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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이야기 1
김명호 지음 / 한길사

"삼국지만큼 흥미진진, 수호지보다 파란만장"
제목 <중국인 이야기>를 보면 자연스레 같은 출판사의 <로마인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번 책은 교훈과 재미를 한데 녹인 <로마인 이야기>의 장점을 이어받되, 서양 문화의 로마에 필적할 동양 문화의 이야깃거리를 찾아낸 결과다. 해외 필자가 아니라 국내 필자의 손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 또 하나의 성과라 하겠다. 저자 김명호는 40여 년간 중국에 관한 책, 잡지, 영화, 노래를 찾아다녔고, 또 그만큼의 음식점을 돌아다니며 중국을 즐긴 그야말로 중국 풍류객, 중국통이다. 게다가 삼련서점 서울 대표를 지내며 쌓은 소양과 자료에 베이징, 홍콩, 타이페이 등 강호에서 만난 ‘문화노인’들에게 들은 풍월이 더해지니 이야기에 거침이 없다.
 
혹자는 <중국인 이야기>인데 왜 근현대사만 다루느냐고 의문을 던질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중화민국의 탄생에서 시작해 공산당 창당, 항일전쟁, 국공내전과 합작, 중소와 중미 외교를 거쳐 신중국 수립과 문화대혁명에 이르는 역사가 짧은가? 사건이 부족한가? 한편 지금 10억을 훌쩍 넘는 중국인 가운데 고르고 고른 혁명가, 지식인, 예술인의 숫자가, 그들의 삶이 충분하지 않은가? 게다가 이 책은 파란만장한 중국의 어제와 오늘을 재미없게 일렬로 세우지 않는다. 각양각색 이모저모의 이야기를 섞어 이리로 저리로 왔다갔다한다. 앞으로 4년 여, 10여 권에 이르는 긴 여행의 끝에서 비로소 드러날 중국인의 참모습을 기대해본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40년 가까이, 중국은 나의 연구 대상이 아니었다. 그냥 놀이터였다. 책•잡지•영화•노래•경극•새벽시장, 크고 작은 음식점 돌아다니며 즐기기만 했지 뭘 쓰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말장난 못지않게 글장난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일기건 편지건, 남들이 쓴 걸 보기만 했지 직접 써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써놓고, 맘에 들 때까지 고치면 된다’는 마오쩌둥의 문장론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다. 말이 쉽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하면서야 깨달았다. 늦게 깨닫길 천만다행이다.(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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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F/B1 일층, 지하 일층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소설가 김중혁의 와글와글 도시 난장"
두 권의 장편소설과 두 권의 소설집을 낸 소설가 김중혁의 세 번째 소설집. 수집가, 발명가, 디제이, 작곡가, 그리고 이야기꾼. 김중혁 특유의 활달한 상상력이 일층과 지하 일층 ‘사이’에, 그림자와 그림자 ‘사이’에 머문다. 우연히 얻게 된 바질 씨앗이 동화 속 마녀의 넝쿨처럼 자라난다면? 도시 연구를 위해 찾은 정글, 긴허리아기말원숭이가 자신의 의지로 나를 구해준다면?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집에서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표제작 <1F/B1>은 우리의 도시에 건물관리자연합이 있고, 이들의 연대를 위해 모든 건물의 관리실이 연결되어있는 네오타운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도시를 지키는 1F와 B1 ‘사이’의 슬래시 매니저들, 일층도 지하 일층도 아닌 곳에 머무는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 태연한 상상력이 이어진다. “나는 이 속된 도시가 좋다. 여기에서 살아갈 것이다.” 작가의 말이다. 김중혁의 도시, 그 사이에서 독자 역시 살아갈 것이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윤정우는 건물관리자들을 위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 『지하에서 옥상까지』보다 더 훌륭한 책을 쓰기 위해 밤마다 작은 등 아래에서 글을 쓴다. 기계 소리 때문에 관리실 문은 닫을 수밖에 없지만 비밀관리실로 가는 작은 통로의 문은 열어놓고 글을 쓴다. 책상을 아예 한쪽으로 옮겨놓고 통로를 열어두었다. 그곳에서는 늘 바람이 불어왔다. 윤정우는 그 바람이 쓸쓸한 관리자들을 하나로 묶어준다고 생각했다. 모든 통로가 이어져있다는 것은 얼마나 위로가 되는가. 윤정우는 가끔 어두운 통로에다 머리를 들이밀고 소리를 질러보기도 했다. “아” 하고 소리를 지르면 어디선가 “아”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게 메아리인지 아니면 또다른 관리자의 대답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누군가 자신의 목소리에 대꾸했다고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윤정우는 지하관리실의 모든 통로를 하나로 연결시켜둔 구현성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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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니컬러스 섁슨 지음, 이유영 옮김 / 부키

"현대 금융 자본 100년 이면사史"
2012년 4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아마존 영국 법인이 지난 3년간 76억 파운드(약 8조 56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도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법인의 본사가 룩셈부르크에 있다는 이유로 매출에 대한 세금이 룩셈부르크 당국에 납부된 것이다. 이러한 사례가 비단 해외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2012년 4월 국세청은 삼성전자에 4700억 원 안팎의 세금 추징을 통보했다. 국세청은 해당 기업이 국외 특수 관계 법인과의 이전 거래를 통한 가격 조작으로 탈세를 했다는 입장이었고, 해당 기업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불복 움직임을 보였다.
 
이 책은 이처럼 '먼 나라'의 이야기인 것 같은 '대단한 도둑들'의 사례로부터 출발한다. 실은 '모든 것'과 연결 되어 있으나 제대로 아는 이는 없는 곳, 이른바 '움직이는 모래 언덕'이라 불리는 조세 피난처에 대한 이야기다. 슈퍼리치들이 절세와 탈세, 거래 조작 등의 마법을 부리는 동안 세계 경제는 어떻게 파탄이 났으며 일반 납세자들에게 지워진 빈곤의 깊이는 얼마나 더해졌는지 연대기적 구성을 통해 조세 피난처의 실체를 밝힌다. 저자는 이것이 곧 권력의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라고 말하며 현대 금융 자본이 밟아온 지난 100년간의 추악한 이면을 아낌없이 들추고 끄집어낸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추천의 글 :
말 그대로 최고의 책이다. - 제프리 삭스(<빈곤의 종말> 저자)
벌레들이 우글거리는 끔찍한 깡통의 뚜껑이 마침내 열렸다. - 리터러리 리뷰
2011년 영국에서 출판된 책 중에 가장 중요하다. - 조지 몬비오(환경 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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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마구 야구왕 1
작은하마 글, 김신중 그림, 조용빈 감수 / 아이세움

"새내기 학습만화의 화려한 등판!"
대한민국 야구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전설의 야구 선수가, 모교인 호랑초의 야구부가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10년 만에 야구계로 컴백한다. 괴짜 감독과 퇴출 위기의 무기력한 야구부원들이 야구 영웅이 되기까지의 벅찬 성장 드라마. 거기에 야구와 과학, 고사성어까지 한 번에 배울 수 있도록 구성한 새로운 컨셉의 학습만화다. 단 한번의 기회, 야구부의 운명을 건 선수들의 대결에는 제법 진지한 구석이 있고, 아이들다운 익살스러움이 넘친다. 코믹 메이플 스토리를 작업한 그림 작가의 그림은 장면 장면의 재미를 배가시키며, 야구의 매력을 만끽하게 한다. 야구의 역사부터 타격의 기본 자세를 배우는 실전 상식까지 꼼꼼히 소개하며, 야구 입문서의 역할까지 야무지게 수행하는 책이다. 숨가쁘게 다음 장을 넘기게 만드는 막강한 재미에, 과학과 고사성어라는 학습 요소까지 성공적으로 배합했다. - 어린이 MD 이승혜

호랑초 야구부원 소개 :

윤민석 - 3년간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오합지졸 호랑초 야구부의 주장. 자존심이 강하고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 야구부원들과의 마찰이 잦은 연습벌레 우완 투수. 꾸준한 연습으로 실력을 쌓아, 기복이 없고 공의 방향이 정확함.
김민호 - 늘 웃는 얼굴에 친절하며, 팀의 화합을 위해 애씀. 민석의 오랜 친구로 민석을 절대적으로 신뢰함. 현진의 실력 향상을 위해 선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함. 튼튼한 체력을 바탕으로 팀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냄.
현진 - 게임하다 지각하기 일쑤인 호랑초 학생. 모르는 사람이 무거운 가방을 부탁해도 군말 없이 들어 주고 마는 소심한 성격. 참다 참다 폭발할 때도 있지만 설득에 약함. 유연성과 균형 감각이 뛰어남. 신체 능력이 뛰어나고, 왼손잡이이므로 왼손 타자나 투수로서 가능성이 있음. 균형 감각이 좋아 타격 연습에도 쉽게 적응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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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전기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유달승 옮김 / 시공사

"하나의 신, 두 민족의 수도, 세 종교의 사원"
“예루살렘은 하나의 신이 사는 집이자 두 민족의 수도이며 세 종교의 사원이고, 하늘과 땅에서 두 번 존재하는 유일한 도시다.” 3000년 전 다윗이 신의 도시로 정한 이래 예루살렘의 역사는 예수의 죽음과 십자군 전쟁을 거쳐 지금의 아랍-이스라엘 갈등에 이르렀고, 유대인들이 로마군에 쫓겨 예루살렘을 떠났다가 2000년 만에 돌아오는 동안에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의 믿음도 싹텄다. 경전과 사진에 담긴 아름다운 성지의 뒤편에는 피와 눈물이 가득하다. 이 도시를 영원히 가지려는 인간의 욕망은 여전히 서로를 겨누고, 이를 바라보는 신의 섭리는 쉽사리 해답을 주지 않는다. 8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 펼쳐진 예루살렘의 역사는 새벽에서 시작해 아침에서 끝날 뿐이다.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예루살렘에 관심을 두고 평생을 연구한 저자가, 읽는 이를 놀라게 할 정도로 세세한 인물과 사건의 묘사가, 이것이야말로 세계의 역사라고 부를 법한 역사적 사건과의 고리가 한데 모였지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기껏 해야 오늘 아침까지일 뿐이다. 이스라엘은 500킬로미터에 이르는 팔레스타인 분리장벽을 쌓았고, 2020년 완공이 되면 810킬로미터에 이를 예정이다. 하지만 앞서 보지 않았는가. 예루살렘의 내일은 인간의 예상 바깥이다. 바야흐로 신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이제 예루살렘에 해가 뜨기 한 시간 전이다. 바위 돔이 열렸다. 무슬림들이 예배하고 있다. 서쪽 벽은 언제나 열려 있다. 유대인들이 기도하고 있다. 성묘교회가 열렸다. 그리스도인들이 여러 언어로 기도하고 있다.(8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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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
고도원 지음 / 해냄

"‘아침편지’ 고도원의 인생 수업!"
매일 아침 300만 명의 가슴을 깨우는 고도원. 2001년 8월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시작하여 자신만의 꿈을 이루고픈 이들에게 진심을 담은 희망 메시지를 전하며 ‘꿈의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현재는 아침편지 명상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을 운영하며 지친 이들에게 휴식과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전작 <잠깐 멈춤>에서 바쁠수록 잠시 멈추고 힘들수록 자신을 돌보는 일에 힘쓸 것을 강조했다면, 새롭게 출간한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에서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일으켜 세워 꿈을 키워갈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고도원 저자의 가장 큰 특징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인생의 중요한 지혜를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일깨워주고, 새롭게 살아갈 힘을 북돋아 준다는 점이다. 이번 새 책에서도 다양한 경험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잘 담아 지친 이들에게, 삶의 우선순위를 잊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꿈을 응원하고 아픔을 다독여준다. 70여 편의 생생한 이야기와 함께하는 ‘꿈의 전달자’ 고도원의 인생 수업으로 독자분들을 초대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고도원의 다른 책 :
<잠깐 멈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당신이 희망입니다 >
<꿈 너머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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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내 맘을 몰라
재니 호커 지음, 앤서니 브라운 그림, 황세림 옮김 / 푸른숲주니어

"앤서니 브라운 그림의 아름다운 성장동화"
오토바이 경주 대회에 출전하는 아빠를 따라 시골 캠프장에서 주말을 보내게 된 리즈는 그림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소녀다. 하지만 매사 제멋대로인 짓궂은 오빠와, 딸의 기분 따윈 안중에도 없는 아빠 때문에 울고만 싶다. 그러나 한 때 자신이 남자였다고 말하는 아흔한 살 할머니와 우연한 마주치면서, 리즈의 따분한 캠핑은 특별한 사건으로 순식간에 바뀌어버린다. 이야기는 리즈 가족의 캠핑과 샐리 할머니의 비밀스러운 과거를 교차시키며, '온전히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쉽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 받던 시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남장을 하는 용기 있는 선택을 했던 그러나 늘 두렵고 외로웠던 소녀 샐리와 1990년대의 호기심 많고 감수성 예민한 소녀 리즈. 반세기를 훌쩍 넘는 다른 시대를 살았던 두 소녀를 연결하는 것은, 후일 두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비밀의 정원이다. 샐리 할머니가 회상하는 정원사 시절의 과거를 리즈는 하나하나 그림으로 그려나가는데, 앤서니 브라운의 붓끝에서 탄생한 이 신비로운 공간은 한없이 바라보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영국 휘트브래드 상 수상 작가 재니 호커의 시적인 문장과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묘사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 속에서 : "리디 양에게는 해고를 통보했네. 남은 문제는 하나인데 자네를 어떻게 하면 좋겠나, 벡 군?" (중략) "제가 아닙니다!"샐리가 말했다. "거짓말은 하지 말았으면 하네, 벡 군,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 되거든." 샐리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나리, 저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에요." 채드윅 경이 눈살을 찌푸린 채 뒤돌아보았다. "흐음, 어째서?" "왜냐하면..." 샐리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저의 이름은 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 이름은 샐리예요." "뭐라고?" 채드윅 경은 샐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나리, 저는 잭이 아닙니다. 샐리예요. 그리고 남자아이가 아니라 여자아이지요." (본문 89~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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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을 파는 사람
이어령 지음 / 두란노

"이어령 박사의 신앙글 모음집"
이어령 박사는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시작으로 몇 종의 신앙서를 더 출간했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장녀 故 이민아 목사의 인도로 영성의 길에 들어 선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이어령 박사의 신앙글 모음집인 이번 신작은 전작들과 달리 각종 도서, 방송, 잡지, 신문에 발표한 글과 강연한 내용 가운데 발췌하여 엮은 것으로, 그의 기독교 입문의 과정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호기심과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우물을 파왔고, 기독교에 입문하게 된 것도 우물파기의 하나라고 밝힌다. 신앙의 우물파기 흔적들을 모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완성되지 못한 쪼가리 글귀’라고 겸손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짤막한 글에도 불구하고 신앙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성찰과 깨달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 종교 MD 송진경

책 속에서 :
죽음이 내 곁에 있다는 것을 눈치 챈 그때부터 나의 곁에는 늘 하나님이 계셨던 것이다. 아이들과 공을 차고 놀 때에도 감기에 걸려 콧물을 훌쩍거리며 혼자 누워 있을 때에도 내가 손을 뻗기만 하면 손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서 하나님이 지켜보고 계셨다. 목숨 속에, 나의 숨결 속에 그분은 계셨다. 이렇게 간절하게 살고 싶은 그 욕망을 통해 우리는 그분을 만난다. 그분이 바로 우리의 생명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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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잠깨어
정민 지음 / 문학동네

"정민이 다산인 듯, 다산이 정민인 듯"
이제 정민과 다산의 조합은 익숙하다. 그간 둘이 함께한 책만 꼽아도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다산어록청상>, <새로 쓰는 조선의 차 문화>, <다산의 재발견>, <삶을 바꾼 만남> 다섯 권이고 이번 책을 더하면 여섯 번째 만남이다. 그런데 이제야 둘이 제대로 만났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다산은 경상도 장기와 전라도 강진에서 18년 동안 유배 생활을 했다. 이 책은 유배지에서 남긴 한시 가운데 자기 독백에 가까운 것들을 모아 정민이 다산의 시점에서 일기 쓰듯 정리한 결과다. 그런데 이런 설명이 없다면 한시를 옮기고 일기로 정리한 사람이 정민인지 다산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다. 잘 나가던 선비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자책하고 원망하는 좌절의 시간을 건너 평정을 찾는 과정은 인간사의 보편일 터, 오히려 세월과 문장을 넘어 ‘인간 정약용’을 비로소 마주한 정민의 모습이 신선하다. 자신만만하게 ‘나’로 풀어가는 일기 속 ‘나’에는 그리하여 다산도 있고 정민도 있다. 그리고 이 만남을 바라보는 우리도 설 수 있을 것이다. 마침 오는 16일은 다산이 태어난 지 250년이 되는 날이다. - 인문 MD 박태근

정민과 다산이 함께한 책 :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다산어록청상>
<새로 쓰는 조선의 차 문화>
<다산의 재발견>
<삶을 바꾼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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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의 기술 1
채드 하바크 지음 / 시공사

"좋은 유격수는 인생을 알고 있다"
“세 단계가 있다. 생각이 없는 존재, 생각하는 존재, 생각이 없는 존재로 되돌아가는 존재. 첫째와 셋째 단계를 혼동하지 말라. 생각이 없는 존재가 되지 못할 사람은 없다. 생각이 없는 존재로 되돌아가는 사람은 극소수다.” 이 소설, <수비의 기술>에 등장하는 위 구절은 누구를 위한 조언일까. 불교 말씀 같은 이 조언은 바로 유격수를 위한 것이다. 서투른 유격수들만이 공을 향해 투쟁하듯 달려들기 때문이다. 뛰어난 유격수는 공이 자신의 길을 가도록 하며, 그 흐름을 함께 타고 움직인다. 좋은 유격수는 바람이고 없음(空)이다. 좋은 유격수는 공의 궤도를 부러뜨리지 않는다. <수비의 기술>의 주인공은 바로 그 ‘좋은 유격수’다. 자신도 모르게 최적의 풋워크를 밟을 줄 알고, 그 재능에 못지 않게 야구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찬 한 청년의 삶이 그려진다.
 
다소 철학적인 부분을 발췌했지만, <수비의 기술>은 결코 어려운 소설이 아니다. 심지어 저 발췌 문구는 주인공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그래서 언젠가 꼭 이해하고 싶어하는) 구절이다. 이 소설은 어떤 철학이나 본질을 추적하지는 않는다. <수비의 기술>은 보다 보편적인 인생을 말한다. 어딘가 한 부분은 천재적이지만 나머지는 너무도 인간적인, 그래서 결국 인생이라는 무제한 연장전에 돌입한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다. 잡아야 할 아웃카운트는 수천 수만 개, 타구는 불규칙하고 잔디는 자랐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종종 한계 상황에 다다르면 묻게 된다. 왜 야구 같은 걸 하고 있는 걸까? 알 수 없다. 야구는 그냥 원래부터 모든 것이었다. 따라서 <수비의 기술>은 인생에 대한 소설이다. 이때 누군가는 물을지도 모른다. 어딘가 천재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작품이 보편적인 인생을 말할 수 있는가? 아니, 당신도 어딘가에는 특출난 선수다. 지금이 아니라면 적어도 한때는 그랬다. 이 깨달음은 피할 수 없는 연장전을 다룬 <수비의 기술>이 독자를 위해 준비한 유일하고도 소중한 선물이다. 즉, ‘수비의 기초’다. 모든 수비의 기술이 여기서 시작될 것이다. 행운을 빈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수비의 기술>을 읽는 것은 엄청난 재능을 지닌 젊은 유격수를 지켜보는 것과 같다. 도무지 실책을 내지 않는 것이다. 첫 소설치고 이렇게 완전하고도 강렬한 소설은 아마 없을 것이다. –조너선 프랜즌
마치 헨리 필딩 소설의 ‘톰 존스’가 야구와 대학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 더없이 재미있고 술술 읽힌다. –존 어빙
마이클 셰이본의 <피츠버그의 마지막 여름>이나 존 어빙의 <가아프가 본 세상>처럼,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것 같은 진귀한 소설이다. -제임스 패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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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의 관계를 조종하는가
존 휘트필드 지음, 김수안 옮김 / 생각연구소

"소문과 뒷담화가 세계를 만든다"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평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누구나 평판의 진원지 소문과 뒷담화에 얽혀본 경험이 있을 게다. 진화생물학자 존 휘트필드는 평판이 인간관계의 핵심이라 말하며 진화생물학, 심리학, 행동경제학, 신경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평판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설명하는데, 특히 동료의 행동을 모방해서 먹이를 찾는 청가시고기, 다른 수컷들의 대결 소리를 엿듣고 어떻게 싸울 것인지 전략을 세우는 박새 등 다양한 동물의 사례를 들어 풀어가는 이야기가 재미나다. 물론 평판에 대한 날카롭고 섬뜩한 분석도 가득하다. 평판은 우리의 행동을 반영하는 동시에 형성하는 터라 두 개의 고리에 걸린 우리가 균형을 찾지 못하면 이리저리 휘둘리기 십상이다. 더불어 평판은 우리에게서 말미암긴 하지만 우리에게 귀속되지는 않는다. 죽은 뒤에도 평판이 살아남는 까닭이다.
 
이쯤 되면 평판의 공포에 눌려 옴짝달싹 못 하지 않을까 우려할 만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평판 덕분에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서로를 돕고 통제하며 어느 종도 이루지 못한 문명을 일구었다는 게 저자의 평가다. 오히려 그간 평판의 자장에 들어오지 않은 집단과 국가 간의 문제까지도 여기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인데, 과격하게 말하면 이에 대한 당신의 평판이 다음 세계를 결정할 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휘트필드는 평판이 생물의 세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해 놀라운 통찰을 보인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주제를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이 천재 저널리스트의 글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네이처>)
과학과 예술의 환상적인 융합! 사회적 상호작용과 네트워킹이 세계를 더욱 작게 만드는 상황에서 기업이든 개인이든 평판을 무시할 수 없다. 휘트필드는 믿음을 쌓고 신뢰성과 진실성을 구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한 처방은 제시한다.(제프리 스티벨, <구글 이후의 세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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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지능
브루스 와인스타인 지음, 송기동 옮김 / 다산라이프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나답게 행복해지는 길"
우리는 어떤 말을 할지 다음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에 대한 순간과 순간이 무수히 반복되는 삶을 산다. 그 선택과 행동이 곧 자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주며 타인이 나를 '상식 있는 사람', '합리적인 사람', '몰지각한 사람' 등으로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이처럼 살면서 맞닥뜨리는 선택의 순간에 조금 더 현명하고 덜 후회스러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윤리지능(Ethical Intelligence)'에 대한 이야기다.
 
미국의 저명한 윤리전문가인 저자는 언뜻 보면 개인의 취향이나 상식의 문제로 보이는 문제들에 윤리라는 잣대를 들이댐으로써 개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 전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럼에도 책에는 '윤리'라는 단어가 떠올리게 하는 딱딱함은 찾아볼 수 없다. '당신은 윤리적인가?'라는 추상적인 질문을 던지는 대신 생활 곳곳에서 벌어지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서 더 만족스러운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튼튼해질 수 있도록, 나아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
나는 이 책에서 도덕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도덕과 윤리를 섞어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고, 그것이 옳은 이유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신이 처음에 이 책을 읽게 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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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한 인생
은희경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사랑, 상실, 고독, 그리고 은희경"
여자 ‘류’의 인생은 매혹에서 시작되었다. 공중전화 앞 어머니에게 매혹된 아버지. 그는 금세 다른 매혹을 향해 떠났고 어머니는 긴 시간 동안 생활과 고독을 감당했다. 남자 ‘요셉’이 그런 류에게 매혹된 때가 있었다. 매혹이 끝에 다다랐을 때, 류는 불현듯 요셉을 떠났고, 그 후 요셉은 한층 더 냉소적인 인간이 되었다. 관습과 패턴을 비웃고, 주변 모든 것을 분석하고 비웃는 게 그의 일이다. 매혹이 스러진 세계에서, 한물 간 소설가 요셉은 자신에게 악의를 품은 옛 제자 이안의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류를 다시 만날 수 있기에. 사랑하는 사람은 없고 사랑만 있는 세계에서, 이들의 고독은 공명할 수 있을까.
 
은희경 특유의 섬세한 아포리즘이 좀처럼 책장을 넘길 수 없게 한다. 서사를 따라 읽어도 좋고, 심지어 그저 손에 잡히는 대로 읽어 내려가도 좋다. 사랑과 상실, 그리고 고독에 관한 빛나는 통찰. “요셉은 낭만적인 시인들이 우리 삶 어딘가에 있다고 노래하는 미완의 위대한 사랑 같은 건 믿지 않았다. 그것은 거짓 위안일 뿐이다. 하지만 거짓된 세상에서 거짓 위안을 거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177쪽)” 같은 문장을 만나면, 이 매혹적인 문장과 함께라면 고독하고도 태연하게, 인생이 흘러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가장 은희경다운 은희경의 장편소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그 침전물이 고통이 아니라 고독이었다는 걸 류는 그때는 알지 못했다. 가난한 유학생이 외국인의 입주 가정부가 되어서 창밖을 바라보며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던 어떤 여름 오후. 스러지는 햇빛 아래 나무의 긴 그림자가 마치 자신의 인생의 퇴락처럼 힘겹게 빛과 모양을 유지하려 애쓰며 바래가던 날, 어머니는 자기 앞에 다가와 있는 상실의 세계를 보아버렸다. 이제부터는 쓸쓸할 줄 뻔히 알고 살아야 한다. 거짓인 줄 알면서도 틀을 지켜야 하고 더 이상 동의하지 않게 된 이데올로기에 묵묵히 따라야 하는 것이다. 어머니는 그 세계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세계를 믿지 않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달리 무엇을 믿는단 말인가. 상실은 고통의 형태로 찾아와서 고독의 방식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어머니는 어두운 극장의 의자에 앉아서 모든 것이 흘러가고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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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최희봉 옮김 / 부키

"가난은 범죄입니다. 감출 수도 없지요"
한 국회의원이 하루 최저생계비 6,300원으로 황제 같은 하루를 보낸 일을 기억하는가. 가난과 불평등 문제를 불성실한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회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 웃지 못할 사건이다. <긍정의 배신>에서 자기계발서와 긍정주의의 폐해를 유쾌하고 예리하게 드러낸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3년에 걸쳐 식당 웨이트리스, 호텔 객실 청소부, 월마트 매장 직원으로 일하며 최저 임금에 가까운 돈으로 먹고 자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체험했다. 경기 호황기라 일을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순탄치 않았다. 게다가 저임금 노동자를 대하는 사회의 시선은 지갑뿐 아니라 감정, 생각, 존엄성까지 빈곤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경기는 바닥을 쳤고 삶의 끄트머리에서 안간힘을 쓰던 이들은 경계 바깥으로 밀려났다. 노숙자와 빈민을 단속하는 법안이 생겨나고 복지는 여전히 권리가 아닌 시혜에 머물러 있다. 그는 뻔한 정책 제안이나 의식의 전환을 답습하지 않는다. 1%의 책임 뒤에 숨어 안온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당신의 안온함이 누구의 희생 위에 서 있는가를, 그들의 고통과 우리의 특권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절절하게 들려준다. 바버라 에런라이크 특유의 공감 능력은 그들과 저들의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로 전하기에 충분하다. 단, 의식의 전환과 행동의 변화를 착각하면 곤란하다. 이 책이 미국에서 150만 부가 팔리고 600여 개 대학에서 필독서로 선정되었지만, 지난 10년은 그렇게 흘러오지 않았던가.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르포르타주이면서 르포르타주 이상이고, 사회 분석이면서 사회 분석 이상이고, 소설은 아닌데 소설처럼 흥미롭다. 무섭도록 예리하고 매혹적인 선동이다.(김선우, 시인)
놀라운 오디세이. 에런라이크는 어떤 현재의 작가도 하지 못한 일, 자신의 유일한 자산인 노동으로 근근이 먹고사는 보잘것없는 사람이 되는 일을 해냈다.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일 뿐 아니라 완전히 빠져들게 만든다. 브라보!(스터즈 터클, <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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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카운터스
밥 루츠 지음, 홍대운 옮김 / 비즈니스북스

"숫자와 데이터로 기업을 망치는 사람들"
숫자와 데이터로 기업의 모든 것을 움직이려는 사람들을 우리는 '빈 카운터스 (Bean Counters)'라 부른다. 직역하면 '콩 세는 사람'으로, 기업의 재무나 회계 담당자를 일컫는다. 경영에 있어 정확한 회계와 경리는 필수지만 한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최고를 따지기보다 '콩 세는 사람'에 휘둘릴 때 결국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 이 책이 내세운 기업, GM은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파산보호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던 GM에 복귀한 저자, 밥 루츠의 '숫자놀음꾼'과의 사투기다. GM에서 시작해 BMW, 포드, 크라이슬러 등을 거친 이른바 '자동차 업계의 전설'인 그가 돌아온 이후 약 10년간 GM을 다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를 만드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벌인 긴 전투의 핵심은 결국 본연의 가치를 잃어버린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최고로 멋진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보다 제조비용 절감, 조립시간 단축, 부품 재활용률 등을 더 중요시 할 때, 그 기업에는 미래가 없다고 말한다. 47년간 자동차 분야에 종사한 '진정한 디트로이트맨'이 풀어놓는 자동차 업계의 역사와 GM의 거짓말 같은 몰락기 그리고 재생기가 눈을 떼기 힘들만큼 흥미롭고 매끄럽게 펼쳐진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나는 GMC의 XUV 모델을 보면서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눈에 내가 중단시키고 싶었던 이 희한하게 생긴 모델은 GM의 중형 SUV섀시를 기반으로 해서 길이를 좀 더 늘린 차였다. 이 차는 GM의 몇몇 똑똑하신 분들이 앞으로 신차의 40퍼센트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고 목표치를 정해 놓았기 때문에 나온 실패작이었다. ...모든 목표를 수치로 정해 놓는 GM의 고질병이 문제였다. ...그 결과 단지 원칙에 부합한다는 이유만으로 이상한 차들이 개발되었다. 결론적으로 XUV는 완전 이상한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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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추구 1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더글라스 케네디의 더욱 커진 야망"
<빅 픽처>, <위험한 관계>, <모멘트>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장편소설. 1940년대에 시작해 오늘날까지 장장 60여 년의 세월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한 여인의 만남, 사랑, 이별, 재회, 화해, 용서로 이어지는 삶의 궤적을 추적한다.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움직였던 기존의 작품들에 비해 그 스케일이 더 커졌다. 더글라스 케네디가 작가로서의 야심을 품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장점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근래 출간된 연대기 형식의 소설 중에 <행복의 추구>는 가장 쉽게, 빨리 읽힌다.
 
2대에 걸친 이 소설의 화자는 두 사람이다. 1940년대의 화자인 새러 스마이스와 21세기의 화자 케이트 말론은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60여 년 동안 한 줄기로 이어져 있었다. 새러 스마이스가 사랑한 남자 잭 말론이 케이트 말론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소설 내용은 서로 얽힌 두 가정의 이야기에 국한되지만 전후 미국사회를 관통해온 역사적 사건, 정치이념의 변화, 윤리의식과 문화의 변모가 개개인들의 삶에 어떤 파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살펴 본다. 결국 개개인들의 삶이 역사와 사회현상으로부터 무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앞서도 말했듯 무겁게 가라앉지 않고 편히 읽을 수 있는 이야기임에는 변함이 없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확실히 ‘읽는 즐거움’을 위한 장치들을 잘 알고 있다. 뻔하지만 뒤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드라마의 오랜 공식들 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전개, 전율을 멈출 수 없는 결말 -<옵저버>
한 여자의 일생을 고스란히 담은 위대한 이야기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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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1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지음 / 휴머니스트

"평화와 화해로 가는 첫 걸음 그리고 긴 호흡"
최근 강제징용 배상을 둘러싼 대법원의 판결이 논란이다. 일본 기업이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 내용도 그렇지만 일본의 수용 여부와 실효성 문제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편 가수 김장훈과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은 뉴욕타임스에 위안부 관련 광고를 실었다. 그리고 가장 덜 알려졌지만 올해부터 고등학교에서 ‘동아시아사’ 과목이 개설되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둘러싼 몇몇 풍경은 여전히와 아직도, 어쩌면과 그래도 사이 어디쯤에서 수십 년째 헤매는 모양새다. 한, 중, 일 세 나라의 역사학자들은 이런 답보 상태를 넘어 동아시아 삼국의 평화와 화해를 바라는 마음으로 역사책 쓰기에 나섰다. 첫 성과물이 <미래를 여는 역사>이고 이번 책이 두 번째 결실이다. 전작이 근현대 시기별 역사를 각국의 입장에서 정리했다면, 이번에는 관계사에 집중하여 세 나라 각각, 동아시아, 세계로 시선을 넓혀가며 ‘대변’이 아닌 ‘대화’의 수준에 이르렀다. 또한 제국주의 등 국가 단위의 이데올로기에 머물렀던 한계를 넘어 대중문화 등 민중의 삶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이런 역사책을 쓰는 과정 자체가 세 나라의 언어와 문화, 학문이 교류하는 장이었다면, 이를 읽는 일은 평화와 화해로 가는 새로운 시도라 하겠다. 역사가 그러하듯, 첫 걸음을 떼는 일은 어렵지만 긴 호흡으로 이어질 거라 믿는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근현대의 역사는 국경을 넘어 진행되었다. 우리나라가 왜 식민지로 전락했는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식민지로, 반식민지로, 제국으로 운명이 갈린 한•중•일 3국이 어떠한 관계를 맺고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왔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세 나라 국경을 넘어 하나의 역사를 들려주는 이 책이 참으로 반갑다.(한홍구,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한국의 근현대사만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동아시아로 시선을 확장하는 순간 한•중•일 세 나라가 얼마나 밀접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새롭게 깨닫게 될 것이다. 3국의 역사학자가 6년간 함께 집필한 이 책은 세 나라의 관계사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으로 가득하다. 서로의 차이를 깨닫고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공동의 역사 인식이 싹튼다고 할 때, 이 책은 동아시아 공동체를 모색하는 데 좋은 반려자가 될 것이다.(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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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수정
조너선 프랜즌 지음, 김시현 옮김 / 은행나무

"이미 망한 인생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국내에 먼저 소개된 <자유>처럼 <인생 수정> 역시 무너진 가족의 연대기다. ‘마치 소설 같은’ 영광과 추락은 별로 없고, 신선한 표현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재기 넘치는 문장을 읽는 ‘맛’만으로 읽어낼 수 있는 작품도 아니다. 이쯤 되면 재미 없는 소설이라 부를 법도 한데 이상하게 그렇지가 않다. 주인공 앨프레드의 기괴한 의지 때문이다. 권태와 오욕을 온몸에 휘어감고 자기 나름의 (잘못된) 방향을 향해 가족을 이끌어 온 초로의 남자를 비출 때, 그는 비록 왜곡되었지만 번쩍거린다. 파킨슨 병에 걸려 쪼그라드는 육신과 ‘실패한 과거’들이 강제로 복기되는 상황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의지는 너무 순수하고 ‘리얼’해서 비난할 수가 없다. 깨닫지도 못하고 회한에 접어들지도 못한 의지, 타인은 물론이고 자신의 육체조차 감당하지 못하게 된 그 의지는 어디에서 오는가? 왜 이미 실패한 삶을 포기하지 않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왜 우리는 그 실패한 삶을 답습하지 않겠다고 수 차례 다짐해 놓고 어느새 그 뒤를 밟고 있는가?
 
<인생 수정>이 그 질문들에 답을 던져주지는 않는다. 질문의 중요성을 격상시킬 뿐이다. 그 어떤 ‘달라 보이는’ 삶을 살더라도 이 질문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시키는 것이다. 물론 피할 수 없는 질문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해서 우리가 갑자기 답을 구하게 되지도 않을 것이다. 문제는 결론이 아니라 태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태도에 관해서라면, 역시 앨프레드를 한번 만나 보시기를 권한다. <느릅나무 아래의 욕망> 시대에서 금방 날아온 듯한, 그러나 우리 곁에도 버섯처럼 수없이 돋아 있는 이 불굴의 미스터리들을 다시 마주하기 위해서 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소설 전반에 걸쳐 시시각각으로 터지는 지적 익살과 희극적 광경들 그리고 요란한 수다를 감싸는 활달한 유머와 깊은 비애는 바로 우리 스스로 삶을 수정할 계기들을 기포처럼 뿜어낸다. – 정과리 (문학평론가)
디킨즈와 톨스토이의 계보를 잇는 위대한 작품의 탄생. – 가디언
모두가 읽는 문학작품. –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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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모르는 중학생의 멘토 부모 되기
고봉익.이정아 지음 / 명진출판사

"고봉익 교수의 사춘기 자녀 관리법, 잔소리 대신 멘토링"
뇌구조가 달라진다는 사춘기, 사춘기를 설명해주는 책도 많고, 문제아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책도 많다. 하지만 막상 우리 아이가 엄마 말보다 친구 말을 더 중요시 하고, 방문과 말문을 닫아 걸고, 성적은 갈팡질팡 하는 딱 그 시점에, 구체적인 가이드가 되어주는 책은 별로 없다. 이 책은 사춘기를 알고 싶은 게 아니라 사춘기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궁금한 부모들에게, 사춘기 아이와 소통하고 관계 맺는 법을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사춘기 아이와의 갈등을 줄이려면 부모가 주도권을 쥐고 아이에게 순종을 강요하는 ‘양육자’가 아니라, 아이에게 주도권을 주고 조언을 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멘토’가 되어야 한다. 잔소리가 아닌 멘토링은 부모가 먼저 달라져야 가능하다. 아이를 이해하고 그 행동 속에 담긴 고민을 받아들이는 부모, 딱 한 발짝만 앞서 아이를 이끌어 줄 수 있는 부모의 길을 찾아 보자. - 좋은부모 MD 강미연

책속에서 : 부모가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지요. 예를 들어 아이가 공부도 안 하고 놀려고만 하는데 어떻게 잔소리를 안 할 수 있느냐 항변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부모가 변할 수 있겠느냐고 말이지요. 그래서 부모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공부를 하지 않는 그 현상만 보았겠지만, 이제 현상 이면에 놓인 아이의 아픔과 생각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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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 바이블
조남호 외 지음 / 마티

"집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다. 사람이 행복한 집을 꿈꾸다"
전셋집을 전전하다 신도시에 세워진 아파트에 ‘내 집’을 분양 받아 가 본 사람이라면 안다. 깨끗한 마루바닥과 빌트인된 가구들, 화장실 2개가 주는 기쁨을. 그 아파트는 삶의 터전이자 자부심이었고 마지막에는 자식들의 결혼자금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20년 전까지만 해도 흔했던 이 아파트 스토리는 이제 없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이제 값을 올리기 위한 수단에서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집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파트라는 획일적인 공간에서 단독주택으로 시선이 옮아간 건 땅콩집 신드롬을 일으킨 책 <두 남자의 집짓기>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집에 대한 세 번째 책 <집짓기 바이블>은 집을 짓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상세히 담았다. 건축주, 건축가, 시공자들의 대담으로 이루어진 각 장에서는 건축 지식과 철학뿐만이 아니라 실제 시공 과정 및 이후 살면서 느끼는 장단점들까지 알려주고 있어 독자의 대부분을 차지할 건축주들의 바이블이 될법하다. 이제 더 이상 집짓기는 경제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행복한 삶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저마다의 집. 그 패러다임의 신선한 전환을 계속해서 기대해본다. - 가정 MD 도란

책속에서 :
우리가 사람 사는 집을 원하고 사람이 행복한 집을 욕망하는 데 흐름이 있듯 이 책이 나오기까지도 맥락이 존재한다. 이 책을 출발시킨 직접적인 동력은 지난해 본격화한 단독주택 붐이다. 중산층 500여 가구가 한 건축사무소로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는 이 책이 유행을 좇아 건설되는 랜드마크가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편히 드나드는 시민광장 같은 책이 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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