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그냥 오리지날 쌩잡담이다.
로드무비님의 ‘플라나리아’ 서평을 읽고.
난 그 작가도 모르고, 그런 책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하지만 난 플라나리아는 안다.
플라워도 아니고 나리도 아니고.. 이놈이다, 이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33935113162045.jpg)
국민학교 때 어거지로 방과 뒤 과학공부를 해야만 했던 일이 있었다.
당시에 저녀석에 대해 몹시 신기해하면서 보고파하면서...
암튼 그랬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 밥인지 술인지를 먹으며 이십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후배가 뜬금없이 이렇게 말했다.
“언니, 난 어떤 놈하고 결혼해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말 너무 웃기지 않아요?”
“오오, 멋지다. 그 도저한 정신세계라니! 그런데 니 그동안 내 모르는 새 무슨 험한 일들을 그리 많이 겪었더란 말이고!”
난 그 후배 같은 사람을 ‘이기죽거릴’ 수가 없다. 왜냐?
난 그 후배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가지려고 애써왔는데 알고 보니 원래 그런 성향인,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개성이 강한 편이라서, 내가 좀 독특하긴 하지, 어쩌구 저쩌구...
난 저런 말을 들으면 두드러기가 막 날라구 그런다.
세상에 개성 없는 사람은 어디 있으며 독특하지 않은 사람은 또 어디 있단 말인가.
그래서 뭔가 특별하다고 주장하는, 특별한 것을 지향하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닭이 돼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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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리면 너무 기니깐 중간에서 짤랐다. 받아들이기 힘드시겠지만...
저녀석이 책상 앞에 앉아있는 거라고 생각해주세요. (말도안되는 설정;;이지만)
나는 단골들만 북적거리는, 소위 가족적이라고 하는 가게가 싫었다. 우연히 지나치던 손님이라도 가볍게 들어올 수 있는 가게로 만들고 싶어서 단골이건 초면이건 똑같이 대하는 것이다.
메뉴도 일부러 별 연구 없이 그날 들여온 횟감과 아무런 특징도 없는 구이를 내놓았다. 술도 요즘 유행하는 술 따위는 고집으로라도 들여놓지 않았고, 정종이건 소주건 맥주건 딱 한 가지씩뿐이었다. 이런 가게야말로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닐까?
난 이런 종류조차도 부담스럽다.
소위 가족적이라고 하는 가게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고,
안 가족적인 가게는 또 그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난 특별한게 싫고 평범함만 좋아, 라고 하는 것도 실은 유별나다.
이건 시비를 걸기 위한 쌩잡담입을 다시 한번 밝히며.
아시죠? 이 녀석한테 칼 대면 이 모양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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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할 때 좋겠네..
스미에에게 손금을 봐달라고 손을 내밀었다가 결과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들고 있던 맥주를 확 부어버린 친구를 말리는 시늉을 하고 나서 영수증을 챙겨달라고 해 유유히 술집을 빠져나가던 짧은 머리의 여인. 남의 상처는 안중에도 없고, 어떤 상황이라도 아무리 조그만 것이라도 자기 것은 확실히 챙기는 사람들.
그러게 손금은 왜 보냐고.
그냥, 이 길 아니면 길이 없냐, 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은 것이 내 기분이라는 얘기다.
로드무비님, 서평 재밌게 읽었어요.
재밌게 읽었으니 재밌게 읽었다고 하는데 왜 재밌게 읽었냐고 하시면... (어린 대장금 버전;;)
로드무비님과 잡담을 하고 싶었다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