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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향기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끝나지 않는 일에 목숨을 거는 까닭은"
워커홀릭 박씨는 매일 자정이 넘어서야 집에 도착한다. 선잠에서 깬 아이가 졸린 눈을 비비며 묻는다. “아빠, 일은 언제 끝나?” 박씨는 차마 입을 떼지 못한다. 일찍(?) 퇴근해 아이와 놀아주겠다는 약속을 몇 주째 지키지 못해서다. 토라진 아이는 이렇게 말한다. “아빠는 왜 끝도 없는 일을 매일 해?”
 
작년 <피로사회>로 한국을 찾아온 재독철학자 한병철의 신작 <시간의 향기>를 읽으며 떠올린 장면이다. 모든 시간이 일에 수렴되어 ‘남는 시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현대인의 삶을 잠시라도 돌아본다면(물론 이걸 돌아볼 시간조차 없을 테지만) 충분히 공감할 이야기 아닐까. 질문은 이렇게 이어진다. 도대체 일은 왜 끝나지 않는 걸까, 시간은 왜 늘 모자란 걸까, 그렇게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도 왜 돌아보면 남는 게 없는 걸까.
 
한병철은 이런 현상을 시간의 위기, 시간의 질병이라 진단한다. ‘빠름 빠름 빠름’을 외치는 가속화, 이를 비판하는 느리게 살기는 잘못된 진단과 해법이라 말하며, 흐름이 소멸되어 리듬과 질을 상실한 탈시간화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꼬집는다. 인간은 시간 위에 존재한다. 탈시간 위에서는 의미도 삶도 구성할 수 없다. 당연히 일은 끝나지 않고, 일에 목숨을 걸어도 달라지는 건 없다. 그간 아끼고 쪼개 쓴 아까운 시간은 잊어도 좋다. 그런 시간은 애초에 시간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시간의 향기>에서 한병철이 제안하는 ‘다른 시간’을 찾아보기 바란다. 물론 ‘피로사회’를 극복하는 해답도 바로 이 책에 있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인생은 더 이상 단계, 완결, 문턱, 과도기 등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오히려 하나의 현재에서 또 다른 현재로 바삐 달려갈 뿐이다. 그들은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지만 늙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불시에 끝나버리는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죽는 것이 그 어느 시대보다도 더 어려워진 것이다.(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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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
나카노 교코 지음 / 이봄

"슬픈 인생도 딱 한 번"
옛 왕족들은 행복했을까. 먹고 사는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들도 행복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마치 거래하듯 결혼을 주고받는 문화 속에서는 정서적인 행복을 찾기 힘든 게 되려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특히 여성들은 거의 일방적인 피해자였다. 남성 위주의 지배체제 하에서 그들은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는 위치에 갇혀버리곤 했던 것이다.

<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에는 수없이 이루어진 이 슬픈 ‘계약’ 관계 중에서 서양 역사상 가장 유명한 다섯 가지의 사례를 들어 보인다. 그 중에는 벨라스케스의 유명한 그림 ‘시녀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마르가리타 공주도 있다. 집안의 영광을 위해 원치 않는 결혼을 하고, 그 결혼 생활을 통틀어 단 한 번도 가정이 주는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불행한 운명이 그녀 앞에 드리워져 있다. 권력은 사랑을 꽃봉오리째 앗아갔고, 단 한 번인 인생은 그렇게 피우지도 못하고 스러졌다.

특히 이 책 속에는 비운의 여성들이 아직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기 전의 모습부터 비극에 집어삼켜진 뒤까지 다수의 초상화가 수록되어 애잔함을 더한다. 그녀들의 얼굴과 옷차림에 묻어난 삶의 흔적들을 보노라면 운명은 때로 이토록 가혹한데도 인생은 한 번 뿐이라는 사실이 마음 한구석에 맺힌다. 서둘러 꽃 피우고 떠나갈 봄자락에 읽기 좋은 책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메리 스튜어트가 프랑스에서 몸에 익힌 품위는 비정한 술수러 점철된 정치의 영역에서는 아무 쓸모도 없었다. 하지만 삶의 마지막 국면을 맞았을 때 메리는 자신의 처형 장면을 프랑스풍의 장엄한 의식처럼 연출하려 했다. 정통의 왕녀로서, 또 우아함의 본보기로서, 자기 쪽이 엘리자베스보다 훨씬 뛰어남을 온 세상에 보여주고 죽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자면 평정을 유지하며 위엄 있게 단두대에 오르는 것은 물론, 임종의 의식에 걸맞은 차림을 갖추는 게 매우 중요했다… 메리는 참으로 맵시 있는 차림새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줄 터였다.
 -p.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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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마법사들
프랭크 모스 지음 / 박미용 옮김 / RHK

"'기술이 충분히 진보하면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 - 아서 클라크"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대학에서 추천받은 수재들이 2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해 인류의 난제를 풀어내고 숙원을 실현해내는 곳이 있다. 학문의 융합과 창의력을 중시하는 어느 집단이나 롤모델로 삼으며 벤치마킹하는 곳, 바로 MIT 미디어랩이다. 지금도 이 세계 최고의 연구소에서는 '인간을 위한 기술'이라는 구호를 바탕으로 미디어.예술.의료 등 전 산업에 IT를 접목시켜 학문 간 경계를 넘나드는 획기적이고 창의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주차 중에 충전이 이루어지는 자동차부터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쓰는 ATM(은행자동입출금기)까지, 모두 MIT 미디어랩의 작품이다.

이 책은 이 연구소에서 5년간 소장으로 재임하면서 MIT 미디어랩을 세계 최고로 성장시킨 프랭크 모스의 현장 이야기를 다룬다. 미디어랩의 교수진과 연구생들을 '마법사와 제자들'로 애칭하며 동고동락한 경험과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 혁신적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현장에서 길어 올린 통찰이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와 함께 담겨 있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우리가 일하고, 즐기고, 생활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은 환상적인 발명이 MIT 미디어랩의 창의적인 무질서에서 비롯되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대담한 발견과 무한한 도전의 주역인 디지털 마법사들의 소설 같은 이야기가 아주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 에릭 슈미트 (구글 CEO)

과학기술 분야나 사업에서 성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에 나오는 특별한 통섭의 접근법을 따라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혁신에 달려 있다. 이 책에는 매 페이지마다 세상을 변화시킬 깜짝 놀랄 아이디어가 넘쳐흐르며, 독자들을 혁신으로 이끌 힌트가 숨어 있다. - 채드 헐리 (유튜브 공동창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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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철학
조경란 지음 / 창비

"술 한 잔, 소설 한 문장, 조경란"
조경란이 5년 만에 펴내는 신작 소설집. 여덟 편의 단편 속, 대부분 ‘그녀’인 주인공들의 일상이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재현된다. 도쿄의 이자까야에서, 봉천동의 옥탑방에서, 낯설고 새로운 도시에서 걷고 먹고 마시고 우는 동안, 외로운 사람들은 더 외로워진다. 밥 한 술, 술 한 잔을 먹고 넘기듯, 잘 정돈된 문장을 소화시키는 동안 소설 속의 산책하는 이들의 일상과 공명한다.
 
단절과 고독에 처한 인물들의 섬세한 내면 묘사가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타인과 만나는 차분한 시선과 어우러져 더없이 짙은 정서적 파문을 낳는다. “그동안 허공을 날고 있었던 게 아니라 이 세계에서 자꾸만 미끄러지고 있었던 것일까요”(파종 中) 같은 의문이 드는 일요일, 집어들기 좋은 아름다운 소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나는 보지 않고서도 쇠공을 던지고 줍고 다시 던지는 아이를 본다. 그 공이 날아가는 궤적도. 그것은 마치 내 힘의 크기 같아 보인다. 내가 보는 것이 현재다, 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나는 또 무순에게 말한다. 네가 정말 위대한 투포환 선수가 되고 싶다면 너는 지금의 그 원처럼, 그 보호된 고독 속에서 네 삶을 살아야 할 거라고. 그건 무순이 나에게 하는 말이었을까.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이었을까. 정원 등을 켜야 할 텐데, 막무가내로 잠이 쏟아진다. 쇠공이 쿵, 떨어지는 간격이 점차 길어졌다. 그 속에 한 사람은 동작 하나하나마다 실전의 순간을 염두에 둔 자세로 공을 밀어내고 떨어진 공을 반복적으로 줍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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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시공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사유하는 산책자 정수복 신작, 책에 관한 거의 모든 것!"
<파리를 생각한다>, <파리의 장소들>,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에 이어 정수복 작가가 ‘책 읽는 사람들의 시간과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펴냈다. 전작들에서 파리와 프로방스의 골목에 숨어 있는 ‘사색과 영감의 장소’들로 독자들을 이끌었다면, 이번 새 책에서는 특정 장소가 아닌, 책을 읽는 시간 그리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공간들을 소개하며 책의 세계로 안내한다.

‘독자 권리 장전’이란 흥미로운 글로 책을 열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 책은, 계절의 순환과 인생의 사계에 따른 책 읽기, 그리고 서재, 거실, 다락방, 풀밭, 카페, 지하철, 서점, 도서관 등 책을 읽을 수 있는 다양한 공간들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 사이사이 자연스럽게 양서와 책 읽는 사람들이 등장하여, 책과 사람과 시공간이 어우러지는 진풍경을 만들어낸다. 책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책 읽기의 즐거움을 다시 발견하고, 책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책인시공>은 책을 시간과 장소라는 특정한 맥락에 갖다 놓고 따뜻한 시선으로 섬세하게 살핀다. 책이 아직 우리 곁에 있음에도 나는 깊은 향수와 비애에 젖어 이 책을 읽었다. 책이 없는 시간과 공간, 인생을 상상할 수 없는 이들이라면 그 심사가 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_ 김영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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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동무
최규석, 김수박, 굽시니스트, 정훈이 외 지음 / 창비

"함께 가야 할 인권의 길, 그래서 어깨동무!"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하고 유명 만화가들이 참여한 창비 인권 만화 시리즈의 세 번째 칙이다. 만화라는 매체 특유의 힘으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이미 필독서로 자리 잡은 <십시일反>, <사이시옷>이 차별을 다뤘다면 이번 책은 '인권' 자체의 개념에 주목한다.

만화가 정훈이가 특유의 이등신 캐릭터로 인권의 사각지대를 빗대어 말하면, 최규석은 보다 사실적인 그림체로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노동탄압의 현장을 고발한다. 손문상의 서정적인 작화가 강정마을의 현실을 보듬으면, 굽시니스트의 선명한 펜선은 온갖 난관을 거쳐 온 인권의 역사를 조명하는 식이다.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실을 피부에 와 닿도록 일깨우는 것, 그래서 이해에 그치지 않고 행동하기를 촉구하는 것. 정해진 목적을 위해 서로를 희생해야한다는 식으로 구는 세상을 향해 그 목표를 누가 정했는지부터 따져보자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 모두 다함께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너와 나의 권리를 찾는 길, 이 길은 함께 가야만 유효해지는 길이고, 그래서 이 책의 제목 또한 <어깨동무>이다.
- 만화 MD 김재욱


책 속에서 : 
그들은 노동귀족이다. 그들은 이기주의자다. 그들은 테러리스트, 전문시위꾼, 외부세력이다. 정부와 언론은 끝없이 그들이 맞아도 되는 이유들을 설명하고 우리는 이해 당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그들은 사람이다. 우리는 피 흘리는 사람을 만나면 그 피를 멈추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 - ‘맞아도 되는 사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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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곤지 잼잼
최숙희 / 푸른숲주니어

"최숙희 작가가 들려주는 단동십훈 전통놀이"
칭얼거리는 아기를 달래려 강아지, 곰, 고릴라 등 동물들이 나서고 제각기 흥겨운 노래와 몸놀이로 아이와 놀아준 뒤, 아이는 스르르 잠이 든다. 곤지곤지 잼잼, 도리도리 짝짜꿍… 단동십훈은 오랜 옛날부터 전해온 우리 민족의 전통 육아법이다. 앉고, 서고, 걷고, 뛰는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추어진 몸 놀이에는 아이가 올바르고 행복하게 자라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할머니가 손주에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우리 전통 놀이를, 최숙희 작가 특유의 사랑스러운 그림과 이야기로 풀어냈다. 책 속 CD에는 최숙희 작가의 맑고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직접 읽어주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단동십훈의 의미와 놀이법까지 상세히 담겨 있다.
 - 유아 MD 강미연

책 속에서 : 
강아지는 머리를 살랑살랑!
요리 보고 조리 보고,
조리 보고 요리 보고!
“도리도리! 도리도리!
귀여운 우리 아가, 슬기롭게 자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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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인간
KBS 공부하는 인간 제작팀 지음 / 예담

"치열한 공부 전쟁의 현장 보고서"
공부하는 인간, 호모 아카데미쿠스. 호모를 앞에 붙인 ‘OO하는 인간’이 하나 늘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이 책은 공부하는 방법을 다룬 기존의 책들과 달리 공부를 문화 양식으로 바라본다. 유대인의 공부법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유대인이 왜 그렇게 공부에 집중해왔는지, 그들만의 공부 방법은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살펴보는 식이다. 이렇게 여러 지역, 인종, 문화권의 다양한 공부 양식을 조사하며 인류 공통의 문화이자 과제인 공부의 현상과 본질을 알아보자는 게 기획의 취지다.
 
KBS 글로벌 다큐멘터리로 진행된 기획은 하버드 대학교 졸업생과 재학생 네 명이 주축을 이루는데, 대치동 학원가의 꺼지지 않는 불에 놀라고, 자신들도 제대로 풀지 못하는 수학 문제를 척척 풀어내는 고등학생들에 다시 한 번 놀라는 재미나고 의미 있는 모습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후 시야를 넓혀 표준에 집착하는 일본의 공부, 암송과 암기에 기반한 인도의 공부, 인구만큼이나 가장 치열한 중국의 공부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부 전쟁을 2년에 걸쳐 취재하고 정리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견한 공부의 미래는 '소통과 협력'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공부 방식인 고시원과 독서실 공부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참, 중요한 결론이 하나 더 있다. "공부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공부는 인류 보편의 테마이자 인류 문명의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며, 그 자체가 인류 문명을 이해하는 하나의 문화 코드다. 따라서 공부를 보면 과거의 우리가 보이고 현재의 우리, 미래의 우리가 보인다. 그러므로 아무리 험난하고 힘들어도 공부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 미래에도 인간이 가야 할 길이다.(3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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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의 선물
에릭 시노웨이, 메릴 미도우 지음 / 김명철, 유지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그 누구보다 먼저, 내 삶에게 주고 싶은 선물"
대학 합격을 위해, 취업을 위해, 승진을 위해, 또 무언가를 위해 많은 이들이 달린다. 사는 일이 퍽퍽해 목이 메이지만 삶이란 모름지기 고단하며 사회는 차갑고 무시무시한 법이란 소리를 듣는다. '성공한 인생'을 세뇌 당하듯 되새기나 정작 무엇이 진짜 실패이고 성공인지, 성공한 삶이 과연 행복하고 만족한 삶인지 확신할 수는 없다.

이 책은 수많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또는 트랙에서 주저앉아 버릴 것 같은 이를 위한 책이다. 40년 넘게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재직한, 미국 경영학계의 살아 있는 전설 하워드 스티븐슨 교수가 제자 에릭과 나눈 대화를 기초로 쓰였다. 스승의 병실과 서재, 하버드 캠퍼스, 찰스 강변, 노천카페 등에서 나란히 앉거나 산책을 하며, 스승과 제자로서 때론 아버지와 아들처럼 또, 친구처럼 나눈 다정한 담소의 기록이다. 삶과 죽음, 위대한 변화와 용기에 대한 스승의 깊이 있는 해석과 삶의 다양한 가치들에 대한 재정의를 통해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나 자신과 삶의 지표를 발견하는 기쁨을 줄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 속에서 : "눈길 위의 산책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우린 뭘 선택했을까?" 하워드가 물었다. "따뜻한 카페에서 홍차를 마시거나 아니면 강의실에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했겠죠." "그래,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서 그나마 수월하군. 하지만 인생 전반을 놓고 보면 매순간마다 선택해야 할 게 너무 많지 않나? 오늘날 우리가 겪는 스트레스 대부분은 모든 것이 너무 과하기 때문이야. 그 수많은 선택과 목표들을 생각해 봐. 그런데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정말로 지금 당장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단 말이지." ...하워드는 눈뭉치를 만들어 허공에 던지며 말했다. "...자네도 곧 알게 되겠지만, 어린아이들은 배우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왜 그런지 아나?" "글쎄요." "한 번에 하나씩만 집중하거든. 잡념이 하나도 없어. 아이들은 당장 해야 할 일이 뭔지 알고 그것에만 몰입하기 때문에 결국 차례차례 원하는 걸 얻게 돼. 명심하게, 하나를 선택하면 전부 얻을 수 있지만, 모두를 선택하면 하나도 얻기 힘들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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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윌리엄 폴 영 지음 / 세계사

"당신의 인생은 안녕하십니까?"
거침없는 성공 가도를 달리던 40대의 사업가 앤서니는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져든다. 그의 의식은 이 세계도 아니고 저승도 아닌 묘한 곳으로 빠져든다. 그는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한다. 죽었으니 차라리 홀가분하기도 하다고, 자신이 살아왔던 인생을 다소 씁쓸한 모습으로 회고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 세계에서 앤서니는 중년에 접어든 예수 그리스도와 할머니의 모습을 한 성령을 만난다. 이제 모험이 시작된다. 수많은 갈림길을 지나치는 이 모험에서 앤서니가 올바른 길을 따라 목적지에 당도하게 되면 그에게는 다시 삶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굳이 그 인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 어떨까? 굳이 고통스럽고 번잡한 삶을 ‘선물’이랍시고 받아야 할까? 그러나 이 모험은 바로 인생이 왜 고통에 빠져드는지, 또한 어떻게 거기서 벗어날 것인지를 탐구하는 과정이므로, 옳은 길을 밟고 나면 선물로써의 생을 납득하고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굳이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이 이야기 속에서 생의 작은 지혜들을 만져볼 수 있다. 봄을 맞아 따뜻한 마음으로 선물하기 좋은 책.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갈림길>은 육肉의 죽음이 곧 영靈의 죽음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믿음이 깊지 않아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갈림길에 직접 서지 않고도 진실에 가닿을 수 있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역할은 충분하다.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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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명탐정
성완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제2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기억력이 나쁜 주먹코 도깨비가 방망이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 사실이 도깨비 나라 대장에게 발각된다면, 주먹코는 자그만치 백년 동안 땅속에 머리를 처박고 있어야 한단다! 똑똑하고 점잖은 꺽다리 도깨비, 성격 급한 번개머리 도깨비, 요리가 취미인 외눈 도깨비, 사람의 간을 호시탐탐 노리지만 도깨비한테는 꼼짝 못하는 구미호까지. 모두들 주먹코 도깨비를 돕기 위해 나섰다. 도깨비 나라로 초대 받은 인간 세계의 초보 탐정 건이는 사건 현장에 있었던 모든 이들의 알리바이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엉뚱하면서도 고운 심성을 가진 도깨비들의 매력이 한껏 살아 있는 재미있는 어린이 탐정물. 2012년 1회 당선작(<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을 낸 비룡소 문학상 공모의 두 번째 수상작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 속에서 : "알겠어요! 이 발자국이 도둑일 거예요. 도둑은 주먹코님의 방망이를 몰래 가지고 이 샛길로 간 거죠. 그리고 어디엔가 숨긴 게 틀림없어요! 그러니 발자국을 비교해 보면 도둑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도깨비들이 영 시큰둥했거든. 오히려 웬 호들갑이냐는 표정이었어.
"소용없네. 우린 발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네."
꺽다리가 딱하다는 듯 말했어. 다른 도깨비들도 고개를 끄덕였지. 그러고는 모두 오른발을 번쩍 들어 보이는 거야. 그런데 이게 웬일이니? 정말 발이 다 똑같은 거야. 모양은 물론 크기까지 말이지. 사실 도깨비 나라에서는 같은 마을 도깨비끼리 발이 완전히 똑같거든.
그걸 본 건이의 낯빛이 어두워졌어.
그때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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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십년 전 죽은 그가 오늘의 용의자"
편지가 배달되면 살인이 시작된다. “이 편지가 배달되는 날부터 오일 동안 매일 한 명씩 사람이 죽게 될 것입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편지 이후 세계적인 곡물기업의 총수가 살해당했다. 이어지는 거물의 죽음, 용의자는 십년 전 권총자살을 한 남자, ‘신가야’이다. 그의 아이를 낳은 여자 ‘앨리스’의 기억에 의지해 무기력한 FBI요원 사이먼은 거물들의 죽음에 숨겨진 비밀을 밝히려 한다.
 
미래를 기억하는 남자 신가야와 모든 과거를 기억하는 여자 앨리스의 ‘기억’이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된다. ‘궁극의 아이들’의 기억을 이용해 세계를 지배해온 ‘악마 개구리’들의 음모에 대항해 죽은 남자가 벌이는 복수전이 흥미진진하다. 국경과 감정을 넘나드는 거대한 이야기가 야심만만하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장용민 장편소설.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2011년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궁극의 아이?”
“그들은 그 아이들을 그렇게 불렀소.”
“그들은 누구고, 그 아이들은 또 뭐요?”
“그 아이들은 미래를 기억하는 아이들이오.”
짐머만은 기억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었다.
“미래를 본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기억한다는 말은 처음이오.”
“왜냐하면 말 그대로 기억하기 때문이오. 그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모든 기억을 갖고 태어나오. 인생 전체를 뇌 속에 저장한 채 세상에 나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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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 키워라
류랑도 / 엘도라도

"<제대로 시켜라> 류랑도의 부모 코칭"
어느 설문조사에서 부모의 95%는 자녀의 비전에 대해 충분히 조언한다고 답했지만, 자녀의 80%는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부모가 원하는 성공과 자녀가 꿈꾸는 미래가 다르고, 부모의 희생과 투자가 아이의 꿈을 빼앗는 시대. 국내 최고 성과관리 전문가이자 <제대로 시켜라>의 저자 류랑도 박사가 자녀에게 올바른 가치와 목표를 제시하는 부모의 역할을 이야기한다.

성공이란 스스로 정의한 행복,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이루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은 자녀의 인생을 부모가 원하는 방식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자식을 제대로 키우는 부모는 자녀가 삶의 목적을 이루는 방법을 찾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역량을 스스로 기르도록 가르친다. 꿈은 정해주는 게 아니라 키워주어야 한다. ‘성공의 개수는 세상을 살아가는 인구와 똑같은 수만큼 존재’하니까.
  - 좋은부모 MD 강미연

추천사:  일하는 엄마라서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것저것 더 많이 해주고 싶었어요. 그게 잘하는 일이라 생각했고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무조건 최선만 다하는 게 전부는 아님을 알았어요. 무엇보다 ‘아이가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게 해줘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깊게 공감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원하는 직업을 찾고 그것을 통해 행복해지는 걸 바라지 않는 부모님은 세상에 없겠죠.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부모님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 김지선 (개그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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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EBS 역사채널ⓔ, 국사편찬위원회 지음 / 북하우스

"역사채널ⓔ, 과거의 삶이 오늘의 앎으로 바뀌는 순간"
2005년 9월 시작한 EBS 지식채널ⓔ는 영상과 음악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시청자에게는 공감을, 문화생산자에게는 가능성을 전해주었다. 방송은 어느덧 1000회를 앞두고 있고, 방송 내용을 책으로 묶은 <지식ⓔ>는 지금까지 일곱 권이 나오며 누적 판매 100만 부 달성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늘 소개하는 <역사ⓔ>는 지식채널ⓔ의 성취를 바탕으로 한국사의 인물이나 사건 같은 역사의 한 조각을 불러내 오늘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로 삼는다. 일주일에 한 번, 일 년 반 동안 쌓아온 이야기 가운데 스물한 꼭지를 가려 정리하고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자들이 해설을 더했는데, 과거에서 오늘을, 오늘에서 내일을 읽어내는 글과 그림을 보면, 단순히 역사를 불러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역사를 기록하려는 기획의도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만주에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이회영에게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윤두서의 자화상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 시위에서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를 물으며 과거에 대한 앎을 오늘의 삶으로 읽어보자고 제안하는데, 지나치게 교훈적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5분 정도는 그렇게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가 감당해야 할 역사, 만들어갈 역사에 비하면 눈 깜짝할 순간이니 말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한 사회가 기억하는 역사가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그 사회의 정체성이 결정된다. 사회의 정체성을 두고 펼쳐지는 다툼은 늘 역사에 대한 논쟁으로 흐르기 마련이고, 역사 논쟁이 심한 사회는 그만큼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바로 대한민국 얘기다. 이런 현실에서 역사채널ⓔ는 논쟁에 뛰어들기보다는 논쟁으로부터 소외된 기억들에 주목한다. 기억되지 못한 기억엔 늘 기억해선 안 되는 ‘역사적인’ 이유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낮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속삭인다.(김진혁, 전 EBS 지식채널ⓔ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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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의 인생
최인호 지음 / 여백

"최인호 등단 50주년, 신작 작품집’"
2008년 여름 암 선고를 받고, 5년째 투병 중인 최인호 작가. 환자가 아니라 ‘작가’로 살고 싶었던 그는 항암치료로 빠진 손톱에 고무 골무를 사다 끼우고, 빠진 발톱에는 테이프를 칭칭 감으며 미친 듯이 하루에 원고지 20-30매씩 원고를 썼다. 육체적 한계를 이겨내 정확히 두 달 만에 1,200매의 장편 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다시 작가 스스로 ‘작품집’이라고 부르는 이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올해로 등단한 지 50년이 되니, 이 작품집은 50주년을 기념하는 문집인 셈이다.

이 책 속에 실린 글들은 작가가 2008년 첫 수술을 받고 난 이후에 쓴 작품들이다. 투병 과정 중의 육체적 고통과 종교적 깨달음에 관한 진솔한 고백의 글을 일종의 묵상록 형태로 실었다. 책의 말미에 수록된 세 편의 글도 주목할 만한 부분으로, 이태석 신부, 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과의 특별한 인연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법정 스님에 관한 글은 문학지에 발표하려다 만 미공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책은 소설가 최인호의 문학 인생 50년, 투병과 재생의 시간 5년을 오롯이 담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되는 작품집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우연히 올해가 문단에 나선 지 정확하게 50년이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반세기 동안의 작가 인생을 기념하는 문집인 셈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신춘문예에 입선함으로써 데뷔했는데, 그동안 명색이 작가랍시고 거들먹거리고 지냈음이 문득 느껴져 부끄럽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 올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어서 어서 꽃 피는 춘삼월이 왔으면 좋겠다. 혹여나 이 책을 읽다가 공감을 느끼면 마음속으로 따뜻한 숨결을 보내주셨으면 한다. 그 숨결들이 모여 내 가슴에 꽃을 피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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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시대
필립 델브스 브러턴 지음 / 문희경 옮김 / 어크로스

"나는 누가 잘 팔고, 어떻게 잘 파는지 알고 싶었다"
세일즈는 비즈니스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가장 치열한 전투이며, 매출과 이익을 직접적으로 좌우하는 수단이다. 뿐인가, 일자리를 구할 때, 이성을 유혹하고 심지어 아이들에게 브로콜리 한 조각을 먹일 때 조차 세일즈는 필요하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필립 델브스 브러턴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입학 후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교과과정에 장사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세일즈 과목이 없는 것이 아닌가. 

이 책은 저자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도 만날 수 없었던, 진짜 '장사'의 스승들을 찾아다닌 여정을 담았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장사꾼들, 세일즈에 관한 진실이나 정답이 아닌 정직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이들을 만나 묻고, 배운다. 이슬람 상인의 흥정술, 일본 보험 판매왕의 인맥관리법, 뉴욕 미술상의 밀고 당기는 실전 노하우 등, 교과서나 강의실에서는 배울 수 없는 세일즈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다. 살면서 무언가를 팔아야 했던 순간이 너무도 싫었던 저자가 무엇인가를 팔고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 속에서 자신을 다잡고, 원하는 것을 이루었는지를 배우며 인생에 관한 통찰을 얻는 과정이 매력적이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어서 들어오세요'라고 말하면서 한 걸음 물러서면 사람들이 한 걸음 다가온다. ...'사달라'는 말은 한 번도 하지 않는다. 20달러짜리 대걸레를 서로 사려고 싸우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요컨대 장사는 호감을 사는 일이자, 농담을 주고받는 일이자, 좋은 이야기꾼이 되는 일입니다. 휴가를 근사하게 보내고 와서 친구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너 베일에 꼭 가봐라. 거기 가면 러셀스하고 테라 비스트로에 꼭 가봐. 바텐더가 아주 잘해줄 거야.' 이런 대화와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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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지음 / 아포리아

"지식소매상에서 인생의 선배로, 투쟁하는 동료에서 중년의 친구로"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싶어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납니다.” 140자 트윗에 담긴 유시민의 정계은퇴 선언에 많은 이가 놀랐다. 지난 10년 정치인 유시민에 익숙해져서인지, 정치인 아닌 유시민이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

신작 <어떻게 살 것인가>에는 짧은 문장에 담을 수 없었던, 그가 ‘원하는 삶’의 그림이 담겨 있다. 그는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기 위해 지난 삶을 돌아보고, 삶의 지평에서 인간이 마주할 수밖에 없는 죽음에 대해 탐구한다. ‘나답게 살자’는 결론,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는 방법론보다는, 삶과 죽음, 개인과 사회, 진보와 보수, 열정과 재능 등 생각과 행동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를 분석하고 이해하고 느끼는 과정이 눈길을 끄는데, 전경에는 삶의 이력이 차례로 펼쳐지고 후경에는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과 사회에 대한 식견이 두텁게 묻어난다.

유시민의 인간적 매력에 끌리는 사람이건 그의 정치적 견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건, 문필가로서의 재주와 지식인으로서의 태도가 한데 어울린 글을 재미나게 읽어갈 수 있다. 지식소매상으로 그를 만난 이에게는 인생의 선배로, 투쟁하는 동료로 기억하는 이에게는 중년의 친구로, 까다로운 후배로 여기는 이에게는 의젓한 인생으로 여겨질 법한 진솔한 이야기에서, 유시민이란 사람보다는 그와 동시대를 사는 당신을 새롭게 발견하기 바란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죽는 것이 좋은가? 의미 있는 삶, 성공하는 인생의 비결은 무엇인가? 품격 있는 인생, 행복한 삶에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이것은 독립한 인격체로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이미 예감한 중년들도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기에 내 나름대로 찾은 대답을 이야기했다. 삶의 기쁨, 존재의 의미, 인생의 품격을 찾으려고 고민하는 모든 분들의 건투를 빈다.(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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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있어, 곁이니까
김경주 지음 / 난다

"시인 김경주 산문집, 남자에서 아비가 되어가는 40주의 기록"
‘아이를 갖기 시작한 한 사내의 소심한 시심’이란 부제의 <자고 있어, 곁이니까>를 받아드는 순간, 이 책은 김경주 시인이 써온 이전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 예감은 적중했고, 생명의 숭고함과 경이로움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마주하는 순간순간마다 경탄했다. 아이를 낳았든, 낳지 않았든 상관 없다. 일단 읽어보면 마음에만 새기기 아쉬워 밑줄을 긋고 또 긋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김경주 시인이 자신의 아이를 갖게 된 날부터 세상에 태어나 만나는 순간까지, 40주간 동안 관찰하고, 느끼고, 체험한 모든 것에 관한 기록이다. 그 안에는 아이를 통해 시인 자신과 아내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시와 편지, 에세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려진다. 혹자는 남편이 쓴 출산 일기로 치부해버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한 생명의 탄생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답고 운명적인 일인지 시인의 언어로 한 문장 한 문장 적어 내려가며 독자들에게 그 감동을 고스란히 전하는, 기쁨의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내게는 아내도 아이도 없다. 이런 내용의 책에 대해 뭔가를 말할 만한 사람이 못 된다. 자신이 없었던 터라 원고를 받아드는 마음이 흔쾌하지 않았다. 무뚝뚝한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열었다. 그런데 조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00쪽이 넘는 이 책을 나는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읽어버렸다. 그리고 얼떨떨한 상태로 담당편집자인 김민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것은 몹시 아름다운 책이라고. _ 신형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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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
남무성, 황희연 지음 / 오픈하우스

"이보다 재미있는 영화사 책은 없습니다’"
시리즈나 을 읽어 본 독자들이라면 예술의 역사를 특유의 개그 코드로 풀어내는 남무성의 재능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독특한 발상으로 눙치는 대사들이 인상적인 남무성의 개그 감각은 확실히 독보적인 데가 있으며, 20세기의 지나간 황금기를 돌아보는 회고의 자리에 잘 들어맞는다. 전반적인 분위기를 억지로 띄울 필요가 없어서 진지한 순간과 웃기는 순간의 전환을 빠른 속도로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정보를 웃음과 함께 전달하고, 비극적인 장면 앞에서는 무게가 잡힌다.

책이 담은 정보의 양이라는 측면에서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는 또한 ‘교양’용으로 적절한 수준이다. 당연히 두꺼운 영화사 책에는 비할 수 없지만, 영화사의 중요한 인물들(특히 유명하다는 측면에서)의 일대기와 필모그래피를 다루면서 이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면 역시 만족할 만하다. 여기저기 써먹기 좋은 영화사 상식들을 이 정도로 재미있게 만들었으니 당연히 추천 드린다. Two thumbs up.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죽기 전 그(오손 웰스)는 말했다.
“저는 영화라는,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깊이 사랑한 것 같습니다. 다시 태어나면 꼭 다른 것을 하고 싶습니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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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함민복 지음 / 창비

"함민복의 선한 시, “눈물은 왜 짠가”"
투가리를 부딪치던 가난한 시인과 어머니가 나직이 읊조리던 말이 생각난다. “눈물은 왜 짠가.” 선한 눈물의 힘을 역설했던 함민복 시인이 8년 만에 시집을 엮었다. 일상에서 만날 법한 풍경들, 좌판의 생선대가리나 전 대통령의 부고나 외바퀴 휠체어 그림이나 어머니 같은. 가난한 이들의 풍경 속, 눈물은 힘이 된다.
 
꼭 우리처럼, 위대함을 말하지 않는 심상한 시어들이 정겹다. “죽는 한이 있어도 행적대로 당당한 모깃소리 새겨들어보면 크다”고 말하는 목소리는 착하고 순하나 곧다. “그래도 세계는 눈물을 자라는 눈꺼풀처럼 단호하고 깊고 뜨겁게 나를 낳아주고 있으니”라고 말하는 단호함은 어떠한가. 이문재 시인의 평대로, “함민복의 상상력은 우리가 기꺼이 공유해야 할 사회적 자본”임을 느낄 수 있는, 70편의 시가 담겼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보라색 꽃잎에 들어갔다가
금방 흰 꽃잎에 들어가는 벌
어지럽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고요
 
세상에서 가장 환하고 아름다운
식탁을, 직장을 가진 벌들이 부럽기도 했지요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던 도라지들
세상에, 벌이 꽃에 앉으면
무게중심 착 잡으며 흔들리지 않는 거 있죠
지두 절정의 순간이라 어쩔 수 없는지
하얗게 아리게 질린 낯빛인데요
 
옛날에 장독대에서 각진 꽃봉오리 터뜨리던
폭폭 소리 사방에서 들려오는 거 있지요 (도라지밭에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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