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anor Oliphant is Completely Fine - Gail Honeyman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다 읽었다. 

너무 재밌었다. 

독특하고 엉뚱하고 좀 이상해서 웃겼던 엘리너. 

말투는 약간 사극톤에 쓰는 단어들도 고상하고 너무나 완벽하게 정중한 문장들로 말을 하는데 상대방이 그런 이질스러움에 당황하거나 무시하면 속으로 '정말 요즘 사람들 예의없어' 하면서 혀를 끌끌차는 말투만 귀족 스타일의 주인공.

가성비 좋은 실용적인 패션만 고집하는 단벌신사에 늘 똑같은 일상으로 집과 회사만 왔다갔다 하는 지독한 성실성에, 

요즘 세상의 유행을 잘 모르고 관심도 별로 없는 그래서 사람들이 뭔가를 말하면 잘 알아듣지 못하지만 '그러면 좀 어때 난 혼자서 잘 살고 있고 혼자가 정말 좋다!' 하는 유형.

그런 엘리너가 레이몬드라는 회사 동료와 엮이면서 점점 자신에게 변화를 주고 사람들도 더 만나게 되고 이런저런 일로 연결된 타인들과 교류하면서 처음의 '혼자가 좋아' 했던게 '사실은 혼자는 외로워 내옆에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인정하게 되고 점점 세상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이야기다.


엘리너가 고립되어 살아가고 독특한 행동을 하게 되었던 원인은 어린시절 엄마의 학대 때문이었고 그 상처도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수면위로 올라온다. 

막판에 엄마에 대한 반전이 있는데, 그걸 알게 되니 그동안 엘리너가 했던 엉뚱한 말들과 행동들이 엘리너 엄마의 영향이었다는걸 알게된다. 

엘리너로 인해 유추해 볼 수 있는 엘리너 엄마의 모습이 대충 그려지는데 이런 방식으로 엄마 캐릭터를 드러내는게 이 소설에서 참 괜찮은 부분이었다. 엄마를 회상하거나 엄마가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아도 마지막까지 읽으면 엘리너라는 한 인간만 보고 그 엄마가 어땠었구나 하고 알게 되는 거. 

그래서 엘리너의 상처와 그동안의 삶의 고통을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너무나 슬프고 안쓰럽게 다가온다. 

그렇게나 엉뚱해서 웃겼던 엘리너가 왜 그렇게 엉뚱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게되니까 어찌나 가엾던지.



엘리너 1인칭 시점으로 읽는내내 그녀의 독특한 매력에 푹 빠졌던 소설.

완전 괜찮았다.










이제 더운 봄이다.

곧 여름이 오겠네 살빼야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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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4-26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반갑네요
플롯이 좋았던 책으로 기억합니다
누군가 함께 있어주는 사람이 한 사람을 살릴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망고 2021-04-26 16:01   좋아요 1 | URL
이 책 좋죠ㅜㅜ 초반 읽을땐 주인공이 엉뚱해서 웃으며 읽었는데 점점 안쓰러워서 안아주고 싶었어요ㅜㅜ 암튼 반가워요 그레이스님^^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을 다 읽었다. 오우 너무 좋던걸ㅜㅜ

오랜만에 국어사전 찾으면서 읽어야 했던 우리소설. 읽는내내 감탄했다.


책 좋다 좋아서 보탤말이 더 없어서 괜히 요즘 마당에 살고 있는 냥이랑 사진을 찍어보았다ㅎㅎ

얼마전부터 쟤 형제자매들까지 와서 우리집에서 먹고자고싸고놀고 한다.

아직 1년도 안된 애기들 같은데, 겁도 없이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고 사교성이 좋다. 

막 다가와서 만져달라고 하는데 좀 당황스럽다ㅋㅋ

언제 봤다고 갑자기 나타나서 애교를 부리는건지...겨우내 누군가가 돌봐주던 냥이들인가 싶기도 하고, 그러면 그 집에서 쭉 살지 왜 우리집에 와서 안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참네~ 아무튼 귀여워서 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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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번역하면 "잃어버린 약제상"인데 만약 이 책이 번역되어 나온다면 좀 더 흥미를 끄는 제목으로 바뀔거같은 느낌이다.

잃어버린 약제상은 정직한 제목이긴 한데 확 끌리진 않으니... 약제상이란 단어도 좀 그렇네 200년전을 떠올릴법한 옛스러우면서 신비스러운 느낌의 단어 뭐 없을까...라는 별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ㅋㅋㅋ 책이 나온다면 알아서들 출판사에서 잘 만들어 내겠지 뭐~



일단 소설의 소재가 확 끌리긴 했다. 

18세기 런던의 약제상에 관련된 인물 두명과 현재의 인물 한명 이렇게 딱 세명의 이야기다. 

현재의 인물 캐롤라인은 남편의 바람으로 10년간의 결혼생활에 위기가 찾아왔다.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부부는 영국 여행을 계획했지만 남편의 부정에 큰 슬픔을 안고 캐롤라인 혼자만 현재 영국으로 여행와있는 상태다. 


과거로 가서 200년전 런던의 뒷골목에는 여자들만 은밀하게 알음알음해서 찾는 약제상이 있었다. 이곳은 주로 여자들에게 독약을 팔았는데, 그 독을 먹고 죽는 사람들은 남자들이었다. 여자 입장에서 죽어도 싼 남자들. 여자를 배신하고 폭력을 휘두르고 가정에서 나쁜짓을 일삼는 남자들. 

약제상 주인인 넬라는 여자들이 주문한 독약을 곰모양이 새겨진 병에 담아서 팔았다. 곰은 약제상의 위치를 암시하는 표시였다.  

넬라는 음식에 넣거나 술에 타거나 하는 식으로 의뢰인이 원하는 용도에 맞게 재료를 구해서 감쪽같이 독을 사용할 수 있게 조제했다.

이 약제상에 독을 사기 위해 나타난 12살 소녀인 엘리자는 자신이 하녀로 일하고 있는 집의 남자 주인을 그의 부인과 공모해서 음식에 독을 타 죽인다. 그 남자는 엘리자를 만지고 희롱하던 나쁜놈이었고 그걸 알게 된 여주인은 엘리자에게 넬라의 약제상에서 독약을 사오라고 시켰던 것.

엘리자는 12살의 어린 나이지만 강단있고 의리있는 여자아이이고 넬라와 돈독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이런 200년전의 인물들과 현재의 캐롤라인이 연결되는 지점은 바로 템스강바닥에서 발견한 곰이 새겨진 약병이다.

캐롤라인은 혼자 런던을 여행하던 중 mudlarking 이라는 걸 하는 투어를 하는데, 이게 뭐냐하면 템스강에 물이 빠질때 강바닥에 나가서 진흙을 뒤지며 옛날에 강에 버린 물건들을 줍는 취미활동이란다. 나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게 있다는 걸 처음 알게되었다. 깨진 도자기 파편이나 운이 좋으면 거절당한 옛날 프로포즈 반지 등등 이것저것 찾아낸다고 한다. 옛날엔 가난한 사람들이 강바닥에서 찾은 물건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했다고도 하고 요즘엔 취미로 강바닥을 뒤져서 옛물건들을 찾기도 한다고 한다. 

아무튼 캐롤라인은 강에서 찾아낸 약병으로 인해 대학때 역사를 전공하면서 역사책에 나오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연구하는걸 자신이 얼마나 좋아했는지를 떠올린다. 그런쪽으로 더 공부를 하고 싶었으나 결혼을 하는 바람에 그리고 남편의 현실적인 조언들에 결혼생활 10년간을 스스로 꿈을 접고 살아왔다. 약병에 뭔가 사연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런던에서 나름대로 조사를 시작하고 어찌어찌 하다가 옛 기록들에 접근하게 되고 거기서 200년전 독을 팔던 약제상을 발견하게 된다.



여자들만 찾던 약제상. 그것도 독약을 파는 곳. 여자들만 공유되었던 은밀한 장소, 서로가 서로를 보호해 주며 비밀이 유지되었던 곳. 결국 이 소설은 200년전 과거의 여자들의 이야기가 현재의 여자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이야기다. 캐롤라인은 결국 홀로서기 하여 대학에 다시 들어가 공부하기로 한다. 약제상의 비밀을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진정 가슴뛰며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깨달았고 여자들의 목숨을 건 우정 앞에서 용기를 얻었다.  




사실 충분히 흥미진진한 소재이긴 한데 이 소설은 약간 좀 기대에 못 미치긴 한다.

과거와 현재를 엮어 내는게 조금 어설프고 너무 쉽게 일이 진행된다는 점이 맥빠지는 지점이다.

내레이터들의 반복되는 감정 표현도 왜이렇게 자꾸 똑같은 얘기를 하나 싶기도 했고...

아무튼 말끔하게 잘 정제된 소설은 아닌 느낌이지만 페이지를 넘기는 힘은 분병히 있었다.

음산하지만 슬픈 약제상의 분위기도 머릿속에 그려졌고, 어떻게든 이야기가 쓱쓱 진행되기는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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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벚꽃도 많이 피고 개나리도 피고 

조금 걸으면 이젠 덥기도 하고

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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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류 포터의 단편이 유명하다길래 읽어보려 했지만 나는 원래 취향이 단편보단 장편이기도 하고 단편이 그렇게 소문이 자자하다면 장편은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번역서 제목은 "어떤날들"

다 읽어본 지금은 약간 실망......단편은 아직 안 읽어봤지만 지금 내심정은 그냥 단편만 잘 쓰는 작가인가보다 이다. 

이 책 읽고 나니까 그 좋다는 단편도 별로 흥미가 안 생기는 것도 사실ㅠㅠ


일단 이 소설의 분위기는 영화같다. 그것도 미국에서 나오는 작은 영화들. 어스름한 조명이 있는 중산층 집이 나오고 가족들이 나오는데, 이혼한 부모에 문제 많은 자식들의 이야기가 약간 밋밋하고 미지근하게 전개되면서 조용히 끝나는 영화들.

내가 이런류의 영화들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어쨌든 딱 꼬집어 '이 영화다' 이런건 아니지만 어떤 그런 분위기를 이 소설에서 느꼈다.

근데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같다 느끼는건 비단 이 책만 그런건 아니었고 요즘 영미 소설 경향인가 싶기도 하고. 

이런 소설을 읽을때 드는 아쉬움은 문학 작품을 읽을때 기대하는 작가의 통찰력 있고 깊이 있는 문장들이다. 물론 이 소설은 문장이 술술 읽히고 깔끔하다. 산뜻한 느낌으로 글을 잘 쓴다는 인상은 받았다. 하지만 그 안에 독자의 가슴을 때리는 작가만의 생각과 관찰이 너무 평이해서 아쉬웠다. 


사실 내용도 좀 너무 억지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생각할 거리를 준다거나 공감이 가기 보다는 아니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짜증이 올라왔지만 실종된 딸의 결론이 마지막 장에 있으니 그거 하나 궁금해서 끝까지 읽어야 했다. 그리고는 '에라이! 뭐야!' 했지만ㅎㅎㅎㅎ 이메일 한통 전화 한통 하는게 뭐라고 저러고 사냐 싶은게 영 별로......아니 애초에 왜 도망을 가는지 딸도 딸 남자친구도 정말 답답했다. 가족에게는 한없이 이기적인 것들.

딸 뿐만 아니라 아들도 마찬가지로 짜증나는 부분이, 동생 도피자금 마련해 준다고 몸을 팔아? 그짓을 하고 나서 고통스러워 하기는 하지만 일단 그런짓까지 한다는 설정부터가 이해불가였다! 왜저러나 싶고 아무리 동생을 아낀다고 저런 행동이 말이 되나 싶고......

이혼한 부모의 이야기는 이런류의 판에박은 듯 비슷비슷한 캐릭터를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너무 많이 봐와서 흥미를 끄는 구석이 없었다.


전반적으로 소설이 밋밋한 느낌인데 왜그럴까 생각해 보니 작가가 이 소설 속에서 내는 목소리가 너무 착하고 매가리가 없어서 그런거 아닐까 싶었다. 화를 내야 할 때 회피해 버리는 느낌으로 이 소설을 끌고 나가니까 읽으면서도 그저 덤덤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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