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는 진보 - 진보의 최후 집권 전략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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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덕끄덕 공감하며 읽었다. 역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건 인격이다. 편가르기,선민의식,말싸움에서 이기기, 메마른 이성만 가지고는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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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의 "신탁의 밤"

 

 

주인공 시드니 오어는 죽을고비를 넘기는 오랜 병원생활을 하다가 퇴원한 소설가다.

어느날 산보를 하다가 우연히 들른 문구점에서 너무나 만족스러운 파란색 공책을 사게 된다.

그 공책이 어찌나 좋았던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설가의 본업인 소설쓰기에 대한 욕구가 마구 솟아나기까지 한다. 그래서 당장 작업실로 가서 소설쓰기에 몰입한다.

소설의 소재는 얼마전 존 트로즈라는 친한 작가와 나눈 대화에서 힌트를 얻어왔다.

일단 시작을 하고나니 이야기가 시드니의 펜에서 술술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재밌는 점은 시드니가 쓰고 있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현실에서 그가 관계맺고 있는 사람들이나 자기 자신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소설 속 여자의 묘사는 시드니가 아내와의 첫만남을 기억하며 써내려간 것이고, 소설 속 주인공은 시드니 자신의 성격과 닮아있다는 식이다.

 

시드니는 그렇게 한동안 신들린 듯 이야기를 쓰다가 콱 막히는 순간을 맞이 하게된다.

주인공을 도대체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게 되는 상황이 소설가에게 닥치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실 속의 시드니에게도  알 수 없는 상황들이 닥쳐오는데, 아내의 속을 알 수 없는 대화와 행동 그리고 존 트로즈와의 말다툼, 우연히 만난 문구점 주인과의 느닷없는 일탈행동 등이 그것이다.

 

소설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듯한 일련의 상황들을 읽고 있다보면

이런 현실들이 소설가가 소설을 쓰는 것에 반영된 것일까? 아니면 소설가가 그런 소설을 썼기 때문에 현실이 이렇게 된 것일까? 라는 질문을 소설 속에서 유도하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첫번째 질문은 너무나 당연하게 그렇다고 할 수 있는 문제지만 두번째 질문에는 선뜻 답을 하기 어렵다.

하지만 소설가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냐는 질문에 작가 폴 오스터는 바로 '그렇다'라는 대답을 품고 이 '신탁의 밤'이라는 소설을 쓴 듯 하다.

어째서 소설가가 무당처럼 미래의 현실을 예측하여 소설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일까?

그것은 시드니가 소설을 쓰는 과정을 가만히 지켜보다보면 답이 나오는 질문이다.

시드니는 현실의 관계들 속에서 소설의 이야깃거리를 찾아내고 현실의 인물들이나 상황들에 상상력을 보태어 이야기들을 지어낸다.

그가 가만히 현실을 들여다보면서 거기에 상상을 덧붙여 이야기를 풀어낸다면 그것이 진짜 미래의 현실이 될 가망성은 얼마든지 있을 수도 있는 일 아닐까?

 

작가의 이런 의도는 시드니가 쓴 또다른 소설에서 여실하게 드러난다. 

아내와 존 트로즈와의 친밀한 관계가 늘 미스테리로 남아 있었던 차에 아내의 임신 사실로 드러난 아내와 존의 반응을 찬찬히 따져보다가 시드니는 파란공책에 막장드라마같은 소설을 써내려간다. 시드니가 단지 단편단편의 파편같은 사실들을 토대로 허구의 이야기를 창조해 냈다 하더라도 그 소설은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인과였다. 이것은 그가 내내 품고 있던 의문에 대한 나름의 그럴듯한 추론이었다.

그리고 그가 쓴 소설은 진짜 현실이 되었다고 밝혀진다.

  

 

 

현실과 이야기가 왔다갔다 하는 와중에 막혔던 시드니의 현실에 드디어 의문이 풀리면서 이 소설은 끝마치게 되는데, 책장을 덮고 난 후지만 아직 맞춰지지 않은 퍼즐조각이 더 있다는 느낌에 내 마음속에는 한동안 이 소설이 남겨져 있었다. 차근차근 생각을 해보니 내가 이 소설을 읽는 중에 느꼈던 것보다 더 많은 부분에서 시드니가 쓴 소설과 시드니의 현실이 연결되어 흐른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시드니가 존이 제공해준 소설소재에 애초에 마음을 빼앗겼던 이유는 시드니 자신에게 일어났던 그래서 병원에서 몇달을 보내야했던 느닷없는 사고에 기인하는 점이 컸다는 것과 시드니가 쓰는 소설 속 택시기사의 실제 모델은 존 트로즈일 것이라는 것 그래서 존의 죽음 이전에 시드니가 이미 택시기사를 소설 속에서 죽인것도 미래를 쓸 수도 있다는 소설가의 능력의 일환이었다는 것 등등 

이렇게 현실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고 소설이 현실의 복선이 되기도 하는 구도로 이 소설은 내내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작가가 여기저기 배치해 놓은 이러한 장치들을 끼여맞춰보려는 노력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중에 하나였다.    

 

 

 

p.s 시드니가 풀어내지 못 한 소설에 대해 내 나름대로 이 소설을 읽고 생각해 봤는데, 존 트로즈의 아들의 등장이 이야기의 방향을 완전히 틀어버린 것과 같이 시드니의 소설속에도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여 주인공이 갇힌 방에서 탈출 할 수 있게 해 보는건 어떨까?

택시운전사에게 받을 빚이 있는 불량배가 등장한다던지 해서~

 

시드니가 소설을 완성하지 않아서 그 뒤가 되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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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의  "환상의 책"

비행기 사고로 아내와 아이들을 잃고 혼자 남아 슬픔과 외로움 앞에서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주인공 짐머 이야기에, 그가 우연히 보고 흥미를 갖게 된 무성영화 시대 코메디 배우 헥터의 영화에 관한 이야기에, 헥터의 자서전을 쓰고 있다는 여자 엠머가 들려주는 헥터의 비밀스러운 인생 이야기에, 헥터가 만들었다는 영화 이야기 까지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줄줄줄 흐르는 소설

 

 

나는 못된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소설 속에 나온 등장인물들의 스토리나 허구의 영화 내용들 등등 전부 각자 따로 하나의 작품으로 작가의 머릿속에 생각해 놓은 것들인데 그것들이 독립적으로 좋은 작품이 될 여지가 별로 없어보이자 이렇게 하나의 소설 속에 몽땅 다 집어 넣어버린게 아닐까?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이겠지~ '-^  하 하 하

 

아무튼 썩 재밌게 읽진 못 했다.

이야기에 이야기에 이야기가 그다지 신선한 느낌은 없었고,

헥터의 행적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지만 그저 그냥 스케치하듯 훑는 수준이라 흥미로움의 최대치를 끌어내지 못 한 느낌도 들었고...

 

 

결국 이 소설은

슬프고 외롭고 고통스러운 삶이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면 될까? 아울러 고난의 삶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따라가는 이야기도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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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가고 있다고 느끼지만 용기가 없어 그저 안정된 결혼을 선택했던 20살의 한나.
시간은 흘러 50대가 되어 이제는 꽤 괜찮은 가정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딸의 예상치 못한 일탈에 더해 한나 자신의 과거의 어떤 행동까지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이제부터는 모든 상황이 한나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한나의 시련이 쉴새없이 펼쳐지는데 읽기만 해도 참 가혹하게 느껴졌다.

 

2003년 부시 시절의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서 그 보수적인 주장들이 한나에게 비수를 꽂는 장면들이라거나 과거 급진적인 반전운동가였다가 근본주의 기독교인으로 거듭났다고 위선떠는 뻔뻔한 인물, 엄마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종교에 기댄 주장만 옳다하는 교조적인 아들, 속을 알 수 없는 답답한 남편. 이 모든 상황들이 한나를 괴롭혀댄다.

 

여기까지 보자면 한나라는 인물에서 소설 '마담 보바리'의 엠마가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판 엠마는 다르다.


"엠마가 왜 자살을 탈출구로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에요. 파리같은 도시로 달아날 수도 있었잖아요" p.13

"플로베르는 인간이 스스로 자신을 얽매는 감옥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깨달은 소설가야" p.14

 

 

엠마는 '사회의 희생양'이었다고 주장하며 결말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대학생 시절의 한나는 그럼에도 엠마처럼 원하지 않는 삶속에 자신을 가두고 살아가다가 그 삶이 큰 위기앞에 멈춰서자 엠마를 두고 나누었던 아버지와의 토론을 기억해 냈을지도 모른다.


엠마의 마지막 선택을 이해할 수 없었던 한나는 도망가거나 숨지 않고 스스로 삶에 맞서 싸우면서 새로운 길을 가기위한 용기를 낸다.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삶이 무너지는 고통을 맛보고 나서야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으로 걸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늘 망설이고 자신의 뜻과는 반하는 선택을 하는 한나가 답답하고 짜증도 나면서 안타깝기도 했다. 소설 속 주인공이지만 그런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 속 우리처럼 어리석고 못난 주인공이 점점 변해가면서 인생의 교훈을 깨닫고 새 삶으로 걸어가는 이야기는 얼마나 매력적인가.
한나의 인생을 응원하면서 이야기에 푹 빠져들 수 있었던 재밌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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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베이커 자서전 : 성장
러셀 베이커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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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진솔하고 재밌기까지한 소년의 성장기. 어떤 소설보다도 소설같은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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