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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댄 애리얼리 지음 / 청림출판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
<상식 밖의 경제학>의 저자 댄 애리얼리 교수의 신작이다. 행동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잘 알려진 저자가 이번에 눈을 돌린 주제는 '도덕성'이다. 누구나 일상에서 자잘한 부정행위를 저지른다. 상사에게 보고를 부풀리거나 정답을 훔쳐 보거나 홀에 들어가지 않은 골프공을 남들이 보지 않을 때 손으로 집어넣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자신은 그럭저럭 착한 사람이라 믿으며 합리화한다. 이 책은 대다수가 가진 이 탁월한 도덕적 합리화 능력을 다양한 실험 사례와 연구 자료들로 보여준다. 우리의 정직하지 못한, 비윤리적인, 그러나 어디까지나 사소하게 시작된 행동들이 인간관계나 비즈니스, 정치, 사회 등에 어떻게 나타나고 또 어떻게 스스로에게 칼이 되어 돌아오는지 살핀다.

책은 저자의 전작이 그러했듯이 혁신적이고도 흥미로운 실험과 현상을 바라보는 놀라운 통찰력이 돋보인다. 윤리와 비윤리를 가르는 비이성적 요인들에 대한 사유를 인지심리학, 행동경제학, 신경경제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펼쳐 보인다. 무엇이 우리를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으로 만드는지, 인간의 '부정'과 '믿음'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책은 '이성적인 정답' 대신 그럼에도 더 나은 선택과 미래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비이성적 이해'를 이야기한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하지만 우리는 사람이다. 우리는 까치발을 하고 팔을 흔들어대거나 털을 곧추세우거나 혹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리는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자기 자신을 과장하는 여러가지 수단을 갖고 있다.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것도 남에게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기기만self-deception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믿게 해주는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자기기만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수록 스스로 어떤 일에서 꽁무니를 빼거나, 자신의 본모습이 자신이 드러내고 싶어 하는 모습보다 형편없다는 사실이 밝혀질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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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나는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를 지지하기로 했다"
안철수 원장이 <안철수의 생각>으로 한국사회에 대한 통찰과 정치 비전을 보여줬다. 그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거냐는 국민들의 물음에 즉각 답하기보다는, 내 생각은 이러한데 국민 여러분이 보시기에 이런 정도의 고민과 자질이라면 대통령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되묻는다. 네 편 내 편을 가려 격렬하게 다투고는 임기 내내 그리고 퇴임 후에도 네 편의 증오 속에서 살아가는 이전 리더십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강준만이 주목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그는 2012년의 시대정신을 ‘증오의 종언’으로 보고 이를 실현해낼 적임자로 안철수를 꼽는다. 더불어 경제 민주화의 관점에서 공정 국가를 이루고, 한국 사회가 마주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지지를 선언한다.

이쯤 되면 기억을 되짚어보게 된다. 1997년 <김대중 죽이기>로, 2002년 <노무현과 국민사기극>으로 두 대통령의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강준만의 정치 감각과 안목이 이번에도 빛을 발할 수 있을까. 물론 강준만도 ‘안철수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안철수’에 대한 지지 역시 팬덤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필요에 의한, 내가 바라는 세상을 위한 도구라 말한다. <안철수의 생각> 못지않게 <안철수의 힘>을 주의 깊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지난 10년 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했던 ‘이게 다 노무현 때문’과 ‘이게 다 이명박 때문’이라는 정서는 과연 온당한가? 증오가 정치의 주요 동력과 콘텐츠가 되고 시종일관 진영 논리의 포로가 돼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증오 시대에는 희망이 없다.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자유로운 안철수는 이런 증오 시대를 끝낼 수 있는 적임자다. 내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2012 시대정신을 ‘증오의 종언’으로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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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1
요른 릴 지음 / 열린책들

"기왕 사는 거, 웃기기라도 해야지."
한국에 소개된 북유럽 소설들의 면면을 보고 있으면 그곳이야말로 고담 시티 못지 않은 진정한 어둠의 성소 같다. 온갖 흉악 범죄, 특히 이상 성격 범죄가 여느 악명 높은 나라 못지 않게 발생하며, 심지어 춥고 어둡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무슨 부적인 양 괴벽들을 가슴 속에 품고 있다. 도시 바깥이라고 다를 바 없다. 시골은 아예 폭력적인 자연이 삶의 일부로 체화된 유배지다. 춥고 어둡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가운데, 심지어 탐정들도 대부분 사회 부적격자이거나 그렇게 될 뻔한 자들 투성이다. 이럴 리가 없다. 북유럽은 그런 곳일 리가 없다.

이렇게 어둠에 편중된 북유럽 소설들을 중화하기 위해 <북극 허풍담>이 등장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북극, 그러니까 폭력적인 자연이 삶의 일부로 체화된 유배지다. 춥고 어둡고 사람들을 거의 죽음까지 몰아넣는 황폐한 자연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앞서 언급한 ‘어둠의 북유럽 소설’들과 닮지 않았느냐고? 그렇지 않다. <북극 허풍담>은 그 괴로운 생존의 세계를 아름다운 슬랩스틱 개그의 향연으로 바꾸어 놓았다. 사람 잡아먹는 곰과의 다양한 추격전,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밤과 얼어붙은 음식을 둘러싼 다양한 상념들은 마치 버스터 키튼이나 찰리 채플린을 연상케 하는 구석이 있다. 목숨과 육신의 안녕을 소재 삼아 개그를 거는 것이다. 기왕 계속 사는 거 어제의 괴로움을 받아들여야 오늘도 어떻게 살아볼 수 있을 테니까, 그 지난한 기억들을 허풍에 담아 얼척 없는 슬랩스틱 액션으로 승화시키는 수밖에. 물론 누군가는 그게 결국 ‘어둠의’ 소설이 아니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아 근데 웃긴다니까요. 진짜로. - 소설 MD 최원호

어둠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기존의 북유럽 선구자들 : 
<로큰롤 보이즈>
<살인청부업자의 청소가이드>
<기발한 자살 여행>
<어느 완벽한 2개국어 사용자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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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도종환 지음 / 문학의문학

"도종환 신작 산문집, 산방에서 보낸 시간들"
도종환 신작 산문집. 월간 ‘좋은생각’에 ‘도종환의 산방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 75편을 엮은 것으로, 자연과 함께한 시간들을 오롯이 담은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산방에서 보낸 시간을 ‘퇴휴 退休’의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홀로 말 없는 산 옆에서 안거에 들어 묵언하며 보내는 시간이 있었기에 새소리, 방울벌레 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충만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대지와 하늘과 바람과 물의 기운이 간섭하는 동안 살아 있음도 느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산방에 머물며 자연과 교류했던 시간들, 일상 속에서 경험한 사소한 일들과 감정들, 깊은 사유의 시간들을 부드러운 음성으로 들려준다. 산방생활 동안 숲에서 받은 맑고 환한 기운과, 꽃과 새들이 가르쳐준 아름다운 사유가 그대로 담겨 있어, 한 편 한 편 짤막하지만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다. - 에세이 MD 송진경

도종환의 다른 산문 읽기 :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생애 최고의 날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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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생각
안철수 지음, 제정임 엮음 / 김영사

"안철수가 직접 밝히는 대한민국의 비전과 통찰"
불과 1년 만에 대학교수에서 유력한 대권 주자로 올라선 안철수. 빗발치는 질문 속에 대답을 강요받던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정치 참여를 고민하게 된 배경과 인생 역정 등 ‘인간 안철수’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그가 지향하는 미래 구상의 큰 틀과 현재 한국사회의 쟁점에 대한 해법까지 차례로 이어진다.

복지국가, 정의로운 국가, 평화 통일이라는 세 가지 방향 속에서, 시급한 현안인 청년실업과 가계부채 문제, 치열한 다툼 속에 있는 강정마을과 언론사 파업, 장기적 과제인 식량 안보와 원전 문제를 하나씩 짚어가며 나름의 생각과 해법을 제시하는데, 그의 대선 출마 여부와 상관 없이 한국 사회의 대표적 지식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겠다. 그 역시 이 책을 시작으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다른 이의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고 한다. 이 대화의 끝은 12월 19일 대선이 아니라 그보다 멀리 있는 한국사회의 미래에 있을 거라 기대한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정치 참여 문제는 혼자 판단할 수 있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동안의 결정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내 삶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면 되는 일이었지만, 이 문제는 국가 사회에 대해 너무나 엄중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내게 기대를 거는 분들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고, 내가 가진 생각이 그분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것인지, 또 내가 그럴 만한 최소한의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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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고지성사

"두근두근 김애란, 소설이라는 행운"
2011년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을 내며 김애란은 독자에게 ‘행운을 빌어요’라는 말을 건넸다. 2012년, 김애란의 세 번째 소설집 <비행운>은 비행운(飛行雲)과 비행운(非幸運)의 속절없는 거리 사이,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는’ 서른의 삶을 이야기한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김애란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명제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상문학상, 젊은작가상, 김유정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과 함께 거론되었던 여덟 편의 소설이 실렸다.

김애란의 소설이 아름다운 것은 이 소설의 비극이 빛나는 데에, 이 소설의 아픔이 사려 깊다는 데에 있다. 우스꽝스럽게 달려나갔던 ‘아비’의 모습처럼, 아파트 재개발을 막기 위해 홀로 오른 크레인에서 추위를 참기 위해 헛둘헛둘 국민체조를 했을 비루한 아버지의 몸을 생각하면 눈이 뜨거워진다. (물 속 골리앗), 인천공항 청소 노동자 기옥씨가, 손님이 화장실에 버리고 간 마카롱 한 조각을 먹으며 ‘왜 이렇게 단가…… 이렇게 달콤해도 되는 건가…...’ 하고 탄식하는 장면은 어떤가. (하루의 축) 사랑했던 선배에게 모욕을 당한 후 눅눅한 자취방에서, ‘손톱으로 그렇게 눌리면 아팠을 텐데….’ 하고 어린 날 물에 빠진 나를 구해줬던 친구의 긁힌 팔뚝을 생각하는 장면은 또. (너의 여름은 어떠니) 다른 사람의 아픔을 돌아본다는 데서 연민과 공감, 위로가 시작된다. 김애란의 소설은 다정하고 막막하고 슬픈, 우리의 얼굴을 조심스레 비춘다. 이 막막한 세상에서, 여전히 진심으로 꾹꾹 눌러 쓴 소설을 읽을 수 있다는 것. 김애란의 소설이 말한다. “행운을 빌어요.”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어찌 해야 하나.'
그러면 저항하듯 제 속에서 커다란 외침이 들려요.
'내가, 무얼, 더.' (중략)

아니, 그보다는 차라리 내가, 스무 살 무렵의 내가, 그 애가 좋아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요. 언니, 앞으로 저는 어떻게 될까요. 마흔의, 환갑의 나는 어떤 얼굴로 살아가게 될지, 어떤 말을 붙잡고 어떤 믿음을 감당하며 살지 모르겠어요. 바뀌는 건 상황이 아니라 사람일까요.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바꿀 수 없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요. 언니는 엽서 끝자락에 그렇게 적었죠? 세월은 가도 옛날은 남는 거 같다고. 조만간 다시 옛날이 될 오늘이, 이렇게 지금 제 앞에 우두커니 있네요. (서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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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연애할 때
임경선 지음 / 마음산책

"칼럼니스트 임경선의 연애 아닌, 엄마 이야기"
연애소설 <어떤 날 그녀들이>의 저자,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의 인생 상담자 ‘캣우먼’으로 잘 알려진 칼럼니스트 임경선이 연애 아닌, 엄마 이야기를 펴냈다. 이십 대에 두 번의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고, 서른에 남편과 만난 지 3주 만에 청혼 받아 결혼했으나 갑상선암이 재발했다. 이어 대장암 투병 중이던 엄마의 장례식을 치렀다. 결혼 5년 만에 인공수정으로 쌍둥이를 가졌지만 기쁨도 잠시, 배 속의 두 아이를 잃었다. 그리고 서른일곱, 결혼 7년 만에 세 번째 아이 윤서를 낳았다. 이 책은 임경선이란 한 여자의 사랑과 결혼과 육아에 관한 날 것 그대로를 담았다. 임경선의 이야기지만, 모든 엄마와 딸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딸 윤서를 낳고 키우면서 자신이 아이였던 때를 떠올리며 서슴없이 ‘아이 임경선’의 상처들을 하나 둘 꺼내놓는다. 윤서를 바라보며 아이였던 자신과, 그런 아이를 낳고 키운 엄마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서서히 이해해나간다. 엄마여서 특별하다고 말하지도 않고, 강한 척 하지도 않는다. 자신은 그저 엄마일 뿐이고, 여자일 뿐이고, 사람일 뿐이라는 걸 자유롭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딸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따듯한 미소가 자연스레 번지고, 엄마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왈칵 눈물을 쏟고, 남편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고개를 끄덕인다. 결혼을 망설이고, 출산을 걱정하고, 육아에 지쳐있는 모든 여성들이 공감할 만한, 가장 임경선다운 이야기.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의 글 : 
그녀답다. 반교훈적, 반가족주의적 에세이라니. 언제나 위험한 정답만을 말하는 상담자가 아니어서 좋고 자신을 잔인하게 직시할 줄 아는 소녀 같은 어른이어서 좋고 작은 움직임까지 섬세하게 관찰하는 따뜻한 여자여서 좋다. 어찌 되었건 그녀는 자기 포장하는 얘기를 원체 싫어하는 인간이니까.  - 유희열(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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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뮤니스트
로버트 서비스 지음 / 교양인

"최고의 혁명사가가 쓴 세계 공산주의 역사"
이 책의 표지에는 엥겔스, 레닌, 카스트로, 호치민, 마르크스의 얼굴이 나란하다. 그 뒤로 마오쩌둥, 티토, 바쿠닌을 비롯한 수백의 이름들이 줄지어 있다. 공산주의의 숫자만큼 많은 공산주의가 존재해왔다는 저자의 평가를 보여주는 듯하다. 이 책은 800쪽에 이르는 분량에 걸맞게 그 수많은 공산주의를 가능한 많이 담아내려 했고, 동시에 그들을 ‘코뮤니스트’라 묶을 수 있었던 사상적 배경과 역사적 과정이 무엇인지 치밀하게 분석한다.

들어가는 글 ‘마르크스주의의 희망은 왜 절망이 되었나?’라는 물음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공산주의의 실패를 분명하게 확인하는데, 그럼에도 빈곤과 억압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언제든 그러했듯 공산주의가 오랫동안 사후의 삶을 누릴 거라 주장한다. 따라서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가장 인간다운 세상을 추구했던 고결한 이념이 왜 처참한 독재로 추락했을까? 인간 해방의 꿈으로 뭉친 ‘동지들’이 왜 서로를 의심하고 증오하게 되었을까? 공산주의의 부활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여전히 자본주의의 불안과 억압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반면교사의 질문이기 때문이다. 다음 '코뮤니스트의 세계사'는 다르게 써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 인문 MD 박태근

옮긴이 후기 중에서: :
불완전한 자본주의 체제의 대안 모색은 19세기 말 제국주의 시기에 레닌이 러시아 인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그랬듯이 그로부터 한 세기나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 20세기 동안 세계적 규모로 진행되었던 공산주의 운동을 깊이 성찰하는 이 책은 이런 점에서 특히 오늘날 ‘진보의 재구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우리나라의 좌파 운동 진영 전체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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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지음 / 마음의숲

"김연수의 삶, 문학 그리고 달리기"
<청춘의 문장들>, <여행할 권리>, <우리가 보낸 순간>에 이어 오랜 기다림 끝에 김연수 작가의 새로운 산문집이 출간됐다. 김연수 작가의 책을 애타게 기다린 독자는 물론, 읽을 만한 신간 에세이가 뭐 없을까 고민하던 독자에게도 반가울 책이다. 하루키와 김연수의 공통점을 굳이 찾는다면, 달리기광이라는 것 외에도, 두 작가의 소설과 에세이는 읽는 맛이 각기 달라 어느 것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중독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새 책 역시 기대 이상으로 읽는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

<지지 않는다는 말>은 김연수가 어린 아이였을 때부터 중년이 될 때까지 체험한 일들, 만난 사람들, 읽고 쓴 작품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김연수의 유년과 청년과 중년을 통과해온 수많은 것들을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능청스럽게, 때로는 담백하게 풀어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달리기광 김연수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인데, 왜 달리는지, 달리기를 통해 얻은 인생의 중요한 깨달음이 무엇인지 등 달리기에 관한 작가의 생각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이 김연수, 청년 김연수, 지금의 김연수를 만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지지 않는다는 말이 반드시 이긴다는 걸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이었다. 지지 않는다는 건 결승점까지 가면 내게 환호를 보낼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아무도 이기지 않았건만,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그 깨달음이 내 인생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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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기자 X파일
이상호 지음 / 동아시아

"아직 끝나지 않은 삼성 X파일 사건의 전말"
삼성 X파일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단적으로는 노회찬 의원이 관련 사건으로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고, 크게 보면 재벌과 권력의 관계,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가 바뀌기는커녕 더욱 강화되는 상황이다. 연예계 노예계약, 전두환 비자금 추적, 방탄 군납비리 등 한국사회를 뒤흔든 사건을 취재하고 보도한 이상호 기자가 7년 만에 입을 연 까닭이다. 2004년 10월 25일 삼성 X파일 제보 접수에서 시작하는 취재 일지는 2005년 7월 22일 9시 뉴스에서 법원의 방송금지가처분을 뚫고 사건의 전말을 보도하는 데까지 이어진다.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된 촘촘한 일지를 보면, 보도를 막으려는 자본 권력의 언론 장악이 얼마나 치밀하고 강력한지, 이에 맞서려는 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애처롭고 빈한한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사건이 어떻게 기억되고 잊히는지 속속들이 알 수 있다.

이상호 기자는 이 책이 대선을 앞둔 지금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 논의에 불을 지피기 위한 불쏘시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발뉴스로 탐사보도의 새 장을 열어가는 그에게 7년 전의 기억은 되살리고 싶지 않은 아픔일 텐데, 그는 처음 제보를 받은 기자의 몫이라며 담담하게 역할을 감내했다. 이제 다음 몫은 진실을 알게 된 시민의 역할 아닐까. 한때의 회상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는 이야기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이상호는 기자다. 나는 그를 설명하는 데 이 이상의 말을 알지 못한다. 그는 썩어가는 세상을 향해 빛과 소금을 뿌린다. 그 빛과 소금은 그의 발에서 나오고 그의 땀에서 활자로 빚어져 나오며 뜨거운 사랑으로 버무려진다.(공지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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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동물원
강태식 지음 / 한겨레출판

"웃기고 울린다,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구조조정으로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은 남자, 김영수. 울고 싶지만 숨어서 울 화장실 빈 칸마저 없다. IMF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여러 번 만나왔던 ‘루저’ 주인공이지만 이 남자, 유독 웃기다. 울고 싶은 날 마늘을 까다 헐벗은 마늘에게 육탄공격을 당하는 악몽을 꾸고, 인형 눈을 붙이다 나이 서른 여섯에 본드 중독이 되어 미미인형에게 유혹을 당한다. 부업 브로커 돼지엄마가 소개해 준 일자리에 취업하기 위해 한달 간 특훈을 하고, 공채 시험까지 치른 끝에 드디어 재취업에 성공한 이 남자, 마침내 세렝게티 동물원의 고릴라가 되었다. 고릴라 사육사가 아니다. 가슴을 치고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오르는 진짜 킹콩 고릴라 역이다.

동물 역할로라도 내 자리를 얻고 싶은 사회. 사회에서 밀려나다 못해 ‘동물’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웃기고 울린다. 바나나를 좋아하는 사람 치고 악한 사람이 없다고 눙치는 고릴라(역을 맡은 사람)들을 보며 킬킬대다가도, 자해 공갈단이라도 되기 위해 낙법을 연습하는 ‘송과장’과, 그를 차마 말리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 슬픔이 밀려든다. 덤덤하게, 무게잡지 않고, 유난스럽지 않게, 슬픔을 말하는 강태식의 장편소설. ‘삶을 보는 통찰력의 내공(박범신)’ ‘’시대의 슬픔’을 묘사할 줄 아는 새로운 작가(권성우)’등의 평을 받으며 제17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아시아 일대에서 서식하는 판다에게 길을 비켜주고 다시 거울 앞에 섰다. 거울에는 여전히 막막하고 지친 표정의 마운틴고릴라 한 마리가 못 볼 거 본 사람처럼 놀란 눈을 뜨고 서 있었다. 눈사태처럼 와르르, 그때 내 속에 있던 무언가가 무너져내렸다. 처음엔 그게 뭔지 몰랐다. 고릴라가 타준 다방 커피를 마시면서 알게 되었다. 난 아직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워, 위로받고 싶어. 그때 와르르 무너져내린 건 살면서 한번도 돌본 적 없는 내영혼이었다. 나는 다방 커피를 마시면서 내 영혼을 위로했다. 그동한 소홀하게 대해서 미안해. 이런 나를 용서해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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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아저씨네 축구단
김하은 지음, 유준재 그림, 조광제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어린이 인문학 첫 걸음"
옛 성인(聖人)들의 21세기 한복판으로 데려와, 오늘의 어린이들이 겪는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컨셉의 새로운 동화책.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어린이 인문학동화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 출간됐다. 빵가게 주인이 된 공자, 동물병원 원장으로 변신한 마더 테레사 수녀님에 이어 이번에는 서양 사상의 아버지 소크라테스가 초등학교 축구부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축구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지혜와 용기, 절제 그리고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코치한다. 소크라테스가 주장하는 삶의 덕목들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으며, 이는 아이들로 하여금 바른 인성을 키워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긴 세월을 살아 남았기에 그 필요성과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는, 앞으로의 인생에 든든한 영양분이 되어 줄 성현들의 가르침과 덕목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너는 축구를 하면서 두 번이나 거짓말을 했어. 수빈이를 슬쩍 밀면서 남이 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속였고, 변건이한테 심한 태클을 해서 네 스스로가 올바른 축구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어. 너는 지금 행복하니?"

지난번에는 진리 타령이더니 이번에는 행복이다.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소크라테스 감독이 딱 그랬다. 하나를 이야기하면 또 하나가 꼬리를 물듯 나타나고 그 질문들이 갈수록 쌓이고 쌓여 동연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골을 넣어서 기뻐요. 그러니까 행복한 거죠."

"행복은 덕으로 만드는 거야. 덕이 있어야 행복해져. 네가 골을 넣었는데 아무도 기뻐하지 않았어. 그런데도 네가 행복할 수 있을까?"

동연이는 입을 다물었다. 사실은 억울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자기 편 아이들은 축하를 해 주리라 믿었다. 골을 넣으면 모두가 달려와 축하하고, 함께 운동장을 날아다니며 소리쳐야 했다. 그런데 오늘은 동연이만 기뻐했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기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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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한 스푼
우석훈 지음 / 레디앙

"fta는 종교나 이념이 아닌 통상 정책이다"
작년 11월 22일 수년을 끌어온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논란 끝에 국회를 통과했고, 올해 3월 15일 0시 무관심 속에서 발효되었다. 체리를 싸게 먹을 수 있다던 fta의 효과는 몇 달만에 눈에 띄는 결과로 나타났다. 체리가 부동의 1위 바나나를 제치고 수입과일 점유율 1위에 오른 것이다. 그런데 fta를 반대하던 사람들이 지레 걱정하던 일들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대선을 몇 달 앞둔 지금, fta 논의는 자취를 감췄다.

경제학자 우석훈은 논란이 한창이던 2006년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로 fta의 의미와 전망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나름의 대응책을 제시했다. 이번 책 에서는 국회 비준으로 1차 완료된 한미 fta의 전개 과정을 되짚으며 아직 등장하지 않은 공포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특히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한미 fta가 추진된 원인과 과정을 분석하는 1장을 보면, 한미 fta가 통상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종교와 이념의 대상이었고, 경제적 필요보다 정치적 필요가 강력하게 작용한 '정치 협정'이었음이 드러난다. 여전히 동시 다발적 fta만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논의되는 지금, 우석훈은 fta라는 기표에 가려진 통상 정책을 묻자고 제안한다. fta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당신의 통상 정책은 무엇인지, 부동산형 경제 공황기에 통상 정책은 어떠해야 하는지 묻자는 말이다. 그래야만 호황에도 통상 강화, 불황에도 통상 강화라는 종교적 맹신을 넘어선 현실적인 정책이 드러나고, 어렵지만 함께 위기를 극복할 대통령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때보다 질문이 절실한 시기다. - 인문 MD 박태근

<나는 꼽사리다> 방송 가운데 :
김미화 : fta 한 스푼이네, 무슨 뜻이지?
우석훈 : 말 그대로 한 숟가락이에요. 사람들이 한 스푼만큼만 fta를 더 알면 우리의 운명이 바뀔 거다. 그런 뜻이지요.
김미화 : 그렇지.
우석훈 : 처음에는 ‘모든 공포의 총합’ 이렇게 무서운 버전으로 했는데요. ‘모든’이라고 하니까 fta에 대해 정말 모든 얘기를 써야 할 것 같아서 부담돼서 제가 못 쓰겠더라고요. 나는 한 스푼만 쓸래요.
김미화 : 무슨 하이타이도 아니고, 그리도 ‘한 스푼’,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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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생각들
롤프 도밸리 지음 / 걷는나무

"인생의 안전핀이 되어 줄 52가지 체크리스트"
사람들은 생각보다 비합리적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명확하지 않고 어제 좋아했던 것을 오늘은 선택하지 않기도 하며 명백하게 이익을 보는 선택 앞에서 망설이기도 하고 누가 봐도 손해를 보는 상황에 스스로 빠져들기도 한다. 그런 생각의 오류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중대한 결정이나 재산을 잃을 수도 있는 순간에 어처구니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생각의 오류가 직관적 판단을 내릴 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끊임없이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한 끝에 내린 결정에도 빈번하게 생각의 오류는 발생한다.

독일과 스위스 언론의 극찬 속에 출간 되자마자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에 순위를 올리고 6개월 만에 30만 부라는 폭발적 판매를 기록한 이 책은 일상 곳곳에서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생각의 오류들을 집대성한 책이다. 저자는 생생한 사례를 바탕으로 비합리적인 사람들과 그들의 '황당한' 결정을 흥미롭게 다룬다. 행동심리학과 인지심리학에서 강조하는, 인생을 바꿀 만큼 치명적인 생각의 오류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함과 동시에 그 속에서 무엇을 경계하고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또 오류에 빠지기 직전에 보면 좋은 심리 법칙 체크리스트까지 함께 일러준다. - 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만약 오늘날의 세계가 앞으로 10년 후에는 어떻게 보일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우리는 그 사람을 비웃는다. 지난 만 년 동안 우리는 우리가 더 이상 이해하지 못하는 세계를 창조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기도 했지만,그러나 또 더욱 복잡하고 서로 의존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물질적으로는 더욱 놀라운 번영을 이룩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와 더불어 문명의 폐단과 생각의 오류도 생겨났다. 복잡성이 계속해서 증가하면 이런 생각의 오류들은 더욱 자주, 그리고 더욱 심각하게 일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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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디 머더
줄리안 시먼스 지음 / 을유문화사

"추리소설의 황홀한 연대기"
19세기 추리소설의 태동기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서구 추리소설의 역사를 아우른 연대기. 동시에 저자인 줄리안 시먼스의 주관적인 리뷰가 더해져서 역대 추리소설의 걸작 컬렉션 역할을 겸한다. 추리소설 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책을 상상하거나 기대해 볼 법 하지만, 이 책 <블러디 머더>를 제외하면 그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례는 없다고 보아도 좋다(사실 국내에는 비슷한 책조차 보기 힘들다). 추리소설 팬들이 읽을 책인데 교과서보다 시시한 역사 나열이어서는 곤란하고, 추리소설 팬들이 읽을 책인데 납득하기 힘든 주관적인 리뷰가 반복되어도 곤란하다. 줄리안 시먼스는 이 두 난관을 성공적으로 돌파한 뒤에 내용을 선별 압축시켜 단행본 한 권 분량으로 엮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에드가 상 특별상이 수여되었으며, 72년에 초판이 나온 이래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얻어 93년에 마지막 3판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본 번역서는 3판을 바탕으로 한다)

고전 추리소설 팬들은 이 책을 취향의 확장을 위한 자료집 겸 재미난 리뷰 모음(리뷰는 종종 웃음을 머금게 한다)으로 활용할 수 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만 아직 서양의 클래식 미스터리에는 익숙치 못한 독자들은 <블러디 머더>를 일종의 가이드북으로 사용할 수 있다(이 경우엔 리뷰들이 좀 덜 웃기겠다). 만약 <블러디 머더>를 빠르고 효과적인 다이제스트 역사서로 읽고 싶다면, 그 역시 성공적일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단계의 팬들에게 다양한 종류의 만족을 선사할 수 있는 책이 얼마나 될지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책으로 쓰여진 모든 가이드북을 떠올려 봐도 <블러디 머더>만한 경우는 쉽게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왜일까? 어떤 매력일까? 아래 작가의 말을 읽어 보시기 바란다. 서문부터 생동감과 열의가 넘실대는 이런 책은 결코 사그라지지 않고 독자들을 책 안으로 끌어들인다. - 소설 MD 최원호

작가의 말 : 이 책은 중독자의 책일 뿐, 학자의 책이 아니다. 열광과, 이따금 느낀 실망을 기록한 책이지, 카탈로그나 백과사전이 아니다. 이것은 읽고, 참조하고, 논쟁하고, 이유 있는 반박을 해야 할 책이다. 무엇보다 나는 최고의 추리 소설이 그저 오락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엿한 문학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새로운 세대의 독자들에게 확신시키는 데 이 책이 앞으로도 한몫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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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탐정 이상
김재희 지음 / 시공사

"1930년 경성, 낭만 탐정 이상의 탄생"
소설가와 탐정의 공통점. 타인을 면밀히 관찰한다, 현상을 서사적으로 해석한다, 플롯을 배치하듯 인과관계를 밝혀낸다. 그렇다면 소설가가 탐정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염상섭, 김유정 등으로 이뤄진 ‘구인회’에 순사도 해결할 수 없는 경성 미제 사건이 의뢰된다면? 반짝이는 상상에서 출발한 김재희의 추리소설. 생계형 소설가 구보와 천재시인 이상, 창경궁에서 발견된 모던 걸의 시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뭉쳤다. 조선 문학청년들을 유혹하는 사특한 음모의 비밀은…

경비원의 닳은 지문을 보고 그가 도박꾼이며 내기를 좋아할 거란 사실을 알아채고, 가짜 시인의 눈동자에서 진짜 시인의 열정이 없음을 발견하는 이상, 소설가의 눈으로 이상을 돕는 성실한 구보. 마치 ‘셜록’과 ‘왓슨’ 같은 두 사람이 종로 거리를 활보한다. 모던걸이 읽던 셸리의 시, 심령사진의 예언대로 살해당한 칼럼니스트, 천재화가 최북의 그림을 찾기 위한 간송 전형필의 의뢰, 거대한 음모 위에 세워진 조선총독부 청사의 비밀…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상상이 조화롭다. 재치 있고 충실한 일곱 편의 미스터리가 팩션 읽는 맛을 전한다. - 소설 MD 김효선

같이 읽기 좋은 책: :
<별을 스치는 바람>
<천년을 훔치다>
<나를 아는 남자>
<연문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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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스타일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

"통섭, 앎의 방식을 넘어 삶의 양식으로"
이론보다 실천이 중요함을 잘 알지만, 자신의 지적 토대와 방법을 삶으로 구현하는 학자는 많지 않다. 더군다나 사회와 분리된 연구실 속 이미지를 떠올리는 과학자의 경우에는 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최재천은 독보적이다. 그가 한국에 소개한 ‘통섭’은 그 자체로도 사회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지만, 자칭타칭 ‘시인의 마음을 가진 과학자’라 불리는 그의 글과 삶을 겹쳐볼 때 통섭의 울림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이 책은 이렇게 긴 설명을 ‘최재천 스타일’이라 정의한다.

이름에 ‘스타일’을 붙이는 과감한 시도는 얼핏 지나치다 싶기도 하지만, ‘통섭’이란 번역어를 그가 처음 제안했듯 그의 삶과 생각도 ‘최재천’이 아니고서는 마땅히 설명하기 어려울 법도 하다. 이 책에는 그의 스타일을 이루는 수십 가지 장면들이 사랑, 멘토, 공부, 시선 등의 주제로 나뉘어 담겨 있다. 스타일은 연구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감각과 공감의 표현이다. 어쩌면 삶의 한 장면, 생각의 한 조각에서 최재천이, 그의 통섭이, 알며 사랑하는 공감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지도 모르겠다.- 인문 MD 박태근

함께 읽으면 좋은 최재천 교수의 저작: :
<통섭의 식탁>
<과학자의 서재>
<다윈 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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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
백영옥 지음 / 자음과모음

"당신과 헤어진 후 읽는 백영옥 소설"
당신과 헤어진 후, 트위터에서 이상한 모임 공고를 보았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 ‘혼자 있으면 손목을 그을 것 같은 칼날 같은 햇빛’을 아는 사람들이 모여 미역국과 꽃밥과 더덕구이를 먹는다. <500일의 섬머>, <봄날은 간다>를 함께 보는 스물한 명의 유령들. 그 속엔 유부남 조종사에게 먼저 이별을 고한 스튜어디스 사강이 속해 있고, 십년된 여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은 컨설턴트 강사 지훈이 있다. 그리고 이 유령들 사이를 즐겁게 활보하는 묘한 여자 미도도. 이들의 실연은 슬픔이나 절망, 공포 같은 인간의 추상적인 감정들과 다르게 구체적인 통증을 수반함으로써 누군가로부터의 거절이 인간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31쪽)

<스타일>로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백영옥의 장편소설. 작가의 장기가 잘 발휘된 연애소설이다. 트위터와 비행기와 시네마테크와 샤넬 스카프. 감각적인 문체가 당신과 헤어진 후 혼자 맞는 아침, 고요한 절망을 묘파한다. 뜨겁게 사랑하고 아프게 잃은 이들, 오전 일곱 시부터 오후 일곱 시까지 이어지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사랑이 지나간 후 혼자 맞는 아침이 두려운 이들에게 전한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윤사강에겐 한때 소년도 남자도 존재하지 않았다. 남성 혐오와는 다른,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정수가 나타나고 나서야 비로소 그녀의 세계에 남자라는 신인류가 편입됐다. (…)

사강의 이별은 일 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자주 뜨거워졌다. 그녀는 밭은 재채기를 종종 내뱉었다. 가혹한 봄날이었다. 손수건을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손수건마저 정수가 준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그와 연결되지 않은 물건을 찾는 게 불가능해질 즈음, 사강은 실연이 어긋난 뼈를 다시 맞추듯 죽을힘을 다해 자신이 기억하는 모든 사물을 그와의 기억쪽으로 되돌리는 일이란 걸 깨달았다. 이제 세상의 모든 사물은 그녀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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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
허허당 글, 그림 / 예담

"힘든 당신에게 보내는 허허당 스님의 위로"
그림을 그리며 떠오르는 단상을 시로 읊고, 그 시에서 소재를 얻어 그린 그림을 트위터에 올리며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허허당 스님. 스님은 사찰도 없고 시주도 안 받는다. 그림이 팔리면 화구 구입비만 빼고 모두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준다. 스님이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파괴되고 상처 입은 생명을 위로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가진 것은 붓 한 자루뿐이지만, 무한한 사랑으로 세상을 품은 허허당 스님.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픈 상처에 머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붓을 든다.

산중 생활에서 길어 올린 명상과 사색의 흔적을 담은 글과 그림을 가려 뽑아 한 권으로 엮었다. 스님의 글과 그림 속에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외로움, 슬픔, 괴로움, 행복, 불행, 희망, 삶, 생명이 오롯이 담겨 있다. 허허당 스님이 보내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는 어지러운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시리고 시리구나 서릿발 위 별빛 아래 홀로 걷는 구도자의 걸음이여! 아프고 아프구나 세상 밖에서 세상을 껴안으며 함께 우는 가슴이여! 얼음 속의 화염, 화염 속의 얼음으로 우리를 쪼개주면서. 그러나 잊지 않고 던져주는 따뜻한 희망의 말 한마디. “결국은 맑아지리라, 끝내는 꽃 피우리라!” _ 박재동 (시사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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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항상 결심만 할까?
켈리 맥고니걸 지음 / 알키

"결심했다 하면 작심삼일 되는 이들을 위한 심리학 강의"
가장 쉬운 착각 중 하나가 마음만 먹으면 삶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것임을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 연초에 아무리 술 생각을 지우고 운동 계획을 짜도 1주가 지나고 1달이 지나면 결국 피트니스클럽과 요가학원은 기부금을 내는 곳으로 전락하고 만다. 왜일까. 우리의 의지력은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가늘거나 얕거나, 약한 것일까?

스탠퍼드 대학교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심리학 강의로 정평이 난 켈리 맥고니걸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절제력이 부족하고 잘못된 습관을 버리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만나왔다. 그 결과 이들 대부분이 의지력이 특별한 재능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의 뇌가 오래 전부터 환경에 적합한 의지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진화되어 왔다고 말한다. 때문에 책은 다양한 뇌과학, 행동심리학 실험과 저자가 직접 만났던 이들의 사례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다채로운 '무너진 의지력'들이 인간이라면 본능적으로 범할 수 있는 실수임을 설명하며 이를 경멸하거나 외면하는 대신 받아들이고 화해할 수 있는 전략을 일러준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스트레스 때문에 의지력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려면 헛된 보상의 약속도 공허한 변화의 약속도 아닌, 진정으로 기분을 개선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야만 한다. 그런 다음 그 일을 실행하면서 자신의 생활과 아무 관계도 없는 스트레스의 근원을 막아야만 한다. 그러다가 분명 좌절을 겪기도 하겠지만, 그럴 때면 실패를 용서해야 하며 이를 변명 삼아 유혹에 굴복하거나 목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자기절제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자기연민이 자기책망보다 훨씬 훌륭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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