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 자체가 작가의 사생활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순진한 해석이 얼마나 어리석은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의 분신이라 일컬어지는 네이선 주커먼이 등장하는 마지막 소설인 점을 감안하면 작가는 자신의 퇴장 이후 독자와 평론가들 전기작가들이 행할지도 모르는 작품안에서 작가의 삶을 해석하려드는 시도를 걱정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그래서 네이선 주커먼의 마지막 퇴장은 어떻게 그려질까 내내 조바심 내며 읽었는데, 애처롭게도 생의 마지막 열정을 바쳐 보겠다고 초반에 결심했던 모든 것들로부터 도망쳐서 숨어버리면서  마무리 된다. 나이든 노쇠한 몸으로는 더이상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필립 로스가 묘사하는 나이듦은 편하게 읽을 수가 없다.

나이가 들어서 더 지혜로워 지는가? 더 세상이 아름다워 지는가? 인생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볼 수 있는가?

필립 로스의 나이듦은 그런게 아니다. 그래서 무섭다.

나이듦에는 병들고 아픈 몸이 남겨진다. 자신의 기억력을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그결과 세상에 무관심해지는 건 축복이 아니다. 싸우고자 하는 열정은 있지만 몸과 머리가 따라주지 않아 포기하고 만다.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욕망하지만 그 욕망은 자신의 방에 돌아와 책상 앞에서 글로 써내려가는 허구의 세계에서나 가능하다. 

 

나이 들어서 좋은게 대체 뭐야!!!

 

나는 필립 로스의 소설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날카롭고 지적이고 적나라한 문장들은 그의소설을 읽는 큰 즐거움중 하나지만 나이듦에 대한 약간의 미화도 없는 이 얄짤없는 묘사들은 나를 두렵게 한다. 아.... 안 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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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나무의철학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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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부 도보 여행의 생생함이 담겨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책선택 잘못한 내탓을 해야지 누굴 탓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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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황금방울새 - 전2권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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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참 재밌고 흥미로운데 너무 길다는게 문제다 줄줄 늘어지는 묘사가 지친다 한권분량이었으면 더 집중해서 긴장하며 읽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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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일 또 만나
윌리엄 맥스웰 지음, 최용준 옮김 / 한겨레출판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안녕 내일 또 만나` 다정한 인사 그 심연에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두 소년들의 슬픔을 이야기하는 소설. 장황하지 않으면서 섬세한 표현들이 가슴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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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사 크리스티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았다면 이토록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내려가지 못 했을 것이다.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의 어린시절은 참 예쁜 추억이 많았구나 그녀가 이렇게나 내성적이었구나 그녀의 어머니는 딸과 많은 교감을 나누었구나 하면서 정작 소설보다는 작가의 실제 모습을 떠올리면서 읽게 된다. 아마도 나같은 독자들 때문에 애거사 크리스티라는 이름 대신에 메리 웨스트메콧이라는 이름으로 이 소설을 발표한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이 소설이 애거사 크리스티의 자전적 고백이라는 수식어를 떼어내고 순수하게 소설 자체로 존재한다면 어떤 가치가 있을지 애매하다. 왜냐하면 이야기 자체가 참으로 진부하기 때문이다. 동화와 공상을 좋아하고 주변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소녀가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공상 속 아름다운 세상이 아닌 현실의 세상에 조금씩 눈을 떠가다가 남편의 외도로 그동안의 세상이 산산조각 나고 소녀에서 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문학에서는 너무나 흔하디 흔한 주제가 아닌가.......

 

 

그러나 애거사 크리스티가 진짜 겪어낸 이야기라는 현실성이 덧붙여지면 진부함은 제쳐두고 이 소설은 한 인간의 자기성찰적 고백으로 읽히게 된다.
이 이야기를 쓰기까지 자신의 고통을 솔직하게 들여다 보고 어째서 소녀의 세상은 무너져 내릴 수 밖에 없었는지 처절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졌을 그녀를 생각하게 된다.   
추리소설의 대가라는 이면에는 인생이란 드라마 속에서 상처를 겪어내고 성장했던 한 인간이 있었구나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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