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홍남)은 2007년 4월 24일부터 10월 21일까지 “조선시대 책은 어디서 출판했을까”라는 주제로 역사관 인쇄실에서 작은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에 출판한 책을 출판한 곳과 출판한 연도 등을 기록한 간기(刊記)를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학문과 제도로써 나라를 다스린다는 문치주의를 내세운 조선은 교서관(校書館) 등 출판 관련 기관을 설치하여 유교서적, 역사책, 법전 등을 출판하였다. 즉 오늘날처럼 출판사에서 책을 출판하여 판매한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 책을 출판하여, 이를 중앙관청이나 지방관청에 보급하고 신하들에게 하사하였다. 전문적인 업무를 맡고 있는 중앙관청도 각각 필요한 책을 출판하였다. 지방관청은 중앙에서 보내온 책을 바탕으로 번각본(飜刻本)을 만들거나 필요한 책을 직접 인쇄하여 보급하였다.

민간에서 출판의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곳은 절이었다. 절에서는 주로 불경을 인쇄하였다. 조선시대 문화전파의 중심지였던 서원에서도 서원과 관련된 인물의 문집 등을 편찬하였으며, 유력한 집안에서는 자체적으로 조상의 문집, 족보 등을 출판하였다. 16세기에 민간에서 판매를 위해 책을 출판한 기록이 있으며, 조선 후기에는 판매를 위해 책을 출판하는 예가 늘어났다.

이처럼 조선시대 각처에서 책을 출판했음을 알 수 있는 것은 책에 나와 있는 간기를 통해서이다. 이번 전시에는 교서관을 비롯한 중앙관청에서 출판한 중요 서적들과 지방관청 사원, 서원에서 출판한 책, 민간에서 판매를 위해 출판한 대표적인 책들을 전시한다.
특히 영조가 쓴 ꡔ수덕전편(樹德全編)ꡕ이라는 책은 영조가 직접 짓고, 표지의 제목과 글씨를 썼으며 신하에게 하사한 책이라는 기록까지 나와 있다. 이 기록을 통해 책에 대한 출판 정보와 영조의 글솜씨를 볼 수 있으며 또한 왕이 문치주의에 의해 나라를 다스리려 했다는 산 증거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정조의 명령으로 교서관에서 출판한 ꡔ명의록(明義錄)ꡕ과 영남 감영(監營)에서 이를 번각한 책을 함께 전시하여, 중앙관청에서 출판한 책이 지방에 어떻게 보급되고 책의 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하였다.

옛 책의 간기는 보통 책의 맨 앞이나 맨 뒤에 나오지만 오늘날 책의 서문이나 후기와 같은 곳에 기록되기도 하므로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간행기록의 형식 또한 다양하므로 간기의 다양한 형식을 보는 것도 흥미거리이다.

오늘날 남아 있는 조선시대 책들 가운데 언제 어디서 출판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기록이 나와 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실록을 비롯한 여러 기록을 통해 해당 책이 언제 어디서 출판되었는지를 짐작하기도 하고, 책의 외형적인 형태 등으로 짐작하기도 하며 간행기록이 있는 책과의 비교를 통해 파악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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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구당 한달 책 구입비가 1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담배나 화장품 지출비의 절반 이하이며 술값 지출비용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의 날인 23일을 하루 앞둔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6년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국가구(2인 이상)의 한달 평균 서적 및 인쇄물에 대한 지출은 1만288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서적 및 인쇄물 지출비 중 서적(학습 참고서 제외)은 7631원, 잡지 271원, 일간신문 2256원, 지도,악보,카드 등 기타 인쇄물은 130원이었다. 이에 따라 교양과 정보 취득을 위해 구입하는 책으로 볼 수 있는 서적과 잡지를 합한 금액은 1만원을 밑도는 7902원에 불과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산출한 지난해 책 한 권당 평균 가격이 1만1545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전국가구가 한달에 책을 한권도 안 사는 셈인 것이다

서적과 잡지 구입비는 지난해 전국가구의 한달 평균 담배 값 2만1945원과 화장품 지출비 1만8431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주류 소비에 지출한 7685원보다는 약간 많았다.

가구당 한달 평균 서적과 잡지 구입비는 전국가구 가계수지 통계가 나온 2003년 7916원에서 2004년 7999원으로 증가했지만 2005년 7917원으로 줄어든 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달 평균 순수 서적 구입비도 2003년 7658원, 2004년 7750원, 2005년 7667원, 2004년 7631원 등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파일을 내려받아 볼 수 있는 e북, 도서대여점 등이 있기 때문에 가구의 서적 지출비가 줄어든다고 해서 국민의 평균 독서량이 줄어든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독서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새로운 서적 출판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2006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1년간 책을 한권도 읽지 않는 사람의 비중이 23.7%로 2년 전보다 0.4%포인트 증가했고 지난해 전체 신간도서의 출판시장 규모는 2조3657억원으로 12% 정도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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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4-27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평균의 열배 이상을 지출하고 있군요. :)

프레이야 2007-04-27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집에 갔을 때 책이 있나 없나, 어떤 종류의 책이 있나는 그 집과 사람을
볼 수 있는 창이 되기도 하지요.^^

백년고독 2007-04-27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 한달에 10배이상이면 대략 도서구입 가격이 나오네요. ㅋ^^ㅋ
배혜경님:)-> 저도 제일먼저 몬 책 있나, 글 구 가져올 것 없나를 본답니다. ㅎㅎㅎ
 

 브랜드 아파트의 등장

이전까지 집은 그저 안락한 쉼터의 공간이라는 개념이었다면 이제부터의 ‘집’은 마치 옷처럼 나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수단이 되어가고 있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라는 말처럼 말이다. 이렇게 집이 갖는 의미가 변화 한데에는 브랜드명 아파트들이 등장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래미안’을 필두로 대우건설 ’푸르지오’와 대림산업 ’e-편한세상’, GS건설 ’자이’ 등이 등장하면서 건설업계에 브랜드 열풍을 불러왔다. 이러한 브랜드 아파트들이 앞다투어 유명 연예인, 사회 저명 인사들을 내세워 아파트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ROUND 1

초창기에 아파트 광고들은 브랜드 네임을 각인시키는데 주력했다. ‘푸르지오’, ’대림e-편한세상’등 따라 부르기 쉬운 징글들을 사용했다. 또 아예 아파트 이름을 미국에서 명예와 품격을 지닌 명문가들이 모여 산다는 ‘브라운스톤’에서 따오기도 했다.


  ROUND 2

브랜드 네임을 각인시킨 후,  “○○아파트”에 살면 부러워한다.”는 식의 광고들이 집행되기 시작했다. 이제 이러한 흐름은 대기업 아파트 광고들을 넘어 이제는 중소 기업 및 소규모 주택 업체로까지 확산되어 가고 있다. 그만큼 광고 컨셉도 매우 다양해졌다. 웰빙 열풍을 타고 온 ‘친환경 아파트’(비버 소장이 등장하는 대동 다숲), 노블레스적인 삶을 강조하는 ‘프리미엄 이미지’(성에 살며 음악회도 여는 상류층의 삶을 담은 롯데 캐슬), 미래 지향적인 시스템을 갖춘 ‘최첨단’(밖에서도 마음 놓고 집을 통제할 수 있는 GS 자이)전략 등이 주축이 되고 있다.
 
이제 대우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푸르지오’에, 삼성 아파트 주민들은 ‘래미안’에 현대아파트 주민들은 ‘힐스테이트’에 살기를 희망한다. 건교부에서는 ‘공동주택의 효율적 관리를 저해하는 행위’를 이유 삼아 각 지차제에 공문을 보내 명칭 변경을 허용하지 말아달라는 지시를 내리기 까지 하고 있다.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 현대 등의 이름을 버리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게 한 그 힘은 바로 광고가 아닐까. (출처:광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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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식과 파격적인 티저 광고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WCDMA브랜드 ‘SHOW’가 음성은 물론 영상으로 통화를 즐기는 연인들을 위한 신개념 커플요금제를 알리는 신규 광고를 선보인다.

‘SHOW’는 핸드폰으로 서로 얼굴을 보면서 통화하고 세계 어디서나 영상전화가 가능하며 대용량의 데이터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WCDMA브랜드로 ‘세상에 없던 세상이 기다리던’ 새로운 모바일 기술을 말한다.

SHOW가 선보이고 있는 이번 ‘커플 영상데이트’ 광고는 음성은 물론 영상으로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들이 부담없이 자유롭게 영상통화를 즐기는 모습을 소개함으로써, WCDMA 세상에 걸맞는 커플요금제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영화를 보려는 듯 TV앞에서 세팅을 시작하는 여자는 푹신한 쇼파를 끌어다 놓고, 뽀샤시한 조명까지 준비한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여자가 결국 자리를 잡고 한 일은 남자친구와의 길고 긴 영상통화를 위해 깜찍하게도 씹던 껌을 뱉어 TV에 휴대폰을 붙이는 일이었다. 반대편의 남자도 TV앞에 붙여놓은 휴대폰 앞에서 편안한 포즈로 긴 영상통화를 즐긴다. 커플들이 영상통화를 하기 위해서는 독특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내용과 영상이기 때문에 더욱더 적극적인 사랑 표현도 가능하다는 내용으로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신선하게 그리고 있다.

 KTF 홍석범 팀장은 “SHOW의 커플요금에 가입한 고객에 대해, 최대 3개월간 음성통화는 물론 밤 12시부터 6시까지는 영상통화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라고 말하고, “SHOW에서는 한시도 떨어져 있기 싫은 사랑하는 연인들을 위해 특별히 이번 프로모션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광고를 기획한 웰콤의 김당엽 부장은 “특히 이번 광고에서는 더 이상 ‘듣고 말하는’ 전화가 아닌 ‘보고 보여주는’ 전화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WCDMA세상에서 커플들의 통화장면도 달라질 것이라는 부분에 주목했다”고 말하고, “신세대들의 사실적인 영상통화 준비과정을 통해 소비자들의 공감대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소비자들의 영상전화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 경쟁사의 영상전화 광고와 달리 SHOW는 소비자들이 생활 속에서 가장 쉽게 체감하는 가격 부분을 린暮갬?소개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광고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촬영에서는 씹던 껌을 TV에 붙이는 장면을 찍기 위해 배우들이 너 다섯개나 되는 껌을 한꺼번에 씹어 촬영 후 턱이 마비(?)될 뻔 했다는 에피소드도 전해지고 있다. 

(출처 : 광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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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고에 웃고… 피박·광박에 울고…”


김덕수 공주대학교 사범대 교수의 논문 한 편이 화제다. 화투에 대해 연구·분석한 자료가 그것이다. 최근 이 논문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누리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김 교수는 강한 왜색을 지닌 화투 패를 조명,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고 싶었다고 논문의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월별로 각각 4매씩 총 48장으로 구성된 화투는 ‘일본 문화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고유의 세시풍속은 물론 월별 축제와 갖가지 행사, 풍습, 선호, 기원의식 심지어 교육적인 교훈까지 담겨 있다.
<일요시사>는 김 교수의 논문을 긴급 입수해 화투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봤다.


일본 문화적 코드 “쓰리고에 웃고, 피박에 울어라”

성인들이 여가시간에 가장 즐겨하는 게임은 무엇일까. 바로 화투놀이의 하나인 ‘고스톱’일 것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의 약 70%가 화투를 즐긴다고 한다. 이쯤 되면 화투가 ‘대한민국 대표 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러나 화투에 담긴 비밀을 아는 이들은 드물다. ‘화투의 비밀’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김덕수 공주대학교 사범대 교수는 “화투는 일본 문화의 축소판”이라고 단정한다. 그는 “우리나라 전체가 ‘고스톱 공화국’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며 “그러나 정작 월별로 각각 4장씩 총 48장으로 이뤄진 화투의 실체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밝힌 화투의 숨겨진 비밀은 다음과 같다.

김덕수 교수 논문 '화투의 비밀' 화제 "왜색 화투패 조명"

"세시풍속, 선호, 기원의식, 교훈 등 일본문화 축소판"


  1월 송학

 세칭 ‘삥’이라고 불리는 송학의 화투 문양을 보면 1/4쪽 짜리 태양, 1마리의 학, 소나무, 홍단 띠가 나온다. 태양은 신년 새해의 일출을, 학은 장수와 가족의 건강에 대한 염원을 나타낸다. 또 소나무가 등장하는 이유는 가도마쯔 행사에 소나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가도마쯔는 1월을 맞이하는 일본의 대표적 세시풍속. 일본인들이 1월 1일부터 1주일 동안 소나무를 현관 옆에다 장식해 두고 조상신과 복을 맞아들이기 위한 행사다. 학을 의미하는 ‘츠루’가 소나무를 뜻하는 ‘마쯔’의 말운을 이은 점은 일본식 풍류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월 매조
2월에 해당한 매조에는 꾀꼬리와 매화가 나온다. 일본의 매화 축제가 2월에 시작되는 이유에서다. 매화 축제는 이바라키현 미토의 가이라크 매화 공원을 비롯한 전국의 매화 공원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꾀꼬리는 ‘우구이스다니’라는 도쿄의 지명에도 남아 있을 만큼 일본인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새다.

눈에 띄는 점은 꾀꼬리가 봄철(4월 이후)이 아닌 2월에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다만 꾀꼬리와 매화가 봄의 전령사임을 노래하는 대표적 시어인 동시에 꾀꼬리의 일본어 표기인 ‘우구이스’와 매화를 뜻하는 ‘우메’간 두운을 일치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3월 벚꽃
일본의 벚꽃 축제는 3월 최고 절정에 이른다. 그래서 3월의 화투 문양은 온통 벚꽃으로 가득 차 있다. 삼광의 벚꽃 밑에 그려진 것은 ‘만막’이라는 일종의 천막이다. 이는 지금도 일본인들의 경조사 때 천막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속에는 벚꽃을 감상하며 술잔을 기울이는 상춘객들이 있지만, 삼광의 화투에선 그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상춘객들이 화투 하단에 숨겨져 있는 것이다. 상춘객이 만막 안에서 낮술에 취한 채 봄날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는 셈이다.

 4월 흑싸리
4월 화투 문양은 흑싸리가 아니라 등나무 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흑싸리로 착각하고 있다. 흑싸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빗자루를 만드는 재료로 활용되는 싸리나무의 색깔은 녹색이며, 가을철에 그것을 베어 햇볕에다 말리면 갈색으로 변한다.

4월은 일본에서 등나무 꽃 축제가 열리는 계절로, 등나무는 일본 전통시의 시어로 쓰이는 여름의 상징이다. 여기에 그려져 있는 두견새 역시 일본에서 시제로 자주 등장할 만큼 일본인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새다.

 5월 난초
5월 화투 문양도 난이 아니라 붓꽃이다. 붓꽃은 보라색 꽃이 피는 습지의 관상식물. T자 모양의 막대와 3개의 작은 막대기는 각각 ‘제도용 자’와 ‘딱성냥’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T자 모양의 막대는 붓꽃을 구경하기 위해 정원 내 습지에 만든 산책용 목재 다리며, 3개의 작은 막대기는 목재 다리를 지지하는 버팀목이다. 일본인들은 이 목재 다리를 ‘야츠하시’라고 부른다.

다리 끝에는 붓꽃을 감상하는 기모노를 입은 일본인이 있는데, 이 또한 삼광과 마찬가지로 화투 하단의 보이지 않는 1인치 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6월 모란
6월 화투 문양은 모란꽃이다. 모란은 고귀한 이미지로, 일본인들의 가문을 나타내는 문양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꽃과 나비하면 모란꽃을 떠올릴 정도로 동양 사회에선 모란꽃을 ‘꽃의 제왕’으로 쳐준다.

이에 따라 일본화에는 모란과 나비가 함께 등장한다. 그러나 한국화에선 모란과 나비를 함께 그리지 않는 것이 오래된 관례다.

당 태종이 신라의 선덕여왕에게 보낸 모란꽃의 그림에 나비가 없었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인 셈이다.

7월 홍싸리
7월 화투 문양은 싸리나무다. 싸리나무는 녹색이다. 그러나 이 문양엔 빨간색과 검은색으로 처리돼 있다. 이는 화투 제작자의 단순 실수로 추정된다.

여기에 멧돼지가 나오는 이유는 근대 일본에서 성행했던 멧돼지 사냥철이 7월이었기 때문이다. 멧돼지 사냥은 종족보존을 위해 주로 수컷에만 국한돼 있었다.

8월 공산
8월 화투 문양엔 산, 보름달, 기러기 3마리가 등장한다. 이는 8월이 일본에서 ‘오츠키미(달구경)’의 계절인 동시에 철새인 기러기가 대이동을 시작하는 시기임을 알려주는 일종의 문화적 암호다.

검은색으로 처리된 것은 산이다. 흰색으로 처리된 부분은 하늘을 의미한다. 한국 화투엔 산에 억세 풀이 없는 반면 일본 화투엔 억세 풀이 그려져 있다. 또 한국 화투엔 홍색이나 청색 띠도 없다.

즉, 일본에서 8월은 1년 중 가장 바쁜 추수철이기 때문에 한가롭게 시를 쓰고 낭송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없음을 시사한다.

9월 국준
고스톱꾼들은 9월 화투를 유난히 좋아한다. 9월은 일본에서 국화 축제가 열리는 대표적인 계절이다. 그 쌍피엔 ‘목숨 수(壽)’자가 새겨진 술잔이 등장한다. 이는 9세기경인 헤이안 시대부터 유래된 ‘9월9일에 국화주를 마시고, 국화꽃을 덮은 비단옷으로 몸을 씻으면 무병장수를 한다’는 일본의 전통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특히 국화는 일본의 왕가를 상징하는 문양이다. 이를 감안하면 일왕을 비롯한 권력자들이 흐르는 물에다 술잔을 띄워놓고 국화주를 마시면서 자신들의 권세와 부귀가 영원하기를 기원했던 데서 비롯된 것으로도 보인다. 쌍피가 피와 10점짜리로 동시에 활용될 수 있는 특권을 갖는 것은 일왕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10월 단풍
일본에서 10월은 전통적으로 단풍놀이의 계절인 동시에 본격적인 사슴 사냥철이다. 수사슴과 단풍들이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계절의 특성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사슴을 의미하는 ‘시카’와 단풍을 뜻하는 ‘카에데간’에도 말운과 두운이 일치하는데, 이것 역시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11월 오동
오동은 가장 각광받는 화투 패다. 속칭 ‘똥광’으로 불리는 오동의 광은 광으로도 쓸 만하고, 피 역시 오동만이 유일하게 3장이다. 오동의 광에는 닭 모가지 모양의 조류와 싹 같은 것이 등장한다. 닭 모가지 형상을 하고 있는 조류는 평범한 새가 아니다.

막부의 최고 권력자인 쇼군의 품격과 지위를 상징하는 봉황새의 머리다. 검은색의 싹은 오동잎이다. 오동잎 역시 일왕보다도 더 막강한 힘을 갖고 있었던 막부의 쇼군을 상징하는 문양이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나 국·공립학교를 상징하는 문양으로 사용되고 있다. 심지어 일본 화폐 5백엔 주화에도 오동잎이 도안으로 들어가 있을 정도다.

12월 비
절기상으로 12월은 추운 겨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비 광을 살펴보면 낯선 선비 한 명이 양산을 받쳐 들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그리고 축 늘어진 수양버들 사이로 실개천이 흐르고 있고, 그 옆에는 개구리 한 마리가 앞다리를 들며 일어서려는 모습을 하고 있다.

여름 양산과 땅 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어야 할 개구리가 왜 12월에 등장했을까. 이는 일본의 ‘오노의 전설’을 묘사한 것이다. 갓 쓴 선비는 ‘오노노도후’라는 일본의 귀족으로서 약 10세기경에 활약했던 당대 최고의 서예가다.

비 광에 등장하는 선비의 모습은 오노가 붓글씨에 몰두하다 싫증이 나자 머나먼 방랑길을 떠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오노는 수양버들에 기어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개구리의 광경을 보고 “미물인 저 개구리도 저렇게 피나는 노력을 하는데, 하물며 인간인 내가 여기서 포기해서 되겠는가”라는 깨달음을 얻은 뒤, 곧장 왔던 길을 되돌아가 붓글씨 공부에 정진했다고 한다.

한국 화투는 일본 화투에 나오는 이 선비의 갓 모양만 일부 변형시켰다. 또 쌍피의 문양은 ‘죽은 사람을 내보내는 일종의 쪽문’으로서, ‘라쇼몬’이라고도 일컬어진다. 이 피가 쌍피로 대접받는 것은 이 문에 붙어 있는 귀신을 대접한다는 의미다.

 

 청단·홍단’에 얽힌 일본 이야기

홍색, 길조…청색, 불운”

‘꽃들의 싸움’으로 해석되는 화투를 고안한 사람은 일본인이다. 일본인들은 화투를 일명 ‘하나후다’라고 불렀는데, 19세기말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뱃사람들에 의해 한국에 유입되면서 화투로 불리게 됐다.

그 전까지 조선에선 숫자가 적힌 패를 뽑아 우열을 겨루는 ‘수투’가 널리 행해지고 있었다. 일본 화투가 들어오면서부터 수투가 화투에 밀려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 중에서 1년 열두 달 중 8월과 11월을 의미하는 공산과 오동을 제외한 나머지에 등장하는 청·홍색 띠는 일명 ‘단책’이라고 불린다. 일본에선 ‘하이쿠’라는 일본의 전통 시구를 적을 때 이 종이를 사용한다.

한국에선 빨간색이 사망, 공산당, 화재 등과 같이 부정적인 의미를 갖지만, 일본에서의 빨간색은 쾌청한 날씨, 경사, 상서 등을 나타낸다. 홍단의 구성요소는 송학(1월), 매조(2월), 벚꽃(3월). 일본인들에게 1, 2, 3월은 매우 상서로운 달임을 시사해 준다.

또 모란(6월), 국준(9월), 단풍(10월)에는 청단이 있는데, 일본에서 청색은 우울하거나 좋지 않은 일을 암시하는 색상으로 여긴다. 실제 일본에선 6, 9, 10월에 태풍이나 집중호우로 인한 수재민들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평균적으로도 1년 중 이기간에 각종 사건·사고가 비교적 많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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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고독 2007-04-26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는 별별사람이 다 있으니까요. 한 교수의 재미있는 논문정도로 생각하고 말면되죠. 모.~~~^^

베이비송 2007-04-27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는데요~ ㅎㅎㅎ 별거 아닌 거에 너무 흥분하셨네요. 위에 계신 분. 에이~ 다 웃자고 하는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