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과 분노
로런 그로프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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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길 필요가 있을까? 감동도 없고 공감도 못하겠다. 신화와 고전을 껍데기로 걸친 비장하면서 우아한척 하는 막장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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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
윌리엄 트레버 지음, 민은영 옮김 / 한겨레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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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아일랜드의 라스모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두 젊은 남녀인 플로리언과 엘리가 여름 한철 비밀스럽게 연애하는 이야기이면서 그 연애에 관련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여러 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종국엔 모두의 이야기들이 엘리와 플로리언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 철의 사랑 이후에도 여전히 거기 있을 인간의 삶, 일상적인 일을 반복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위로를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우리 삶의 단단함을 일깨워준다.

 

 

 

깔끔하고 단순하면서 잘 정제된 문장들은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잔잔하게 여운을 남긴다. 딱 정돈된 간단한 문장만으로 예리하게 인간의 깊숙한 내면을 푹 찔러댄다. 달큰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숨결이 문장과 문장 사이에 숨겨져 있는 느낌도 들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이 소설은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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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나는 없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1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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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어디 그리 쉽게 변하나라는 냉소적인 결말이 그나마 이 소설을 진부함에서 조금 건져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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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리처드 포드 지음, 곽영미 옮김 / 학고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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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은퇴를 앞둔 60대의 고등학교 교사 델 파슨스가 50년 전 그가 열다섯살이었을때를 회고하는 형식의 소설이다.
화자가 들려주는 어린시절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엄청나게 충격적인 내용이지만 차분하고 진지하게 진실에 다가서려는 태도와 인간을 바라보는 통찰력 있는 시선에서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선 사람의 성찰이 엿보여 깊은 감동을 준다.

 

 

 

"나는 우선 우리 부모가 저지른 강도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다음에는 나중에 일어난 살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강도 사건이 더 중요한 이유는 그 사건이 결국에는 나와 누나의 운명을 결정짓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13쪽

 

 

 

소설의 첫 문장이다. 앞으로 전개될 사건에 대해 처음부터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 이 대담한 도입부는 강도사건과 살인사건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 너머 다른 무언가가 더 있다는 기대감을 품게 만든다.

 

바로 이어지는 아버지 베브와 어머니 니바의 각자 다른 성장과정과 둘이 만나 결혼하기까지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이미 늙은 자식이 과거의 젊은 부모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시선을 느낀다.
이런 시선은 어른이 된 자식이라면 내 나이일때 혹은 나보다 젊었을때의 부모는 어떠했는지를 한번쯤은 떠올려 봤을 것이기에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든다.

 

 

은행강도가 되는 부모의 사건에서 당시 열다섯살 소년이었던 화자가 이해하지 못했던 여백들은 현재 어른이 된 시선으로 추측해 채우면서 당시 서른일곱살, 서른네살 이었던 부모의 이야기가 재구성된다.
부모의 잘못된 판단에 대해 연민과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화자의 태도는 신랄한 냉소나 무조건적인 동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어른이 된 자식이 과거의 부모를 판단하는 시선과 함께 열다섯살 소년의 당시의 시선으로 젊은부모를 느끼는 묘사도 생생하다. 부모가 세상의 전부였던 아이가 위태로운 부모의 미묘한 감정변화를 느끼고 집안의 분위기를 읽었던 기억을 회고하는 부분이 그렇다.
아버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은행을 털겠다 마음먹던 시기의 부모를 관찰하는 아이의 시점.
경찰이 집을 감시할때 어떤 안 좋은 예감은 들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그저 부모만 바라보고 있는 열다섯살 소년의 불안.
부모가 구치소에 갇히고 아이들끼리만 보낸 밤의 기억. 그 작은 일탈의 기억.
구치소에 면회가서 마지막으로 본 부모의 모습.
아이가 부모를 관찰했던 시간의 이 모든 기록들에 조용하게 아픔이 묻어나온다.

 

이 소설이 결코 가족해체와 삶의 상실이라는 비관적인 주제에 닿아있지는 않지만, 나는 이 소설을 다 읽고나서 한동안 서글픈 여운에 마음이 묶여 있었다. 아마 소년의 아픔과 불안의 기록들이 생생하게 마음속에 새겨져서일 것이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록들이 참으로 아름다워서일 것이다.

 

 


부모가 감옥에 간 후 델은 어머니가 마련해둔 도피처인 캐나다로 가기위해 국경을 넘는다.
보통의 사람이라 여겨졌던 부모가 단 한순간에 범죄자로 바뀌어 버렸듯이 국경이라는 경계를 넘어가면서 델의 인생도 변하게 된다. 그곳에서 델은 부모의 강도행각보다 더 큰 범죄인 살인사건에 연루되게 되지만 델의 부모처럼 범죄자로 전락하는 방향으로 인생을 걸어가지는 않는다. 델은 이 모든 사건들을 겪어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나름의 방식을 터득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그러나 그 작은 상가지대 - 텅 빈 소규모 은행, 1909년산 채석장 돌로 지은 프리메이슨 건물, 신발들이 흩어져 있는 아트라스 신발 가게, 어둑어둑한 당구장, 녹슨 유리 주둥이 주유기들이 있는 주유소,(중략) - 를 둘러 볼때면 나는 언제나 버려진 삶이 아닌 그곳을 살다간 삶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자 처음에 든 생각과 달리 그 마을이 더이상 박물관처럼 보이지 않았다. 나는 보다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 내가 아무리 동화되지 말라고 배웠어도 사람은 모르는 사이 동화되어 버리는지 모른다고 여겨졌다. 나는 지금 동화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동화되거나 그들을 위해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 혼자 동화되었다. 동화되는건 그렇게 어렵지도 위험하지도 영구적일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 이런 생각이 들자 또다른 해방감이 들면서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고, 앞서 말했듯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가는 듯했다. 정체되어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사람 말이다. 움직임은 세상 만물의 섭리였다. 좋든 싫든 나를 둘러싼 세상은 내가 어떻게 느끼든 계속 변할 것이다."        330쪽

 

 

 

델이 자신의 삶의 방향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품게되는 이 대목은 캐나다에서 누구의 보살핌도 받지 못 하고 혼자서 외로움을 견디며 생활할때였다는 점이 인상깊다.
델은 황량한 자연과 폐허가 된 마을 속에서 오히려 마음의 변화를 경험하고 포용력이 자라남을 느낀다.  
사실 이러한 포용력은 델이 부모와 함께 계속 무탈하게 살았다면 생겨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낳는다. 델의 어머니 니바의 자식 교육은 주변사람들과 나를 구분짓고 비사교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이것을 델은 어머니의 소외감, 폐쇄성, 우월의식, 도시적사고에 동화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이라고 표현한바 있다.
캐나다 라는 곳은 이토록 부모와 살았던 곳과는 다른 곳 즉 부모가 끼친 영향에서 벗어나 델 자신만의 생각을 갖게 되는 곳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후 50년 동안 새로운 땅 캐나다에서 델은 고난을 겪고 상실을 견디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냈을 것이다. 60대가 되어 쌍둥이 누나와 다시 재회했을때 자신은 멋진 삶을 살았다고 말해줄만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기.' 이것이 캐나다에서의 델의 삶이었다. 그렇게 하면 내가 저지르지 않은 일들로 삶이 망가졌다며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삶을 살아낼 수 있다고 델의 인생이 말해준다.

 

 

 

이 소설은 부모의 강도사건과 뒤이어 일어나는 살인사건이라는 이야기를 던져 놓지만 그 너머에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의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떻게보면 너무나 교훈적이고 인생의 정답같은 이야기를 궁극적으로 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준다.
감옥에서 결국 자살하고 마는 델의 어머니, 50년 동안 생사도 모르고 만난적은 더욱이 없는 델의 아버지, 델과는 너무나 다른 삶을 살다가 병으로 죽는 델의 쌍둥이 누나. 이들 모두의 이야기에 마음이 쓰인다. 고난을 딛고 정상적으로 살고자 노력했던 델과는 그저 대조적인 삶이라고 치부하지 못하겠는 이유는 작가 리처드 포드의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일 것이다. 인간을 연민하는 그 시선 말이다. 형벌같은 삶에서 '우리 모두는 노력하며 산다'고 말하는 그 따스한 위로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머물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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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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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이 궁금해서 끝까지 읽긴 했는데 주인공이 정말 짜증나서 참고 보기 힘들었다 문장을 읽는 재미 또한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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