티안은 병원으로 가던 도중 자전거에서 떨어져 종아리뼈가 부러졌다. 입원실로 옮겨진 소년은 다시 척추뼈가 부서졌다. 의사는 세바스티안이 하루에 한병, 어떤 때는 세병까지 큰 콜라를 사먹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한스 울리히 그림 著, ‘더이상 먹을 게 없다’ 146쪽)


콜라 속의 인산은 뼈에서 칼슘을 녹여내기 때문에 콜라를 많이 마시면 드물게 뼈가 부러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콜라 속의 당분은 어린아이들까지 당뇨병에 걸리게 한다. 이 때문에 미국에 반대하는 제3세계 시민운동단체들 뿐 아니라 미국의 교육·보건단체들도 콜라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음료협회는 아동 비만을 막기 위해 초등학교 자동판매기에서 콜라 같은 탄산음료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몇몇 주들은 아예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콜라 판매를 금지시켰다. 영국, 폴란드 등 학교에서 콜라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나라들은 계속 늘고 있다.



■ 콜라에 관한 사실 몇가지


○…미국 최대의 수출품이라는 코카콜라는 1886년 미국 애틀랜타의 약사 존 팸버튼이 코카나무 잎과 콜라나무 씨앗 추출물을 섞어 처음 만들었다. 코카 잎과 콜라 씨앗은 둘 다 흥분제, 정력제로 애용되던 식물이었다. 팸버튼은 달콤한 시럽을 코카콜라라 이름붙여 약국에서 팔았는데 조수인 프랭크 로인슨이 실수로 물 대신 탄산수를 탄 것이 오늘날 콜라의 원조가 됐다.

○…그러나 오늘날의 코카콜라에는 사실은 코카도 없고 콜라도 없다. 코카는 잘 알려진대로 마약인 코카인의 원재료이고, 콜라에는 다량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오늘날의 콜라는 설탕과 탄산수, 검은빛을 내는 착색료로 제조된 `화학 합성물'일 뿐이다. 그런데도 코카콜라가 전세계 음료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 세계 190여개국에서 초당 7500병씩 팔린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당뇨병은 선진국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세계에서 당뇨 환자들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놀랍게도 남태평양의 섬나라 나우루라고 한다. 하와이에서 남서쪽으로 4500㎞, 호주에서 북쪽으로 3000㎞ 떨어져 있는 이 섬은 21㎢ 넓이에 인구 1만3000명의 소국이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이 섬에 당뇨병이라는 것은 알려져 있지도 않았었지만 지금은
성인 40% 이상이 당뇨병환자이고 합병증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호주의 당뇨병 전문가 폴 짐메트 박사는 나우루의 당뇨병이 `콜라 식민지화'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섬에 코카콜라가 들어온 뒤로 당뇨병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독특한 이상을 내건 콜라들도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의 엘체(El Che)사가 만드는 엘체콜라는 남미의 혁명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에게서 이름을 빌어왔다. 엘체사는 엘체콜라 판매 수익의 절반을 비정부기구(NGO)들에 기부한다. 콜라가 숱하게 욕을 먹는 음료인 점을 생각하면, 콜라와 사회운동은 좀 어색한 조합인 듯 보이기도 한다. 실제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

 

○…코카콜라가 제조법을 외부에 알리지 않을 뿐더러 회사 내에서도 극소수의 간부들만이 비법을 전수받는다는 것은 하나의 신화처럼 떠돌고 있다. 코카콜라 예찬론자들은 "코카콜라는 99%의 설탕과 1%의 비법으로 만들어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코카콜라의 철저한 비밀주의를 겨냥, 제조법을 공개해 `카피 레프트(저작권 반대)'를 추구하는 콜라도 있다. 2005년 설립된 캐나다의 오픈텍스트사는 오픈콜라(Opencola)라는 제품을 생산하면서 콜라의 성분과 배합비율, 제조법을 인터넷 등에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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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09-09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라를 끊어야 하는데, 그 톡쏘는 맛때문에, 치킨에 탄산음료가 없다면,너무 서운하잖아요..근데 사이다나 환타는 콜라보다 좀 나을까요? 전 항상 그게 궁금하던데요,

딸기 2006-09-0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저도 그게 궁금하긴 해요. 하지만 결국 다 몸에 안 좋은 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