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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포스트모던이라는 미로의 지도"
앞으로 서점 메인 노출 코너에 포스트모더니즘 미술 책이 올라갈 일이 다시 올까. 게다가 내용을 살펴 보면 기존의 미술사 책들과도 좀 다르다. 진중권은 현대미술을 이전까지처럼 유파별로 분류하기에는 너무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 왔음을 지적한다. 그럼 어떻게 할까. 현대미술 비평의 유파를 분류하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이 하나의 미적 조류가 아니라 문화적 '현상'임을 되새겨 볼 때, 이 접근법은 충분히 설득력을 가진다. 결과적으로 진중권의 서양 미술사 마지막 책은 미술사가 아니라 미술비평사, 또는 메타-미술사가 되었다. 위 문단을 읽으면서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싶으신 분들은 책 구입을 다시 고려해 보셔도 좋다. 굳이 구입하시겠다면 옆에 인터넷 검색 엔진을 하나쯤 켜 놓고 기합 빡 넣고 시작하시길 권한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느냐 하면, 그렇다. 허구헌날 루브르 반고흐에서 멈춘 천재 의존적 미술관 자체가 완전히 뒤집히는 경험을 만끽하실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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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MD 최원호

책 속에서 : 
이 책은 서양미술사 전체에 대한 충실한 조망을 위한 것이 아니다. 준비되지 않은 독자는 시중에 나온 미술사 책들을 읽다가 거대한 미로에 갇혀 길을 잃고 말 것이다. 미로 속에 들어간 이들에게 방향을 알려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 책은 서양미술사라는 방대한 미로의 앙상한 골격만 보여줄 뿐, 거기에 살을 붙이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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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정치학
이원재 지음 / 한겨레출판

"먹고사니즘 너머를 바라보며"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면서 결과적으로 패배한 '범민주 세력'이 사실은 1987년 이후 가장 잘 결집된 세력이었던 게 맞을까. 그렇다면 1987년과 2012년은 어떻게 이어지는가. 이원재는 여기에서 복고의 정서를 읽고, 회고적 인상을 강하게 풍기는 '민주화'라는 단어가 현재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일종의 중독 증상을 일으킴을 지적한다. 세부 정책별로 다른 단어가 사용되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복고적인 대결 구도를 내재한 '민주화'가 너무 커다란 상징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원재는 '사안 별로 적합한 단어 쓰기'를 제시한다. 위 사안은 <이상한 나라의 정치학>의 한 꼭지에 불과하다.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진 이 책에서 이원재는 대통령 선거라는 과거, 왜곡된 경제라는 현재, 그리고 개선 가능한 정책으로써의 미래, 마지막으로 그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다룬다. 읽기도 이해하기도 쉬워서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도 이 분석에 동참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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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MD 업무대행)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무엇일까? 수학자의 답은 이렇다. "코끼리를 미분하고 냉장고를 적분해서 넣는다." 대기업 경영자의 답은 이렇다. "외주 주면 된다." 오래된 농담이다. 그런데 아마도 경제학자의 답은 이렇지 않을까? "냉장고 관련 규제를 철폐한다. 그러면 경쟁에 의해 코끼리를 넣을 수 있는 냉장고가 반드시 등장한다." 어쩌면 이 농담은 생각보다 빨리 현실이 될지 모르겠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냉장고 크기를 두고 이미 경쟁에 돌입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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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제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종옥 외 지음 / 문학동네

"한국소설의 성취, 상상력의 발견"
등단 십 년 이내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이룬 성취 중 가장 빛나는 작품을 추려 소개하는 젊은작가상. 2013년 4회 대상 수상작은 김종옥 작가의 등단작인 <거리의 마술사>이다. 왕따 소년이었던 남우의 추락을 "세상이 일순간 아주 평화로워진 것 같은 마법"으로 기억하는 아이들의 고요한 목소리가 아프게 들린다.

안정적인 작품을 발표한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목소리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절반 이상의 하루오'를 앎으로서 나와 너의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이장욱의 소설, 지구 멸망 전 마지막 날에도 엄마는 고추를 널고 종로 교통체증은 심각한 김미월의 '현실적인' 소설, "다음에 오냐. / 네 / 정말로 오냐. / 네 / 나 죽기 전에 정말로 올 테냐. / ......"로 이어지는 황정은 소설의 기이한 슬픔. 손보미. 정용준, 박솔뫼 작가의 다양한 개성까지 만나자면 문장의 성찬에 배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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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어쨌거나 상상과 현실은 실로 얼마나 판이한 것인가. 지구 종말이 현실로 다가왔건만 나는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고백하러 가기는커녕, 어디서 났는지도 모를 황도 통조림을 먹기위해 깡통 따개를 찾아 온 집 안 구석구석을 뒤지고 있었다. 통조림을 노려보았다. 현재 깡통 따개 없이 그것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런데도 오기인지 객기인지 꼭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기라도 한 것일까. 이 건물 전체에서 내 집 말고 사람이 안에 있는 집은 딱 한 가구밖에 없었다. 여자는 누군지 묻지도 않고 문부터 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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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없이 살기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엮음 / 비아북

"<아깝다 학원비!> 실천편"
무조건 '사교육 내지는 입시 시스템이 나쁘다. 아무것도 시키지 말자'고 주장하는 책은 아니다. <아깝다 학원비!>는 '영어 교육은 빠를수록 좋은 것 아닌가요?' '아이가 원해서 가는 것도 문제가 되나요?' 등 무리한 선행학습과 입시교육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가질만한 생각들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한다. 공감하면서도 부모들은 또 불안하다. 학원을 보내지 않는다면 어떤 식으로 지도해야 하는지, 내 아이만 낙오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까지.
 
노워리(No Worry) 상담넷은 이런 학부모들의 고민과 질문에 대해 상담해왔다. 영어, 수학, 독서지도 등 구체적인 학습법뿐만 아니라 아이와 부모의 관계나 아이의 생활습관, 학교생활까지 교육의 전반적인 문제를 함께 다룬다. 사교육을 하지 않는 것은 교육에 손 놓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부모와 아이가 소통과 공감하고, 아이가 스스로 즐겁게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진짜 교육을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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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부모 MD 강미연

책 속에서 :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사교육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인식은 진일보입니다. 하지만 습관에 대한 강조가 지나치면 핵심을 놓치게 됩니다. 마음이 없는데 행동을 하는 것은, 그것도 꾸준히 반복적으로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겠지요. 습관 이전에 마음을 잘 살펴야만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습관을 기를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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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등단 40년, 박범신과 아버지들 "
나는 시우를 배롱나무가 있는 폐교에서 처음 만났다. 그녀는 가족을 떠난 아버지를 찾아 다니는 중이었다. 강경 젓갈집에서는 청동조각 김이라는 기이한 사내를 만났다. 한대수의 노래를 좋아하는 옥녀봉 꼭대기 소금집의 사내. 나는 곧 그가 눈 오는 날 ‘길에 뭔가를 빠트린 것처럼, 절름절름하면서’ 가족에게서 도망친 시우의 아버지임을 알게 된다. 이어지는 어느 아버지의 인생 이야기. 염전을 하던 아버지를 돕기 위해 150리를 걸었던 시절, 쓰러진 나를 구해준 첫사랑 세희누나의 추억, 추억을 잊고 돈 버는 기계가 된 고급 빌라의 아버지까지, 짜고 시고 달고 쓰고 매웠던, 그의 소금 같은 인생 이야기가 관능적이다.

배호와 야구를 사랑한 나의 아버지가 어떻게 아직도 인생에서 도망치지 않았는지를 생각하면 문득 아득해질 때가 있다. 박범신의 아버지는 가출하고, 갈등하고, 끝내 돌아오지 않지만, 익명의 아버지들은 굴종하고 인내하며 자신의 인생을 붙들고 있을 것이다. 등단 40주년을 맞은 소설가 박범신의 40번째 장편소설. 자본의 맷돌과 함께 자전해야 했던 모든 아버지들의 낭만에 관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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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꼭 대학까지 다녀야겠냐?”라고 묻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 있었다. 치사하고 치사했다. 어디 나뿐이겠는가. 어둠 속에 귀를 열어놓고 있으면 밤낮없이 사람들이 아우성, 아우성치는 거대한 소음이 이 고요한 호숫가에까지 들리는 듯했었는데, 그 역시 세계의 모든 아버지들이 중얼거리는 “치사해, 치사해, 치사해!”의 장대한 합창이었던가 보았다. 애비들이 치사하면 세상이 모두 치사해진다는 아버지의 말은 하나도 그른 데가 없었다. 치사한 아버지들과 치사함을 견뎌내는 아버지들에겐 모두 ‘새끼’들이 딸려 있었고, 아버지들의 소망과 달리, 그 새끼들 역시 치사하게 살아가며 “치사해, 치사해, 치사해!”를 대물림받는 중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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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한윤형 지음 / 어크로스

"자꾸 흔들지 마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당사자들을 포함해서, 20대에 관심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좀 찝찝한 경험이 될 것이다. 잉여-루저-청년을 설명하려 드는 손쉬운 시나리오들(20대 개XX론, 386 개XX론, 20대 무능력론, ‘원래 청춘이 그래’론 등등)을 한윤형이 친절하게 파괴해 버리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적의를 드러냄으로써 그들에게 자신의 스트레스를 떠넘기기 위한 선결조건이 ‘명쾌한 주적 설정’임을 상기해 볼 때, 열렬히 분노하기 위해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읽는 것은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지금 청춘이 그럴 계제가 아니다. 수많은 청춘론들이 낙마(또는 의도적으로 오용)한 지점이 바로 여기다. 혹자는 청춘들에게 더 분노하라고, 혹자는 더 마음을 열어 답답한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했지만 그 목표 지점들 모두가 청춘들의 현실 바깥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자꾸 흔들지 말라. 청년 세대의 진정한 적은 나 자신(자기계발의 신화)도 아니고 특정 괴물(당신이 생각하는 누구건)도 아니다. 굳이 이름을 대라면 불패의 강철 유령 대오인 (후기) 자본주의라고 해 두자. 아니 무슨… 어쩌자는 건가, 그 놈들은 패배한 적이 없다!

그렇다. 말도 안 되는 싸움이다. 그래서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취한 태도는 적절하다. 한윤형은 각종 시나리오들을 분쇄하고 특정 심리적 파벌에 가담한 사람들을 무장해제시키는 와중에도 어떤 ‘해방구’를 선물하지 않는다. 이 책은 청춘들로 하여금 지금 우리가 누구인가를 암중모색하게 만들 뿐이다. 보라. 모름지기 달려 나가려면 지금 딛고 선 땅이 어디인가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곳이 비록 좁고 질척거릴지라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잘 알아두어야 한다. 그러니 섣불리 흔들리거나 떠들기 전에 다시 여기를 둘러보는 데서 시작하자. 이곳은 필패의 그라운드, 그러나 게임은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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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MD 업무대행) 소설 MD 최원호

TIP : 
한윤형을 알아가고 싶으신 분들은 1장부터 읽습니다.
스트레이트하게 본문 들어 가시려면 2장부터 읽으신 뒤, 한윤형이 궁금해지면 다시 1장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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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의 협동의 경제학
정태인, 이수연 지음 / 레디앙

"이제 300년 묵은 신앙에서 벗어날 때"
이른바 주류경제학은 이렇게 주장해 왔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시장은 효율적이며, 모든 경제 문제는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해결해줄 것이라고. 그러나 세계는 아직까지 '위기' 상황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5년째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정태인 원장은 이번 새 책에서 때문에, '기존의 경제학은 죽었다'고 먼저 선언한다. 시장은 물론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곳이다. 그리고 동시에 정치와 경제가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저자는 시장경제의 원리만으로 사회를 일원화 시키는 경제학의 한계를 지적하며 이제 우리에겐 시장경제와 함께 사회적 경제, 공공경제, 생태경제 네 바퀴가 맞물린 '4박자 경제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간과 사회를 읽지 못하는 책상 위 경제학에서 벗어나 여러 가치가 공존하는 경제학, 신뢰와 협동의 경제학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를 여는 방식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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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서울시 공무원을 비롯한 정책 입안자들, 오늘도 여기저기서 협동조합의 들불을 지피고 있는 사회 혁신가들, 그리고 사회 구성의 원리를 고민하는 학자들, 또 우리가 맞닥뜨린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운동가들, 무엇보다도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뭔가를 고민하는 일반 시민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 박원순 (서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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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21세기북스

"당신의 시간은 당신의 것입니까?"
전 세계 41개국 42개 언어로 번역돼 수천만 부가 팔린 미치 앨봄의 일곱 번째 책이자 세 번째 소설이다. 그는 이 소설에서 '시간의 아버지'를 현대 뉴욕의 한복판에 등장시켜 그에 관한 신화와 전설을 새롭게 해석한다. 작가는 인류 최초로 시간을 측정한 시간의 아버지 도르의 모습을 통해 세상의 기원을 탐색한다. 도르는 인류 최초로 시간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시계를 만들었다는 죄로 영원히 동굴에 갇힌 채 시간을 더 달라는 인류의 절규를 듣는 천벌에 처해진다. 그가 이 형벌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단 하나, 딱 두 사람에게만이라도 시간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도르는 좀더 많은 수명을 원하는 노인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버리려는 소녀에게 시간과 인생에 대한 설득을 벌인다.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은 쉽게 읽히면서 선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정말로 우리는 시간을 이해하고 그것을 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니면 그저 공기처럼, 늘 주어져 있기 때문에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날려 버리고 있지는 않은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포기하려는 사람과 좀더 많은 시간을 탐욕스럽게 바라는 사람. 이 두 인물의 대조는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문제를 독자들에게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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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우리의 삶에 의미가 있다는 미치 앨봄의 투철한 믿음에는 뭔가 편안함이 있다. –피플
미치 앨봄은 복잡다단한 개념을 단순 명료하게 구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시 한 번 그 능력을 입증했다. –북스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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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공선옥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1980년 5월 광주, 울지 못한 이를 위해"
‘화려한 휴가’는 5월 27일 막을 내렸다. 이후 사람들은 그 일을 굳이 입에 담지 않았다. “지난 봄에 이 도시에서 사람들이 많이 죽어나갔다는 소문은 많이 들었다.”고 말하면서도 그날 울어야 했던 이들을 외면했다. 공선옥의 장편소설은 그 울지 못한 이들을 위해 쓰였다. “김주사는 순애를 빨아먹어요”라는 소문의 주인공이 된 순애와 군인들에게 몹쓸 짓을 당한 정애 자매. 지금은 미치광이가 된 그날의 피해자 박용재와 그의 아내 묘자, 그날 총을 쏴야했던 군인, 아픈 사람 오만수와 그의 아내 용순까지. 한 마을에 모여살던 여인들은 ‘그 날’에 얽힌 수난을 감내해야 한다.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반가운 것이 아니고 부끄러운 일이 되었다.”고 말하는 나날을.

공선옥은 말의 맛을 아는 작가다. 그것을 아는 이만이 쓸 수 있는 풍성하고 강렬한 입말로 새마을 운동에 열심이었고, 영부인의 죽음을 슬퍼했고 소녀들을 학대했던 착한 사람들의 얼굴을 섬뜩하게 그려낸다. “나는 나한테 일어난 일은 잊기로 했지만 순애한테 일어난 일은 그럴 수가 없었다”라고 말한 정애는 말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낸다. 그 정애처럼, 우리가 잊고 있던 여인들의 삶을 위해 공선옥이 샤먼의 목소리로 노래한다. 영화 <지슬>에서 동굴 속 감자먹는 사람들을 위로한 흑백 영상처럼, 차마 울지 못했던 1980년 5월 광주에 살았을 여인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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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그가 야, 보지야, 했을 때, 나는 그가 내 이름을 부르는 줄 알았다. 그래서 응,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가 다시 한번 야,보지야, 했을 때 나는 그것이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야, 보지야, 세번째 부르고 나서 나는 공수부대보다 더 세단 말야 씨발, 했을 때, 나는 알았다. 그의 속에서 이제 짐승들이 활개 치기 시작했음을. 박용재 속의 아이는 나보다 더 떨고 있을 것이다. 나보다 더 울고 있을 것이다. 그 아이가 가여워 젖을 물리려는 순간 그의 속에서 짐승이 튀어나와 내 목을 졸랐다. 내 속의 아이가 버둥거렸고 내 속의 엄마와 그의 속에서 튀어나온 짐승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날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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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폴 크루그먼 지음, 박세연 옮김 /엘도라도

"폴 크루그먼, 침체의 끝을 말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적 경기 침체로 환산 된 지 5년이 흘렀다. 여전히 경기는 좋지 않고 실업율은 올라가고만 있다. 이 책은 이른바 '2차 대공황'이라고까지 표현 되기도 하는 2008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던 폴 크루그먼 교수의 새 책이다. 그는 이제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나'라고 하는 공허한 쳇바퀴를 그만 돌리고 본격적인 치료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그 구체적인 치료법을 제시한다. 전문 용어를 최대한 적게 쓰면서도 여전한 그의 직설적이고 간결한 표현이 돋보인다. 가장 시급한 문제인 대규모 실업으로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까지, '죄악 수준'으로 방치하고 있는 이 불황의 명쾌하고 감동적인 '끝'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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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는 피터 가브리엘과 케이트 부시가 1980년대에 불렀던 아름다운 노래를 가끔씩 듣곤 한다. 그 노래 가사의 배경은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했던 힘든 시절이다. 피터는 절망에 가득한 목소리로 이렇게 노래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어요." 하지만 케이트는 이렇게 달랜다. "그래도 포기는 하지 마세요." 우리는 너무나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 모든 고통들이 애초에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면 더욱 끔찍하다. 하지만 포기는 하지 말자.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우리는 이번 경기침체를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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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아이들 1
에이브러햄 버기즈 지음, 윤정숙 옮김 / 문학동네

"간만에 만나는 커다란 스케일의 감동"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지에 가져간 소설로 유명한 작품. 미국에서만 200만 부 넘게 판매되고, 뉴욕 타임스 133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인기작이다. 광활하고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자연과 피로 얼룩진 에티오피아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운명의 광기에 맞서는 한 가족의 대서사시를 흡인력 있게 그려냈다. 실제로 에티오피아 출신이며 의사인 저자의 인생이 등장인물들 속에 녹아 있어 현실감을 더한다. 외세의 입김으로 인해 험난해진 역사의 물결 속에서도 기어코 꽃피우는 여러 종류의 사랑, 특히 연인과 가족들 간의 사랑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스케일 큰 드라마가 안겨주는 벅찬 감동은 근래 작품들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바, 그렇다고 바로 고전 걸작들을 읽기에는 부담스러우시다면 <눈물의 아이들>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스토리 전개나 전반적인 묘사에 의학적 요소가 이만큼 긴밀하게 결합된 소설을 본 적이 없다. –존 어빙
책을 읽는 내내 뭔가 중요한 사건이 터질 것 같은 예감에서 한시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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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고경원 글.사진/ 앨리스

"고경원 신작, 길고양이들과 함께한 10년의 기록"
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길고양이 가족 학대 사건으로 네티즌들과 동물보호단체 사이에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어미고양이 한 마리와 새끼고양이 네 마리를 모두 밟아 죽이고 보란 듯이 화단에 사체를 유기했던 것. 공분을 사고 있는 또 하나의 사건은 음식물쓰레기통에 새끼고양이를 버린 일이다. 우리 사회에는 이렇듯 작은 생명을 경시하고, 처참하게 학대하는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있다. 이를 방지하고, 사회 내 유기동물, 길고양이에 관한 인식을 전환시키고자, 관련 대책을 세워 행동하는 실천가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노력들이 모여, 느리지만 조금씩 유기동물, 길고양이에 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길고양이들에게도 제각기 사연이 있고, 소중한 삶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 한 권을 추천하고자 한다.
 
길고양이들의 삶을 존중하며 그들의 성실한 동행자로 살아온 고경원.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를 통해 길고양이들의 존재를 널리 알려온 그녀가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작업실의 고양이>에 이어 네 번째 고양이 책을 펴냈다. 이번 새 책은 2002년 종로의 한 화단에서 만난 삼색 고양이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길고양이들과 함께한 10년의 기록을 담은 것이다. 서울의 한 화단에서 거문도까지, 그녀가 만나온 길고양이들의 다양한 사연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진다. 길고양이들의 희로애락이 오롯이 담긴 이 책을 통해 한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가슴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행복한 길고양이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고양이 섬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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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
김남희.쓰지 신이치 지음 / 문학동네

"김남희.쓰지 신이치, 1년의 동행 기록 "
한국의 대표 여행작가로 지난 10여 년간 세상 구석구석을 다닌 김남희와 일본의 슬로라이프 개념을 처음 제안한 문화인류학자이자 환경운동가 쓰지 신이치가 함께 책을 펴냈다. 둘은 한일 공동 NGO 교류 행사 '피스 앤드 그린 보트'에서 처음 만나 올해로 5년째 인연을 이어왔다. 지난 2010년 김남희와 쓰지 신이치는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함께 길을 나섰고, 부탄, 홋카이도, 강원도, 안동, 나라, 지리산, 제주도를 두루 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 책은 두 저자의 1년의 동행 기록이다.

이 책은 '느리기에 행복한 삶'이란 같은 주제를 두고 두 저자의 다른 느낌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생명평화운동을 실천하는 도법스님, 공정무역을 통해 '슬로 비즈니스'를 구현해온 나카무라씨, 생태평화운동가 사티시쿠마르 등 '각자의 방식으로, 자기만의 속도로, 자기 안의 평화를 이루어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느리고 불편해도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생생하게 전한다. 두 저자의 특별한 여행, 진솔한 기록은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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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내가 쌓아온 성 바깥으로 나가 그 성을 균열시키고 흔드는 만남에 나를 내맡기기. 그런 만남을 통해 새롭고 긍정적인 기운을 내 안에 가득 채우기. 그렇게 돌아와 이곳에서 살아갈 힘을 얻는 게 내 여행의 유일한 목적이자 바람이었다. 그런 면에서 쓰지 신이치 선생님과 함께한 여행은 언제나 에너지를 가득 채우는 시간이었다. 나를 혹사하는 자기 긍정이 아닌, 내가 지구 위의 다른 모든 생명처럼 약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긍정하는 것. 내 안에 생존을 위한 힘이 이미 내재되어 있고, 내가 살아갈 만한 가치 있는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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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더 월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 밝은세상

"You will never walk alone"
<리빙 더 월드>는 제목 그대로 이 세계를 떠나버리려 했던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유년기부터 끝없이 닥치는 불행을 하나씩 헤쳐가는 주인공 제인의 역경이 각각의 에피소드처럼 이어지면서 커다란 그림을 완성해 간다. 가족이건 연인이건 간에 사랑과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불운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과만 마주치는 그녀는 그 불행들에 맞서 다양한 시도를 한다. 앞선 시도가 실패했으니 그 다음에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운명은 제인의 선택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듯, 마치 이미 불행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는 듯 그녀를 점점 더 큰 비극 속으로 이끈다. 제인은 싸워도 보고 피해도 보고 아주 사라져버린 뒤에 새출발을 하려고도 하지만 그 모든 시도가 녹록치 않다. 왜 인생이 이러냐고 물어도 당연히 아무도 답해주지 못한다. 제인이 포기하는 순간 드라마는 끝날 것이다. 아니면 어떤 단계를 뛰어넘어 엔딩 너머로 달려나가야 한다.

더글라스 케네디를 읽어 본 독자들은 그가 결코 포기에 대한 이야기를 쓰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러니 걱정 말고 함께 달려 보시기 바란다. 당신이 제인과 함께 걸을 때만큼은 아무리 커다란 역경이 닥쳐도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어떤 역경에 처하든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인디펜던트(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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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브
테일러 클락 지음 / 문희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무엇이 나를 두렵게 하는가"
스트레스 때문에 시험을 망치고, 프레젠테이션 전날엔 반드시 밤잠을 설친다. 어디에 말하기도 민망한 이런 사소한 두려움들, 이 책은 우울증을 제치고 현대인의 가장 심각한 정신적 문제로 떠오른 '불안'을 다룬다.
 
일반적으로 두려움이라고 알고 있는 '너브NERVE'라는 단어는 동시에 'showing nerve (기세등등하다)'처럼 쓰이며 용기, 배짱을 의미하기도 한다. 저널리스트 출신의 사회비평가인 저자는 스스로 그리 대범한 사람은 아니라고 말하며 이 단어 '너브'야말로 이 책의 핵심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즉, 두려움은 극복해야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두려움을 없애려고 생각한 사람들은 이 책의 과학적 연구 결과에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신 이 책은 두려움과 '관계' 맺는 법을 이야기한다. 두려움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노력하고, 감정과 상관없이 옳은 일을 해내려는 '용기'로 환원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끊임없이 돋아나는 문제와 걱정으로 헤매는 이들을 위한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 속에서 : 
두려움이 어떻게 인지를 방해하는지는 몇 시간이고 설명할 수 있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패턴을 보기도 하고(주식시장), 공포를 조장하는 정치구호에 넘어가 주걱턱에 바람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어느 우둔한 후보에게 표를 던질 수도 있다. 두려움이 클수록 이성적으로 유연하거나 느긋하게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위기에 처해서도 현명하게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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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천재들
정혜윤 지음 / 봄아필

"정혜윤 PD 신작, 일상에서 희망을 발견하다"
정혜윤 PD는 독서가답게 전작 <침대와 책>,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삶을 바꾸는 책 읽기> 등을 통해 책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로 펴냈다. 이번 책은 독서가다운 면모를 드러내면서도 책 이야기를 넘어, 삶을 바꾸는 것, 일상을 의미 있게 만들어가는 것에 주목하여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저자는 부와 명성이 아닌, 열정과 꿈을 좇으며 일상의 재발견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사생활의 천재들'이라 부른다. 이 책에 초대된 '사생활의 천재들'은 영화감독 변영주, 만화가 윤태호, 자연다큐 감독 박수용, 야생영장류학자 김산하, 청년운동가 조성주, 사회학자 엄기호, 정치경제학자 홍기빈, 천문인마을 천문대장 정병호. 8명의 주인공들은 이렇게까지 진솔해도 되나 싶게 각자의 목소리로 삶의 경험들을 툭툭 털어놓는다. 저자는 좌절, 아픔, 인내 등이 뒤섞인 그들의 치열한 삶의 이야기에 묵묵히 귀 기울이고, 그 이야기에서 희망과 미래를 발견해낸다. '사생활의 천재들'이 일상을 의미 있게 만들어가는 노력과, 회복되고 변화되어 가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뭉근한 감동과 위로가 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내가 지금부터 소개하려는 사람들, 나는 이 사람들을 그들의 재능이나 성공, 명성 때문에 사랑하는 게 아니다. 나는 그들을 그들의 열정 때문에 사랑한다. 그들의 뜨거움, 치열함, 쉽게 만족하지 못함, 애씀, 성실함, 견딤, 나는 틀렸다는 고백, 나는 내가 좋다는 고백 때문에 사랑한다. 이런 것들이 나에겐 희망이고 구원이다. 이들이 이 세상에 존재함이 나를 계속 살아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나는 그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야만 한다. 이들이 내 꿈의 주소지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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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포인트의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하치의 마지막 연인, 그리고…"
하치와 마오가 돌아왔다. <사우스포인트의 연인>은 바로 <하치의 마지막 연인>의 후속작이다. 시한부 연인이라는 특별한 관계를 이어가는 하치와 마오의 뒷이야기, 그리고 마오의 아들인 다마히코가 한 소녀와 만나 펼치는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우스포인트는 하와이 남단의 한 지역이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하와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저 멋진 날씨와 경치 덕에 그렇게 괴롭지만은 않을 듯한 동네. 실제로 소설 속에서 사우스포인트의 풍광은 빛난다. 사람들이 머릿속에 떠올리는 '하와이' 그대로다. 또한 거기서 벌어지는 사건들, 사랑들 역시 사우스포인트의 햇볕을 받아 아른거린다. 뜨겁다가도 나른해지고, 부드럽다가도 따가워진다. 이 배경과 이 사랑들을 가만 보고 있으면 현실 감각을 좀 잃어버릴 수도 있다. 아니, <사우스포인트의 연인> 자체가 판타지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나는 이렇게도 생각해 본다. <사우스포인트의 연인>은 하치와 마오가 도착한 곳이 아니라 가고 싶었던 곳이 아닐까, 이 이야기가 그들의 꿈은 아닐까 하고. 이 소설은 그만큼 멍멍하다. 잠에서 깬 순간에도 귓가에 살짝 맴도는 꿈 속의 러브송처럼. 소설 MD 최원호

작가의 말 : 
빅 아일랜드 하와이 섬은 내게 특별한 장소입니다. 나는 그 장소를 사랑하고, 물론 살고 있지 않으니 어디까지나 짝사랑이지만, 언제 어디에 있든 그리워합니다. 그 장소에 가면 나는 실제로 사랑에 빠진 사람이 됩니다. 바람과 빛도 사랑스럽고, 이 순간이 아깝고, 더 보고 싶고, 아무쪼록 지나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글로는 아무리 그려도 그 마음에 미치지 못합니다.
- 요시모토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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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뇌과학의 모든 것
박문호 지음 / 휴머니스트

"비로소 탄생한 뇌과학 교과서"
뇌과학은 최후의 과학으로 꼽힌다. 인간의 사고와 의식을 최대한으로 확장하면 우주이듯이 우주, 즉 세계를 최소한으로 줄여 사고할 수 있는 대상이 뇌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뇌의 활동이고 뇌가 세포의 집합 활동으로 의식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내가 존재하기 때문에, 뇌 속에 우주가 있고 우주가 곧 뇌라는 (조금 말장난 같은) 이야기가 대략 성립하는 것이다.

이런 이해 때문인지 뇌과학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졌고 관련한 책도 여럿 나왔다. 하지만 뇌의 간략한 구조에 대한 설명에 그치거나 기억이나 꿈처럼 세부 사항에 집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5년 전 <뇌, 생각의 출현>으로 과학 공부 바람을 일으킨 박문호 박사의 신작 <그림으로 읽는 뇌과학의 모든 것>은 수 년 동안 진행한 강의를 바탕으로 정리해낸 최신, 최고의 뇌과학 교과서다. 600여 개가 넘는 도판으로 뇌의 구조와 기능을 세세하게 짚어가며 설명하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감각, 기억, 의식, 언어를 앞서 이해한 구체적인 구조 위에서 생각하도록 구성된 이 책은, 탄탄한 뇌과학 입문서 역할뿐 아니라 신경세포에서 시작된 인간 현상을 이해하고 규명하는 과정을 살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인간의 뇌는 어떻게 진화되었는지, 인간의 의식과 마음이 어떻게 출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탄탄한 과학적 지식을 얻게 해주는 책이다. 뇌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진화론 등에 대한 진지한 지적 호기심이 있는 모든 사람이 늘 곁에 두고 반복해서 읽을 만한 책이다.(이정모, 성균관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박문호 박사의 강의를 다섯 번 들었다. 저자는 〈137억년 우주의 진화〉와 〈특별한 뇌과학〉 강의를 통해 과학문화운동을 한다. 빅뱅에서부터 인간 의식의 출현까지를 뇌과학, 천문학, 물리학, 생물학을 넘나들며 밝혀내려는 그의 노력이 뇌의 구조와 기능을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이 책에 오롯이 담겼다. 뇌를 공부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한다.(조장희,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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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사전 만드는 이야기가 일본 서점대상 1위라니"
작년에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제노사이드>를 제치고 2012년 일본 서점대상 1위에 등극한 <배를 엮다>는 어떤 작품인가. 간략히 설명하면 15년에 걸쳐 사전을 만드는 출판사 사람들 이야기다. 서점대상은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점에 중점을 두고 서점 직원들이 직접 뽑는 상인 바,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15년 동안 사전 만드는 이야기가 제노사이드보다 재미있단 말인가. 그게, 정말 그렇다. 재미있다. 쉽고 빠르게 읽히는 가운데, 여러 등장인물들이 만나고 또 헤어지는 모습을 보노라면 묘한 감흥이 인다. 위대하지 않으면 어떤가. 사전 편찬이라는 거대하지만 작은(사람들이 잘 알아주지 않는) 일에 이토록 열성을 바치면서 직장인의 애환을 공유하는 사람들, 15년에 걸쳐 거듭 풀리고 엮이는 인간사를 보고 있으면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진다. 대단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인생은 이런 거였으면 좋겠다. 이게 미우라 시온의 힘이다. 작가는 주인공 뿐만 아니라 조연들 각각의 인생도 꼼꼼히 챙기면서 인간사에 허투루 다루어져야 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직접적인 언급 없이도 상기시킨다. 모두 소중합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아지는 소설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사랑' 항목 말인데요… 뜻풀이 1번이 '더할 나위 없는 것으로서 대상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이라는 것까지는 알겠는데요. 그런데 그다음에 오는 예문이 '애처, 애인(정부라는 뜻도 있음), 애묘'라는 건 좀 그렇지 않아요?" "안 좋습니까?" "안 좋아요! …애초에 애처와 애인을 나란히 적어 놓은 시점에서 '더할 나위 없는 것'이라는 뜻풀이가 모순되지 않나요? '아내와 애인 둘 중 누가 소중한지 분명히 해!' 라는 느낌이에요. 게다가 사람에 대한 사랑과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같이 있다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산만해요." "사랑에는 차이도 상하도 없습니다. 나는 키우는 고양이를 아내만큼 사랑합니다." "그렇지만 고양이와 성교는 하지 않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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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법
마이클 모슬리 외 지음, 이은경 옮김, 박용우 감수 / 토네이도

"당신은 너무 많이 먹고 있다!"
'SBS 스페셜-끼니 반란' 편 방송 이후 실시간 검색어는 물론 직장인들의 점심 밥상에서 내내 화제였던 신개념 다이어트 또는 건강법, '간헐적 단식법'이 드디어 책으로 출간되었다. 영국 BBC 다큐멘터리 <먹고 단식하고 장수하라>에서 진행한 5:2 다이어트(5일은 충분하게 식사하되 2일만 제한된 칼로리를 섭취하는 방법)의 효과와 그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쓰여진 이 책은 다이어트를 위해 극한의 자기인내를 요구하지 않는다. 전세계적인 열풍이 입증하듯 오히려 그 방법은 쉽고 단순하다.
 
책은 현대인이 얼마나 자주, 풍족하게 먹는지에 대해 먼저 지적하고 간헐적 단식을 통한 다이어트 효과, 더 나아가서 는 건강 및 수명연장에 대한 실질적인 사례와 과학적인 데이터들을 충분히 제시하고 있다. 책 뒤 쪽에는 하루 500kcal에 맞춘 (영국식) 식단과 특별히 한국인을 위한 식단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도움이 된다. '살 빼기 위한 다이어트'에서 '건강한 다이어트'로의 진화. 그 건강한 변화가 시작된다 .  

-
건강 MD 도란

추천의 글 : 
몸이 가벼워진다! 매사에 즐거워진다! 지금 바로 건강 혁명에 동참하라! <뉴욕타임스>
1주일에 2일만 음식을 제한하면 날씬해진다는데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굿모닝 아메리카>
아주 단순한 메시지로 건강서의 블록버스터가 되다! <뉴저>
2013년, 세계인의 입에 가장 자주 오르내린 체중 감량법 <데일리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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