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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
이한 지음 / 미지북스

"샌델이 문제를 제기했다면, 이 책은 해답을 제안한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열풍은 실로 대단했다. 인문서로는 드물게 100만 부가 넘게 팔렸고, 내한 강연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렸다. <정의란 무엇인가> 초반부에 나오는 열차 딜레마는 국민 상식이 되었고, 이런 정의 열풍을 분석하는 기사가 쏟아지며 책(<무엇이 정의인가?>, 마티, 2011)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가히 신드롬이라 부를 법하다. 이런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그래서 한국사회가 얼마나 정의로워졌는가?’라고 묻는 이들도 있는데, 너무 멀리 간 물음이 아닐까 싶다. 거의 묻지 않았지만 오히려 제대로 살펴봐야 할 건 샌델이 강조하는 정의의 내용과 실천의 방법일 테니 말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열심히 읽고 고민했음에도 정의를 찾지 못한 게 우리의 탓이 아닌 샌델 때문이라고 말한다. 샌델은 ‘정의 자체’를 논하기보다 ‘정의의 한계’를 다루는데, 이를 통해 자유주의에 기반한 정의론을 잘못된 것처럼 호도하고, 직관에 근거한 임의적인 결론을 미덕이라는 그럴듯한 수사로 포장하며, 현대 사회의 근간인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과 이들이 구성하는 입헌 민주주의의 원칙들을 껍데기로 만든다는 주장이다. 선명한 문제제기를 위해 샌델과 그의 책을 표적으로 삼지만, 이 책의 목적은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공동체주의의 문제점을 제대로 살펴보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입헌 민주주의, 자유, 평등이 온전히 뭉친 평등주의적 자유주의임을 설득하려는 데 있다. 제목만 보고 시류에 편승한 책이 아니냐 오해할 법도 한데, 그런 오해야말로 ‘정의’와는 거리가 멀지 않을까. 이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제기를 넘어 그 본질적인 내용과 해답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하나의 해답이자 '정의' 못지않은 문제작으로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쓰나미처럼 우리 지성계를 강타했던 샌델 신드롬을 잠재우며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를 성찰하게 하는 자유주의적인 비판서.(황경식,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정의란 무엇인가>의 열풍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정의를 갈구하고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샌델이 정의론의 정답은 아니다.(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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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터의 고뇌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 창비

"왜 ‘슬픔’이 아닌 ‘고뇌’일까"
쇼팽은 미국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사람들이 자신을 챠핀이라고 부르는 게 싫어서였다고 한다.

물론 현지 발음을 우대해주는 게 맞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늘 다르다. 판매자 입장에서 봤을 때, 고전의 제목에 손대는 건 위험한 일이다. 고전 문학의 주요 독자층은 각자가 이미 일정 이상의 독서량을 확보한 상태인데, 그 독자들 각자에게 각인된 취향을 굳이 건드려서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까딱하면 주 고객층이 될 독자들로 하여금 시리즈 전체를 외면하게 만드는 요건이 될 수도 있다. 누구나 베르터가 옳다는 건 알지만, 굳이 리스크를 감안하면서까지 감히 기억 속에 각인된 일본산 ‘베르테르’에 도전할 엄두는 내지 못한다. 이른바 대마불사다. 연유야 어찌되었든 아직은 발터 ‘벤야민’이 더 폼이 나는 세상이다.

따라서 <젊은 베르터의 고뇌>가 세계문학전집의 1권이라는 사실은 꽤 상징적이다. 베르터라고 부르는 판본은 현재 국내에 두 종뿐이며(다른 하나는 을유세계문학 판본), 이 두 판본은 마침 나란히 ‘슬픔’ 대신에 ‘고뇌’와 ‘고통’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작품해설에 이 단어 선정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 아래에 옮겨 놓겠다). 이 고집스러운 제목의 1권은 시리즈의 향방을 가늠케 하는 성격을 잘 보여준다. 직접 만져보면 그 촉감마저 예쁜 표지와 더불어 이러한 창비 특유의 고집은 개성 있고 인상 깊은 컬렉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판본들 사이에서 새로 뭘 내려면 이 정도 깡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 소설 MD 최원호

역자 해설 중에서: ‘이 작품의 제목은 흔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번역되어 왔다. (중략) 베르터가 죽음을 택하는 동기가 이루지 못하는 사랑의 괴로움 말고도 신분 차별로 인한 모멸감, 갑갑한 사회환경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하지 못하는 지독한 권태, 그리고 이 모든 요인이 마음의 깊은 병으로 도져서 극단적 조울증으로 생의 에너지를 소진시킨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사실을 고려하여 ‘고뇌’로 번역하였다. 제목에서 독일어 원어 ‘Leiden’이 단수형이 아니라 복수형이라는 점도 베르터로 하여금 죽음에 이르게 하는 마음의 병이 그만큼 복합적임을 명시한다. 아울러 ‘Leiden’에는 ‘수난’의 의미도 담겨 있는데, 사랑을 위해 자신을 제물로 바쳐야 했던 베르터의 삶 자체가 곧 ‘수난’이었던 셈이며, 그가 죽음을 택한 날짜가 바로 성탄절 전야였다는 사실도 그런 맥락을 상기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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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자장자장 사랑해
캐롤라인 제인 처치 지음 / 보물창고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베드타임 스토리"
온종일 엄마 속을 뒤집으며 장난치고 뛰어놀던 개구쟁이도 밤이 되면 엄마 품을 찾아든다. 아이에게 어둠 혹은 졸음은 어색하고 두렵다. 또 저녁은 더 놀고 싶어하는 아이와 재우려는 엄마의 실랑이가 벌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우유를 마시고, 화장실을 들러야 하고, 장난감 보물을 챙겨야 하며, 책을 읽어주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엄마, 엄마의 토닥거림은 필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사랑한다는 말을 아기에게 전하게 해 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귀여운 아기 캐릭터와 간결하고 시적인 문장, 사랑이 넘치는 이 그림책의 베드타임 편이 출간되었다. 하루 중, ‘사랑해’라는 말이 가장 필요한 시간, 아이가 잠들기까지의 이야기를 ‘사랑해’라는 말 속에 녹여냈다. 사랑해 자장자장 사랑해... 엄마도 아기도 행복한 잠자리가 될 것이다. - 유아 MD 강미연

작가의 다른 그림책 :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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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 씨, 출근하세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 모임 지음 / 사계절출판사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권리"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 채 불안해하며 법의 보호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아파도 참아야 할 때가 많고, 시시때때로 인격을 내려놓아야 한다. 한국 노동자의 절반 이상은 다른 나머지 절반의 노동자와 동등한 권리를 보장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이다. 간병인, 화물  노동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마트 계산원, 방송작가, 시간 강사 등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엄마, 아빠, 가족과 이웃 어른들의 고된 하루하루를 동화와 만화, 신문과 일기 보고서 등 다양한 형식의 글로 모자이크했다. 픽션이되, 비정규직 문제를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무엇인지, 또 이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까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이야기들은 바로 다름 아닌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을 향해 있다. 직장과 일터는 어린이, 청소년이 다가오는 미래에 발 디딜 생활의 무대이자, 바로 오늘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부모님의 소중한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의 평등이란,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시켜야 할 사회 구성원 모두의 과제다.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노동자, 그들이 속한 용산참사, 4대강 사업, 희망버스, 쌍용자동차 해직 노동자 지원 등 사회 열어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더작가'(더 나은 세상을 꿈구는 어린이 책 작가 모임)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이 책을 만들었다. 인세 전액은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네트워크'에 기부된다. - 어린이 MD 이승혜

작가의 말
사람이 만든 물건들은 사용 기한이 뚜렷합니다. 아예 '일회용'이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오는 것들도 많지요. 일회용 컵, 일회용 젓가락, 일회용 도시락...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한테도 사용 기한을 정해놓기 시작했습니다. 일하는 사람에게 언제까지 일할지 기간을 정해 주는 거예요. 어느 회사든 오래 일하는 사람, 일 년만 일하는 사람, 이 년만 일하는 사람 구분이 생겨났습니다. 사람은 우산처럼 오래 쓸 건지, 일회용으로 쓸 건지 사용 기한에 따라 태어나지 않는데 말이지요.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일하고도 계약한 기한에 따라 대우가 다릅니다. 그러니까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오래 일할 사람에게는 더 많은 값을 치르고, 짧게 일할 사람에게는 적은 값을 치릅니다. 사람이 가게 진열대 위에 있는 물건처럼 사용 기한, 유통 기한, 가격 따위를 새긴 채 사갈 사람을 기다리는 꼴이 되어 버린 겁니다. 정말 그래도 될까? 이 궁금증 때문에 이 책이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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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드
요 네스뵈 지음 / 비채

"훌륭한 속편"
<스노우맨>은 독자들의 구미에 잘 맞는 스릴러였다. 해리 홀레는 어두우면서도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낼 줄 아는 주인공이었고, 사건은 꽤 자극적인 편이었지만 일반 독자들도 ‘도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요컨대 잘 만든 스릴러 블록버스터 영화가 흥행하는 공식과 얼추 맞아떨어진 셈이다.
 
많은 독자들이 기다려 온 해리 홀레 시리즈의 다음 이야기 <레오파드>는 <스노우맨>의 연장선상에 있다. 스노우맨과 유사한 연쇄살인범이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수법은 더욱 잔인해졌고 범인은 더욱 영악해졌다. 때로 현대 스릴러/미스터리 소설들의 잔혹한 연출이 이 분야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점을 고려해볼 때, <레오파드>는 확실히 <스노우맨>보다 더욱 커다란 도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미 전작을 즐겁게 읽은 독자들이라면(아마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보다 많은 뭔가를 기대할 테고, 그렇다면 <레오파드>가 더욱 강렬해진 속편이 어떤 것인가를 제대로 보여 줄 것이다. 이 정도면 훌륭한 속편이다. - 소설 MD 최원호

권장사항: ‘전작 <스노우맨>에 대한 내용이 자주 언급되므로, <스노우맨>을 먼저 읽고 나서 <레오파드>를 읽는 쪽이 더욱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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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역사를 알아야 할 시간
백승종 지음 / 21세기북스

"선택의 고비에 섰을 때 알아야 할 지혜"
많은 것들이 빠른 속도로 변하는 시대다. 이 책은 이럴 때일수록 변하지 않아 의미있는, 깊이 있는 지혜에 주목한다. 삶에 교훈이 되는 인물과 마흔 이후의 삶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인물 15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독일에서 오랫동안 한국사를 공부한 경험을 바탕 삼아, 이방인의 시선으로 한국사를 바라보는 독특한 관점을 제시한다.

마흔이란 나이는 열정으로 달린 한 시기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시기다. 달려온 시간을 돌아보고 이후에 나아가야 할 삶에 어울리는 새로운 가치를 정립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때문에 이 시기에 역사를 다시 본다는 것은 중요하다. 깊이 있는 삶을 위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변화의 시기에 취해야 하는 행동의 기준점은 무엇으로 삼아야 하는지, 이 책은 출발점에 다시 서야 하는 이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불혹不惑’이라는 말과는 달리 마흔이 되면 인생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한다. 중년의 위기가 찾아오는 것이다. 더 이상 앞만 보고 달릴 일이 아니다. 뒤를 돌아봐야 앞길이 열린다. 나이 마흔에 새삼스레 역사책을 넘기는 이유도 그것이다. 우리가 다시 찾는 역사는 사실의 퇴적물이 아니다. 그것은 막막한 우리 삶에 한 줄기 빛을 던져 주는 지혜의 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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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최장집 지음 / 폴리테이아

"우리가 하는 정치가 민주주의라면 이럴 수는 없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최장집 교수가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현실'을 현장에서 마주한다. 현대차 노사 관계에서 노동 없는 생산 체제의 문제를 되짚고, 장위동 봉제공장에서는 제도 바깥에서 살아가는, 얼굴 없는 사회경제적 생산자 집단을 찾았다. 이외에도 공덕동 재래시장, 청년유니온, 이주 노동자와 신용 불량자에 이르기까지, 한국 민주주의가 애써 외면했거나 모른 척 지나가려 했던 주체들을, 어떻게 ‘시민’으로 불러내 참여의 공간을 만들고 구체적인 정책으로 현실을 바꿔낼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간 연구하고 정리한 이론에 현장의 숨결을 더하니, 내용이 더욱 선명해지고 대안에도 생동감이 가득하다.

2부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벌어진 사태들을 조망하며, 대선을 통해 선출될 다음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최근 ‘경제 민주화’ 논쟁에서도 볼 수 있듯, 정치가 현실 생활에 기반한 사회경제적 이슈를 적극적으로 대면하며 갈등을 해소하기보다는 상징적이고 정서적인 개혁 이슈를 앞세워 현실을 방치하는 상황을 예리하게 지적하는데, 대선 과정에서 정당이 아닌 캠프가 대통령을 만들고 청와대를 지배하고 정부를 주도하는 과거의 경험을 비판적으로 돌아보며, 민주주의를 심화, 발전시킨다는 큰 맥락 위에서 대선과 정부, 한국 민주주의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총체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우리가 하는 정치가 민주주의라면 이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하려는 정치가 민주주의라면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닐까 싶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노동의 시민권이 노사 관계와 정당 체제에서 취약해질 때 그것의 부정적 효과는 사회 전반의 공동체적 결속을 해체시키는 것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 노동이 배제되면 노동자만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주요 이익 모두가 배제된다는 것,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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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김영리 지음 / 푸른책들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열일곱 살 용하는 저도 모르게 ‘랄라랜드’로 떠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무 데서나 쓰러져 잠드는 기면증을 앓고 있는 용하. 가족들이 흩어져 사는 사이에 시작된 병이라 부모님껜 숨기고 싶다. 장기투숙객인 망할 고 할아버지의 말대로 기면증 일기를 쓰는 용하. 용하의 기면증을 빌미로괴롭히는 친구들과 용하의 ‘랄라랜드’에 관심을 보이는 소녀 나은새. 가족과 친구들과 위기가 용하의 랄라랜드로 뛰어든다.

마음이 아픈 청소년이 많은 요즘 읽기 좋은 청소년 소설. 다양하고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벌이는 소동이 흥미롭게 읽힌다. 용하가 기면증을 극복하고 은새와 랄라랜드를 발견하는 과정이 싱그럽게 빛난다. 용하의 소년기가 반짝이는 그곳, ‘랄라랜드’ 이야기는 제10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잠들어 버릴 때마다 종종 끔찍한 생각이 든다. 잠 귀신에 납치 당하는 것 같고, 잠들어서 다신 깨지 못할 것 같고. 마음을 조금만 풀면 잠은 곧 공포 영화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누가 날 영화 필름 속으로 우격다짐으로 떠밀어 버린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난 내가 랄라랜드에 가는 거라고 믿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꿈이란 건 기억 안 날 때가 많으니까. 그냥 즉흥적으로 꾸며 낸 거라고 생각했지만, 모르겠다. 랄라랜드가 내 입에서 나온 순간부터 난 랄라랜드에 사로잡혀 있다.
진짜 랄라랜드는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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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에릭 홉스봄 지음 / 까치글방

"에릭 홉스봄이 남긴 질문과 해답"
20세기를 대표하는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이 이달 1일 9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19세기 3부작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에, 20세기를 다룬 <극단의 시대>까지. 그가 남긴 저작은 충분하지만 그가 알리고자 했던, 바꾸고자 했던 세계는 여전히 부족하다. 마침 그의 유작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나왔으니 비로소 혹은 제대로 그의 학문 여정과 역사 인식 그리고 세계에 대한 이해와 실천의 방향을 짚어볼 때라 하겠다.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에 관한 이야기들’이란 부제와 차례를 보고, 최근에 나와 호평을 받은 테리 이글턴의 <왜 마르크스가 옳았는가>가 떠올랐다. 이글턴의 책이 현재 통용되는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시도였다면, 홉스봄의 책은 마르크스주의의 사상적 연원에서 마르크스 당대 그의 삶과 이론의 형성 그리고 이후 마르크스주의의 이론적 전개와 현실에서의 반응을 차례대로 따라간다. 전자가 공시적 이해라면 후자는 통시적 이해로 보고 읽어가면 되겠다.(물론 이 책에는 통시적 접근를 넘어서는 구성과 맥락이 담겨 있다.)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역사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 등등, 역사에 의미를 부여하는 말은 흔하고 흔하지만 그 말의 의미를 하나의 역사서로, 나아가 한 인간의 삶으로 구현하는 일은 찾아보기 어렵다. 20세기 역사학의 거인 홉스봄도 유작에서야 그 뜻을 이뤘으니 말이다. 이렇게 책으로나마 그를 마주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더불어 세상을 바꾸는 몫을 함께 나눈, 살아남은 자로서의 결의를 다진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시장’은 주요한 위기들 사이에서조차 21세기를 마주하는 주요한 문제들에 대해서 아무런 해답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다시 한번 명백하다. 유지하기 어려운 이윤을 추구하는 가운데 생겨나는 무제한적이고 갈수록 기술집약적인 경제발전이 전반적인 부를 창출하기는 하지만, 생산, 인간 노동, 덧붙이자면 세계의 천연자원이라는 갈수록 불가결한 요소들을 희생한 것의 대가라는 사실이 명백하다. 경제적, 정치적 자유주의는 단독으로든 아니면 결합되어서든 21세기의 문제들에 해결책을 제공할 수 없다. 다시 한번 마르크스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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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수인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 문학동네

"카운트다운은 시작되었다"
고딕 바르셀로나 콰르텟.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 4부작의 세 번째 작품이 <천국의 수인>이다. 어쩌면 앞선 두 작품의 제목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기대작임을 어필하기에는 충분할지도 모르겠다. 바로 <바람의 그림자>와 <천사의 게임>이다. 그렇다. <바람의 그림자>, 그 잊혀진 책들의 묘지에서 시작된 장대한 이야기는 이번 작품에 이르러 앞으로 전진하는 대신에 옆걸음을 걷는다. 새로운 주인공을 앞세워 또다른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이 4부작의 수수께끼가 더 벗겨지는 지점은 거의 없다. 미스터리는 더욱 깊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책들의 묘지의 정확한 정체는 (어쩌면 당연히) 드러나지 않는다. 이 3부는 성급한 팬들에게는 ‘그래서 어쨌다고?’ 라는 안타까움을 자아낼 수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 권을 앞두고 점증하는 미스터리는 오히려 보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제공하지 않을까? <천국의 수인>은 몇 개의 뇌관을 심어 놓았다. 그러니 다가올 폭발의 예감을 안고 읽어 보시기 바란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마르틴, 당신은 사람들을 적으로 만드는 데 대단한 재능이 있는 것 같소. 내 확신하는데, 당신이 알지도 못하고 존재하지도 않는 이들까지 포함해서 말이오. 하지만 날 당신의 또다른 적으로 만드는 실수는 범하지 마시오, 마르틴. 난 그런 불운한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니니까. 이곳, 성벽 안에서 나라는 사람은, 쉽게 말하자면 곧 신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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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내 편이 아닌가
브레네 브라운 지음 / 북하이브

"당신은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
'행복한 은퇴를 위해선 약 10억이 필요하다', '평범한 부부는 주 2회 섹스를 한다', '이혼녀라도 직장에서 보란 듯이 성공하고 연하 남자와 행복한 결말' 등, 미디어에 등장하는 '완벽함' 또는 '평범함'에 대한 묘사는 끊임이 없다. 알려진 완벽함, 또는 평범함에 대한 기준에 따라 품질확인증을 받듯 인생을 점수 매기는 동안, 깊이 숨어 버린 '나'는 서서히 말라간다. 이 책은 어느새 사라진 이 '진짜 나'를 밝히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를 밖과 단절시키고 억지로 가라앉히는 원인을 '수치심(shame)'에서 찾는다. 문화권을 막론하고 금기시하는 이 감정을 풀어놓으며 뚱뚱해진다는 것, 돈이 없어진다는 것, 똑똑하지 못하거나 리더십이 없다는 것들이 우리를 어디로 어떻게 몰고 가는지 마음의 메커니즘을 명쾌하게 밝힌다. 수치심이 극단에 달하면 나타나는 우울과 분노, 책임전가, 폭력 등은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에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다. 매일의 좌절, 절대기준과의 끊임없는 비교, 상처 받지 않기 위해 벽을 쌓고 남과 나를 분리하는 '단절'의 반복이 우리를 그 곳에 다다르게 한다. 책은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당신만이 두려워 웅크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사실은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쉽지는 않다. 그러나 확실히, 아름답고 자유로울 수 있는 법을 담았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문화는 우리에게 수치심을 가르친다. 누가 인기가 있고 누가 인기가 없는지 알려준다. 나면서부터 완벽한 몸매를 갈구하는 사람은 없다. 나면서부터 자기 얘기 꺼내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도 없다. 나면서부터 나이 먹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도 없다. 한 손에는 명품을 들고 한 손에는 등이 휘어질 것 같은 카드빚을 안고 태어나는 사람도 없다. 수치심은 우리 '밖'에서 오는 것이다. ...나면서부터 우리 안에 있는 것은 오직 소속감을 느끼고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욕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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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바리
박정윤 지음 / 다산책방

"바리데기 그녀, 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
일곱째 공주로 태어나 부모에게서 버려진 바리데기 공주는 부모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저승으로 떠났다. 바리는 만신이 되어 죽은 이의 영혼을 인도했다. 수인선이 끊긴 퇴락한 도시, 인천 기찻길 옆에도 바리가 있다. 문을 열면 바로 앞에 기찻길이, 비만 내리면 집 뒤 동산에서 흙이 쏟아져 내리는 곳, 일반적인 세상의 규칙이나 가치에 대한 교육이 전혀 없는, 자신의 본능적인 감각에 충실한 신비로운 여자. 바리는 산 자가 간절히 죽음을 원할 때, 그를 죽음으로 인도하는 일을 한다.

산파의 약초 냄새, 마른 풀 타는 냄새 같은 것이 느껴지는 문장이 신비로운 바리의 모습을 그려낸다. 전통설화 바리데기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변용한 이야기가 소외와 애환, 상처와 고독, 사랑을 말한다. 바리를 돌봐준 산파 할머니도, ‘유리’로 몸을 팔며 가족을 위했던 연슬언니도, 바리의 남편 청하도 바리를 떠나갔다. 죽은 이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바리의 윤리가 애잔한 감동을 준다. <난설헌>이 첫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던 혼불문학상의 두번째 수상작.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나는 연슬 언니에게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인지 물었다. 언니는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다고 했다. 언니의 오장을 따뜻하게 만지며 놋대야에 피운 향초가 코와 폐로 스며들게 했다.
 
나는 연슬 언니를 가능한 짧은 시간에…… 천남성과 초오를 섭취하면 독은 세 시간 정도면 몸에 흡수되어 숨을 멈추게 했다. 그동안 위와 폐가 까뒤집히고 속을 토해내고 손톱을 뽑는 고통과 공포가 따를 거였다. 나는 그 시간을 줄여 언니를 가능한 짧은 시간에 고통 없이 인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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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공지영 지음 / 폴라북스

"공지영 작가의 25년 문학 인생을 담은 앤솔로지 "
1988년 계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며 문학의 길로 들어선 지 올해로 25년이 된 공지영 작가. 이번에 새롭게 발간한 책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는 이전의 작품들과 다르게 앤솔로지(Anthology, 선집) 형태로, 그녀가 집필한 작품들과 여러 매체에 올린 글들 중에서 작가 스스로 치유와 사랑의 글 365개를 뽑아 엮은 것이다. 이 책은 25년 동안 함께해온 독자들에게 보내는 작가의 365일간의 선물이기도 하다.
 
장편소설 <봉순이 언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도가니>, 산문집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그리고 첫 르포르타주 <의자놀이> 등 20여 편에서 건져 올린 치열한 사유의 문장들을 이 한 권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 25년 문학 인생을 회고하며 작가 스스로 엄선한 문장들인 만큼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와 마음에 오래 남는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1988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처음 소설을 싣고 작가라는 이름으로 얻었으니 딱 25년이 지났다. (중략) 내 책들… 참 많이도 썼다, 싶었는데 세월은 생각나지 않는 대신 이 글들을 쓰던 순간들은 오래된 영화보다 더 선명히 내게 떠올라왔다. 그 책상, 그 타이프 소리, 덜컹이던 창문들, 나무들… 젊었던 나. 그리고 글을 쓰지 않았다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을 거라는 자각이 한숨처럼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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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神
우노 다카시 지음 / 쌤앤파커스

"장사 안 되는 가게는 있을 수 없다"
많은 이들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거나 하던 일을 접고 장사를 시작한다. 마지막 투자라 여기고 그 길을 선택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데 왜 열의 아홉은 실패하고 말까. 여기 장사의 신,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로 불리는 남자가 있다. 그는 묻는다. '정말 당신이 제대로 장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커피숍의 매니저로 시작해 200명이 넘는 자신의 직원들을 각각의 성공한 이자카야 사장으로 만든 우노 다카시의 '장사'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그가 나열해놓은 초짜 장사꾼들이 저지르는 실수들을 보면 날카롭다 못해 아프지만, 그는 반드시 그 지적의 이유를 말하고 대안을 생각해보자고 하며 답이 나오는 방향을 신나게 가르쳐준다. 때문에 책은 재밌다.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두근거린다. 가게 입지를 선정하는 방법부터 무조건 팔리는 메뉴를 개발하거나 어떤 불황에도 망하지 않는 강한 가게를 만드는 전략까지, 장사 좀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닳도록 보고 또 봐야할 핵심 비법이 수두룩하다. 함께 했던 직원들이 망설임 없이 '아버지'라 부르는 이, 기존의 장사 책과는 완전히 다른, '장사의 신'만이 할 수 있는 날카롭고도 자상한 장사 성공법이 담겨있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역에서 몇 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우리 가게 하나는 간선도로변에 있는데, 이게 또 주변에 음식점은커녕 변변한 가게 하나도 없는 그런 곳에 위치해 있어. 보통은 여기다 번쩍번쩍 눈에 잘 띄는 간판을 내걸겠지만, 그런 건 재미가 없잖아. 그래서 나는 입구에서 가게 이름만 작게 새겨 넣은 커다란 철문을 달았어. 잔뜩 힘줘서 밀지 않으면 열리지 않을 만큼 무거운 문이야. 하지만 일부러 여기까지 와준 손님이라면 제아무리 무거운 문이라 해도 반드시 열고 들어오게 돼 있어. 오히려 '들어가기 힘든' 장치를 만들어둠으로써 손님들은 "이렇게 특이한 가게가 있네."라며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거지. 즉, 순식간에 손님을 그 가게의 '팬'으로 만드는 마법을 걸 수 있는 거야. 역 앞의 으리으리한 건물에 들어앉은 가게들은 절대로 걸 수 없는 마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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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
하지현 지음 / 푸른숲

"사랑, 사람이 타인을 필요로 하는 일은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사랑이 쉽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심야 치유 식당 ‘노 사이드’의 주인장 철주도 마찬가지다. 전작 <심야 치유 식당>에서 능수능란하게 지친 삶의 빈틈을 찾아 활력을 불어넣어준 그의 솜씨는 여전하지만, 누군가의 사랑을 들어주고 도와주는 일과 내 사랑을 살피고 꾸려가는 일은 또 다르니 말이다. ‘노 사이드’에는 오늘도 손님이 찾아온다. 애매함을 견디지 못하는 철벽녀, 남친의 배신에도 그를 미워하지 못하는 그녀,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일방향 연애, 첫사랑의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연애와 결혼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그들까지. 때로는 첫사랑의 기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를 익숙함에서 벗어나도록 돕고, 때로는 솔직하고 싶다는 핑계로 공개하는 내밀한 이야기들이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전하기도 한다.

흔히 말하듯 사랑에 정답이야 있겠느냐마는, 반대로 사랑이 그저 그런 문제풀이만도 아니지 않은가. 우리는 사랑을 통해 변한다. 뻔한 삶의 관성을 깨고 달라진 나를 발견한다. 망설임을 견디거나 배신을 극복하는 힘을 기르고 과감한 결단과 꾸준한 인내를 배울 수 있다. 저자 하지현은 “사랑은 내 안의 의존성을 인정하며 타인의 삶의 영역도 인정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 말한다. 곧 어른이 되는 길이다. 물론 사랑은 글로 배울 수 없다. 몸으로 겪어봐야만 한다. 이 책이 당신의 머뭇거림에 용기를 주어 각자의 빛나는 사람을 찾는 불빛이 되길 바란다. 마침 가을이다. 나부터 실천해야겠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성숙이란 의존적인 사람이 독립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안에 있는 의존성을 적절하게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이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인지 이해하는 것이다. 그것이 성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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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척 공주
최숙희 지음 / 책읽는곰

"<엄마가 화났다> 최숙희 작가 새 그림책"
아이와 엄마 사이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갈등과 화해를 다룬 <엄마가 화났다>에 이어, 최숙희 작가의 새 그림책 <모르는 척 공주>는 부모 사이의 갈등에 상처받는 아이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은 성에서 왕과 왕비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공주. 어느 날 밤새도록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리더니, 이튿날부터 성 안에는 찬바람이 쌩쌩 분다. 공주는 무섭고 슬프고 화가 났지만 모르는 척, 밥을 먹고 블록 놀이를 한다. 높이 높이, 쌓고 또 쌓고… 어느 순간 공주는 높은 탑에 홀로 갇혀 있다.

부모의 다툼과 갈등은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아이들은 왜 싸우냐고, 혹 나 때문이냐 묻지도 못할 정도로 무섭고 슬프고 화가 난다. 최숙희 작가는 옛 이야기의 틀을 빌려와 적당한 거리를 확보한 뒤, 제 둘레에 성을 쌓고 스스로를 가두려는 아이들에게 조근조근 말을 건낸다. '네 작은 가슴으로 감당하기 힘든 걱정거리가 있거든, 모르는 척 하지 말고 용기내어 말하렴. 네가 부르기만 하면 그 누구보다도 먼저 달려올 사람은 바로 네 엄마 아빠란다. 정말이야.' - 유아 MD 강미연

책속에서 : 
공주가 혼자서 블록 쌓기를 하고 있을 때였어.
등 뒤에서 ‘꽝!’ 하고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어.
그러자 질세라 저쪽에서도 ‘꽝!’ 하는 소리가 들려왔지.
공주는 못 들은 척 블록만 쌓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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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동이 2012-10-15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화났다도 재있게 읽었는데
아이의 마음이 잘 드러나는 책이 탄생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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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 지음, 최완규 옮김 / 시공사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가"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가. 기후와 지리, 문화와 국민성이 원인일까? 문명 발상기를 들여다 보거나 제국주의 시대를 분석할 때는 이런 관점이 유효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남한과 북한의 경우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노갈레스 시의 북쪽(미국)과 남쪽(멕시코)에서 보이는 소득 수준, 교육, 생활 환경의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MIT 경제학과 교수 대런 애쓰모글루와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 제임스 로빈슨은 지난 15년 동안 인류 문명사의 주요 변곡점과 현대 국가들의 양태를 분석해, 지금까지 존재한 거의 모든 문명 사회에 적용 가능한 21세기의 국부론을 정리한다. 그 핵심은 한마디로 ‘제도’다. 실패한 국가는 착취적 제도로, 성공한 국가는 포용적 제도로 정치와 경제 체제를 구성하고 운영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대서양 무역으로 큰 이득을 얻은 두 나라 에스파냐와 잉글랜드를 보면, 전자는 강력한 왕권 때문에 독점과 착취가 벌어져 지속적 성장으로 이어가지 못한 반면, 후자는 상대적으로 약한 왕권 덕분에 다원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제도로의 변혁이 가능했다는 말이다. 또한 착취와 포용은 각각 악순환과 선순환을 낳는다. 착취적인 정치, 경제 제도가 서로를 지탱해주면서 개선의 여지를 봉쇄하는 반면, 포용적인 정치제도는 경제 영역에서의 자유를 보장하여 소득의 공평한 분배를 돕고, 이를 통해 정치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층이 재생산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추천사를 쓴 니얼 퍼거슨의 저작이 그렇듯 이 책 또한 엄청난 사례 분석으로 자기 논리를 뒷받침하는데, 애초 질문에서 지목한 각각의 '어떤 나라'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를 붙여두고 싶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국부론>이 그랬듯이, 두 세기가 지나면 우리의 손주, 그 손주의 손주, 또 그 손주의 손주가 이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조지 애커로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국가의 경제적 운명이 지리 또는 문화적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뒤통수를 맞게 될 것이다. 한 나라의 빈부를 결정하는 것은 지리적 형세나 조상의 풍속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제도다.(니얼 퍼거슨, <시빌라이제이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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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들과 무엇이 다른가
정철윤 지음 / 8.0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내 안의 중심"
마케팅 분야에서 줄곧 일해온 저자가 관련 강의를 하러 갈 때마다 느꼈던 공통 현상이 있다. 일명 '스펙불안증후군'. 사회인, 대학생, 취업 준비생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들이 자신의 기준이 아닌 사회의 일반적인 기준으로 평가되는 '스펙'을 쌓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대졸 구직자의 67.5퍼센트가 평균적으로 2.2개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28.5퍼센트는 인턴 경력이, 13.4퍼센트는 공모전 수상 경력이 있을 정도로 이 시대 청년들의 스펙은 ' 화려하다'.

그러나 저자는 남보다 나아지려는 힘은 결국 남과 달라지려는 힘에는 이기지 못한다고 말한다. 책은 먼저 '다름'의 정의부터 내린다. '남'이 누구이며 우리는 왜 남과 다른 점을 찾아야 하는지 설명하고 그 다음 실질적으로 '나만의 무엇'을 찾기 위한 10가지 혁명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저자 자신이 겪은 생생한 경험담과 더불어 그가 만났던 이들, 이미 다른 누구하고도 같지 않은 '다름'을 가지게 된 이들의 조언을 풀어썼다. 남과의 비교를 벗어나 자신의 삶, 자기만의 정답을 찾는 과정을 담았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것을 찾는 일을 너무나 어렵고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경험과 지식 안에서 다른 점을 찾기보다 무언가 어마어마하고 색다른 경험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생각에 부담을 느껴 주눅이 들고 그래서 결국 [나만의 무엇]을 찾는 것을 포기해버립니다. ...남들과 다른 점을 찾는 시작점은 지금의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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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물리학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무엇을 상상하든, 100년 후에는 이미 현실"
미래를 꿈꾸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미래를 예견하는 일은 쉽지 않다. 쥘 베른이 <지구에서 달까지>에서 묘사한 인간의 달 여행은 작품에서 설명한 거의 그대로 재현되었고, <20세기 파리>에서 그려낸 최첨단 도시의 모습은 이미 일상이 되었다. 그의 상상이 미래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까닭은 쥘 베른이 당대의 과학자들을 끊임없이 만나면서 당시 과학기술이 품은 미래의 씨앗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근거가 분명한 전망과 예측은 재미와 의미를 모두 만족시킨다.

<평행우주>로 잘 알려진 미치오 카쿠는 쥘 베른이 그랬듯 각 분야 최첨단의 연구자 300명을 차례로 만나 오늘의 과학이 예측하는 내일의 과학을 확인하고, 상상과 현실의 마주침을 유려하게 엮어낸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쥘 베른처럼 픽션에도 도전한다. 염력처럼 생각만으로 물건을 움직일 수 있을 거라는 정말 비과학적으로 보이는 생각마저, 별일 아니라는 듯 그 정도는 멀지 않아 실현될 거라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설마’와 ‘정말’ 사이를 오가던 마음이 어느새 ‘정말’로 기울어져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누구 말처럼 그리고 미치오 카쿠도 서문에서 인용하듯 “미래는 사방에 고르게 분포되지 않았을 뿐, 이미 여기에 와 있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과학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어떻게 손에 넣을 것인가? 미래 사회의 좌표를 찾는 지식인들이라면 반드시 미치오 카쿠를 읽어라!(월스트리트 저널)

도저히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기술이 현실이 된다.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는 미래 과학의 세계가 롤러코스터를 타듯 아찔하고도 생생하게 펼쳐진다!(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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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테이션
더글러스 케네디 지음 / 밝은세상

"인생 롤러코스터에 탑승하시겠습니까?"
남의 굴곡진 인생을 구경하는 것만큼 쉽고 재미있는 일이 없다. 미국에서는 소프 오페라라고도 불리우는 ‘권력과 돈과 사랑의 회오리’ 이야기는 국내에서도 수많은 버전을 만나볼 수 있다. <템테이션> 역시 이런 소프 오페라, 즉 사랑과 야망 이야기다. 특별히 신기한 얘기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더글라스 케네디라면, <빅 픽처>의 작가라면 역시 이쪽 장르의 강자다. 따라서 <템테이션>이 ‘특별히 신기하지 않은 얘기’라는 점은 되려 장점이 아닐까? 설정의 무게를 버거워했던 몇몇 작품을 떠올려 보면, 더글라스 케네디의 팬들이 기다려 온 작품은 바로 이런 마음 편한 난장판일지도 모른다. 롤러코스터는 코스가 어떻게 생겼는지 다 알아도 재미있는 법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더글라스 케네디는 지적이고 영리한 작가다. 언제나 매력적이고 판타스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더 타임스

더글라스 케네디는 <템테이션>을 통해 읽는 재미를 선사하는 이야기꾼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탁월한 작가이다. –인디펜던트

원하는 바를 손에 얻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진리를 영리하고 멋지게 그려낸 중독성 강한 이야기. -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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