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속에 영원을 담는다 - 하이꾸 이야기
전이정 지음 / 창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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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가 요즘들어 여기저기 눈에 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서점에 하이쿠에 대한 책들을 찾으려면 어째 찾아지지가 않는다.(내 눈에만 안보이는 것인지....)

하이쿠 시집을 찾다찾다 겨우 찾아 낸 것이 이 책. <순간속에 영원을 담는다>이다.

그나마 이것 밖에는 다른 것은 보이지 않으니 어쩐일인지...

나이가 들다보니 그런가,. 자꾸만 하이쿠가 좋아진다.

질질 끌지 않고 이것저것 덧붙이지 않고 주절주절 대지 않으니 얼마나 좋은가!

이 책에는 마쯔오 바쇼와 요사부손 잇사 등의 작품들이 들어있고

또 따로 봄여름가을 겨울 등의 삭례의 명구도 같이 들어있다.

너무도 황홀하여 한줄한줄 아껴가며 읽는다.

간결하고 단순한 것이 때로는 더욱 화려하게 다가올때가 있다. 하이쿠처럼.

한가지 아쉬운것은

좀더 많은 작품들을 느껴보고 접해보고 싶은데 어째 하이쿠의 본질을 맛보이기보다

그 설명이 더 많다. 맙소사...

짧은 하이쿠 하나에 덧붙이는 저자의 설명이 두페이지!

물론 설명이 잘 되어있어 그 시대의 배경이나, 당시 시인의 마음이 어떠했다는 것을 알 수있는 좋은 정보이기도 하여 유익하다.

그렇더라도... 아쉽다. 설명보다는 좀 더 다양한 하이쿠를 보여주는 것이 나을 듯 한데 말이다.

때로는 설명보다 잘 이해는 가지 않더라도 곰씹을수록 맛이 나는 진솔한 시인의 마음이 더 고프다.

입안에서 씹고 씹다보면 어느 순간에, 아! 하는 탄성이 나 올 수 있도록 말이다.

한권을 아껴아껴 읽었지만 아직도 가슴이 고프다. 고파 죽겠다!

 

<마쯔오 바쇼>

-문어단지여, 덧없이 허무한 꿈을 여름 달밤

 

-길가의 무궁화는 말에게 먹히고 말았구나

 

<코바야시 잇사>

-죽이지 마라, 파리가 손으로 빌고 발로 빈다

 

-덧없는 세상 덧없는 세상이라고, 한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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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지음, 백시나 엮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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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탸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燒酒를 마신다

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알응알 울을 것이다

 

-----

백석의 시이다.

언젠가 너무도 쓸쓸하여 홀로 거리를 거닐다 들어선 서점에서

운명처럼 그의 시집을 만났고 단번에 이 시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너무도 쓸쓸하고 고독하였으므로 화살같이 날아와 내 가슴에 박혔다.

그때는 그 누구의 위로도 나를 어루만지지 못했으나

이 시한편이 나에게 힘을 주었다.

나는 가슴에 백석의 시집을 꼭 품고 다시 거리로 나섰다.

눈물이 났고, 다시 살아갈 힘이 났다. 

 

걸죽한 시들도 있고 해석불능의 시들도 들어있다.

고어들도 많이 들어있어 읽기가 힘들기도 한 반면 나름의 멋이 있다.

무엇보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니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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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띄어쓰기 맞춤법 사전 - 시서례글힘 1
시서례국어연구소 엮음 / 시서례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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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띄어쓰기. 맞춤법 사전>

맞다. 딱 손에 잡힌다. 책의 크기만... --a

읽을만 할까 말까 무척이나 고민하다 주문했던 기억이 있다.

역시 이런 종류의 책은 오프라인에서 직접 확인을 하고 사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절감한다.

시서례국어연구소에서 엮었다. 물론 많은 연구와 각고의 노력끝에 나온 책이겠으니

그 활용법이 영 없다하진 않겠지만

어쩐지 나한테는 잘 맞지 않는다. 택배가 도착한 그날 한번 쭉 훑어 보고는 한번도 들춰보지 않았다.

책한권이 온통 ㄱ~ㅎ의 각 챕터로 나눠있다. ㄱ에는 기역이 들어가는 단어들이 주욱~ 나열되어있다. ㅎ까지.

가래엿

개래침

가려내다

가려 놓다

가려지다

가려 주다

 

너도나도

너 돈

너 따위

너른

너머

너 발

ㅎ까지 이런식. --;  내가 뭘 바랬던가....

그나마 마지막엔 <한글맞춤법>이 1장부터 6장까지 소개되어있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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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잠언 시집
류시화 엮음 / 열림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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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용 시집이라고 할까나?

류시화는 어쩌면 이런 글들을 많이많이많이~~ 도 내는 것인지...

너무 쉽게 쓰여지고 너무 쉽게 읽혀지는 글들엔 흥미가 없다.

누군가 오래전에 선물로 주고간 것같은데 책장저 깊은 구석에서 얼마전에 발견했다.

이런 책을 누가 내게 줬었지? 생각 하다가 책장 맨 뒤를 넘겨보니,

역시,

<먹어선 안될 사탕인줄 알고도 잔뜩 먹고 난 후의 텁텁함,,,> 이라고 적혀있다~~~ ㅎㅎ

물론,

모두 다 좋은 글들이다. 잉게솔과 마더테레사의 글도 있고 임옥당과 칼린지브란의 글도 있다.

작자미상의 글들도 있고 ㅋㅋ '어느 선원에 걸려있던 시'라고 쓰인 글도 있다 --;

내가 좋아하는 인디언들의 축시나 글들도 있고 ㅎㅎ

하지만 어쩐지 입안이 텁텁하다.

 다시 생각해봐도....

화장실에서 힘쓰며 읽어볼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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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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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미술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한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뒷표지. 즐거운 듯 춤사위를 선보이는 그림
<무동>의 무동 세부

마치 강좌를 직접 듣고 있는 듯한 기분,.

옛 사람의 눈으로 보고, 옛 사람의 마음으로 느낀다....

경복궁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일화문, 월화문 편액.
우리말로 풀자면 일화문은 '햇빛문'이요 월화문은 '달빛문'이다.
참 아름다운 이름.

김홍도의 <군선도>중 일부.

백자병.
저자는 호암미술관에서 <조선백자전>을 할때 우연히 보았던 한 관람객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한다.
좋은 작품 앞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따듯한 마음이 느껴진다,.

김홍도의 <씨름>의 놀란 구경꾼 세부.
저자는 작품의 큰 틀을 아우르는 것은 물론 각각의
세세한 작품속의 이야기까지 들려주고 있다.

뜻을 이해하지 않고 그림을 이야기할 수는 없는 일.
<묘작도> 는 말 그대로 고양이 그림이다.
고양이는 70노인을 뜻하기도 한다. 고양이가 보고 있는 참새는 벼슬을 하는 선비 정도. 이그림은 생신을 맞은 두 노인과 아들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화롭고 편안한 느낌의 생일선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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