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1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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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허락된 생애 마지막 비행,
여덟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연료,
여덟 시간밖에 머물 수 없는 하늘·····

1994년 오전 8시 30분,
그가 탄 비행기는
연료소진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마지막 비행 1년 전
[어린왕자]를 집필한

생텍쥐페리

"내가 죽은 것처럼 보일거야. 하지만 그게 아니야."


얼마전 늦은 시간 우연히 돌린 한 방송국에서 조금은 어설프고, 다듬어지지 않은 마치 장난스러운 장면들과 교차하는 글들을 보게되었다. "어, 생텍쥐페리이야기 아냐?" 라는 생각과 함께 이내 화면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도대체 무슨 프로야?, 광고인가?" 그런 생각속에 지식ⓔ라는 자막 -잘 기억은 안나지만- 과 함께 끝이났다. 그리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이 그 프로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것은 책을 받고나서...

TV에서 얼핏보았을때 아주 짧은 시간내에 나의 시선을 확 잡아 끌었다면 분명 내용또한 심상치 않을것이라는 기대 반 호기심 반에 읽어내려갔다. 역시 강했다. 툭툭 던지는 문장 하나하나가 필할 수 없는 비수마냥 꽂히기 시작했다. 특히 "사라 바트만"의 이야기에 이르러서는 심한 충격마저 받았다. 어찌 그럴수가 있을까... 내용을 잠깐 보면 이렇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사끼 바트만이라는 여성이 살고 있었는데, 이 여성은 큰 엉덩이때문에 당시 영국인 의사가 유럽에서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그녀를 런던으로 데려간다. 이후 '사끼 바트만'은 '사라 바트만'으로 개명 시킨후 구경꾼들에게 그녀의 신체를 보여주는 순회전시회를 벌인다. 결국은 흥행의 수명이 다했다고 판단한 의사는 프랑스 파리의 야생동물 흥행사에게 팔아넘기고, 결국 바트만은 질병과 매춘 알콜 중독으로 죽게된다는 내용이다.

지식ⓔ는 몰라도 그만 알아도 그만이 이야기들로 그득하다. 하지만 지식ⓔ의 내용들을 알게 된다면, 더 이상 그것은 지식이 아니게 된다. 바로 그것은 사회문제요, 인종문제요, 아동문제며, 국제문제이고, 생존의 문제로 바뀌게 된다.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커피한잔은 별것 아니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의 거대기업의 가격에 대한 횡포와 함께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커피를 재배하는 50개국 20여만명 어린이들의 슬픈비애가 숨겨져 있다.

또한 전세계 2만9천여 매장을 거느린 맥도널드의 햄버거 하나를 위해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어 이상기후나 숲이 사라지고 마는 이야기나, 축구공에 얽힌 이야기인 베컴은 하루에 2천만원을 벌지만, 그 축구공을 만드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이름모를 아이의 하루벌이는 단돈 300원이라는 대목에서는 욕지기가 나왔다.  그 외에도 지식ⓔ 에서는 한미 FTA로 인한 쌀과 영화에 대한 문제도 언급되어있고, 최저임금, 왕따로 인해 목숨을 끊는 아이들, 매맞는 여성 등의 사회문제는 물론, 일제강점기하의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 광주 민주화운동, SOFA 등등의 사회적, 국제적 문제의 이야기도 담고있다.

지식ⓔ를 읽으며 화가 치밀어 오른것은 특히 국제적 문제의 이면에는 모두 미국과 일본등 몇몇 강대국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세계의 안위나 생태계에는 관심이 없이 지금 이순간에도 만행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만행이라는 표현이 다소 거칠고 적절하지 않은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식ⓔ를 읽다보면 다른 표현을 찾을수도 찾고 싶지도 않아졌다.  나는 지식ⓔ를 통해 살아있는 지식을 얻게 되었다. 나부터라도 햄버거하나, 커피한잔, 하다못해 무심코 뿌리는 프레온가스를 배출하는 제품들의 사용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러한 책은 몇 줄의 리뷰보다는 그냥 책 전체를 인용하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어나는 책이다. TV에서 이 프로가 계속되는한 지식ⓔ는 2편 3편이 계속되리라. 모쪼록 이러한 프로나 책은 지속적으로 우리 곁에서 자칫 잊어버리거나, 소홀해지거나, 놓치기 쉬운 지식들을 전해주기 바란다. 이러한 프로그램 때문에 나는 TV도 책도 멀리 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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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장-자크 피슈테르 지음, 최경란 옮김 / 책세상 / 199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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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지 않은 수의 책을 읽어오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정말 좋은 책은,  머리보다 마음을 따듯하게 덥혀 줄 수있는 책은, 혹은 머리를 밝혀 줄 수 있는 책은 언제고 눈에 띈다는 것이다. 사장되어 사라질 때를 기다리고 있는 책이라도 언젠가 누구의 손에 의해서건 그것은 발견되고 마는 것같다. 장자크 피슈테르의 <표절>을 만난 것도 그러하다. 

몇년전의 어느 헌 책방에 들렀다가 우연히 발견했던 <표절> 이라는 이름의 책. 사고자 한것은 아니었지만 어찌어찌하다보니 내 손에 들어 오게 되었다. 그리고 한동안 읽지 않다가 더운 어느 여름, 느닷없이 그 책을 뽑아 들었고 나는 그 자리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끝까지 읽어 내렸다. 전기충격을 받은 듯 짜릿한 무언가가 가슴 한쪽을 훑고 사라졌다. 그렇게 내가 알지 못했던 장자크 피슈테르를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

<표절>은 말 그대로 표절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다.  한 남자의 인생을 건 복수극. '표절'이라는 것이 복수의 무기라는 것이 신선하고 재미있다. 소설을 시작하는 처음, 첫문장부터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사건의 사건을 뛰어넘는 내면의 이야기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가슴아픈 사연, 실타래를 타고 점점 의혹속으로 빠져들어 결국 존재자체가 무의미해지는 또다른 남자. ....

 하지만 실재의 복수라는 것이 주인공이 원하고 소설 속에서 완성한 시나리오처럼 완벽하게 이루어질수 있을까? 실은 누구나 복수를 꿈꾼다. 살면서 누구하나에게 이를 악물며 악의를 품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 하지만 에드워드처럼 누구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소설은 그저 소설일뿐. 그래도, 하지만,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라는 생각은 떨쳐버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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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5-0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도 있군요. 음.

백년고독 2007-05-02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한번 읽어보세요. 아프락사스님이라면 후회하지 않으실거예요 ^^
 

 

 

 

아이세움 출판사에서 나온 <머리에서 발끝까지 시리즈>

인체의 각 부분을 과학적인 면으로 쉽게 풀어 쓴 책이네...

사람의 몸을 궁금해 하는 조카와, 과학을 좋아하는 조카가 있으니 하나씩 사주면 좋겠네.

어린날에 선물해줘야지. ^^

 

 

 

이건, 아내를를 위해서

 

 

 

 

 

 

이것도 재미있을 듯.

 

 

 

 

 

 마방쿠소설도 하나 더 추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독일 문학 추가..

 

 

 

그리고 새로운 취미생활 하나...

  새로나온 책인데 꼭 배워보고 싶은 스케치.

 김충원의 책이라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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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5-01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에서 발끝까지, 참 좋은 책이에요. ^^ 3학년 이하의 어린이라면 적당할 것
같네요.

백년고독 2007-05-01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오늘 두 세트 구입했답니다. 조카들에게 하나씩 선물하려고요.
배혜경님이 좋은 책이라고 하시니 잘 산 것 같은데요 ^^
 
시간의 지배자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지음, 김정란 옮김 / 문학동네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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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위대함의 기호에만 매달린다,. 기껏해야 위대함의 아주 작은 메아리만을 받아들일 뿐이면서도. 그들은, 넓은 길이 아니라, 정원의 작은 빈터에서 시간의 힘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p.15

21세에 그토록 아름다운 소설 <다다를 수 없는 나라>를 쓴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그의 첫 소설을 읽고 어찌나 놀랐던지 모른다. 어떻게 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궁금하여 며칠밤을 골똘히 생각에 젖을 정도 였으니까. 그리고 그가 군 복무중에 썼다는 <압생트>를 보고 싶었지만 어디에서도 출간하지 않았다. 전전긍긍. 프랑스어라도 배우고픈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기다리다 그의 또다른 소설 <시간의 지배자>를 만났다.

여전히 아름다운 소설. 문장과 문장 사이를 흐르는 보이지 않는 은유와 상징들. 그의 글은 문장을 쭉 읽어 나가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단어와 단어 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의 자간과 행간에도 그의 글은 스며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깊은 사유들이 행간에서 넘실대어 다른 소설을 읽듯 빠르게 읽을 수 없는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조금 더 천천히. 가능한 한 조금 더 음미하면서 읽어내야만 그의 글을 조금쯤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권태로운 한 나라와 사람들. 그리고 시간의 달인 이라 불리는 시계공들의 이야기. 안개속에 가려진듯 흐릿한 내용들과 아름다운 문장들이 읽은 이의 혼을 쏙 빼 놓는다. 아름답다. 씹어 읽을 수록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글들. 크리스토프 바타이유가 천재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 있지 않을까....

대지를 향해 널름거리는 안개의 혀가 아니었다. 그들은 안개가 왕궁의 돌 위에 타락의 징조를 새겨 넣을까봐 두려워 했던 것이다. p.d26

거인에게는 가족이 없었다. 그리고 뿌리도 없는 것 같았다. 그는 원인도 끝도 없는 시간 그 자체 같은 사람이었다. p.68

폭군이 되어 왕국의 건설자가 되는 대신, 그는 기쁨을 모르는 향락자가 되었다. 무엇이든 즐거워하며, 그 무엇에 대해서도 애면글면 하지 않는.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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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 리버 - 상 밀리언셀러 클럽 11
데니스 루헤인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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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런 소설을 보면 멍해진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리고 후회스럽다. 괜히 보았다 싶어서...많은 책을 두고 하필이면 이 책을 보았단 말인가.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하고, 마음이 뒤숭숭한데 말이다.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아직도 어린시절의 데이브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 어쩔 줄 모르겠다. "미스틱 리버"는 그런 소설이다. 밀리언셀러클럽의 책은 내가 소장하고 싶은 책들중 하나다.  이 중 많은 책들이 나에게 읽는 즐거움을 주었고 "미스틱 리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책은 2001년에 쓴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이며, 2003년에 영화로 제작되었고, 2005년에 한글판이 출간되었다. 좀더 "미스틱 리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데니스 루헤인의 대표작이며 당시 각종 상을 휩쓸다시피하고 올해의 책으로도 선정되었다고 한다. 또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의해 제작된 영화는 그 출연진만 해도 대단한 팀로빈스, 숀펜, 케빈베이컨이 출연했고, 이듬해인 2004년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및 조연상을 수상하고 10대 영화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한 작품이다.

예전에는 영화나 책 둘중의 하나 - 평이 좋은 것을 골라서 - 만 선택해서 보곤 했는데 최근에는 책을 보다가말고 영화를 보는 버릇이 생겼다. 얼마전 읽은 "로즈마리의 아기"도 그랬는데, 이번에 "미스틱 리버"도 1권을 읽고 DVD를 보고 말았다. 2003년 작품을 이제서야 보다니... 그렇다고 내가 영화를 안보는 편도 아닌데 왜 이 작품을 놓쳤는지 알수가 없다. 책과 영화를 함께 보면서 느낀점은 역시, 두권으로 된 책은 재미있다는 사실과, 두시간이 넘는 영화 또한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한 사건으로 인해 더 이상은 가까운 친구로서 지낼 수 없는, 피하고 싶은 친구, 친구, 친구. 그들의 엇갈린 운명은 어릴적 한명이 차에 타면서부터 시작되었고, 결국은 꼬여버린 운명도 종말을 맞이하는데... 2권 700여 페이지를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여느책 한권 읽는 시간보다 오히려 짧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흡입력이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흡입력이 강한만큼 읽은후 와닿는 데미지도 크다. "미스틱 리버"는 어릴적 충격에 의한 트라우마가 주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쾌락이 어떤 사람에게는 평생 지울수 없는 정신적 장애로 남을 수 있음을 보여 준 작품이며, 누구나 그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무사히 자신은 빠져 나왔다고 해서 그 정신적 공황에서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증명을 해준 작품이며, 이러한 기억을 지울수 있음은 오직 단하나 밖에 없음도 보여준 작품이다.

"미스틱리버"는 다시는 돌아올수 없는 강이고, 모든것의 시작이면서 모든것의 끝이기도 한 강이다. 이 책을 덮는 순간 왜 데니스 루헤인은 제목을 이처럼 지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당분간은 데니스 루헤인이라는 작가의 강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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