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랑은 온갖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지만 우리는 가끔 아무 말도 안 한다. 말 없이 딴짓을 할 때도 있고 말 없이 서로를 볼 때도 있다. 불안하지 않은 침묵이 우리 사이에 자연스레 드나들기까지 그간 많은 언어가 필요했다. 언어가 잘 만나졌던 순간들이 겹겹이 쌓여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말을 하지 않을 용기를. 어느 순간 아무 말 안 하고도 우리는 너무 괜찮을 수 있다. 가끔 사랑은 그런 침묵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기도 한다. -299쪽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사이가 되기까지, 반대로 수많은 언어가 쌓여야 했다는 이 짧은 문장들이 순식간에 떠올리게 한 것들은 이랬다. 내 경우에 이랬다는 거다.

1. 쌓이는 말의 두께만큼 감추고 싶었던 아득한 마음속 밑바닥까지 드러나버려서 황망할 때도 있었다. 

2. 사랑은 '가끔' 침묵을 먹고 잘 자라주지만, 침묵을 주 양식으로 삼는 애들도 있다는 사실. 그놈들의 이름은 오해와 착각이라고 하더라.

 

이슬아 작가의 문장들이 너무 좋아서, 어느 정도로 좋았는가하면 이 책의 글들 중에서 간혹 내 마음과 부딪혀 깨지는 소리가 나는 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내보내지 않고 쭈욱 서재 식구로 함께 있어야겠다고 마음먹을 정도로 좋았어서, 괜한 투덜거림을 달았다 (괜스레 볼을 부풀린 채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 그런 요상한 심리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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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처음 아이들을 만난 날
크리스티안 로빈슨 그림, 아담 렉스 글, 김서정 옮김 / 북뱅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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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1 22: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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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2 16: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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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2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03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키다리 아저씨 허밍버드 클래식 7
진 웹스터 지음, 한유주 옮김 / 허밍버드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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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는 한 고아 소녀를 주인공으로 쓴 소설이다. 대학에 들어갈 나이가 된 제루샤 애벗은 고아원을 나와야 한다. 그런데 키다리 아저씨라는 정체 불명의 남자가 제루샤를 후원해 대학에 보내기로 한다.

대학에 들어간 제루샤는 '주디'로 개명을 한다. 키다리 아저씨는 주디가 작가가 되기를 원했고,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편지를 쓰게 한다. 그러나 답장은 해주지 않는다.

주디는 대학 생활을 하며 줄리아 펜들턴과 샐리 맥브라이드와 친해진다. 그리고 함께 방학도 보내고, 같은 방을 쓰며 지낸다.

주디가 졸업하고 나서, 키다리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키다리 아저씨는 줄리아의 친척인 저비 펜들턴이었다.

이 책은 거의 전부 편지 형식이다. 주디가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그냥 글로 되어 있기보다 편지로 된 것이 더 읽기 쉽고 이해도 잘 되었다.

주디도 일반 대학생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모두 드레스를 사고, 무도회와 파티에 놀러다닐 떄, 유의어 사전을 사서 열심히 공부를 했으니 말이다.

책의 내용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재밌지만,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 제일 기억에 남고 인상적이다. 그냥 글로 썼으면 별로일 것 같은데, 편지로 나타네어서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 

 

2019년 1월 30일 

 

 

열심히 쓰고 있는데 왜 아카이빙 안 해주냐고 딸한테 한 소리 듣고 밀린 글들을 업데이트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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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13
메리 셸리 지음, 이인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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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었던 책들 중에서 가장 묘사가 실제같았다. 진짜 사람하고 다른 점은 종이에 그려졌다는 점과 사람이 만들었다는 점에서만 달랐다. 프랑켄슈타인을 이야기하면 '시체 조각들을 바느질하여 붙인 인간'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흉터가 얼굴 여기저기에 있고, 머리에는 못이 박혀 있는 이미지.

그 이미지가 어디에서 왔는지 이해가 간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괴물의 이미지가 흉측하게 여겨져서 프랑켄슈타인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 같다.

 

이름 또한 빅터의 성인 프랑켄슈타인을 따서 지은 이름인 것 같다. 프랑켄슈타인의 겉모습이 흉측하더라도 빅터가 조금만 이해하고 가르쳤으면 동생 윌리엄과 클레르발, 엘리자베스가 살해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윌리엄을 살해한 사람이라 여겨져 교수형에 처한 저스틴까지 무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저스틴과 윌리엄 때문에 돌아가신 아버지도 예외는 아니다.

호기심 때문에 인생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다 잃어버린 빅터의 심리가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 지나친 호기심이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2019년 1월 21일

 

 

덧. 이 책을 얼마나 좋아했던지, 어린이용으로 편집돼 나온 책을 먼저 읽고 열린책들에서 나온 번역본을 또 읽었다. 어린이용과 비교가 안 되는 만연체에 조금 힘들어하긴 했는데, 2주에 걸쳐 결국 완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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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책
김개미 글, 노인경 그림 / 재능출판(재능교육)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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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홀릭 2019-02-28 0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렇게 노트에 정리하세요?
멋져요!!
전에 보긴 했는데 다시 봐야겠어요^^

라영 2019-02-28 00:10   좋아요 1 | URL
책 보다가 한 컷 보면서 우연히 따라 그렸다가 이렇게 해보면 재밌겠다 싶어서 몇 줄 끄적여 본 거예요.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