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이 영화를 봤는데 잠들기전 내내 마음이 너무 아픈거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계속 생각이 났다.

오늘은 게다가 비도 오고 영화의 웬디 생각도 계속 나고 더더욱 기분이 촤악 가라앉는다. ㅠㅠ



웬디는 알래스카로 가기 위해 인디애나주에서 운전해서 오리건주까지 왔다. 동행은 달랑 루시라는 반려견 뿐이다.

알래스카로 가는 이유는 취직을 하기 위해서다. 그곳에선 늘 일할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현재 웬디는 배낭 하나에 다 들어가는 단출한 짐과 낡은 차와 몇푼의 현금만 있는 상태다. 

최대한 아끼고 아껴야 그나마 알래스카에 갈 수 있을텐데 오리건의 활기없고 쇠락한 마을에서 그만 발이 묶여 버린다. 20년은 훌쩍 넘은 차가 먼 길 오느라 고장이 나버린거다. 더이상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거기다가 빠듯한 예산 생각에 마트에서 개 사료를 훔치는 잘못된 선택으로 경찰서에 잡혀가느라 루시까지 잃어버리고 만다.

개통조림 하나 훔쳤을 뿐인데 굳이 원리원칙대로 경찰을 불러야 한다는 마트 점원은 야박하기 그지 없었다. ㅜㅜ

경찰서에서 벌금을 내고 나온 웬디는 루시를 찾으러 다니지만 루시는 어디에도 없다. 

루시를 찾기 위해 웬디가 지금 상태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지만 루시는 찾을 수가 없다.


요즘 시대에 휴대폰 하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웬디는 그나마 낡은 차라도 있었기 때문에 밤에 들어가 잘 지붕이라도 있었던 셈인데, 차를 수리 맡겨야 하는 바람에 잘 곳이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산에서 혼자 잠을 자는데 그만 정신이 온전치 못한 노숙자를 만난다. 

노숙하면서 맞닥뜨린 이 공포에 주유소 화장실에 달려 들어가 울음을 터트리는 웬디를 보고 있자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 영화는 조용하고 담담하다. 그래서 현실적이기도 하다. 

멀고 긴 여행 중인 가난한 웬디는 말을 걸어 오는 낯선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할 줄 아는 조심스러운 사람이다. 타인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쉬운 길로 빠지려는 사람도 아니다. 길위에서 혼자 그저 뚜벅뚜벅 걸어가는,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성격의 사람이다. 우리 거의 대부분의 현실 속 사람들이 그러하듯. 

웬디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도 그냥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서민들이다. 웬디에게 가장 친절했던 주차장 관리원은 작별인사를 하며 그녀에게 돈을 쥐어 주는데 그가 베풀 수 있는 선의는 지폐 6달러 였다. 고마운 돈이지만 한편으론 가슴 아픈 액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때까지 보다 훨씬 더 가슴아픈 이야기는 결말에 있었다.ㅠㅠㅠㅠㅠㅠ

루시를 찾은 웬디는 이제 차도 없고 남아 있던 돈도 반이나 쓴 상태다. 이대로 알래스카에 가는건 지금까지 보다 더 고생 길이 될 게 뻔하다.

반면 루시는 푸른 잔디마당이 있고 사료 떨어질 걱정이 없는 집에서 좋은 주인을 만나 살고 있다. 웬디는 어떻게 해야 할까? 

ㅠㅠ


웬디가 돈 벌어서 루시와 행복하게 살아가는 기분 좋은 결말을 나혼자 상상해 보려고 했는데, 이 영화가 현실을 단단히 딛고 있기 때문에 동화같은 판타지가 끼어들 여지가 없어서 그런지 상상이 잘 안된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영화 내내 웬디가 범죄나 마약 같은 나쁜 길로 빠질 성향의 사람은 아닐거라고 거의 확신하게 된다는 점이다. 

웬디는 가난하지만 그런대로 혼자서 꿋꿋하게 잘 헤쳐나갈 것이다. ㅜ ㅜ



이 영화는 크고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저 길 위의 가난한 인생을 지그시 따라가기만 하는데도 사회의 빈곤과 소외라는 문제가 보는이의 가슴 속으로 아프게 파고 든다. 

가볍게 선택한 영화였는데 한 방 세게 맞은 느낌이다. 아주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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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진은 아니고 며칠전 사진이다. 이날도 날씨가 너무너무 좋아서 산책을 안할 수가 없었다.

요즘 날씨가 정말 좋다. 콧바람 쏘이기 좋은 요즘인데 올해는 뭐가 이런지......ㅜㅜ

언제 끝나나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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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 구입한 공적마스크!

5부제라 오늘 내가 살 수 있었던건 아니었고 아빠가 사오셔서 나한테 한개 주셨다;;

다른 곳 보다 우리동네는 한결 구하기 쉬운가 보다. 약국에 가셔서 그냥 쉽게 살 수 있었다 하시니

마스크가 이렇게 반갑기는 또 처음이네 

빨리 이 상황이 좋아져야 할 텐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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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올해의 마지막날이라 해넘이를 보고 싶었다. 뭐 사실은 일출은 못 보니까 일몰이라도 보자는 마음이었다ㅎㅎ

근데 너무 늦게 길을 나서서 멀리는 못 가고 늘 가는 만만한 공원에 갔다. ㅋㅋㅋ





 날도 맑고 공기도 쾌청해서 해가 동그랗게 잘 보였다.



산타와 순록들은 아직도 퇴근을 못 하고 여기서 고생하고 있더라ㅋㅋㅋㅋㅋ 





잘가라 2019년의 해야ㅜㅜ


사실 오늘 너무 추웠는데 게다가 저기는 강가라 강바람 불어서 더 추웠다는 거. 

일몰은 무슨 얼어죽을! 이란 소리가 절로 나왔다ㅋㅋㅋㅋ




추워서 안에 들어갔더니 귀여운 곰탱이가 반겨주길래 사진 찍어줬다.




2019년 12월 31일에 왔다감!








올해안에 이 책 다 읽으려고 했는데ㅜㅜ 그래서 지금 부랴부랴 읽고는 있지만 역시 올해안에 다 읽기는 글렀다.

이 작가의 소설 'nobody's fool'을 읽고는 작가도 소설도 너무 마음에 드는 거다. 그게 꽤 오래전이다. 물론 그땐 중고로 번역본을 사서 읽은 것이었고, 내내 이 소설도 번역되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안 나온다.

읽고 싶은데 왜 번역을 안 할까? 이거 퓰리쳐상 받은 소설인데... 왜 안 나올까?

그래서 그냥 원서를 사뒀는데 내내 안 읽고 있다가 그러다가 잊어버리고 있었던거다.

갑자기 올해가 간다고 생각하니 이 책이 생각나서 며칠전부터 읽고 있다. 휘리릭 대충 읽기 싫어서 나름 꼼꼼하게 보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네...ㅜㅜ


근데 역시 재밌다. 특히 주인공 마일스와 마일스가 운영하고 있는 식당의 소유주이자 이 도시의 유지인 프랜신과의 대화가 참 뭐랄까 절묘하다.

프랜신은 마일스에게 뭔가 철학적인 주제를 처음엔 툭 던지지만 대화를 나누다 보면 결국엔 마일스를 돌려까고 있다. 마일스 자체만 까는 것도 아니고 마일스의 부모 특히 엄마에 대해서 은근히 비난하면서 마일스의 인생이 요모양 요꼴이 된 건 다 너의 엄마의 착한척 때문이다 이런식으로 대화를 끌어나간다. 그러면서 마일스에게 너가 정말로 걱정이 되어서 그래, 내가 너에게 인생의 교훈을 주고 있는 거야...하는 자세를 취한다. 마일스는 프랜신과의 대화가 굉장히 껄끄럽고 화도 나고 반박하고 싶지만 또 딱히 그럴수도 없는게 프랜신이 교묘하게 사람 속을 꿰뚫는 말을 하기 때문이다.

프랜신이 마일스에게 저러는 이유를 독자인 나는 알것도 같지만, 왜저러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당하기만 하는 입장에서의 마일스는 아직까진 좀 불쌍하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얼른 읽어야지.



그래서 결론은 2019년의 마지막날 나는 이 책을 읽고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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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메모리카드에 있는 오래 묵혀뒀던 사진들을 옮기다가 망고녀석이 너무 늠름하게 잘 나온 사진이 있길래 올려본다. ㅎㅎㅎㅎ 배는 좀 나왔지만 용맹해 보이게 나왔다.

평소 모습은 장난꾸러긴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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