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육아서 추천 요청에 갑자기 그 동안 읽었던 육아서들의 목록을 만들어 본다. 생각나는대로 적는 것이라 거칠고 다듬지 않은 목록이지만 언급하는 책들은 모두 읽은 것이고 기억나는 순서대로 쓰는 것이지 내용의 유용성이나 성실성 내지는 전문성을 판단한 (판단할 능력도 없거니와...) 것이 아님을 밝힌다.

 

 

 

 

 

 

 

 

   
  

 

 

 

 

 

 

 

 

 

 

 

 

 

     
     
     
     
     

 

 누군가 책 제목을 댔을 때 요약은 고사하고 에센스라고 할 만한 키워드 하나라도 생각이 날까 싶은 의심이 드는 순간이다... -_-

무턱대고 많이 읽는 것이 좋은가, 하나라도 제대로 정독하는 것이 좋은가. 망막과 뇌에 굵은 체를 끼우는 게 나은 건지 촘촘하고 튼튼한 융 같은 필터를 씌우는 게 나은건지 갑자기 심각하게 고민이 되는 순간이다... 라고 해봤자 나는 이미 텄어... ㅎㅎ 그래도 머릿 속 어딘가에 내가 언젠가 무슨 책을 읽었더랬지, 하는 조금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을까? 애잔하다 애잔해.

 

뱀발.

그러고보니 어린 시절에 읽었던 무슨 소녀문고(지경사였던가 아니면 그 유사시리즈였을 듯)에서 목록 만들기가 취미인 여주인공 소녀가 나왔던 게 떠올랐다. 이름이 아나스타샤였던 것까지 기억나는데 스토리고 제목이고 역시 아무것도 기억 안 나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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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난리북새통은 이 한 권의 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정. 석. 하면 뭐에 홀린 듯 최강자 포스의 아우라를 감지한 표정으로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는 세대였단 말이다, 나는...

 

무작정 무한증식하기만 하고 도무지 진정할 기세를 보이지 않는 책꽂이를 단숨에 갈아엎을 절대비법이 들어있을 거야, 이 안엔. 분명히, 반드시, 필히. 그 어쨌거나 나는 그렇게 믿었지만 원래 근거없는 믿음이란 풍선 바람 빠지듯 흩어져 버리는 법... 전혀 없었다고는 못하겠지만 내가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다. 그래도 삐들삐들한 멸치 한 마리로도 육수 비슷한 거라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활용할 수 있는 팁들은 최대한 비틀어 짰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래서, 일단 곤도 마리에 스타일로 책꽂이에 있는 책이란 책은 전부 꺼내어 바닥에 쌓았다. 엄청난 분량의 책들이 빠른 속도로 탑을 쌓아가는 것을 보며 잠깐 뿌듯해 하고, 그리고 미치도록 후회한다. 우리 집엔 지극히 이성적인 성인 두 명만 거주하는 게 아니라, 꼬마공룡 세 마리가 같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청소, 신년맞이 대 정돈의 날 따위의 겉멋들린 타이틀에 홀려 완전 망각하고 있던 것을.

 

그렇다고 이왕지사 책꽂이를 텅텅 비워놨는데, 급하게 도로 무질서하게 꽂을 수는 없으니까 몇 박 몇일이 될 지 모르는 모험을 감수하기로 마음먹는다. 어떻게든 되겠지. 대책은 없을지언정 내가 무한긍정주의자라는 사실이 이토록 고마울 수가 없다.

탑돌이를 하다 보니 대충의 클러스터가 보인다. 아, 이렇게 저렇게 요롷게 조롷게 나눠서 꽂으면 되겠구나. 머릿속으로 정리를 마치니 한결 가뿐하다. 육체노동은 고스란히 남아있을지언정 ㅠㅠ

 

그리하여,

토탈 3박 4일간 허리디스크를 염려하며 느릿느릿 작업을 진행시킨 결과, 머릿속의 이상적인 모습에 일치하진 못해도 상당히 근접하지 않았나 싶은 이런 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

 

 

사진 첨부하기가 힘들어서 -_-; 이쯤에서 스탑걸기

올해는 책을 더 사지 말고 여기서 다 못 읽은 책이나 다시 읽고 싶은 책들을 골라 재독하기... 를 목표로 삼긴 개뿔

옆에 다이어리 펼쳐 놓고 내일 카드 그을 책 목록을 정리하고 있다.

 

연초부터 너무 자아를 압박하면서 살 필요가 있나 싶은 이 느낌적 느낌이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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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의 요리 - 요리사 이연복의 내공 있는 인생 이야기
이연복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라고 파스테르나크가 말했다지.

 

'이번 생은 망했어, 다음을 기약하자'는 자조적인 블랙유머의 기면증에 취해 있는 시대에 어울리는 말이기도 하다.

망한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갖고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른다.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가진 사람의 특권일 수도 있다. 정말 힘든 사람은 숨 쉬는 것도 가쁠지도 모르니까.

 

신간목록에 떴을 때에도 목차조차 살펴보지 않았던 책이다. 열심히 쓰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굳이 찾아 읽을 책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TV도 시간이 아까워서 못 보는 사람이라, 가능하면 최소의 시간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고 싶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매체도 내용도 묵직한 것을 늘 선호했다. 그러니까 이건 어떤 종류의 연이 아니었으면 전혀 만날 일이 없었을 책이다.

 

함께 요리하는 사람들이나 앞으로 요리사가 되고자 하는 이들을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바로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지난 시절의 이야기들을 구절구절 꺼내놓은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살면서 어떻게 고마운 사람들만 있을까. 하지만 고마운 사람만 기억하는 게 몸에 좋다. 나쁜 음식을 먹었다면 다시는 안 먹으면 되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좋은 음식을 대접해 준 사람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어떤 책이든, 그 책에 대한 인상을 가름하는 건, 내가 평론가가 아닌 까닭에 지극히 사소하다. 이를테면 책 표지(표지 평론가도 아니다... ㅎㅎㅎ), 출판사, 오탈자의 갯수, 심지어 본문의 가독성 같은 것이다. 당연히 문장도 들어간다. 이 책에서는 밑줄 그은 저 문장이었다. 저 문장 하나로 인해 나는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인생에서 크게, 오랫동안 기억할수록 피가 되고 살이 될 만한 연륜이 빛나는 가르침이 아닌가. 굳이 나한테 해를 끼친 사람을 두고두고 기억해주는 수고를 내 스스로에게 끼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물론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초등학교 5학년 시절 동급생들을 주동해 짧은 시간이나마 내게 왕따의 경험을 안겼던 ㄱㄴ을 지금도 간혹 떠올리고 있다는 경험으로부터 처절하게(!) 깨우침받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출발점부터가 다르니까.

 

삶은 한 번 뿐이다. 남들이 우러러보건 낮추어보건 상관없다.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고, 가고 싶은 길을 가면 된다. 남한테 상처는 주지 말고, 그냥저냥 우직하게 가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 꽤 높이 올라갔을 거다. 훨씬 더 먼저 그 길들을 걷기 시작한 사람들보다야 늦될지 몰라도, 여기가 빠르겠다 저기가 높겠다, 이리로 가면 먼저 간 사람들 추월할 수 있겠다, 저리로 가면 뒤에 오는 누구한테 따라잡히겠다, 여기가 쉽겠다 여기로 가다 안 되면 이쪽 샛길로 빠져 가자, 이렇게 갖은 잔머리를 다 굴리느라 출발도 못 하고 있는 사람보다야 훨씬 많이, 멀리 갔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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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건 물건이건 장소건, 다 똑같이 적용되는 법칙이었구나.

 

넓디넓은 인터넷 세상에서 평수 작은 집을 지어놓고 길어야 삼사 년 머무르다가 또 다른 터전을 찾아 헤매고 또 어설픈 집을 짓고, 몇 해 못 버티고 또 떠나고. 계속되는 방랑의 원인을 헤아려 보니 역시 '실제로 아는 친구들'이었다.

얼굴과 목소리를 알고, 심지어 성격마저 바닥까지 아는 친구들은 한결같이 나를 좋아해 주는 고마운 사람들이지만, 말로 만나던 사람을 글로도 만나는 것은 영 적응하기가 어렵다. 재미있는 것은 짤막한 한두 마디의 교감만 주고받던 사람들과 실제의 친구 관계가 되어도 그들을 여전히 온라인에서 만나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거다. 그 반대의 상황은 나를 아주 긴장하게 만들지만.

 

네이버 블로그도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들통이 난 마당에 최후로 도망친(!!!) 곳이 여기다. 여기서도 발각당하면 ㅎㅎㅎ 난 이제 갈 곳이 없는 거지... 이렇게 쓰니까 무슨 심각한 잘못을 저지르고 몸을 숨기러 다니는 모양새가 되네.

 

꼬박 챙겨듣는 팟캐스트의 진행자이시면서, 또한 그 분의 전문분야에서 명성을 떨치시는 서천석 선생님의 말씀을 머리에 새기며 다시 한 번 적어본다. 온라인에만 존재하는 작은 게시판 하나는, 내게는, 문이다. 일 분 일 초를 못 참고 계속 빵빵 터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고함소리,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 일과 계속해서 뭔가를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산적한 이 세계를 잠깐 살짝 닫아두고, 혼자 바람 소리도 듣고 하늘도 보고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앉아 있어도 아무것도 문제될 게 없는 하얀색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다. 우울하면 노랑과 회색을 섞은 하늘을 칠할 것이고, 기분이 한껏 고양될 때는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마냥 사방팔방에 물감을 뿌려댈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을 것이다. 아마도.

 

그런데 말입니다.

혹시라도, 혹시라도 현실의 '나'를 아는 님아...

저를 찾아냈다면 말이죠 (특히 옆지기 아저씨, 당신 말입니다 ㅎ)

나 오늘 네가 블로그에 뭐라고 쓴 거 봤는데 블라블라블라.

제발 넣어두세요 ㅎㅎㅎㅎ

플리이이이이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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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있는 곳에서부터 - 아주 중요하지만 제대로 말하지 않는 아이들의 문제에 대하여
오자와 마키코 지음, 박동섭 옮김 / 다시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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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책이지만 수필집 쪽으로 정체성이 기우는
듯한 느낌적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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