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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의 문제
제임스 블리시 지음, 안태민 옮김 / 불새

"외계에서 창조주의 섭리를 생각하기"
성경에 따르면 인간은 신의 모습을 본따 만들어졌다 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신의 불완전한 모사이므로, 현존하는 피조물 중에서는 신에 가까운 미덕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생명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SF가 질문을 하나 던졌다. 만약 외계인이 우주 어디엔가 존재하고, 그들의 별은 지구보다 훨씬 아름답고 풍요로우며, 인간과 완전히 다르게 생긴 그들의 문명이 인간들보다 더 자애롭고 평화롭다면, 정말로 인간은 신의 모습을 본따 창조된 게 맞을까? 이토록 이질적인 (거의 혐오스러운) 외모를 가진 외계인들이 인간들보다 더 신의 모습에 가깝다면 신의 모습이란 과연 어떤 의미이며 신의 섭리는 대체 무엇일까?

<양심의 문제>는 이 질문을 던졌던 최초의 SF 중 하나이다. 신 또는 신을 향한 믿음을 향해 SF가 이미 반세기도 전에 던진 질문은 아직도 유효하며, 이어 종교 SF로 불리우는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이 유명한 작품이 뒤늦게, 이제야 한국에 정식 번역 출간되었다. 황금기 SF 특유의 달뜬 자신감과 종교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겸비한 걸작을 이제라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어떤 경우든 일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 자신과 다른 3명의 남자들은 지구인이 사용할 정거장으로 리티아가 적합한 곳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곳 리티아에 와 있다. 그 결정이 지구인과 리티아인 어느 한쪽에게라도 위험 요소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이다. 다른 3명의 조사단원 역시 루이스-산체스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는 과학자들이었다. 하지만 신부는 결국 자신은 생물학적 분류가 아닌 자신의 양심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임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양심은, 창조와 마찬가지로, 서둘러서는 안 된다. 기한이란 것도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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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2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역사의 조각에서 오늘을 발견하는 안목"
지난 2월 시리즈 첫 책을 펴내 많은 독자의 사랑을 얻은 <역사e>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신선한 편집과 영상으로 간결하게 메시지를 전한 ‘지식채널e’에 이어 지난 2011년 말부터 방영을 시작한 ‘역사채널e’는 한국사의 주요 사건과 인물을 재조명해 학부모, 교사, 청소년으로부터 고른 호응을 받았다. 앞서 나온 시리즈 첫 책 역시 역사 분야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시리즈 첫 책에는 근현대사 이야기가 많았는데, 두 번째 책에서는 조선사가 중심이다. 기록이 풍성하게 남아있는 조선사라 더욱 생생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소설 홍길동에 등장한 활빈당이 300년 후에 실제로 부활한 이야기, 임진왜란 때 일본군을 혼비백산하게 만든 귀신폭탄 ‘비격진천뢰’, 젖먹이 세자를 키운 후 세자가 왕이 되면 종1품에 봉해진 유모 이야기까지. 작은 이야기에서 시작해 당대의 핵심을 읽어내고 오늘 돌아볼 가치를 찾아내는 ‘역사채널e’의 안목이 돋보인다. 지금까지의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잘 정리된 역사는 ‘사건’이 아니라 ‘사연’을 담고 있다. 그러기에 역사는 잘 만들어진 드라마나 영화처럼 얼마든지 재미있을 수 있고, 우리의 마음속에서 희로애락을 끌어낸다. 이 책은 한 줄의 기록을 바탕으로 그 안에 숨겨진 인물과 사연을 호출함으로써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었다고, 잊지 말고 기억할 것을 주문한다. 독자들은 <역사ⓔ>를 보며 영상을 통해 얻은 강렬한 인상 위에 구체적이고 세밀한 역사 지식을 세우게 될 것이다. ‘잘 만들어진’ 영상에 값하는 ‘잘 만들어진’ 책이다.(박시백,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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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끝이 시작이다
문재인 지음 / 바다출판사

"문재인이 직접 쓴 대선 평가 보고서"
곧 대선 1년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결코 적지 않은 일이 있었다. 각자 해석이 있겠지만, 1년 전 대선에서 당선되지 못한 후보라면, 자신이 당선되지 못한 이유를 되짚고, 만약 자신이 당선되었다면 어땠을까 상상도 해보기 마련 아닐까. 물론 지금까지 이런 생각을 겉으로 드러낸 후보는 없었다. 역대 가장 많은 득표를 하고 패한 후보이기 때문일까. 문재인은 2년 반 전 <문재인의 운명>으로 출사표를 던졌듯, 다시 한 번 책으로 지난 대선에 대한 주관적 평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책은 네 부분으로 나뉜다. 우선 박근혜 정부 1년에 대한 평가와 제언, 그리고 대선 이후 지금까지의 소회로 시작해, <문재인의 운명> 출간부터 대선 시점까지, 아마 스스로도 정신 없이 보냈을 시간에 대한 반추, 그리고 대선에서 패배한 내외부의 조건과 상황에 대한 평가와 반성, 마지막으로 다음 정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으로 이야기를 마친다. 그의 말대로 이 책은 문재인의 대선 평가이고 당연히 주관적인 내용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돌아보고 내다볼 계기가 될 게 분명하다. 패장이 입을 열었다는 건, 그만큼 큰 사건이기 때문이다. 대선 1년을 계기로 승자는 승자대로, 패자는 패자대로 깊이 있는 성찰을 해보는 게 어떨까. 물론 국민도 함께 해야겠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변명은 패배를 더 구차하게 만듭니다. 남 탓이나 상황 탓을 하는 것은 장수답지 못합니다. 이 책이 변명이 될까,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패배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이 패장에게 남은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패배를 거울삼아야 하기 때문입니다.(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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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상륙 작전 1
윤태호 글.그림 / 한겨레출판

"정전협정 60주년, 아직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끼> <미생>으로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는 윤태호 작가가 한국전쟁, 그리고 아직까지 이어져오는 그 역사의 굴레를 만화를 통해 되짚는다. 그 시대, 가장 평범했던 철구네 가족은 해방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일제 때 일본순사의 뒷일을 봐주다 해방이 되자 재빠르게 살길을 모색하는 삼촌, 그런 삼촌을 멀리하다가 먹고살기 위해 동조하게 되는 철구네 가족은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통과하며 정치적 혼란과 전쟁의 참혹함, 급변하는 사회상을 보여준다.

2013년은 정전협정 60주년이다.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때때로 고조되는 남북관계의 긴장이나, 정치권의 사상 검증, 이념 대립과 세대 갈등과 같은 현시점의 모든 문제들의 기원은 해방과 건국, 전쟁과 분단까지 거슬러 올라감을 알 수 있다. 작가는 그 근원을 탐구해 구호와 명분 아래 숨어 있는 진짜 욕망이 무엇이었는지 들여다보고자 한다. <인천 상륙 작전>은 그래서 바로 오늘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만화 MD 도란

책 속에서 :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다. 한국전쟁을 잊혀진 과거 정도로 생각하는 젊은 독자들에게 한국전쟁은 아직 진행중임을 보여줄 생각이다. 세대간 갈등 역시 최근 나타난 새로운 사건이 아니라, 과거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것이란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윤태호, 한겨레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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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선대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전세 대신 집 사라는 유혹에 속지마라!"
2013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집 문제로 거의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다. 하우스푸어는 하우스푸어대로, 세입자는 세입자대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 것이며 우리는 어떠한 자세로 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부동산 호항기였던 2008년부터 가장 앞서 대세하락을 예측했던 선대인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이 4년만에 본격적으로 내놓은 부동산 예측서. 이 책은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수많은 자료와 데이터의 엄밀한 분석을 통해 정부, 건설업계, 금융권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위기 요인들은 경고하고 우리가 가져야 자세를 상세히 알려준다. 전세 대신 집 사라는 '토끼몰이'에 당하지 마라, 집값 상승기 때의 상식을 버려라, 시세 착시현상에서 벗어나라 등 현실적인 조언들이 집에 대해 걱정하는 모든 사람들의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거대한 전환기가 시작된 지금,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20년이 결정된다! - 가정/건강 MD 도란

책 속에서 : 
이 위태로운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이 책을 쓴다. 이 책에서 독자들이 크게 네 가지를 얻기 바란다. 첫째, 혼란스러운 부동산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둘째, 정부나 언론의 보도를 맹신하면 자신의 삶에 위기가 닥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셋째,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해야 한다. 넷째, 주택문제와 관련해 내가 어떻게 할지, 그리고 공동체로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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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귀신의 노래
곽재구 지음 / 열림원

"곽재구 신작, <포구기행>을 잇는 따뜻한 산문집"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찾아 떠난 여행의 기록 <예술기행>, 작은 포구 마을 여행을 통해 고뇌와 사색의 흔적을 담은 <포구기행>을 잇는 또 하나의 따뜻한 산문집이 출간되었다. 십수 년간 와온 바다 언저리에 머물며 빚어낸 <길귀신의 노래>는 시인이 살아온 삶에서 만난 인연과 지난 시간들의 추억을 자분자분하게 이야기한다.

사람 냄새 가득한 이 책은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부터 길 위의 사람들, 와온 바다의 아름다움, 길 떠나는 여행자들을 위로하는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시인이 지나온 따뜻한 시간들을 공유한다. 특히 신춘문예 당선작이자 대표작인 <사평역에서>를 집필하던 시절, 탄생 배경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길귀신이라는 말을 듣고 조금 움찔했을 이가 있을지 모르겠군요. 그냥 길동무라고 해도 좋겠지만 이들이 지상에 머물렀을 시간을 생각하면 동무라는 말이 한없이 친근하고 포근해도, 그냥 귀신이라는 말을 붙이고 싶은 것입니다. 길 위에 서면 나는 이 셋의 사랑스런 길귀신들에게 내 마음의 혼을 모아 다정하게 인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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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요시다 슈이치의 스파이 스릴러"
기존의 요시다 슈이치 소설들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는 소설. 그간 스릴러 장르에서조차 비교적 차분하고 정적인 전개를 선호한 요시다 슈이치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에서 보편적인 스파이 스릴러의 빠른 템포를 차용한다. 등장인물들도 더욱 공격적이며 망설임이 없다. 이들에게 고민이 있다면 어떤 당위의 문제라기보다는 전략전술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거칠고 냉혹한 세계에서 정의보다는 자기자신의 삶을 위해 서로를 상대로 투쟁하는 모습에서는 하드보일드 소설의 스타일이 느껴지기도 한다.

인물 내면의 흔들림을 포착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요시다 슈이치가 이렇게 확 달라지려고 마음먹은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일단 결과물로 평가하자면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재미있는 소설이다. 액션 스릴러 소설들의 장점을 파악하고 그 장점을 성실하게 이식하려는 시도가 느껴진다. 이 테스트가 끝난 뒤 차기작이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무척 궁금하지만, 우선은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가 재미난 작품이라고 여러분께 알려드리는 바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그가 돌아왔다. 이번엔 하드보일드다. 숨 가쁘게 책장이 넘어간다. 세계는 비정하며, 욕망은 어리석고, 태양은 결코 움직이지 않는다. 새로운 요시다 슈이치를 두 손 들고 지지한다. -정이현

요시다 슈이치는 드라마를 꼼꼼히 만드는 것으로 정평이 난 작가이다. 그런 그가 난데없이 스파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화제가 된 것이 이 작품이다. 이런 사정을 다루는 작가의 솜씨는 역시 꼼꼼하다. 차세대 에너지 이야기도 겉치레로 끝내지 않는 센스가 매우 훌륭하다. 이 소설의 공적은 윤리적으로만 이야기하기 쉬운 대지진과 원자력 사태 이후의 상황에 '호기심'이라는 관점을 제공한 점에 있다. 뛰어난 엔터테인먼트란 아마도 그런 것이리라. -주간문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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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의 탄생
유은실 지음, 서현 그림 / 비룡소

"평범한 소년의 특별한 성장담"
7월 7일, 행운의 숫자 7이 두 번이나 들어가는 날 엄청난 황금색 태변을 입에 물고 세상에 나온 아이. 아들이 대단한 사람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새마을 문구점 아주머니는 '일등하는 수재가 되라'라는 뜻으로 ‘백일수’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하지만 일수는 모범생도 문제아도 아닌 아이로, 있는 듯 없는 듯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한 채로 언제나 고민을 한다. 나는 누굴까, 내가 잘 하는 일은 무엇일까, 난 어디에 필요한 사람일까, 왜 눈물이 날까. 어른이 되어서도 고민은 계속된다. 초등학교 때 배운 서예 덕분에 돈방석에 오르는가 싶더니만, 이야기의 끝은 한 평범한 사람이 뒤늦게 자신의 눈부신 재능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이 동화는 세상이 평범한 아이로 분류한다고 해서 그 인생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항변하는 것 같다. 저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버거운 여정에, 서투르지만 진지하게 임하는 아이들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나도 예민할 거야>의 유은실 작가가 십 년 넘게 품고 있던 이야기가 오랜 세월을 돌고 돌아 세상에 나왔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많은 아이들과 닮은 주인공의 모습이 멋쩍으면서도 반갑게 다가온다. 쉴 틈 없이 장난을 거는 듯한 작가의 재치와, 동화와 소설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스타일의 문체도 매력적이다.
어린이 MD 이승혜

책 속에서 : ‘일수는 모든 면에서 딱 중간이구나. 이렇게 완벽하게 보통인 아이는 처음인걸!’ 선생님은 차마, 놀라운 특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적었죠. [순한 아이입니다. 특기가 생길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많이 관심을 기울여 주십시오.] 어머니는 ‘특기사항’을 읽고 기분이 알쏭달쏭했어요. 그래서 일수만큼이나 말수가 적은 아버지에게 물었죠. “여보, 이게 우리 아들을 칭찬하는 거야, 흉보는 거야?” 아버지는 통지표를 받아들었어요. 특기사항과 성적을 자세히 읽은 후, 입을 열었죠. “눈 씻고 찾아봐도 잘하는 게 없다는 얘기야.” 어머니는 통지표를 던졌어요. 문구점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일수는 눈물을 찔끔 흘렸죠. 마음이 통지표처럼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진 것만 같았어요. 어머니를 실망시켜서 슬펐어요. ‘난 왜 잘하는 게 하나도 없지?’ (본문 3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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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정복자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최재천 감수 / 사이언스북스

"가장 큰 물음에 대한 가장 분명한 대답"
에드워드 윌슨은 사회생물학의 기틀을 세운 학자이자 <통섭>이라는 저작으로 잘 알려진 생물학계의 거장이다. 80대 중반, 학문의 황혼기에 그가 내놓은 저작 <지구의 정복자>는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란 물음으로 시작한다. 어쩌면 모든 인간의 삶이 끊임없이 묻고 답해온 '가장 큰 물음'에, 평생 '인간 조건'과 사회성, 진화를 연구해온 동시대 최고의 학자가 드디어 답을 펼쳐보인다. 물음은 다시 두 가지로 정리된다. 인간이 이룩한 고도의 사회성은 왜 존재하며, 이런 고도의 사회성을 존재하게 한 원동력의 정채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는 개미, 꿀벌, 말벌 등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사회를 만들어낸 생물과의 비교를 통해 앞선 질문에 답하려 한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에 대해서는 사회성 진화로, 우리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문화, 종교, 예술, 도덕의 기원으로 설명하는데, 모두가 궁금해할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란 물음에 답하는 과정에서 학계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다, 혈연의 생존을 위한 이기적 본능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이타적 집단 선택이 오늘 인간 사회를 이룬 이유이자 방향이라는 말이다. 도킨스를 비롯한 여러 학자가 논쟁에 참여했지만, 결과는 아직 모른다. 이기적 유전자의 시대는 정말 끝난 걸까? 우리는 정말 '지구의 정복자'일까? 윌슨의 분명한 대답에도 물음은 끝나지 않는다. 어쩌면 이런 과정 역시 또 하나의 대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과학 MD 박태근

추천사 : 
인간 조건의 생물학적 기원에 대한 기념비적인 탐구.(제임스 왓슨,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거대하지만 간명한 잘문, 힘 있는 설명, 자연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 그리고 아름다운 문장.(재러드 다이아몬드, <총균쇠>)

언어, 종교, 예술, 그리고 모든 인류 문화의 기원이라는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생물학과 인문학의 지헤로운 융합.(올리버 색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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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라이프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그저 짧은 빛들"
인생에 뭐 대단한 순간이 있을까. 대부분은 패턴의 반복이다. 등하교나 출퇴근 같은 매일매일의 짧은 패턴부터 몇 달 몇 년 사이로 이루어지는 만남과 헤어짐의 패턴, 또는 결혼과 출산, 취직과 퇴직... 태어남과 죽음을 제외하면 인간의 삶은 서로 속도가 다른 톱니바퀴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기계(아마도 시계)같다. 이 굴레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소설을 읽는다. 현실을 탈출하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다른 세계를 함께 꿈꾸기 위해서다. 이는 소설의 아주 오래된 기능이다.

그러나 어떤 소설들은 독자들을 돌려세우고 지나온 삶의 풍경들을 되돌아보도록 한다. 가까울수록 선명하고 저 멀리는 몰아치는 바람과 구름으로 인해 흐려진 풍경이다. 독자를 이렇게 돌려세우는 가장 내밀한 방식은 소설의 전체 또는 특정 부분이 특정 독자의 삶을 대단히 흡사하게 재현하는 경우다. 그러나 이런 매우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무척 어려운 길밖에 남지 않는다. 작가는 특별할 것 없는 배경과 사건을 가지고 삶의 놀라움을 선보여야 한다. 특히 단편에서 삶의 놀라움은 찰나의 빛처럼 스쳐 지나가야만 한다. 인생에 기적이나 깨달음이 길게 서광을 비추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보다 길어지면 드라마가 되어버린다. 그물처럼 서로 얽혀 에너지를 주고 받는 드라마의 서사는 최면처럼 독자를 홀려 끌어들인다. 독자를 뒤돌아보게 만드려면 빠져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 장의 사진처럼 어떤 단편의 앞뒤가 영영 공백으로 남겨지고, 독자는 외부에서 그 공백을 주시하다가 결국 자신의 삶을 대입하게 될 것이다.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하되 계속 읽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완결된 서사를 피하면서도 구조를 유지한 채 '찰나의 빛'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 어려운 과제를 해낸 작가들이 있었고, 노벨문학상 덕분에 비로소 국내에 알려진 앨리스 먼로도 이제 그중 한 명으로 추가해야 할 때가 왔다. <디어 라이프>가 그 자격을 충분히 갖추었기 때문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은밀히 고조된 극적인 순간들이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스르르 빠져나간다. 묘사는 정확하고 간결하다. 분노와 슬픔의 감정은 날것 그대로가 아닌 절제된 형태로 나타난다. -뉴욕 타임스

경이로운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

진정한 형식의 대가. -살만 루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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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러 Simpler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장경덕 옮김 / 21세기북스(북이십일)

"현명한 선택을 이끄는 부드러운 개입"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넛지>의 저자,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의 새 책이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오바마 행정부에서 정책을 추진해온 저자가 사회적 제도나 경제활동, 국가를 이끄는 정책에 '넛지'가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그 결과와 효율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등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다룬다.

미래의 정부에 관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기획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물음에 가장 적절한 답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정부는 우리를 현명한 길로 안내해줄 수 있는가? 어떤 길이 현명한 길인지 누가 판단할 것인가? 현명한 길이 분명히 보인다면 정부는 강제로 우리를 그 길로 이끌어가도 좋은가? <넛지>를 통해 우리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얻었다면, 더 나은 삶을 위한 '넛지'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추천사 : 
어떻게 하면 복잡한 시스템을 간소화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일이 왜 중요한지, 우리 모두의 안녕을 위해 그 일이 왜 필요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 댄 애리얼리(<상식 밖의 경제학> 저자)

효율적이면서 동시에 인간적인 정부에 대한 관점을 흥미진진하고 거침없이 드러낸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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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끝의 남자
백민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10년의 침묵, 백민석의 출사표"
<16 믿거나말거나박물지>, <목화밭 엽기전> 같은 작품을 발표하며 '욕망'과 '분노'라는 한 스타일을 형성했던 작가 백민석은 어느날 갑자기 소설을 떠났다. 그가 침묵한 동안 많은 백민석들이 나타나고 사라졌다. 그리고 10년, 백민석이 돌아왔다. "당시 나는, 작가로서의 나를 죽였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의 나머지를 살게 했던 것이었다. 나를 계속 살게 했던 것이다." (사랑과 증오의 이모티콘 中) 소설과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았던 지난 10년 간의 사랑과 증오를 이렇게 정리하며.

두 편의 신작과 일곱 편의 기발표작을 새로 고쳐 총 아홉 편의 소설을 묶어냈다. "전에 뾰족뾰족했던 부분은 모두 구부러졌다"고 스스로 표현하지만, 진짜 백민석이 선보이는 진짜배기 문장은 여전하다. 백민석의 문장은 인간들이 비참을 견뎌내는 방식을 향해 치열하게 다가간다. 한때는 "오히려 그런 변화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폭력의 기원 中)고 말하던 한 소설가가 오랜 시간을 건너와 던지는 출사표. "신이라면 나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내 혀끝이 종교의 발상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종교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이제 모든 것은 다시 씌어져야 한다." (혀끝의 남자 中) 그 말대로 이제 백민석을 읽어야 한다.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꼭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의료기관의 도움 없이 자신의 질병과 싸우는 사람들은 어떻게든지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병원을 찾는 대신 자기 치료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 말이다. 특히 마음의 문제로 정신분석학 분야에서 도움이 될 만한 임상 치료의 사례를 찾는 이들이라면 예상을 훨씬 넘어서는 양의 책을 사들이게 된다. 왜냐하면 그 어느 책도 충분할 만큼의 임상 치료 사례를 싣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곧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십 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어도 내 표정은 아직 기본형 '.'이다. 그리고 여전히 내 삶과 세계의 많은 것들이 의미없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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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스 콜링 1
로버트 갤브레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수첩

"조앤 K. 롤링이 쓴 탐정 스릴러"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이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가명으로 발표한 장편소설. 그간의 성공을 등에 업지 않고 순전히 작품만으로 독자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조앤 K. 롤링의 새로운 시도다.

첨단 장비의 발달, 프로파일링과 같은 정밀하고 논리적인 수사 기법의 등장으로 인해 탐정소설은 어느 순간 지난 세기의 장르로 여겨지며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고전적 장르를 새로운 카드로 집어 든 조앤 K. 롤링은 놀라운 재능을 발휘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창조했다. 군인 출신의 사설탐정인 코모란 스트라이크가 톱모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 탐정 스릴러 <쿠쿠스 콜링>은 조앤 K. 롤링 특유의 섬세한 묘사와 생생한 캐릭터가 살아 있는 작품이다. 작가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에도 이미 영미 언론으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은 작품으로, 현대 사회를 풍자하는 작가 특유의 설정과 표현들이 인상적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쿠쿠스 콜링>은 모든 위대한 소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마법 같은 매력을 보여주었다. ‘올해 최고의 책’으로 손꼽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USA 투데이

고전의 미덕을 갖춘 날카로운 현대 소설이다. 놀라울 만큼 신선하고 재미있다. 독자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는 매혹적인 이야기는 진행될수록 점차 오감을 자극한다. -데일리 텔레그래프

단연코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더 반가운 건 스트라이크라는 매력적인 주인공과 그의 조수 로빈의 탄생이다. 일단 이 책을 집어 든 독자라면 앞으로 이 콤비의 활약에 목 빼고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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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 Grit
김주환 지음 / 쌤앤파커스

"진짜 공부 잘하는 법"
베스트셀러 <회복탄력성> 김주환 교수 신작이다. 누구나 자신의 실력을 전부 발휘하지 못해서,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안타깝고 억울했던 순간이 한번쯤은 있다. 책은 이런 순간을 알고 있는 가장 보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잠재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힘. 저자는 이 힘을 '그릿'에서 찾는다. 한마디로 끝까지 해내는 힘, 실패하더라도 절망하거나 완전히 포기해버리지 않는 힘을 말한다. 학생의 공부로부터 풀어내지만 반드시 어린 학생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어른에게도 늘 여러가지 방식으로 크고 작은 도전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단기적인 학습전략이나 공부법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근본적인 근력을 키우는 법에 대한 책이다. 전문가들의 과학적 연구결과와 수많은 사례를 토대로, '그릿'이란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해야 이 '그릿'을 발휘해 성취를 이뤄낼 수 있는지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 속에서 :
"결국 또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마음만 굳게 먹는다고 누구나 노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학부모들은 공부 자체를 거의 신성시한다. 공부하는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고 선한 것이며, 공부 안 하고 노는 것은 악한 행동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공부하는 것이 선이 아니라, 무엇이든 제대로 하는 것이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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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혈연과 유전자를 둘러싼 히가시노 게이고의 미스터리 소설"
'미스터리의 제왕'이라 불리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번에는 겨울 스포츠의 백미 스키를 테마로 한 미스터리 장편을 내놓았다.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이번 작품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작중 인물들의 숨겨진 비밀과 거역할 수 없는 운명, 얽히고설킨 사건의 실마리를 대가다운 능숙한 솜씨로 한 가닥씩 풀어 간다. 인간의 재능과 유전자 간의 수수께끼를 규명하는 첨단 과학 이론을 통해 출생의 비밀이라는, 다소 진부하지만 영원히 거역할 수 없는 정체절명의 인간 운명을 다루는 그의 솜씨가 이번 작품에서 또 한 번 빛을 발한다. 빠르고 복잡하게 진행되는 사건의 냉혹한 전개 속에서 소설 전편에 흐르는 주인공의 고뇌와 갈등, 가족 사랑 등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따뜻한 휴머니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히다는 도모요를 사랑했다. 그녀를 잃은 후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준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앞으로도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렇게 사랑한 여자에게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은 그로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설령 그녀가 인간으로서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 해도 마찬가지다. 그녀를 그런 궁지로 몰아넣은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경위로 도모요가 유산을 했는지 히다는 모른다... 고통을 겪다 못해 그녀는 한 가지 도박에 나섰다. 죽은 아이를 대신할 갓난아기를 데려온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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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infolk Table 킨포크 테이블 one
네이선 윌리엄스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요리, 그리고 함께 나누는 식사의 의미"
kinfolk[kinfouk] 친족이나 가족을 뜻하는 말. 2011년 창간된 글로벌 감성 매거진의 명칭으로 '느린 삶의 기쁨'을 재발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전 세계적 커뮤니티를 의미한다. 상업 광고를 배제한 채 절제된 글과 감각적인 사진, 진정한 휴식이 담긴 잡지를 만들고자 했던 한 젊은이의 생각은 많은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킨포크 테이블>은 가 만든 첫 번째 푸드 스타일링 북으로 잡지의 창립 편집자 네이선 윌리엄스가 찾아간 전 세계인의 식탁 표정을 담은 책이다. 총 85개의 독창적이고 다양한 레시피만큼 각자 나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은 독특한 울림을 선사한다. 한국어판으로 첫 출간된 책에는 레시피와 그 레시피에 담긴 추억들, 그리고 음식을 함께하는 사진들이 실려있다. 블루베리 잼, 베이컨 샌드위치, 구운 연어 등 화려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즐겁게 웃으며 나눌 수 있는 레시피들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요리 감성'을 북돋운다. 차가운 겨울밤, 당신만의 킨포크 테이블을 만나보자. 샌드위치 대신 김치찌개, 스테이크 대신 불고기도 좋겠다.
가정/건강 MD 도란

추천사 : 음식 접시가 저마다 표정을 갖는 순간이 있다. 어떤 접시는 사람들의 목을 조르고, 다른 접시는 따뜻한 위로가 된다. 킨포크의 요리들이 내게 말을 건다. 나도 요리와 잘 지내고 싶다. 겁도 주지 않고 나쁜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맛있게 먹어줄 것이다. 손을 내밀면 잡아다오. 요리는 따뜻하지만 레시피는 칼 같다. 그게 내가 살고 싶은 방식이다. (박찬일,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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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데이즈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다른 이의 인생을 구경하는 묘한 즐거움"
사람들은 인생을 돌아본다. 시간이 지나면 회한은 사그라들기 마련이어서, 그런 회상의 대부분은 별 일 없이 아련함만 남긴 채 끝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가끔은 정말로 뭔가를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지점에서 인생이 잘못된 길을 걸어 왔는지 선명하게 보이는 순간이다. 그때 사람들은 좌절하고 분노한다. 그리고 그들 중 소수는 정말로 다른 인생을 향해 출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주 다른 인생을 살아 보겠다고 결심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언젠가 했어야 할 선택을 소설 속의 누군가가 대신 택하고 그 업보를 기꺼이 짊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더글라스 케네디는 그런 이야기를 특히 잘 쓰는 작가다. 어딘가 잘못되었고, 거기서 탈출해야만 하는 인생 여정 말이다.

<파이브 데이즈>의 주인공 로라 역시 제목에 적혀 있듯 단 5일 동안에 인생의 격변을 경험한다. 로라는 처음부터 다른 인생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인생을 돌아볼 때는 그저 현재가 불행해서만은 아니다. 운명이 때를 알리면 누구라도 휘말려드는 수밖에 없다. 이역시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누구나 격변을 이겨내야 한다는 작은 위안을 얻기 위해서 말이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늘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고, 늘 그렇듯 이번에도 재미있는 '인생'을 들려줄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엄마는 이미 더없이 많은 일을 했어요." "어림없는 소리! 내 인생은 보잘것없었어. 네 아버지랑 너랑 친구 몇 명을 빼고는 나를 기억해줄 사람도 없잖니? 우울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야. 나는 메인 주 한구석에서 평생을 보냈어.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끝내 속을 알 수 없는 남자랑 결혼해 44년을 살았어. 능력이 대단히 뛰어난데도 자기 자신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딸 하나를 키웠지. 그게 내 인생의 전부야. 하나 더 있네, 더 많은 일을 했어야 한다는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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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상상하라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지음, 장세현 옮김 / 어크로스

"숫자와 그래프에 갇힌 전략을 해방시켜라"
비즈니스에서 분석과 전략은 늘 합리적이고 명쾌하다. 하지만 현실의 양상은 너무나 복잡 다양하고 빈번히 바뀐다. 책상머리에서 계획한 전략은 현실을 만나는 순간 번번히 무장해제 되고는 한다.

때문에 옥스퍼드 출신의 철학박사이자, 알랭 드 보통과 함께 런던의 <인생학교>에서 활동 중인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는 이 책을 통해 그 어떤 시장 전략, 브랜드 전략, 자기계발 전략보다 강력한 '현실'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현실감각을 잃지 않은 전략가라면 반드시 물어야 할 48가지 질문을 책 속에 담으며 세계 유수의 기업과 조직에서 컨설팅해온 경험을 녹여내 지금 나의 비즈니스, 나의 위치, 나의 조직을 더 명확하게 하는 길을 보여준다. 큰 그림 속에서 나의 현위치를 짚는 질문으로부터 시장에 관해, 조직에 관해, 리더라는 것에 관해 구체적으로 파고드는 질문에 이르기까지, 풍성하고 균형 잡힌 질문을 고민하는 사이 비즈니스, 그리고 현실을 보는 총체적인 안목을 갖게 될 것이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대다수 조직 전략은 완벽함에 목표를 둔다. 완벽한 구조, 완벽한 커뮤니케이션, 완벽한 업무 과정. ...조직은 기계적인 동시에 유기적이며 둘 중 한 가지 특성만 지닐 수는 없다. 그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전략을 세울 때는 반드시 두 가지를 모두 염두에 둬야 한다. 전략이란 본래 조직의 잘못된 유기체적 특성을 덮으려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유기체적 측면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인간의 현실을 처음부터 고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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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위하여
김형경 지음 / 창비

"<사람풍경> 김형경의 심리에세이"
<사람풍경>, <천 개의 공감>, <좋은 이별>, <만 가지 행동>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다뤄온 소설가김형경이 새로운 심리에세이를 펴냈다. 이번 새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남자’, ‘남자와 여자의 관계’다. 그동안 남자들의 심리에 관한 책을 집필하는 일을 주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책을 낼 수 있었던 데에는 공부, 일, 사랑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사춘기와 청춘기 두 조카 덕분이었다. 젊은 그들처럼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많은 남자들이 참고하면 좋을 ‘남자를 위한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남자는 왜 첫사랑을 잊지 못할까?, 남자는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남자와 여자는 왜 친구가 될 수 없을까? 이 책은 어린 시절 부모 환경에서 형성되는 성격과 성향, 생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 남자들이 내면에 억압해둔 부정적 감정들, 그리고 남자들의 삶과 심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앞선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알려준다. 또한, 신화나 소설에서 만나는 남자들, 외국 심리학 책에서 인용한 사례들, 일상에서 맞닥뜨린 남자들의 이야기를 적절히 활용하여 보다 현실적인 조언들을 제공한다. 이 책은 성인으로서 한 발 내딛게 되는 청춘들, 그리고 남녀의 관계를 두고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에세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사람풍경
천 개의 공감
좋은 이별
만 가지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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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소설가, 시인, 한강의 언어"
1993년 시인으로 등단한, 소설가로 잘 알려진 작가 한강이 엮은 첫 시집. 기실 한강의 소설이 독자에게 선보인 문장은 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를 들면 이런 장면. '나의 심장'이라고 이름붙였던 파일을 불러내자, 하나뿐인 서늘한 문장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녀가 돌아오지 않는다. 그 문장을 지우고 기다린다. 온 힘으로 기다린다. 파르스름하게 사위가 밝아지기 전에, 그녀가 회복되었다,라고 첫 문장을 쓴다. (<밝아지기 전에> 中, <노랑무늬영원>).

이렇듯 작가가 '온 힘으로 기다린' 단단한 문장들이 60편의 시로 실렸다. 새벽, 고요, 눈, 저녁, 겨울, 빛 같은 이미지들. "어떤 종류의 슬픔은 물기 없이 단단해서, 어떤 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과 같다." (몇 개의 이야기 12 전문)과 같은 오래 읽고 깊이 소화해야할 만한 감정들. "이제 살아가는 일은 무엇일까 // 물으며 누워 있을 때 얼굴에 햇빛이 내렸다 // 빛이 지나갈 때까지 눈을 감고 있었다 가만히" (회복기의 노래 전문) 같은 시의 문장과 문장 사이, 작가의 소설 <회복하는 인간>을 떠올리게 하는 의미심장함. 상처입은 영혼에게 빛처럼 닿는 언어, 한강의 말이다.
- 시
MD 김효선

책 속에서 : 허락된다면 고통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

초여름 천변
흔들리는 커다란 버드나무를 올려다보면서
그 영혼의 주파수에 맞출
내 영혼이 부서졌다는 걸 깨달았던 순간에 대해서

(정말) 허락된다면 묻고 싶어

그렇게 부서지고도
나는 살아 있고

살갗이 부드럽고
이가 희고
아직 머리털이 검고 (피 흐르는 눈 3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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