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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열정
제임스 마커스 바크 지음, 김선영 옮김 / 민음사

"누군가 날 가르쳐 주겠지라는 기대를 접어라"
멘토가 난무하는 시대다. 유명하다는 강연을 찾아 듣고, 퇴근 후에는 기대와 의무감으로 뭉친 마음을 안고 '자기'를 '계발'하거나 '스펙'을 높일 수 있는 학원으로 수강증을 들고 찾아다닌다. 너무나 당연하게 선택하는 이 배움의 길에 당연히 있음직한 의문은 없다. 어릴적부터 그러했듯이 이 배움의 패턴은 간단하고 익숙하다. 그리고 또, 지루하다.

이 책은 무단 결석을 거듭하며 게임만 하다가 결국 학교를 뛰쳐 나온, 무기력한 게으름뱅이 중퇴생이 어떻게 20살에 애플의 최연소 팀장이 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성공기, 또는 교육서다. 저자는 남이 짜 놓은 커리큘럼에 맞춰 스스로는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하는 공부를 해 나가는 것은 오히려 성장을 방해하고 자존감을 키우는 데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한다. 즐겁고 신나게! 카리브 해를 누비던 해적, '버커니어'처럼 대담하고 자유로우며 유연하게 지혜를 쌓고, 열정을 키우고, 나아가 삶을 '나'로서 누리는, 온전한 '나'의 공부법을 이야기한다. 참고, 계획을 짜고, 한눈 팔지 말자는 다짐 대신 자유롭게 빈둥거리면서도 충만하게, '나'와 '세계'를 공부하는 것은 가능하다.
- 경제경영/자기계발 MD 채선욱

책 속에서 :

내가 이들을 언급하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신 주장에 들어맞는 사람만 고른 것 아닌가. 학교를 그만둔 사람들이 대개 유명 화가나 작가, 과학자가 되는 건 아니잖아. 대다수는 대단한 천재가 아니라고..." 절대 아니라고 본다. 다른 사람의 이상적인 삶에 맞춰 '살아 주느라' 인생이 더욱 혼란스러워지는데 뭐가 더 낫단 말인가. 인생은 당구처럼 공이 어디로 갈지 딱딱 예측해 내는 게임이 아니다. 불쾌한 일을 하느라 허비한 시간의 가치나 그 과정에서 생긴 분노나 냉소의 여파도 셈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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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얼마나 함께
마종기 지음 / 달

"마종기 산문집 '나의 삶, 나의 시'"
타국에서 의사로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고국에 시를 발표해온 마종기 시인. 이 책은 의사 생활에서 은퇴한 후 십 년 동안 신문과 잡지에 기고했던 글들과 새롭게 집필한 몇 편의 에세이를 함께 묶은 것이다.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 더 오랜 세월을 보내며 경계인으로서 느낄 수밖에 없었던 그리움, 외로움은 그의 시의 원천이 되었고, 시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수단이 되었다. 굴곡졌던 지난 세월과 시의 궤적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피난지 마산에서의 추억, 세세한 일상과 생각, 동화작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과 지인들과의 깊은 인연에 관한 이야기가 정갈하고 투명한 언어로 그려진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인간에게 사랑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나는 시를 쓰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우정과 신뢰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나는 시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에게 아픈 이별이 없다면, 인간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는 만남의 순간이 없다면 나는 시를 쓰지 않았을 것이고 또 쓰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이 죽지 않는다면 시를 쓰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이 죽고 난 다음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는 시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쓰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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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비극
엘러리 퀸 지음, 서계인 옮김 / 검은숲

"바너비 로스, 또는 엘러리 퀸"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시리즈 중 하나인 이 시리즈에 대고 새삼스레 작품에 대해 추가할 말은 없다. 은 황금기 추리소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어느 날 전차에서 한 남자가 쓰러졌고, 그의 손바닥에는 수십 개의 찔린 상처가 있었다. 대체 어떤 흉기인가? 작은 증거와 약간의 정황이 있고, 그것을 조합하고 논리적으로 조망하면 하나의 열쇠가 된다. 그리고 그 열쇠로 문을 열면 또다른 퍼즐이 기다리고 있다. 이제 더 많은 단서를 조합하고... 마치 한 편의 게임처럼 독자들과 함께 난관을 풀어 가는 전형적인 황금기 미스터리. 바로 엘러리 퀸의 전매특허다.

이번 판본은 국내 최초의 정식 계약본으로, 두 개의 서문이 붙어 있다. 하나는 1940년에 엘러리 퀸이 어쩌다 바너비 로스를 탄생시켰는가 하는 이야기고,나머지 하나는 1977년에 추가한 몇 가지의 비화들이다. 왜 다음에 이 나왔는가, 알파벳 숫자를 맞출 생각은 없었는가, 이전 판본에 쓰인 헌정사의 주인공은 누구인가(알고보니 꽤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당신이 이미 드루리 레인을 좋아한다면 이번 판본은 소장하기에 좋다. 그리고 아직 '전직 명배우이자 천재적인 연역 능력을 갖춘 미노년' 드루리 레인을 만나지 못했다면, 바로 지금이 좋은 기회다.
- 소설 MD 최원호

저자의 말 : 
실망: 리와 나는 언제나 드루리 레인(놀라운 탐정 능력을 지닌 늙은 셰익스피어 극 배우)이 아주 이상적인 영화 속 탐정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는 텔레비전 드라마 속 탐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한 번도, 지나가는 말이라도 영상화의 제안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드루리 레인은 이렇게 캘리포니아의 델 마르 출판사에서 되살아나게 되었고, 그곳은 뉴욕보다 훨씬 할리우드에 가까운 위치에 있다. 뭐, 가깝다고 해서 무슨 이득이 있는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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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몸에 독이 쌓이고 있다
임종한 지음 / 예담Friend

"아이에게 담배를 권하십니까?"
임신한 순간부터 부모들은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만 주려고 노력한다. 냉장고는 유기농 먹거리로 채워지고, 담배 피우는 아버지들은 집 밖으로 쫓겨나고, 온 집안은 육아, 안전 용품으로 대체된다. 그런데 아토피, 천식, 비염 등 환경 질병을 앓는 아이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집집이 거실에 깔린 놀이 매트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가습기 살균제는 120여 명의 산모와 아기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후쿠시마의 방사능, 공기나 물속의 각종 화학물질은 서서히 생명을 위협하고 세대를 거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의사로서 의료 생협, 환경 운동 전문가로 활동 중인 임종한 박사는 우리를 둘러싼 갖가지 독성 물질과 건강을 지키는 생활 속 실천법, 안전한 환경 만들기에 관해 이야기한다. 환경 때문에 시골로 이사하거나, 집 안의 물건을 다 없애버릴 수는 없다. 그렇다고 무방비로 노출하는 것 또한, 아이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과 다름이 없다. 제대로 알고, 줄이고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바꾸어주는, 작은 노력과 실천이 모여 아이의 건강을 지켜줄 것이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추천사 :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말이 있다. 미래 세대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무엇보다 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서울시도 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질병예방정책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환자를 돌보며 시민들, 특히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의학 패러다임을 세우고, 현장에서 부단히 노력해온 결과의 산물이다. ‘내 아이의 몸에 독을 쌓지 않는 일’, 즉 예방이야말로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자, 우리 사회를 지키는 길이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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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 2013-05-26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종기 시인의 에세이! 기대됩니다

ROSEWOOD 2013-05-27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X,Y,Z의 비극을 도서실에서 읽던 때가 생각나네요.. 드루리 레인..셜록홈즈, 포와로, 미스마플과 함께 좋아하던 탐정(?)이었는데.. 최후의 사건이었나? 참 가슴 아팠던 기억이 어렴풋이~~ 정확한 사건 내용이 기억이 안난다는게 함정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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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과 을의 나라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갑의 수성과 을의 반란, 싸움은 이제부터다"
모든 관계에는 권력이 작용한다. 이걸 단순하게 표현한 게 갑과 을이다. 둘이 동등한 관계라고 주장한다면 철 없는 소리라 할 테고, 갑이 절대 우위, 을은 절대 열위라고 말한다면 정의롭지 못한 생각이라 하지 않을까.(물론 당연한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갑이 갑의 역할과 책임을 넘어 횡포를 부리는 걸 ‘갑질’이라고 하는데, 남양유업, 여승무원 폭행 등 최근 불거진 여러 사건에서 한국 사회에 팽배한 갑을문화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많은 관심을 끌었다.

강준만은 우선 이런 갑을문화가 한국인의 내면에 깊이 자리잡게 된 연원을 살핀다. 이야기는 조선 말기로 거슬러올라가는데 관존민비에서 시작해 서열주의가 고착화된 과정을 차례로 따라가며 갑을 공화국의 건국사를 재구성한다. 이어 갑을문화가 낳은 사생아, 브로커와 갑을관계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선물 관행을 따지며 발전사를 구성하고, 시위를 갑질에 대항하는 을의 반란으로 읽어내며 혁명사를 서술한다. 자, 그리하여 오늘에 이른 '갑과 을의 나라'는 이제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섰다. 갑의 수성과 을의 반란, 싸움은 이제부터다. 거기 강 건너 불구경하는 분은 갑인지 을인지 모르겠지만, 어서 건너와 함께하길 권한다. 이 싸움에 '병정'은 없으니까.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부당하게 갑질을 하는 사람들은 그 어떤 죄책감이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 채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슬로건을 심리적 면죄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갑질을 당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모두 힘을 합해 들고일어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데도 우선 나부터 살고 보자는 ‘체념의 지혜’를 터득한 나머지 기존 질서를 확대재생산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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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부이치치의 플라잉(Flying)
닉 부이치치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팔다리 없는 희망 전도사, 닉 부이치치의 또 다른 희망 이야기"
2010년 출간작 <닉 부이치치의 허그>의 감동을 잊지 못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 없는 닉 부이치치. 몇 차례 자살을 시도했고, 좌절감에 빠져 허우적댔으며, 불안과 우울의 나날들을 보내기도 했다.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어 결국 장애를 축복으로 바꾼 자신의 삶을 전 세계에 전한 희망 전도사. 그가 도전과 열정의 삶을 그린 전작에 이어 또 다른 감동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 책에서는 초보 아빠가 되어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그의 사랑, 결혼 그리고 아들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로 한결 성숙해진 인간 닉 부이치치를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그동안 수많은 이들이 그에게 토로했던 관계의 문제, 건강과 장애에 관한 걱정, 개인적인 위기 등 갖가지 어려움들에 대해 실제적인 조언들을 아낌없이 전하며 용기를 건넨다. -
종교 MD 송진경

추천사 : 
눈물과 피와 땀이 묻어 있는 책이다. 그래서 붙잡으면 놓을 수가 없다. _ 강준민 목사
믿음의 인생에는 성령의 날개가 있음을 보여 주는 이 책을 기쁘게 추천한다. _ 이찬수 목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정답이다. _ 이영표 축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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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쇼와 전집
황병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이천년대 한국시의 한 얼굴, 황병승"
어미 없는 새끼 고양이에 불과한 시절, 더러워진 옷이 더러워질 옷과 옷장 속에서 썩어가던 시절, 보고 싶다 / 죽이고 싶다 / 어서 보고 싶다 / 어서 죽이고 싶다, 중얼거리던 시절. 이 패배의 시간들을 저린 언어로 포착하는 시인이 있다. 이천년대 한국시의 얼굴 황병승. 그의 시는 여장남자였고, 낯선 나라의 주점이었고, 아팠고, 오래 떠돌았다.

<여장남자 시코쿠>, <트랙과 들판의 별>을 즐겨 읽은 독자라면 다시 황병승의 시를 읽고 독특한 세계로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던 한 남자가 깊은 구덩이에 빠져 죽은 채 발견되고, 오래 기르던 당나귀를 살해한 남자는 다음날 아침 자룻속에서 봐선 안 될 것을 발견한다. 불길한 실패의 세계, 이천년대 한국시가 이룬 한 실패의 성취가 한 권의 시집에 담겼다.
- 문학 MD 김효선

추천사 : 
달아나는 늙은 개를 멍하니 바라보는 새벽
세월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데, 이럴 때 사람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노인네가 되면 말이 많아지겠지, 머리칼은 빠지고 허리는 굽고 성미는 점점 괴팍해져서, 시고 질긴 늙은 귤처럼, 지금 당장 그 말을 하라고,
어서 입 밖으로 내뱉으라고, 왜 그 말을 참고만 있느냐고......

먼 산의 진달래는 짖궂게도 잔뜩 피어서 마지막 날에는,
가슴 아픈 꿈을 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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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책은 도끼다> 박웅현의 인생 질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진심이 짓는다 등 수많은 광고를 통해 번뜩이는 재치와 삶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 광고인 박웅현. 이런 생각의 원천은 다름 아닌 책이었고, 천천히 곱씹어 가며 읽어낸 책 이야기를 바탕으로 ‘책은 도끼다’라 외치며 많은 이의 굳은 머리와 차가운 마음을 깨뜨렸다. 이번에는 책을 너머 삶의 태도를 다루는데, 2, 30대와 실제 강의로 진행된 이번 책은 자존, 본질, 고전, 견(見), 현재, 권위, 소통, 인생이라는 여덟 가지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여기에서 ‘과정을 담았다.’는 말이 중요한데, 그가 노트에 하나의 단어를 적은 후 생각의 고리를 늘어놓고 이어가는 과정이 그대로 담겨 있을 뿐 아니라, 그가 찾아낸 답에 이르는 평생의 과정들, 그러니까 그가 만난 사람, 그가 읽은 책, 그가 들은 음악, 그가 본 그림 등을 아우르며, 삶의 태도가 이것이라 말하기보다 삶의 태도가 이렇게 만들어진다는 걸 보여준다. 자신의 답을 강요하지 않지만,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꽤나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여덟 번의 강의. 그 역시 하나의 답에 불과하지만, 공통 답안은 분명하다. 각자가 전인미답의 길을 가자는 것.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인생은 몇 번의 강의, 몇 권의 책으로 바뀔 만큼 시시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유는 인생을 두고 이 여덟 가지를 함께 생각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합니다. 바보처럼 단순하게, 자신의 판단을 믿고 가길 바랍니다. 답은 여기에 있습니다. 아니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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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노기 2013-05-22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웅현씨의 새 책을 익고 싶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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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아이
공선옥 외 지음, 박숙경 엮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김려령, 공선옥, 배명훈, 청소년과 눈 맞추기"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 50권 기념 소설집. 김려령, 구병모, 배명훈, 공선옥, 전성태, 이현, 최나미 등 신뢰할 만한 글을 보여주는 작가들이 청소년과 눈을 맞춘다. SF, 판타지, 의인소설 등 다양한 형식을 빌어 자아와 사랑, 성장과 관계가 일곱 편의 소설로 이야기를 건넨다.

죽은 누나의 그림자 속에서 살고 있는 입술이 파란 열네 살 소년의 자아와 우정을 다룬 <파란 아이>(김려령 작), 갑작스레 전쟁의 기운이 드리우는 푸른파 행성에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평화를 이뤄내는 열다섯 소년소녀의 풋풋함이 인상적인 <푸른파 피망>(배명훈 작), "열다섯 살이면 외로움이 뭔지도 알 나이지만, 아름다움이 뭔지도 알 나이라는 걸" 설득력있게 그려내는 <아무도 모르게>(공선옥 작) 같은 소설이 시선을 끈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채은신지는 잠깐 망원경을 들어 내 쪽을 보더니 내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도도한 자태로 수박을 먹었다. 나는 멍하게 입을 벌리고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쩜 씨를 뱉는 모습까지도 저렇게 우아할까. 앉은 자세에서부터 손끝까지 어디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우아한 자태로 채은신지는 결국 수박 반 통을 다 먹어치웠다. 그러더니 포만감을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벌렁 드러누워버렸다. 웃음이 났다. 망원경으로 자세히 보니, 채은신지의 어깨가 들썩이는 모습이 보였다. 너무나 귀에 익은 은신지의 웃음소리가 그 먼 거리를 뛰어넘어 내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나도 바닥에 드러누웠다. 우리는 그렇게 나란히 누워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낮잠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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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필립 로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역사와 정면 승부하는 소설"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는 우회로를 제공하지 않는다. 필립 로스는 이 소설에서 다른 무엇(예술적 열망?)에도 관심을 두지 않고 실제 인물의 삶을 뜨겁게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 이 인물은 매카시즘의 광풍에 휩쓸린 미국의 한 순간을 조명하는데, 필립 로스는 <마오 II>나 <블론드> 등과는 달리 시대를 소재 삼아 더 높은 곳 또는 아주 다른 세계로 향하려는 열망을 보이지도 않는다.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는 차라리 드라마틱하게 재구성된 전기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 소설에 대해 약간의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뭔가 '대단한 한 방'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는 소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어떤 '경계를 넘어서는' 놀라움을 안겨주지는 않는다. 말하자면 이 소설은 걸작이라기보다는 노작이라고 불려야 할 것이다.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는 다만 모범적일 뿐이다. 전개는 성실하고 사건의 강약 배치는 노련하며, '자신의 신념에 쉽게 휘둘리는 멍청한 우리들'에게 보편적이고도 분명한 교훈을 안겨준다. 그런데 이게 사실은 멋진 성과다. 현실에 육박할 용기 또는 지혜를 갖추지 못해 온갖 마술 트릭 장치를 개발해 내려 골몰하는 작가들 사이에서, 필립 로스는 그저 정면으로 부딪힌다는 게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왠만한 미드 뺨치는 뜨거운 드라마를 보유한 세련된 프로파간다 소설.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쓸쓸하고도 격렬한 역사.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는 마땅히 추천해야 할 멋진 소설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필립 로스는 특유의 풍부한 표현력과 열정적인 언어로 정치소설과 그리스비극을 통합시켜 깊은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영웅의 삶이 운명과 그 자신의 실패, 역사의 압력과 그의 주변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배반에 의해 뒤바뀌는 비극을. -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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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눈물
SBS스페셜 제작팀 지음 / 프롬북스

"불편하지만 마주해야 할 학교폭력의 현실"
학교폭력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아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요즘 애들이 무섭다, 이게 다 어른과 사회 탓이다, 라고 하며 한두 마디 얹는 일이야 어렵지 않겠지만, 이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다면 어디서부터 문제의 원인을 찾고 누구에게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지 갈피를 잡기가 쉽지 않다. 올 초 방영된 SBS스페셜 ‘학교의 눈물’이 큰 관심을 모은 까닭은 대부분의 사람이 멈춰선 이 지점에서 시작해서, 비록 완전하지 못하더라도, 성공이라 할 수 없을지라도, 자신들이 고민한 문제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현실에 적용해봤다는 점이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하나의 생활 공간에 두고 공감력을 높이는 '소나기 학교' 프로젝트가 대표적인데, 그간 이론으로만 예상했던 일과 현실이 얼마나 다른지, 또 아이들이 스스로 얼마나 큰 치유의 힘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세 시간 남짓한 방송이 학교폭력의 모든 것을 담고 있을 리는 없다. 또한 확실한 해결책을 찾아냈을 리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점이 무엇인지, 안다고 착각한 부분은 무엇인지를 확인하며 이 문제를 바라보고 다가서는 태도를 조정해볼 수는 있겠다. 보통 아이들의 우리의 미래라 말하는데, 실상 우리 사회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진짜 주인공은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다. 어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몫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볼 문제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폭력으로 얼룩진 <학교의 눈물>은 우리 시대의 눈물이며 한국 사회 미래의 슬픔에 대한 예고편이다.(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각자의 타고난 소질을 바탕으로 꿈을 키우고 다름에 대하여 배려하는 법을 배워야 할 학교에서, 오히려 우리 아이들은 획일화된 기준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고 그 기준으로 차별하고 따돌리며 폭력을 휘두르는 법을 먼저 터득해가고 있다.(천종호, 부산가정법원 소년부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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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떤 씨앗이니?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최숙희 작가가 그리는,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 "
바람에 흩날리는 씨앗은 거친 들에 뿌리를 내려 민들레로 자라나고, 쪼글쪼글 못생긴 씨앗이 향기 가득한 수수꽃다리로 피어난다. '모든 아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씨앗'이라는 말은 너무 흔하지만, 최숙희 작가의 그림과 글은 또 새롭게 다가온다.

작가는 산비탈의 아늑한 작업실에서 조그만 텃밭을 가꾸었다. 씨앗을 뿌리고 싹이 자라서 꽃을 피우는 광경을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지켜보았다고 한다. 모란이나 연꽃처럼 화려한 꽃, 민들레나 섬꽃마리처럼 소박하고 수수한 꽃, 작은 씨앗이 저마다의 특징과 아름다움을 가진 꽃으로 피어나는 모습은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 똑 닮았었다. 시를 읊듯 노래를 하듯 예쁜 글에 민화풍의 그림으로, 우리 꽃과 아이들의 아름다움이 한껏 살아난다.
- 유아 MD 강미연

추천사 : 
씨앗이 씨앗이 / 바람에 흩날리던 씨앗이 거친 들에 뿌리 내려 / 민들레로 피었네.
씨앗이 씨앗이 / 쪼글쪼글 못생긴 씨앗이 온 마을에 향기 가득 / 수수꽃다리로 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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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의 아름다운 청춘을 위한 이야기
정여울 지음 / 21세기북스(북이십일)

"정여울의 아름다운 청춘을 위한 이야기"
문학, 영화, 철학을 오고가며 광범위한 글쓰기를 해온 문학평론가 정여울이 신작 에세이집을 펴냈다. '20대를 향한 편지'의 이 책에는 우정, 여행, 사랑, 직업, 정치, 가족 등 청춘을 위한 20개의 키워드를 엄선하여 각 주제별로 인생을 살면서 고민해봐야 할 소중한 메시지들을 담았다.

이 책은 아름다운 희망의 메시지도 대단한 위로의 메시지도 없고, 자기계발서도 심리치유 에세이도 아니다. 저자는 문학, 영화, 철학자 뒤에서 나와 그냥 '정여울'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다. 화려하지도 않고, 때론 부끄럽기까지한 날것 그대로의 '정여울의 20대'를 보여주며 여느 청춘을 위한 힐링서보다 더 깊이 청춘을 보듬는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이 글은 나와 내 친구들이 20대를 보내며 미처 끝내지 못한 사랑과 우정의 '뒤풀이'이기도 하다.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차라리 빨리 늙어버리기를 바랐던, 그래서 제대로 작별인사조차 나누지 못했던 나와 내 친구들의 20대를 향한 때늦은 뒤풀이다. 나는 그 뒤풀이의 주모가 되어 밤새도록 향기로운 술을 나르고 푸짐하게 안주를 요리하며 아직 우리 가슴 속에 여전히 시린 꿈으로 빛나는 청춘을 다독이고 구슬리고 보듬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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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그리는 무늬
최진석 지음 / 소나무

"EBS 특강 최진석 교수의 소박하고 진솔한 인문학"
한쪽에서는 인문학 열풍이라 하고, 한쪽에서는 인문학의 위기라고 한다. 누가 맞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 말하는, 그러니까 각자 필요로 하는 인문학의 결이 다른 까닭이다. 어떤 이는 이름도 외우기 어려운 현대 철학자와 이론을 들이밀고, 어떤 이는 인문학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상식을 늘어놓기도 한다. 인문학자뿐 아니라 경제학자도, 경영자도, 정치인도 인문학을 말하고, 오히려 그들이 더욱 세련된 말투로 인문학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투박하고 거칠지만 조금 소박하게 생각해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고매한 이론이나 고급한 교양을 쌓는 게 아니라 삶을 위한 도구, 즉 사람으로 살기 위한 방법으로서 인문학 말이다. 오랜 동안 노장철학을 공부해온 철학 교수 최진석은 인문을 ‘인간이 그리는 무늬’로 이해하고, 인문학은 우리가 삶에서 겪는 구체적 상황을 이 무늬 위에 적절히 놓고 과거로부터 흐름 위에서 미래를 그려보는 일이라 말한다. 그는 어찌 보면 당연할 이 말을, 아는 체하며 대강 뛰어넘지 않고, 넘겨짚어 결론 짓지 않고, 일상의 말과 상황으로 꼼꼼하게 짚어가며 일깨워준다. 나 역시 이 책을 세련된 말로 포장하지 못하겠지만, 오랜만에 진솔한 인문학을 만났다는 건 분명하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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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지금 인문학 열풍을 주도하는 그룹은 놀랍게도 인문학 연구에 매진하는 대학 안팎의 연구자들이 아니에요. 상식적으로 기업가들은 돈 버는 일에만 열중하는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인문학과는 거리가 멀고 돈 버는 일에만 열중할 것 같은 기업가들이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참 신기하지요? 그렇다면 어째서 정치인도 아니고 관료도 아니고 교수들도 아닌 기업인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기울일까요? 제가 보기에 기업인들은 직감적인 감각이 매우 발달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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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기의 글로벌 경제 특강
최진기 지음 / 휴먼큐브

"'평범한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경제 읽기"
한국 최고의 사회탐구 강사이자 <지금, 당장 경제공부 시작하라>를 통해 경제공부 신드롬을 몰고 온 스타 강사 최진기의 새 책이다. '경제학 교과서'로 정평이 난 그의 기초서에서 한 단계 발전하여 이번 책에서는 우리의 현재, 세계 경제의 끝없는 불황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로벌 경제를 움직이고 있는 미국/중국/유럽/일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진단해보고, 그들이 어떻게 강해졌으며 또 어려워졌는지, 어떤 경제정책을 통해 힘을 지속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더불어 이를 통해 우리가 가야할 길을 함께 고민한다. 무엇보다 일방적인 도표와 개념 설명이 아닌, 소설을 읽는듯한 편한 서술과 빠짐없이 챙겨 넣은 경제 용어 사전, 강의 DVD를 통해 쉽고 편안하게 경제를 바라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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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이 책은 흥미를 돕기 위해서 썼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미래를 족집게처럼 맞추는 것도 아니고, 경제위기의 해법을 정답으로 제시하는 것도 목적이 아닙니다. 먼저 글로벌 경제라는 틀을 통해 세상을 보는 안목을 넓히면서 지적인 재미를 느껴보자는 것이 진짜 목적입니다. 글로벌 경제는 우리가 목격할 수 있는 가장 스펙터클한 드라마라고 해도 좋습니다. 일단 그 드라마를 즐겨보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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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름다운
제프 다이어 지음, 한유주 옮김 / 사흘

"장미는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해도..."
덩치가 커다란 남자가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있다. 경찰 두 명이 다가와 차에서 내리라고 말한다. 남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경찰은 다시 내리라고 말한다. 남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경찰은 '이 병신같은 깜둥이 자식'에게 마지막 경고를 했지만 남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경찰은 남자를 끌어내리려고 했지만 힘이 좋은 남자는 운전대를 붙들고 움직이지 않는다. 경찰은 진압봉을 꺼내 운전대를 잡은 남자의 손을 내려치기 시작한다. 남자의 옆에 앉은 여성이 비명을 지른다. 안돼, 손은 안돼요, 이 남자는 피아니스트란 말이에요...

<그러나 아름다운>은 이런 일화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일화들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기도 하고 제프 다이어가 지어낸 사건이기도 하며, 두 사건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사실이었으나 사실이 아닌 형식으로 기록'되기도 한다. 소설과 논픽션이 결합된 '팩션'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어떤 이름으로 부르건 상관없다. <그러나 아름다운>은 그저 놀라운 경험이다. 제프 다이어는 단순히 재즈 뮤지션들의 인생을 수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인물 묘사를 통해 그 인물들이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했는지를 정확하게 묘사해 낸다. 이는 아무리 악보를 분석해도 도달할 수 없는 재즈의 '분위기'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으로 보인다. 비평이 음악에 직접적으로 다다를 수 없다면(특히 그게 재즈라면), 분석하는 대신에 음악가와 그 음악의 성격을 스케치해냄으로써 마치 그물망처럼 음악을 그 스케치 안에 '포획'하는 것이다. 존 버거가 일찍이 <글로 쓴 사진>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사진을 서술해냈듯, 제프 다이어의 <그러나 아름다운>은 '글로 들려주는 음악'이 되었다. 언어가 다른 예술을 말하는 방식을 확장하는 이 보기 드문 순간이 이 책 속에 있다. 이 아름다움 속에.
- 예술 MD 최원호

추천사 : 
내가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유일한 재즈 북. 이 책은 작은 보석이다. -키스 자렛 (피아니스트)
재즈의 영혼과 주법으로 가득한 이 책으로 제프 다이어는 모든 작가들 앞에 우뚝 섰다. 그는 재즈 뮤지션들과 어울리는 시적 이미지와 음악적인 효과를 투사하여 그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이해를 보여준다. -마이클 호로위츠 (더 타임스)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책. 닉 혼비의 <피버 피치>와 마찬가지로, 이 책은 관습적인 소설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뉴 스테이츠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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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의 세계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총균쇠>와 <문명의 붕괴>를 잇는 문명대연구 완결판"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총균쇠>와 <문명의 붕괴>에 이어 <어제까지의 세계>를 내며 수십 년에 걸친 문명 연구를 일단락 지었다. <총균쇠>가 사회와 문화의 차이를 인종 등 생물학적 조건이 아니라 환경과 지리적 조건에 근거해 밝혀냈고, <문명의 붕괴>가 이런 관점을 바탕으로 과거의 문명의 왜 붕괴했는지를 살펴봤다면, 이번 책은 우리가 마주한 문명의 위기와 종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나름의 해답을 제시한다.

그가 미래의 가능성을 발견한 곳은 ‘어제까지의 세계’라 지칭하는 전통사회다. 남태평양의 뉴기니 섬을 중심으로 전통사회가 분쟁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어린 아이와 노인을 어떻게 대하는지, 내부와 외부의 위험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등을 비교 분석하고, 인간 만의 특징인 종교와 언어의 역할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제안한다. 오랜 연구의 결론 치고는 다소 평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수많은 사례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제와 오늘, 두 세계를 오가며 평생을 보낸 노학자의 통찰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오늘보다 나은 세계를 고민한다면, 이 책에서 몇 가지 희망의 가능성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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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19세기에 찰스 다윈이 있었다면, 21세기에는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있다. 인간의 본성과 역사, 그리고 세계의 운명을 완벽하게 통찰한 역작!(마이클 셔머, <왜 다윈이 중요한가>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어제까지의 세계>는 레비 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를 넘어선 인류학의 새 고전이 될 것이다. 이제 지구는 평평하다가 아니라 인류의 유구한 문명이 평평하다고 말해야 한다.(월스트리트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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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강신주.지승호 지음 / 시대의창

"’강신주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강신주, 최근 몇 년 동안 인문 출판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인문학자다. 그는 강단 밖에서 수많은 강의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인문정신을 전한다. 그래서 때로는 현장 철학자로, 때로는 거리의 철학자로 불리기도 한다. 동양철학을 전공했지만 시대와 인물을 가리지 않고 어느 때 누구든 오늘로 불러내 ‘강신주 인문학’의 바탕으로 삼는다. 이런 강신주만의 활약 덕분에 강신주 인문학이란 말까지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말하는 강신주 인문학이란 이런 일련의 활동과 과정을 독점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는 모든 인문학은 고유명사의 학문이기 때문에 인문학자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학문을 만들어야 하고, 강신주가 철학자라면 당연히 강신주의 철학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강신주 인문학의 중간 점검이라 하겠다. 그간 강신주를 읽어온 독자라면 스스로 강신주에 사로잡혀 자기 목소리 없이 따라가기만 한 건 아닌지 반성하는 거울로, 그렇지 않은 독자라면 이 책을 출발점으로 삼아 강신주 인문학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삶에서 인문정신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계기로 삼기에 적당하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를 이야기를 마지막에 붙인다. 이 책은 그간 서른 권에 이르는 인터뷰집을 펴낸 국내 유일의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썼다.’ 지승호 역시 덜 드러나는 곳에서 누군가를 더 드러나도록 비추며 묵묵히 자기만의 인문학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많은 지지와 격려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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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저와 제 글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가자, 저에게는 외로움이 찾아왔습니다. 저의 인문정신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심지어는 왜곡되기까지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충분히 예상한 일이기는 했지만 당혹스러운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때 지승호 선생님이 제게 찾아왔습니다.(597. 598쪽, 강신주)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처럼 강신주를 통해 배운 인문학적 감수성이 우리들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 인터뷰집을 세상에 내보낸다.(15쪽, 지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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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
서천석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하루 10분, 소금 같은 한 문장 "
엄마들은 바쁘다. 밥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빠듯한데, '감정 코칭'도 해야 하고, '엄마표 OO 놀이'도 해야 한다. 그러다 소리라도 한번 지르고 나면 온종일 죄책감에 시달린다. 나는 좋은 부모인가, 부모 노릇은 제대로 하는 걸까, 내가 놓치고 있는 건 없을까.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은 진료실에서 느낀 단상에 위로와 격려를 담아, 지치고 힘든 부모들에게 말을 건다. 트윗의 짧은 문장 속에는 육아, 교육, 관계, 그러니까 사람에 대한 많은 생각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육아는 법칙이 아니다.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믿고, 아이와 내가 함께 자라는 과정이다. 저자는 '좋은 부모'는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내가 행복해지고 아이가 함께 행복해지는, 소금 같은 문장을 책으로 모았다. 하루 10분, 어떤 페이지라도 괜찮다. 내 아이를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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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부모 MD 강미연

추천사 : 
어른이 되고 나니 '괜찮다'며 머리를 토닥여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부모가 되는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돈 벌며 살림하기도 힘든데, 아이 문제까지 저를 괴롭힐 때면 '더 이상 어쩌라고?' 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이 책을 읽으니 강박과 후회로부터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제 마음부터 추슬러야 아이를 바라보는 마음이 커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육아를 즐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백희나 (그림책 작가, <구름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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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뚱보 클럽
전현정 지음, 박정섭 그림 / 비룡소

"제19회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12살 고은찬. 159센티미터 키에 몸무게는 무려 79킬로그램. 먹어도 먹어도 배 고프고 학교에서는 이름보다 ‘십인분’이란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타고난 먹성을 자랑하는 은찬이는 홈쇼핑 업계에서 이름을 날리는 '비만 모델' 엄마와 동네에서 패셔니스타로 통하는 멋쟁이 할머니와 함께 산다. 줄넘기 천 번 뛰게 하기, 냉장고 속 음식을 허락 안 받고 먹으면 왕창 밥 굶기기, 공포의 다이어트 훈련소인 흑룡 체육관 비만 교실 보내기… 엄마에게 인생의 낙을 빼앗긴 은찬이. 그런 은찬이 앞에 어느 날 구세주가 나타났다. 바로 딸기코 김 코치 선생님으로부터 역도부 스카우트 제안을 받은 것! 역도부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지긋지긋한 다이어트와도 작별할 수 있을까?

앞으로 더 넓은 세상과 사람들을 만나야 할 아이들 마음 속 무수한 고민들, 기쁨과 슬픔들. 어른들이 만든 기준과 사회적 편견이 이 소중한 감정들을 침범하고 있지 않은가? 아이들의 자신감이란 과연 어디에서 올까? 단순하지만 꼭 필요한 물음과 대답의 시간을 마련해주는 책이다.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그래서 행복이 무엇인지 잘 아는 은찬이의 힘찬 걸음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어린이 MD 이승혜

심사평 중에서 : 
안정된 문장력과 분명한 서사, 소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활용하는 감각에 칭찬을 보낸다. 큰 몸집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나가는 주인공과 비만이어야만 하는 엄마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 전체 균형을 유지하고, 팍팍한 삶에 온기를 준다. 우리 아이들이 지금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계기가 되어 주면 좋겠다. - 김화영(문학평론가), 김경연(아동문학평론가), 황선미(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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