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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 Work
Crimethlnc 지음, 박준호 옮김 / 마티

"나에게는 일이 있습니다, 이것도 일입니다"
당신에게 일은 무엇입니까? 그 일을 왜 합니까? 그 일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자 합니까? 하나 같이 쉽지 않은 물음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 자아 실현을 위해서? 마땅히 다른 일이 없어서? 말하긴 쉽지만 믿기 힘든 대답이다. 아나키스트 공동체 Crimethinc.는 자본주의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일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본주의 피라미드 밑바닥에는 실업자, 노숙인, 이주노동자 등 배제된 사람들이, 그 위에는 자영업자, 공장 근로자, 서비스 산업 종사자 등 착취 당하는 사람들이, 이들 위에는 재벌, 정치가, 전문가 등 자본가들이 자리잡는다. 물론 이 모든 구조를 쥐고 흔드는 자본은 꼭대기에 홀로 서 있다. 그렇다면 이 피라미드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움직이는 걸까? 이 책은 생산과 소비 같은 구조적 이해에서 시작해 금융과 투자 같은 경제의 맥락, 과세와 상속 등 제도의 문제, 종교와 정의 등 가치 영역, 불안과 현기증에서 드러나는 개인 차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삶, 머릿속 상상까지 장악한 자본의 작동 원리를 세세하게 드러낸다.
 
이렇게 설명을 늘어놓으니 이 책이 꽤나 딱딱해보여서 몇 마디 덧붙인다. 이 책은 하나의 포스터에서 시작한다. 앞서 얘기한 자본주의 피라미드 그림이다.(표지에는 작게 나오지만 책을 사면 전지 크기의 대형 포스터를 받아볼 수 있다.) 포스터의 요소요소를 따라가며 각각의 관계를 이해하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다가 한숨을 쉬기도 하고 잠깐 분노했다가 이내 체념하기도 한다. 이런 당신에게 '이렇게 살 이유가 없다'고 속삭이며 저항의 전략, 전술을 슬그머니 건네주고 충동질하는 게 이 책의 재미다. 어차피 끝나지 않는 일, 지금 그만두면 정말 큰 일이 날까? 이쯤에서 끝내면 세상이 무너질까? 아, 세상이 무너져도 또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일이 있겠지. 결국 나는 또 일을 해야겠지. 이런 고민들이 꼬리를 문다면 이 책은 성공이다. 지금 나도 그렇다. 그런데 이런 생각과 글도 나에게는 일이다. 바야흐로 저항이 필요한 시간이 왔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만인에게 일할 것을 요구하며 경제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각 계층과 그들 사이의 역학을 그림으로 그려 보았다. 글과 그림은 자본주의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며 우리가 어떻게 해체시킬 수 있는지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본주의와 싸우기로 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비롯해 그 이상의 것들까지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현실을 묘사하려는 시도라기보다 현실을 해결해 나갈 도구이다. 책 속에서 마음에 드는 표현이나 그림을 발견한다면 벽에 걸고, 사내 게시판에 올리고, 당신의 뜻대로 편집해서 세상에 알려라.(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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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환의 심판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가장 보통의 재미"
기존의 마이클 코넬리 팬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는(소개할 필요가 있는지조차 의문이지만) 딱 한 줄만 있으면 된다. “해리 보슈가 미키 할러와 한 판 벌입니다.” 이하는 마이클 코넬리가 누군지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한 이야기다.
 
MD가 되어 이런저런 책을 팔면서 느낀 바, 세상 독자들의 취향은 정말 다양하다. 모두를 위한 소설, 모두가 좋아하는 소설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읽을 만한 소설들은 몇 있다. 보편적인 재미라고나 할까, 멋진 캐릭터도 있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도 있고 반전도 있고 함정도 있다. 물론 이 요소를 다 집어넣는다고 다 재밌는 소설이 되지는 않는다. 마치 요리처럼 각 재료의 비율과 투입 시각, 불의 세기와 간 조절이 모두 잘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소설이 다 그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론 그건 그렇다. 그러나 어떤 독자가 이미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을 때는 그렇게까지 까다롭지는 않다(만약 그렇게 까다로웠다면 도서 시장이란 건 생겨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평소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들을 읽으시라. 그러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잠도 잘 오지 않는 어느 날, 문득 기깔나고 신나는 책 한 권 읽고 싶어지면 ‘보편적인 재미’를 위해 까다롭게 제작된 스릴러 한 권을 고를 일이다.
 
<탄환의 심판>은 바로 그런 작품이다. 고뇌는 적당하고 액션은 튼튼하며 법정 스릴러의 재미와 모략도 잘 준비되어 있다. 마이클 코넬리가 창조한 두 슈퍼스타가 각자의 장기를 맞교환하는 본 소설은 실제로도 두 시리즈의 장점을 성공적으로 섞어 놓았다. 상이한 소재가 한 권의 소설 안에서 잘 블렌딩 돼 있어서 고루고루 요소요소 즐겁게 읽기 좋다. 범죄소설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이 책 제목을 잘 기억해 두시기 바란다. 이 분야를 좀더 읽어 보시면 알게 되겠지만, 지독하게 좋은 스릴러보다 이렇게 균형감각이 좋은 스릴러를 만나기가 더 힘든 법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마이클 코넬리의 이 스무 번째 작품은 그의 작품 중 가장 복잡한 플롯을 보여 주는 멋진 크라임 스릴러다. 해리 보슈는 교활한 미키 할러라는 적수를 만나고, 독자들은 이들의 대결에서 진정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탄환의 심판>은 미키 할러의 메인 캐릭터로서의 멋진 귀환일 뿐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와 또 다른 관점으로 해리 보슈를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올해 최고 스릴러일 뿐만 아니라 모든 공공 도서관에 의무적으로 비치해야 할 도서이기도 하다. –라이브러리 저널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에서처럼 이 작품에서도 코넬리는 겉으로 드러난 법정 장면들을 비롯, 그 내면의 모습과 변호사 비즈니스까지 훌륭한 법정 스릴러를 보여 준다. 캐릭터와 LA의 분위기를 창조하는 코넬리의 능력은 정말 축복받은 재능이지만 그는 또한 놀라운 이야기꾼이기도 하다. 팬들에겐 필독서이며, 누구에게나 멋진 작품이다. -북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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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살아, 단 한 번의 삶이니까
최성봉 지음 / 문학동네

"‘한국의 폴 포츠’ 최성봉, 희망을 노래하다 "
케이블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에 출연하여 ‘넬라 판타지아’를 부른 한 도전자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다. 심사위원들은 그의 노래 실력에 한 번 놀라고,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에 또 한 번 놀랐다. 심사위원들, 그리고 그 순간을 함께 지켜본 이들 모두 결국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이후, CNN, ABC 등 전 세계 언론마저 그를 주목했다.
 
‘한국의 폴 포츠’라 불리는 그의 이름은 최성봉. 다섯 살 때 고아원에서 도망쳐 나와, 10년 동안 대전의 유흥가에서 껌팔이를 하며 살았다. 때로는 쓰레기통의 음식을 주워 먹으며 끼니를 해결했고, 나이트클럽 계단에서 잠을 잤다. 칼로 사람을 해친 적도 있었고, 마약에 손을 댄 적도 있었다. 조폭에 쫓기다가 야학으로 숨어들었을 때, 기초수급자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실제 나이와 ‘최성봉’이란 이름, 그리고 부모가 생존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하지만 아버지한테 조차 거절 당한 채, 자신의 힘으로 검정고시를 보고, 예술고등학교에 들어가 음악의 꿈을 키웠다. 그 후 일용직 노동자로 살다가 오디션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 책은 고아원에서 도망쳐 나온 다섯 살 아이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최성봉의 삶을 여과 없이 디테일하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한 인간의 삶이 어떻게 이렇게 비참할 수 있는지 보고도 믿기 어려운 광경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하지만, 최성봉은 그 절망의 시간들을 견뎠고, 희망을 노래하는 지금의 자리에 섰다. 껌팔이 소년 최성봉은 자신의 삶을 온전히 보여줌으로써, 온몸으로 ‘희망’을 말하고 있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의 글 : 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와 아동보호시설에서 사는 아이. 이외에 어딘가에서 아이가 살 수 있다는 것을 나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그 아이가 살아가는 방식이 어떠할지 상상이나 해봤을까요? 이 책은 힘없는 아이에게 세상은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인간의 이기심은 또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그러나 조건 없이 도와주고 그의 삶을 지지해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작은 손길들이 그를 아직 살게 했습니다.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그가 항상 문을 두드려왔다는 것입니다. 처음 최성봉씨의 <넬라 판타지아>를 들을 때의 감동이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보면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이 이야기의 장면들과 함께. (배우 차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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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60분 부모 : 행복한 육아 편
EBS 60분 부모 제작팀 지음 / 경향미디어

"'60분 부모' 책으로 다시 보기"
이 땅의 부모들에게 밥과 같은 방송, '60분 부모'가 2년 만에 네 번째 책으로 묶였다. 그 동안 방송에 나왔던 전문가들의 생생한 육아 정보를 연령별, 주제별로 나누어 요점 정리했다. 교육, 육아, 건강, 환경, 문제 행동 등의 다섯 가지 주제로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꼭 알아야 할 정보를 구체적인 사례와 전문가의 의견과 함께 실었다. 원칙과 이슈와 육아의 흐름을 한 눈에 살펴 보고, 혹 고민할 거리가 발견된다면 방송을 찾아보거나 주위의 조언을 구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분주하고 서툰 육아에 지쳐 방송을 놓쳐온 부모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추천의 글 :
이 책을 읽으면 아이를 양육하는데 있어서 가장 시급하고 흔한 문제들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가 내려준 처방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어서 혼란한 마음을 추스릴 수 있을 것이다. 머리맡에 놓고 필요하고 틈이 날 때마다 찾아볼 수 있는 요긴한 정보가 들어있다. 이제는 부모에게 정보만으로는 안 된다. 믿을 수 있고 실생활에 적용이 되는 개념을 가진 정보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는 부모에게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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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초 세트 - 전2권
알랭 드 보통.정이현 지음 / 톨

"알랭 드 보통&정이현 사랑을 쓰다"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작가 정이현, 위트있고 지적인 문장을 구사하는 독보적인 소설가 알랭 드 보통, 두 작가가 뜻을 모았다. 2010년 4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그들을 함께 고민하게 하고 글을 쓰게 한 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정이현은 21세기 대한민국 서울에서 살고 있는 이십대 남녀, 82년생 준호와 84년생 민아의 이야기를 <연인들>이라는 제목으로 묶어냈다. 알랭 드 보통은 사랑해서 결혼한 그들, 벤과 엘로이즈를 중심으로 낭만적 사랑과 노동, 자녀양육의 의무를 동시에 수행해내는 이들의 벅찬 나날을 <한 남자>라는 제목으로 썼다.
 
세태를 포착해내는 눈이 장점인 두 작가답게, 이야기는 낭만적 사랑의 이면을 달고 쓰게 그려낸다. 자발적으로 서로를 오독한 연인의 비극, 그리고 ‘함께 하지 않은 일들이 아직 여럿 남아있었’음에도 다가온 이별. (정이현의 경우) 혹은 열렬히 사랑했고 결혼까지 이루어냈음에도 평범한 삶을 위해선 너무나 큰 용기가 필요함을 깨달아야 하는 나날. (알랭 드 보통의 경우) 어느쪽이든 지나치게 현실적인 얘기라 몰입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토록 힘들다고 해도, 사랑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알랭 드 보통의 말마따나 ‘세상살이가 험난하다고 느껴질수록 그는 더욱 열렬히 사랑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었’기에, 우리는 사랑해야하고 그래서 이 책은 필요하다.  - 소설 MD 김효선

작가의 말 :이 소설은 ‘오래된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최초의 행복감이 자취를 감춘 뒤에, 내가 그토록 매혹되었던 낭만적 사랑의 시기가 지나고 나면, 사랑에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낡은 사랑의 초상이 독자들에겐 암울하게 비쳐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작가인 나는 이것이 진지하고 성숙한, 조심스럽지만 보다 희망적인 답이 되길 바랄 뿐이다. (알랭 드 보통)

사랑이 뭐야? 누군가 물은 적이 있다. 느낌표라고 대답했다. 꼿꼿하게 허리를 곧추세운! 두 해 전 일이다. 지금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그런 답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2012년 봄. 사랑을 위한 문장부호로 나는 느낌표 대신 말줄임표를 고르겠다. 지난 이 년 동안 내 마음은 어디론가 천천히 이동했다. 그 길 위에서 이 소설을 썼다. (정이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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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산책자
애스트라 테일러 엮음, 한상석 옮김 / 이후

"잃어버린 철학의 장소를 찾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다. 철학에 어울리는 장소는 어디일까? 철학 하면 생각나는 모습이나 행동이 있을까? 꽉 막힌 강의실이나 서재, 책과 씨름하는 모습이나 논쟁하는 사람들 외에 별다른 게 떠오르지 않는다. 다큐멘터리 감독 애스트라 테일러는 ‘철학은 거리에서 이루어진다’는 소크라테스의 광장과 산책을 떠올렸고, 도시를 걸으며, 자동차를 운전하며, 쇼핑몰을 둘러보며 슬라보예 지젝, 피터 싱어, 주디스 버틀러 등 우리 시대 가장 뜨거운 여덟 명의 철학자를 차례로 만났다. 물론 슬라보예 지젝과 런던의 쓰레기 처리장에서 생태를 이야기하거나 뉴욕의 쇼핑 거리에서 피터 싱어와 소비 윤리를 말하듯 딱 맞아떨어지는 장소도 있지만, 다소 엉뚱하거나 어울리지 않을 법한 철학자와 장소의 짝도 있다, 아니 이쪽이 더 많다. 그런데 이 일치와 불일치는 둘 다 유효하다. 전자는 전경과 후경이 주제와 겹쳐지며 공간의 이유를 증명하고, 후자는 어색한 공기가 두 사람의 호흡 속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개입하며 변화하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제야 밝히는데 이 책은 <성찰하는 삶>이라는 다큐멘터리를 글로 옮긴 결과다. 영화와 철학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저자는 철학이 하나의 사안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기회를 준다면, 영화는 주변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방식을 변화시켜서 우리의 인식을 바꾸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이런 접근은 갈 곳 없는 철학(은유로든 실제에서든)에 철학의 장소, 철학의 공간을 만들어주는데, 한편으로는 '철학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답변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는 진리, 의미, 윤리, 정의, 혁명 등 철학의 주제에 대한 이해는 기본이고, 사유의 최전선을 걷는 철학자들과의 만남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게다가 형식과 내용이 서로를 아우르는 장소, 사람, 대화를 함께 마주할 수 있으니, 이 정도 철학책이라면 가히 기쁨이라 불러도 좋겠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철학의 오랜 편견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거라는 게 철학의 오랜 염려다. 그 편견과 염려는 유효한가? 오늘날 철학자들은 죽었는가? 철학은 어디에 있는가? 그 답이 궁금하다면, 여기 ‘불온한 산책’에 동행하시라. 철학은 아직 힘이 세다. 그리고 섹시하다!(이현우, 인터넷 서평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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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 토네이도

"당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 누구나 각자의 버팀목을 만드는 방식이 있다. 유명한 작가의 책을 읽는다거나 전문가의 강연에 참석하기도 하고, 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지혜에 대한 갈증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 30년간 인간과 삶의 가치에 대해 연구해온 칼 필레머 코넬대 교수 또한 이 같은 의문과 회의에 깊이 천착했다. 그 결과, 그가 돌아본 이들은 '전문적' 멘토가 아닌 바로 내 이웃, 주위의 '현자들'이었다.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웃고 울며 지나온, 70대 이상 1천여 명의 인생 선배들에게 물었다. '지금껏 살면서 얻은 당신의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입니까?'
 
그들의 삶을 길게 늘이면 모두 합쳐 8만 년에 달했다. 그들은 3만 년의 결혼생활을 지켜왔고, 3천 명의 아이를 키워냈다. 이 깊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시간의 퇴적층에서 발굴한 보석 같은 삶의 지침을 책은 생생히 담아낸다. '현자'들의 현실적인 조언은 '좋은 삶' 또는 '행복'에 관한 현대사회의 진부한 가치들을 새로게 볼 수 있게 돕는다. 문득 스스로가 가장 초라하게 느껴질 때, 이 책이 전하는 따뜻하고 현실적인 위로가 당신의 손을 잡아 줄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 아내가 많이 아팠던 적이 있어. 수술을 받게 되어서 나도 병원에 갔지. 그런데 수술 후 첫날 밤 이후로는 병원에 가질 못했어. 딸애가 갔지. 결국 딸이 내게 그러는 거야. '아빠, 병원에 가세요. 엄마가 아빠를 찾아요.' 그래서 병원에 갔어. 그런데 수술을 한 아내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흐르는 거야.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더라고. ...무엇이 중요하고 그렇지 않은지 깨닫게 된 경험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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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안
노경희 지음, 김령하 그림, 김인수 PD / 동아일보사

"MBC 휴먼다큐 사랑 방영작"
죽음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강한 생명력과 의지를 보여주는 이들의 모습은 언제나 경외감을 불러 일으킨다. 생후 6개월, 원인을 알 수 없는 출혈 때문에 입원한 후 열 번이 넘는 수술을 거치면서도 결코 웃음을 잃지 않은 아이. 작고 어린 몸을 덮친 불행을 탓할 줄 모르고,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고통 속에서도 도리어 자신이 미안하다고 말하는, 너무 빨리 철이 들어버린 딸. 2011년 5월 MBC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방영되었던 서연이의 이야기가 한 편의 동화로 씌어졌다. 최선을 다해 병마와 싸우고, 서로 의지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사람들의 강인함, 그래서 아름다운 얼굴과 웃음, 눈물이 담겼다. 불행한 한 개인의 모습을 슬프고 안타깝게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자신에게로 행해는 이야기. 삶의 힘든 고비마다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가족,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하는 친구들이란 믿음을 다시 한번 새겨주는 책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도저히 안 되겠는데요. 피가 나오질 않아요." "그럼 어쩌죠?" "아무래도... 목에서 뽑아야 할 것 같아요." 그 순간 서연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목 아니야, 목 아니야. 엄마 목은 싫어." 서연이는 울면서 팔을 내밀었다. 발도 내밀었다. 어떻게든 목이 아닌 곳에서 피를 뽑아 달라는 것이다. "엄마, 여기 팔. 엄마, 여기 팔." 채혈을 안 받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저 목이 아닌 다른 곳에서만 해 달라는데 엄마는 그 부탁을 들어줄 수가 없다. 피가 나오지 않는 것만으로도 좋지 못한 징후였다. 몸속 혈액량이 부족해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목은 심장으로 가는 가장 굵은 핏줄이 흐르는 곳으로 팔, 손, 발, 어디서든 피를 뽑기가 힘들 때에는 마지막으로 목에서 채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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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0년
법륜.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누가 언제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낼 것인가"
오마이뉴스 대표 기자 오연호가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 스님을 만났다. 오연호 기자 쪽에서 보면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와 <진보집권플랜>을 잇는 현실 속 비전 제시이고, 법륜 스님 쪽에서 보면 <스님의 주례사>와 <엄마 수업> 등에 가려진 평화 통일 운동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작업이니, 양쪽의 바람이 한데 모여 뿜어낸 에너지가 책을 가득 채운다.
 
제목 <새로운 100년>과 부제 ‘가슴을 뛰게 하는 통일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법륜 스님은 한국 사회의 백년지대계로 통일을 꼽는다. 100년이라는 긴 시간의 비전을 품게 된 법륜 스님의 어린 시절에서 시작하는 대화는 동학운동과 독립운동에서 시대와 역사 의식을 발견하고 1000년이 넘는 삼국시대로 훌쩍 건너가 오늘에 되새길 교훈을 찾는다. 이렇게 긴 안목을 확보한 후에는 남북 관계를 내밀한 시선으로 살펴보며 나눔과 포용이라는 가치, ‘통일이 밥 먹여준다’는 현실의 힘을 동시에 강조한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통일은 우리의 독립, 성장, 민주화를 완성해주는 시대적 과제이자 뒤틀린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정리하고 미래의 100년을 준비하는 일이라는 말이다.
 
국민학교 때 매년 반공 포스터, 표어, 글짓기 대회를 했다. 그런데 어느샌가 반공이란 말이 사라지고 통일 포스터, 표어, 글짓기 대회로 바뀌어 한동안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법륜 스님이 지적하듯 최근 5년 사이에도 이에 필적하는 변화가 있었다. 올해 말 새롭게 만들어낼 정권은 앞으로 5년이 아니라 새로운 100년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남북을 아우르며 '부족한 그대로 껴안을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겠다. 100년은 긴 시간이지만, 잘못된 방향이라면 1000년을 가도 소용 없지 않은가.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이번에는 법륜 스님이다. 그는 정토회에서 일과 수행이 하나 되는 운동을 벌이고, ‘좋은벗들’을 통해 북한 동포와 탈북자 돕기,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운동을 펼치고, 평화재단을 이끌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아래로부터 추구한다. 우리가 사는 이 땅에 정토를 실현하려는 그의 뜻은 높고 눈은 밝고 가슴은 뜨겁다. 이 책을 읽으며 통일의 당위성과 필요성, 북한을 바라보는 올바른 관점을 배울 수 있어 기쁘다.(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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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의 어머니
김용택 지음, 황헌만 사진 / 문학동네

"시인 김용택, 어머니의 사계절을 그리다"
어버이날마다 길거리엔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올해도 작년과 다를 바 없이 카네이션을 준비하는 이들이 즐비하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가족을 생각나게 하는 책들도 다종 출간되었다. 최근 가장 화제로 떠오른 책은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신작 산문집. 김용택 시인은 자기 시의 원 주인이자 시원(始原)은 어머니, 라고 고백한 바 있다. 김용택의 어머니 ‘양글이 양반’은 이미 문단 안팎에서 입심 좋고, 삶과 생명에 대한 혜안을 지닌 ‘문맹의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김용택은 처음으로 책 한 권에 온전히 어머니 이야기를 담았다.
 
열여덟 살 때 순창에서 시집오셔서 지금까지 63년간 진메마을에서 사신 83세의 노모, 박덕성 여사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김용택은 노모의 인생을 처음부터 고스란히 복원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을 담아 한 권에 어머니의 입담, 삶의 흔적과 함께 어머니에 관한 시, 일기문까지 담았다. 유년 시절 손이 터서 쓰릴 때마다, 눈이 아플 때마다 어머니의 젖으로 낫곤 했던 일, 닭 판 돈 전부를 학교 회비와 차비로 내어주고 정작 어머니는 점심을 굶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갔던 일, 스무 살 무렵 오리 300마리를 키우다 말아먹으면서 어머니를 지독히도 고생시켰던 일 등등 마음을 짠하게 만드는 다양한 일화들을 통해 어머니의 흔적들을 하나씩 꺼내놓는다. 이 책은 꽃다운 처녀가 시집와서 자녀를 낳고, 마른나무처럼 늙어가는 일생의 여정을 사계절에 비유하여, 계절의 흐름에 따라 어머니의 일상과 인생을 가만가만 풀어낸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나는 차를 탔다. 내가 차에 오르자 어머니는 돌아보지도 않고 집으로 가는 신작로로 들어섰다. 나는 돈을 꼭 쥐고 있었다. 한참 후에 차가 움직였다. 차가 차부를 벗어나 조금 가니, 저기 조그마한 어머니가 뙤약볕 속을 부지런히 걷고 있었다. 내가 탄 차가 지나가자 어머니가 고개를 들어 차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돈을 꼭 쥔 주먹을 흔들었다. 어머니가 나를 바라보았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먼지 낀 유리창이 더 흐려 보였다. 앞의자 뒤에 얼굴을 묻고 어깨를 들먹이며 나는 울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보리만 베던 아버지 모습이 눈물 속에 어른거렸다.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들어 차 뒤꽁무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가 뽀얀 먼지 속에서 자갈을 잘못 디뎠는지 몸이 비틀거렸다. 아! 어머니. 나는 돈을 꼭 쥐었다. 점심을 굶은 어머니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시오리 신작로를 또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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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검은 안개 - 상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마쓰모토 세이초, 실제 미스터리 사건에 도전하다"
광복 후의 한반도 정세가 그랬듯이, 전후 미군정 시기를 전후한 일본 역시 모략의 시대를 보냈다. 정치 세력들은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마치 장기 두듯이 말을 움직였고, 말들은 서로를 잡아먹었다. 미결 또는 미심쩍게 결말지어진 사건은 이런 때 발생한다. 말들의 움직임만 보아서는 사건을 이해할 수 없다. 그 말을 누가 움직였는가, 장기를 두는 자가 누구인가를 추적해야만 사건은 비로소 형체를 갖추게 된다. 안개를 헤치고 부조리의 몸통을 찾아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마쓰모토 세이초가 선택한 작업 방식은 정면돌파였다. 일본을 쥐고 있던 권력의 실체와 그 어두운 속성을 추적해 왔던 그는 <일본의 검은 안개>에 이르러 문학적 비유 대신에 사건 추적 형식의 논픽션을 선택했다. 모두 실제 사건이며 모든 취재와 기록 역시 실존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기존의 ‘미스터리 소설가 마쓰모토 세이초’를 기대하셨던 분들은 걱정할 수도 있다. 너무 본격 역사서 같지 않을까? 딱딱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예를 들면 이런 사건이 있다. 도청에서 왔다고 주장한 남자가 은행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이질 예방약을 나눠주고 복용을 권했다. 그런데 그 약은 독극물이었고, 복용한 수 명이 사망하고 나머지는 중태에 빠진다. 은행강도 치고는 전무후무한 괴 수법이었으며, 범인으로 잡힌 사람은 진술의 신빙성이 약했다. 진범은 누구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나 ‘사건과 실화’에나 나올 법한 이 미스터리 실화들이 <일본의 검은 안개>를 구성한다. 해결되지 못한 괴사건을 추적하는 세이초의 눈길이 ‘누가 장기를 두는가’로 넘어가는 순간, 비로소 미스터리 사건은 일본 현대사의 비극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여기에 세이초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문체, 냉소적인 유머가 더해지면 이 논픽션 고발 문학은 하드보일드 소설의 사전적 의미를 거의 완벽히 재현해내기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검은 안개>가 주는 미덕은 지금의 우리 자신에 관한 것이다. 의심을 멈추지 말고 부조리를 잊지 말자는 얘기다. 예를 들면, 서울 시장 선거일에 벌어진 선관위 디도스 공격의 진실은 무엇인가? 통합진보당 경선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른 ‘장기 두는 자’는 누구인가? <일본의 검은 안개>는 모략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자고로 모략이란, 그 모습을 완전히 감춘 채로 활동하고, 목적을 달성하면 아무도 모르게 그곳에서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놈들’이 원하는 대로 순순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심지어 재미있는’ 일본 현대사 미스터리 활극을 읽고 나서 고개를 들면, 지금 이 땅 역시 검은 안개로 가득 차 있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이 암흑천지가 우리가 다시 시작해야 할 지점이다. 아니, 진실을 알고 싶은 사람이 늘 기거해야 할 열린 밀실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처음 이것을 발표할 때, 나는 소설가라는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 ‘소설’로 쓸 생각이었다. 그러나 소설로 쓰자면 거기에는 다소의 허구를 가미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독자는 실제의 자료와 허구를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중략) 그것보다는 조사한 자료를 있는 그대로 제시하고 그 자료 위에 서서 나의 생각을 말하는 편이, 소설의 형식보다 독자들에게 훨씬 직접적인 인상을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단순한 보고나 평론도 아닌’ 이런 특이한 양식이 완성된 것이다. (중략) 작가가 자기 생각을 가장 효과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문학의 형식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이런 생각으로 계속 써나갔다. - 저자 후기 ‘나는 왜 <일본의 검은 안개>를 썼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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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신부
이민아 지음 / 두란노

"故 이민아 목사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
지난 3월 15일 소천한 이민아 목사의 마지막 메시지를 담은 책이 출간됐다. 생전에 출간한 <땅끝의 아이들>, <땅에서 하늘처럼>에서 자신이 겪은 인생의 시련과 역경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하나님을 만나 어떻게 치유 받고 신앙을 굳건히 지켜왔는지 열정적으로 간증했다. 위암 4기에 난소, 신장, 등뼈까지 전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절망에 놓인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간증 집회에 참석했다. 복수에 통증이 오면 한 걸음 내딛는데 수십 분이 걸리기도 했고, 복수가 찬 몸에 복대를 하고 강단에 오르기도 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상처 받은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모두 나눠주고, 자신은 육체의 병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이 책은 ‘하늘의 신부’가 된 딸에게 바치는 이어령의 가슴뭉클한 글을 시작으로, 2011년 7월부터 2012년 2월까지 각종 집회에서 이민아 목사가 아픈 몸을 일으켜 전한 말씀을 담은 것이다. 이 책에서 누구보다 하나님을 사랑한 진정한 예배자로, 완전한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온전한 회복을 경험한 치유자로, 뜨겁게 말씀을 증거하고 헌신한 전도자로서의 이민아를 모두 만날 수 있다. 이민아 목사의 마지막 메시지는 크리스천 독자들에게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  종교 MD 송진경

책속에서 :

네가 남기고 간 말과 말 사이
숨과 그 숨 사이에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숨 쉬던
너의 호흡이 있다.

하늘의 신부가 되려고
벗어 놓고 간 너의 의상
이 책 속에서 지금도 너는 숨을 쉰다.
- 이어령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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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산업혁명
제레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제러미 리프킨 미래 전망의 결정판"
생명공학 혁명이 가져올 변화를 그린 <바이오테크 시대>, 기계 등장과 인류의 노동 해방을 전망한 <노동의 종말>, 소유에서 접속으로의 이동을 예견한 <접속의 시대>, 석유 시대 종말을 경고한 <수소 혁명>, 아메리칸 드림의 몰락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유러피언 드림>, 무한경쟁을 넘어 협력의 시대를 바라는 <공감의 시대>.
 
제러미 리프킨은 이처럼 미래 사회의 패러다임을 꾸준하게 그리고 비교적 정확하게 전망해왔다. 신작 <3차 산업혁명>은 이 긴 노정의 결론이자 미래가 아닌 지금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는 2008년 유가폭등과 금융시장 붕괴를 세계화의 정점이라 말한다. 이는 석유에 기반한 2차 산업혁명이 견뎌낼 수 있는 한계가 어디인지 보여준 사건으로, 서둘러 새로운 에너지 체제와 산업 모델로 옮겨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그가 주목하는 지점은 커뮤니케이션과 경제 구조의 연동이다. 현재의 인터넷 기반 커뮤니케이션은 과거의 수직적이고 중앙집권화된 틀에서 벗어났는데 경제 구조는 여전히 2차 산업혁명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3차 산업혁명은 재생 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경제 개혁으로,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위에서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에너지 인터넷'이란 장에서는 전에 볼 수 없던 사회적 교류와 공동체에 대한 욕구가 일어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계망이 생겨나며 이 과정에서 수천 개의 비즈니스와 수백 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거란 전망이다. 간단히 말해 무한 경쟁의 산업 시대를 마치고 상생 공존의 협업 시대로 진입하는 이야기다.
 
앞선 설명을 보면 꿈 같은 이야기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두에 정리한 그간의 미래 전망을 보면, 그의 전망과 제언에 귀 기울일 이유는 충분하다. 게다가 유럽 연합은 이미 이런 이해 위에서 새로운 시대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마침 한국을 방문하는 제러미 리프킨의 메시지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과 2차 산업혁명의 극단을 달리는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논의되고 이어질지 기대해본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3차 산업혁명은 우리가 금세기 중반에 다다르기 전에 비극적인 기후변화를 피할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한 탄소 후 시대에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 준다. 우리는 그러한 희망을 현실화할 수 있는 과학과 기술, 전략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우리가 너무 늦기 전에 저 앞에 놓인 경제적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곳에 도달할 의지를 끌어모을 수 있느냐 여부일 뿐이다.(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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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입니다
정철 글, 장철영 사진 / 바다출판사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미공개 사진에세이집"
2012년 5월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3주기다. 노무현재단은 서거 3주기를 맞이하여 미공개 사진을 엮은 사진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사진과 함께 실린 짤막한 글은 <내 머리 사용법>, <나는 개새끼입니다>의 저자 정철이 썼고, 사진과 사진에 관한 간단한 설명구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의 청와대 전속 사진기사 장철영이 작업했다. 특별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책에 실린 117장의 사진 중 100장이 넘는 사진이 이 책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는 것이다. 고향 봉하마을을 방문하여 산책하는 모습, 맨땅에 앉아 숲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모습, 생일 선물로 받은 자전거를 타고 청와대를 둘러보는 모습, 장난스럽게 촛불을 끄는 모습… 일상의 진솔한 모습들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사람 노무현’의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세이 MD 송진경

함께 보면 좋은 책 : 
 
<운명이다>
<문재인의 운명>
<성공과 좌절>
<진보의 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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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리
아니 에르노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죽음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남자의 자리>는 죽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지만 추억과 회한에 뒤얽힌 가족사와는 거리가 멀다. 이 소설은 무엇보다도 죽음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다.
 
만약 소설 전체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채워졌다면 <남자의 자리>는 기억과 회한에 대한 투쟁, 그리고 과거를 진술한다는 행위의 필연적인 허구성(대체 누가 흘러간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찰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고백은 어느 정도는 소설이라는 흥미로운 명제, 사실과 상상 사이의 평화. 아니 에르노의 매력은 거기에 있다. 그러나 <남자의 자리>는 마지막 순간에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작가는 결말 부분에서 불현듯 자신의 늙음을 체감하고, 소설은 그 갑작스러운 깨달음에 대해 일말의 해설도 없이 끝나 버린다. 인상적인 결말이다.
 
<남자의 자리>의 출판사 책 소개에는 제목에 대한 흥미로운 일화가 소개돼 있다. 원제가 ‘La Place’인 이 소설이 처음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는 <아버지의 자리>였는데, 이번 개정 과정에서 아니 에르노는 제목에 ‘아버지’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 일화는 작품 이해, 특히 결말 부분에 갑자기 등장하는 에피소드를 이해하는 데 힌트를 준다. 저 ‘장소 혹은 자리’는 누구의 것도 아니다. 반대로 장소가 인간들을 소유한다. ‘La Place’가 주인공이다. ‘아버지의 자리’가 아니라 ‘아버지를 포함했던 자리’다. ‘La Place’는 인생의 어떤 단계를 점유하는 지배적인 시공간으로, 마치 떠돌아다니는 승객들을 잠시 품었다가 목적지를 향해 내보내는 정류장과 같다. 늙어가는 자들이 죽음을 체감하는 순간 그 정류장을 향하고, 정류장을 떠나며 죽는다.
 
아니 에르노가 마지막에 맞딱드린 에피소드는 바로 그 자신이 아버지의 죽음을 살피면서 발견한 ‘La Place’다. 타인의 늙어감에 대해 공들여 문장을 쌓아 온 작가는 정작 자기 자신이 그 장소에 다다른 순간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많은 고백과 회상으로 이루어진 <남자의 자리>의 최후의 고백은 마지막 문장 뒤에 차마 쓰여지지 못한 경악이다. 차라리 조셉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을 연상케 하는 순수한 두려움, 균형 잡힌 문장으로는 써낼 수 없는 공포. 죽음은 그저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깨달음이 소설 전체를 단번에 뒤집어 버린다.
 
정말이지 죽음은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래의 추천사도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란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이 소설로 수업을 한 적이 있다. 발표를 하던 학생이 말했다. ‘저는 그저 좋은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제 책을 빼앗아 읽으시던 어머니가 많이 우셨어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깊이 이해되는 이 슬픔은 핏줄의 정서가 불러오는 원시적 슬픔이 아니다.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부모들에게 헌정하는 슬픔도 아니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삶과 문화를 위해 자신이 살아온 삶과 몸담았던 문화를 하나씩 하나씩 부정해야 했던, 자기를 바친 것이 아니라 없애버린 사람들의 운명이 거기 있다. –황현산 (문학평론가, 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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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
백지연 지음 / 알마

"세계의 문제가 바로 당신의 문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세계 3대 기구(UN, 세계은행, IMF) 수장의 자리에 오른 한국인. "세계의 문제를 보다 감동적으로, 포괄적으로, 세계 그 어느 기관보다 더 효과적으로 다루고 처리하는 기관을 맡아서 이끌어 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을 수락한 세계은행 김용 총재를 인터뷰어 백지연이 만났다. 총재 지명이 확정 된 후 그가 진행한 단 세 번의 인터뷰(BBC, CNN, '피플 인사이드') 중 하나였기에 더 주목할만 하다.
 
세계은행 총재 이전의 그는 금융가도 정치가도 아닌 의사에 문화인류학을 공부한 학자이자 다트머스대학 총장을 지낸, 빈곤 퇴치와 질병 퇴치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쏟은 사람이다. 책은 그의 어린 시절과 걸었던 길, 고민과 가치관을 함께 보여준다. 마지막 숨을 내쉴 때까지 세상을 위해 무엇인가 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성공'의 정의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이 세계은행 총재가 되는 시대. 전환기를 맞이한 21세기에 주목해야 할 가장 탁월한 인재상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결코 세계은행 총재가 되고 싶어서 이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생각은 해본 적도 없어요. 제가 총재직에 동의한 이유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세요. 매일 아침 일어나서 "우리는 가난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는 빌딩을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제게 정말 중요한 것은 사회의 구석으로 밀려난 사람들, 피난민, 이곳에서 저곳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 대한 초점을 잃지 않는 방식으로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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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데이브 매킨 그림 / 김영사

"신화는 재미있고 종교는 믿을 만하지만, 진실은 과학에 있다"
우리 시대 가장 논쟁적인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신작이다.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이란 제목은 얼핏 보면 도킨스와 어울리지 않는다. 엄청난 자료와 치밀한 논증으로 비과학적 설명들을 단박에 깨부수고 과학의 우월함을 입증하는 투사의 모습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이만큼 도킨스다운 표현도 없다. 호기심에서 시작해 상상의 세계를 여행하다 과학의 방법으로 드디어 알아낸 사실, 그 사실이 진정 현실이라니 인간에게(라 적고 도킨스라 읽는다) 이만큼 가슴 뛰는, 마법 같은 현실이 있겠는가.
 
이 놀라운 과학의 현장을 전하기 위해 도킨스는 특별한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인간, 사물, 태양, 무지개, 우주 등등 전공 분야인 생물학을 넘어 과학의 다채로운 현장을 폭넓게 다룬다. 각각의 주제는 ‘최초의 인간은 누구였을까?’ 같은 질문으로 시작하는데, 우선 신화와 종교가 어떤 식으로 답했는지 살펴보고 지금까지 과학이 밝혀낸 사실을 보여주며, 전자는 재미있지만 진실은 후자에 있고 이 진실이 어떤 마법이나 기적보다 마법 같은 ‘현실의 마법’이라 말한다. 더불어 거의 모든 쪽을 가득 메운 일러스트는 현실의 마법을 더욱 경이롭게 만들어준다.
 
도킨스는 이번 책에서 절정의 노련함을 뽐낸다. 이야기를 들려주듯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을 아우르는 설명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도 최신의 깊이 있는 과학 논의를 절묘하게 섞어낸다. 비과학에 맞선 창끝의 날카로움을 잠시 거두고, 과학의 세계 자체를 드러내는 유연함과 자신감이 돋보인다. 아, 생각해보니 도킨스도 어느덧 일흔이 넘었다. 도킨스가 다다를 과학의 경지가 어디일지 다시금 궁금해지는 이번 책이다.
 - 과학 MD 박태근

책속에서 :나는 현실 세계에도 마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현실이기에 더 마법적이고, 우리가 그 작동 방식을 이해하기에 더 마법적이다. 현실이야말로 가슴 뛰는 마법이다.(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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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 언니
권정생 지음, 이철수 그림 / 창비(창작과비평사)

"<몽실 언니> 100만 독자와 만나다"
한국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목숨을 이어 갈 삶이라는 전쟁으로 더 많은 괴로움을 겪는다. 총알이 날아오는 전쟁이 그친 후에도 계속되는 비극. 생존을 위한 혹독한 댓가를 치러내는 한 소녀의 성장기를 따라가는 것은, 눈을 돌리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체험이다. 극심한 가난과 이념 갈등이 한반도를 집어삼킨 6.25 이후, 전쟁이 할퀴고 지나간 세상에 짓밟히지 않고 인간다움을 잃지 않았던 위대한 인물의 초상 앞에 한없이 숙연해진다. 여전히 믿을 수 없는 이유로 사람이 사람을 해치는 오늘의 세상을 부끄럽게 한다.

누구 때문에,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아야 했는가?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함께 통일이 되어 살았으면'하는 작가의 염원과, 고통스럽게 살아온 전쟁의 어린이들에게 전하는 위로가 깃든 작품이다. 6.25 배경으로 한 대표적 우리 문학 작품 중 하나로 1984년 출간되어 100만 독자와 만났다. 이를 기념하여 출간된 2012년 개정판에 이철수의 새로운 목판화 27점이 수록되었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사람들은 다시 옛날처럼 오순도순 살고 싶었다. 꼭 나쁜 꿈만 같은 전쟁을 빨리 잊어버리고 평화롭게 살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사람들의 바람과는 반대로 누군가가, 무엇인가가 자꾸 불행을 만들었다. 남주네 아버지, 박 씨 아저씨가 지서에 끌려갔다. 하루아침에 딴 세상이 된 마을에 더 큰 슬픔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홰나무 집 김 씨 아저씨도, 삿갓 집 윤 씨 아저씨도 끌려갔다. 며칠 뒤 아이들은 모두 이상한 흉내를 내고 있었다. "땅 콩!" 하고는 목을 쑥 빼면서 혀를 내밀고 죽는 시늉을 했다. 잡혀간 어른들이 모두 그렇게 총에 맞아 죽었던 것이다. 까치바위골 앵두나무 집 할아버지도 이번엔 기어코 돌아오지 못했다. 돌아온 것은 가마니때기에 둘둘 말려 온 할아버지의 시체였다.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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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
오영욱 글.그림.사진 / 페이퍼스토리

"건축가 오기사의 서울 이야기"
베스트 여행작가로 여러 권의 여행에세이를 선보여온 오기사가 이번에는 건축 이야기로 독자들 앞에 섰다. 그간 펴낸 책 곳곳에 도시와 건축을 언급한 경우는 있어도, 전문가다운 면모를 드러내고 자신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다룬 적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이번 새 책은 오기사가 태어나고 자란 곳, 서울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느슨한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서울의 다채로운 면면들을 흔적, 장소, 집합, 기호, 상징, 미학, 기억, 상상 총 8가지 키워드로 풀어낸다. 신사동 가로수 길, 종로 거리, 서울 광장, 고궁과 미술관, 아파트 등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일상의 공간들은 오기사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 의해 특별한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오기사가 마련한 여행의 공간에 발을 들여놓기만 하면, 서울을 새로운 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서울에 관한 여행, 역사, 문화, 일상, 건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 따뜻한 산문집을 통해 서울을 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의 글 :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오기사가 자신의 집에 나를 초대한다. 여행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에 과장을 더하지 않았던 그가 이제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거대 도시 서울에 대한 마음의 온도를 전해준다. 오기사의 체온을 생각해본다. 서울을 대하는 그의 체온은 약간은 따뜻하고 어느 정도 관조적이고 어느 정도 무심하고 한편 냉정하다. 오기사의 서울에 대한 체온은 온도를 잴 때마다 달라지는 서울의 모습을 닮았다. 서울이 표준체온을 말하기 힘든 도시임을 그는 잘 알고 있으리라. 그래도! 서울을 좋아하기로 정한 오기사가 보여주는 서울에 대한 이야기들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마지막 연인으로 결정한 친구의 단단한 고백 같아 기쁘게 축원해주고 싶다. - 정재은 (‘말하는 건축가’ 영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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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루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소희의 방> 이금이 작가가 말하는 엄마와 딸"
<유진과 유진>, <소희의 방> 등의 작품으로 사랑 받아온 이금이 작가의 신작 장편. 팬픽을 쓰며 ‘팬질’만이 즐거움의 전부인 딸 다인, 한때는 문학소녀였지만 이제는 신기루처럼 사라져가는 젊은 날의 기억을 애틋하게 추억하는 엄마 숙희. 엄마는 냉소적인 딸에 상처받고, 딸은 엄마를 ‘주책’이라고 생각한다. 엄마의 여고 시절 친구들과 함께 떠난 6일간의 몽골 사막 여행을 계기로 엄마와 딸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은 이해와 애정임을 깨닫게 된다. 딸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1부, 엄마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2부를 따라가노라면 딸이 자라면 엄마가 된다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실이 마음을 울린다. ‘삶’이라는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신기루의 의미를 묻는 이야기. 한국 청소년문학의 지평을 연 <푸른도서관> 시리즈의 50번째 권이기도 하다. -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
생각보다 좋다, 잘했다, 이제 잠자리 불편하면 힘들더라. 다인이는 엄마 따라와서 호강하네, 니들끼리 다닐 때는 불편한 데서 자 보고 거친 것도 먹고 해야 하는기다, 고생해야 성장한다 아이가. 아줌마들의 대화상대가 갑자기 나로 바뀌었다. 아줌마들은 내가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어느 순간 문득 떠올리는 것 같았다. 그러면 자신들이 어른이라는 사실도 함께 깨닫고는 체통을 되찾겠다는 듯이 갑자기 근엄해졌다. 하지만 만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아줌마들의 유치한 모습을 바닥까지 봐 버린 내게는 조금도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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