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 구본형의 자기경영 1954-2013
구본형 지음 / 김영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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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연의 '나'를 찾는 첫걸음을 내딛다 -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_ 스토리매니악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물론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바로 자신이 가진 잠재력과 꼭 하고 싶은 그 무엇이다. 누군가는 이 둘을 일찍 발견하여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사람도 많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 둘을 그리 쉽사리 찾아내지는 못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어느 순간이 되어, 자신이 미쳐 잡아채지 못한 그것들을 아쉬워하고 후회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구본형'은 이 같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을 변혁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을 변화시키고, 자신을 온전히 경영하는 혁명,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이다.

 

저자의 이름은 숱하게 들어 왔다. 자기혁명 전문가, 변화경영 사상가, 스테디셀러 작가,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소장 등 앞에 붙는 타이틀도 많았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자기경영, 자기혁명이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을 미쳐 이해하지 못하고 그의 저작은 읽어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을 읽은 지금, 작가의 지난 저작을 모두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그만큼 저자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자기경영, 자기혁명의 실체가 너무나 와 닿는다.

 

아쉽게도 이 책은 저자의 유고집이다. 12년 동안 그가 써온 이야기에서 60여 편의 글을 뽑아 엮은 것이다. 그가 말했던 변화경영의 실체를 엿볼 수 있도록 그의 대표작을 모았고, 이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정리하였다.

 

단편적인 글들이지만, 글 하나하나가 적잖은 술렁임을 동반한다. 삶을 시처럼 살고자 했던 저자가 자신의 인생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던 자기경영의 요체를 온전히 부딪혀 느껴볼 수 있는 글들이었다. 어쩌면 작가의 삶을 되짚어 보는 책이랄 수도 있다. 자기가 겪어온 인생에 대한 고민과 그 고민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고, 그 삶을 통해 이룩하고자 한 것이 무엇이었는가를 이 책에서 고스란히 만나볼 수 있었다.

 

그가 말했던 자기경영의 요체들을 여기에 옮겨 놓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나를 재료로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은가'라는 너무나 중요하지만 너무나 쉽게 간과하고 있는 이 질문에 대해, 다시금 고민해 보는 계기를 이 책에서 찾았다는 말만은 꼭 하고 싶다. 이야기를 읽으며 과연 나는 지나온 시간을 무엇을 위해 살아왔나 생각해보게 되었고, 정작 중용한 삶의 이정표를 너무나 쉽게 흘려 보내고 있었음을 한탄하게 되었다.

 

그것은 단지 게으름 때문도 아니고, 그런 것에 무지했기 때문도 아니다. 인생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사람들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기고 살았던 어쩌면 편하기만 한 삶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런 나를 합리화하기 위해 다양한 핑계를 갖다 붙였을 뿐, 정작 한 꺼풀 벗은 나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 없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저자 구본형은 내가 이런 생각의 흐름을 할 수 있도록, 귀중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자기를 변화 시켜 당당한 자신을 보고자 했던 저자가 걸어온 치열한 싸움의 현장을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말이다. 구본형이라는 변화경영 사상가가 꿈꾸고 정리했던 본연의 '자신'을 찾는 방법들을 이 책에서 만나 볼 수 있었다.

 

작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고, 작가가 이야기한 자기혁명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책을 통해 배우고, 나 자신의 고민을 더해, 본연의 ''를 찾는 과정을 경험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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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담 & 싱어 : 매사에 공평하라 지식인마을 16
최훈 지음 / 김영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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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문제에 공평의 잣대를 세우다 - 벤담 & 싱어 : 매사에 공평하라 _ 스토리매니악

 

세상은 불공평하다. 나는 이 문장을 꽤 오랫동안 진리라 믿어 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 문장이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사회의 하층민은 이 문장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겠지만, 중산층은 상황에 따라 진리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느낄 것이며, 상류층 사람들은 전혀 이해 못하는 문장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공평'이라는 가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이 된다.

 

공평이라는 개념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정치인들이라면 자신들의 표를 위해, 이 공평의 개념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았을까? , 사회의 안정과 복지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어떨까? 이 책을 읽은 나도, 공평이라는 개념을 실질적인 삶과 맞닿은 부분에 대해서만 잠시 고민해 봤던 것 같다. 금전에 대한, 기회에 대한, 또는 평가에 대한 것들 말이다.

 

이 책은 내가 했던 단순하고 현실적인 공평의 개념보다 더 근본적인 공평에 대해 생각해 보는 책이다. 공평이라는 개념의 밑바닥을 들여다 보고 이것이 우리의 삶을 재단하는데 있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 이것을 통해 어떤 변화된 실천을 이끌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본다.

 

저자는 이를 공리주의의 원조인 '제러미 벤담'과 현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공리주의자인 '피터 싱어'를 통해 이야기 한다. 안락사와 임신중절의 옳고 그름, 기아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에게 기부를 하는 것이 자선인지 의무인지에 대해, 음식과 실험으로 동물을 희생하는 것이 과연 당연한가에 대한 물음까지, 현대 사회에서 열띤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 벤담과 싱어의 사상을 이용해 해답을 찾고자 한다.

 

두 철학자를 통해 들여다 보는 윤리적 문제의 풀이는 꽤나 복잡해 보인다. 상당히 급진적인 사상을 지닌 철학자였다는 벤담과 현실적 문제에 적극 개입하여 가장 위험한 인물로 불린다는 싱어를 통해 어떻게 이런 복잡한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는지 저자는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벤담이 세웠던 공리주의 원칙과 싱어가 정립한 공리주의 원칙은 기본 개념이 틀리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미묘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두 철학자자 공통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누구라도 그 권익을 소홀히 하지 않고 정의로우며 공평한 사회다.

 

이런 사회를 위해 두 철학자가 제시한 다양한 윤리원칙들이 현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윤리 이슈들과 맞물려 어떻게 응용이 되는지 저자는 이해하기 쉽게 들려준다. 앞서 짚었던 윤리 문제들을 두 철학자가 세운 원칙을 통한다면 어떻게 해석이 되는지, 이런 것이 현대 사회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등을 우리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잘 설명해주고 있다.

 

공리주의라고 하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경구 밖에 몰랐는데, 공리주의라는 것이 생각보다 현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이것이 나아가 실천까지 이끈다는 점에 꽤 놀랐다. 저자는 이 과정을 특히 잘 보여주고 있는데,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이를 어떻게 현실에 옮겨 놓을 수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물론 그 모든 이슈가 하나의 윤리적 사상에 의해 결론지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런 논쟁의 일부분을 맛만 본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시각 자체를 새로이 발견하고 나아가 윤리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어떤 실천을 이끌 수 있는지를 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진보라고 생각한다.

 

여기 벤담과 싱어가 제시하는 현대 사회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풀이가 있다. 이 풀이를 눈으로 쫓으며 그들이 어떤 윤리적 원칙을 세웠는지,이것이 개개인이 가진 가치의 기준과 얼마나 괴리가 있는지 살펴 보는 것도 즐겁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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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일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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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중함을 이야기하다 - 제7일 _ 스토리매니악

 

'살아 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해답 없는 이 질문을 매일 하고 또 하는 것 같다. 누군가는 그럴싸한 말로 이에 대한 답을 들려주기도 하지만 탐탁지가 않고, 또 누군가는 뭉뚱그려 추상적인 대답을 주지만 이는 영 미덥지가 못하다. 결국 그 답은 스스로 찾아야 하는 거겠지만, 명쾌한 답이 떠오르지 않아 매일이 답답증의 연속이다.

 

여기 중국의 작가인 '위화'가 들려주는 또 다른 답이 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러기 위해 어떤 세상을 만들고 지켜가야 하는지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양페이'라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아니 사람이라는 말은 적절치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이미 죽은 불귀의 객이니까 말이다. 양페이는 불의의 사고로 죽었다. 죽고 나서 7일 동안 연옥에서 이승의 인연들을 만난다. 그들을 통해 가슴에 쌓였던 앙금을 풀고,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들과 관련 되었던 사랑을 재확인한다.

 

7일 동안 연옥에서 이승의 인연들을 만난다..라는 설정이 묘한 감상을 안겨 준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없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보는 그곳. 그곳을 떠돌아 다니며 자신의 생을 돌아보고, 그 생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되짚어 본다는 이야기의 구조가 주는 울림이 있다.

 

단지 이야기의 구조가 주는 울림뿐만 아니라, 이야기에서 저자가 보여주려 한 다양한 생을 사는 사람들에 대한 메시지가 참 좋았다. 변해가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 온갖 부조리함에 지쳐 피폐해진 사람들, 증오와 연민을 반복하는 사람들, 작가는 이러한 사람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들의 이야기를 흡인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때로는 중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때로는 중국 사회에 만연한 우유부단함과 나약함을 통찰력 있게, 때로는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 상처를 주고 받는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다채롭게 들려주고 있다. 심각하게 문장을 누르지 않으면서 오히려 유머러스 하게 그 모든 부조리들에 회초리를 들이대는 작가의 솜씨가 빼어나다.

 

저자가 보여주는 이승과 연옥의 대비는 큰 깨달음을 준다. 이승에서 벌어지는 불합리함들, 사람간의 상처, 잃어버린 사랑들에 비해 연옥은 누구나가 돕고 서로를 사랑하고 모든 것을 이해하는 공간이다. 이승에서 하지 못하는 우리가 놓치고 사는 것들을, 무덤으로 들어가지 못해 떠돌고 있는 영혼들이 모이는 장소를 통해 우리의 세상이 어떻게 변모해야 하는지를 짚어내고 있다.

 

절묘한 대비에 심오한 메시지를 재미있게 담아 놓았다.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무겁지만, 이야기는 명쾌하다. 저자가 그리는 중국의 모습이 우리 사회를 투영하기도 하고, 우리의 삶을 비추어 보게도 한다. 그렇게 우리가 놓치는 삶의 소중한 것들을, 소설 속의 양페이가 거치는 7일을 통해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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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인문학 소소소 小 少 笑
윤석미 지음 / 포북(for book)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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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지혜의 바다로 안내하는 즐거운 인문학 - 1분 인문학 소소소 _ 스토리매니악

 

인생 경험이 쌓여갈 수록, 담아두어야 하는 지혜가 늘어난다. 그 이치를 일찍 깨달은 사람들은 젊을 때부터 부지런을 떨어 많은 지혜를 쌓아놓는 반면, 나같이 게으른 자들은 어느 순간 눈을 끔벅이며 '아차'하는 서늘한 후회를 느끼곤 한다. 부랴부랴 그 지혜들을 찾아 보고, 곁에 두려 하지만, 참 만만치는 않다.

 

이 책은 그런 우리들에게 인생 지식에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분 정도면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이야기 150편에, 인문학적 지혜의 원천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문학이라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지고 쉽게 잡기가 어려운데, 이런 거부감을 줄일 수 있도록 한 구성이 돋보인다.

 

이야기는 특정 주제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인생을 살면서 필요한, 인생을 살면서 누군가 한 마디쯤 해주기 바랐던, 그러한 내용들을 폭 넓게 담고 있다. 책 제목대로 작은 것이지만, 그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전해주는 인생 지혜는 결코 작지 않은 내용들이다. 때로는 우리가 겪었던 내용이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에 담아 앞길을 밝히고 싶은 등불 같은 내용이기도 하다.

 

, 이야기를 다양한 지식들과 엮어 이야기하여 글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쉽게 이해된다. 나는 인문학을 쉬운 예, 혹은 비유를 들어 설명하면 참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명 석학들이 특히 이런 예와 비유를 아주 잘 활용하는데, 이 책의 저자도 그런 면에 능하다. 때문에 1분 이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글이, 그 열 배의 시간 동안 울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물론 짧은 글 속에 큰 깊이를 담지는 못했다. 읽는 사람이 그 글에 담긴 의미를 곱씹어 보는 과정을 통해 깊이를 더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어쩌면 이 책이 의도하는 바도 그런 것 아닐까 싶다. 인문학적 지혜의 입구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놓고, 그 안의 방대한 지혜의 바다는 읽는 이가 열심히 팔 다리를 움직여 헤엄치게 하는 방식 말이다.

 

그렇게 본다면 150편의 이야기가 즐겁게 다가온다. 그 지혜의 바다에 흥미를 얼마나 붙이냐는 개개인의 몫이겠지만, 그 곳까지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보통 인문학을 시작하려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지 난감하다는 사람을 많이 본다. 나는 이런 소소소(小少笑)한 책을 통해 그 시작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과정에서 인문학의 재미를 느낀다면, 그 다음은 넓은 바다에서 열심히 팔 다리를 놀리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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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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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잡게 하는 할배의 백 년 모험담 -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_ 스토리매니악

 

요즘 핫(!)한 할배들이 있다모 방송국의 예능인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에 나오는 연기자 4인방인데그 인기가 대단한가 보다할배들이 배낭여행을 떠나 좌충우돌하는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나 보다이 혈기왕성(?)한 할배 군단에 한 명을 더 끼워 넣어야 할 것 같다바로 이 책의 주인공으로 올해 백 살이 되신 '알란할배다.

 

스웨덴의 한 양로원에서 백 살 생일 파티를 앞둔 알란은 창문을 넘어 화단으로 뛰어 내린다양로원에서 무기력한 삶을 지내느니 남은 인생을 즐기기로 한 것이다그는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예의 없는 한 청년의 트렁크를 충동적으로 훔친다그런데그 트렁크에는 돈다발이 가득 차 있었다이로 인해 큰 말썽이 벌어지며 이야기가 전개 된다.

 

백 세라는 꽉 찬(?) 나이의 할배가 근력도 좋다창문에서 뛰어내려 도주를 감행하다니 말이다그러고도 모자라 한 청년의 트렁크까지 훔친다그러고는 난데 없는 소동에 휘말린다첫 장면부터 사고칠 것 같던 할배가 제대로 사고를 치고 이야기가 묘하게 흘러간다

 

그 이야기가 꽤나 유쾌하다도피 과정에서 알란이 겪는 모험은 현실과 살짝 괴리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있을 법하다그 미묘한 어긋남의 차이가 이야기에 유쾌함을 불어 넣는 것 같다.

 

단지 도피 과정만을 따라가는 구조는 아니다백 세 노인의 모험과 더불어 이 소설에선 알란의 백 년 세월이 또 하나의 축을 이룬다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사회에 나간 알란은 세상을 둘러 본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고향을 떠난다재미난 것은 알란이 가는 곳마다 의도치 않게 세계사의 격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스페인 내전에서 프랑코 장군의 목숨을 구하고마오쩌둥의 아내를 구해내고심지어는 북한에 가서 김일성과 김정일을 만나기도 한다.

 

작가의 상상력이 기가 막힐 따름이다어떻게 이런 발상을 했는지 말이다알란의 인생을 따라가다 보면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모두 맞닥뜨리게 되고그 사건의 한 가운데서 벌이는 알란의 활약(?)을 볼 수가 있다그 상상력의 발칙함이 더 없이 즐겁다.

 

단지 즐거움만을 전해주는 것은 아니다우연과 과장으로 이루어진 설정이 황당하게 느껴지지만 그 유쾌함 속에 다양한 여운을 심어 놓았다.알란의 유쾌한 걸음을 쫓아가다 보면이데올로기에 대해종교에 대해인생에 대해그 각각이 지닌 무게감을 느껴볼 수가 있다즐겁게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중간중간 이런 여운을 만나게 되면 이 책이 지닌 무게감을 새삼 느끼게 된다.

 

백 세가 된 할배가 이처럼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지는 몰랐다현대사의 주요 장면들을 죽 훑어 볼 수 있게 해주고백 세 할배의 유쾌한 모험에 동행하게 해준다할배의 뒤를 쫄랑거리며 따라가다 보면 유쾌하고 즐겁고 때로는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즐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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