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마술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8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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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東野 圭吾)’의 ‘금단의 마술(禁斷の魔術)’은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8번째 소설이다.

‘데이토 대학’의 물리학 부교수인 ‘유가와 미나부’를 주요 인물로 한 이 시리즈는, 인물 설정을 그렇게 한 것에 걸맞게 과학 특히 물리학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이 특징이다.

또 한 특징 중 하나는, 일단 미스터리물이라는 겉모습을 취하고는 있지만 이 장르물의 주요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미스터리성, 그러니까 퍼즐물로서의 재미보다는 인간 드라마적인 면모를 훨씬 크게 다루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인지 갈릴레로 시리즈는 이야기적으로는 꽤나 빠져들만한 점도 있기는 하나, 추리물로서는 쫌 못마땅한 면모가 보이기도 하는데, 그건 여덟번째 소설인 이번 작에서도 여전히 그러하다. 나쁘게 말하면 개선이 없는 것이지만, 좋게본다면 애초에 작가가 이 시리즈를 기획할 때 처음 생각했던 컨셉을 여러 소리들을 들었을 지금까지도 굉장히 잘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리즈로서 일관된 면모를 가졌다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이다. 애초에 이 시리즈를 집어들 때 기대하는 요소를 좁힐 수 있고, 그렇다는 건 그것에 집중한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이며, 그게 결론적으로는 시리즈 팬들에게 지속적인 만족감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퍼즐적인 면모에서 강점을 드러내기에 일본 추리물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그런 것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이야기는 좀 불만스럽고 실망스러울 만하다. 유명세완 달리 별 거 없다는 생각까지도 할 수 있을 듯하다. 완벽하게 짜맞춰진 퍼즐성이나 논리적 정합성, 그걸 파해치는 쾌감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대신, 인간 드라마를 중점적으로 그렸기에 더 분명하게 메시지나 감동같은 것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물론 그 과정이나 전개가 조금 픽션적(작위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속도감이 있어 전혀 지루함이 없고, 과학적인 소재도 재미있게 사용했으며, 전하려는 메시지도 분명하기에 전체적으로는 꽤나 볼만한 이야기였다.

개별 사건을 다루기에 각각이 독립성이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 이야기는 다음으로 이어지는 것이 있다고 해서 다음은 또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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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Rosso (리커버)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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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江國 香織)’의 ‘냉정과 열정사이 Rosso(冷靜と情熱のあいだ Rosso)’는 쌍으로 만들어진 릴레이 소설의 한 짝이다.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서로 다른 측면의 이야기를 담당해서 써내려간 릴레이 소설인 ‘냉정과 열정사이’의 한 측면인 Rosso는, 밀라노에서 지내는 ‘아오이’의 시점을 그린 소설이다.

로맨스는 대단히 민감한, 감성의 끝자락을 건드리는 장르라 할 수 있다. 적절하다면 마치 본인의 일인 것처럼 깊은 공감을 하게 만들지만, 반대로 미묘한 차이만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이야기가 되어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남녀 주인공 각자의 약 10년여에 걸친 사랑을 각자의 입장과 삶을 조명하는 방식으로 개별 소설로 써내겠다는 것은 꽤나 실험적이고 또한 모험적인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잘하면 다른 편이 다른 편을 서로 이끌어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건 조금만 어긋나도 서로를 끌어내리는 최악의 결과를 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아오이의 이야기를 그린 Rosso는 부정적인 측면이 훨씬 더 많이 보이는 소설이다.

캐릭터 설정부터가 좀 문제다. 주인공인 아오이는 성향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좀 무감각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는 각양각색을 보이는 주변인들 때문에 대비되면서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데, 이게 로맨스적이어야 할 이야기에 썩 어울리지 않는다.

만약 이게 로맨스 소설이 아니었다면 좀 다르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아오이는 현실에서는 꽤나 흔한, 나름 공감을 끌어낼만한 인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 로맨스인데다가, 심지어 저자가 단일 작가로서 본인이 하고픈 이야기를 충분히 풀어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작가의 것에 맞춰 나머지 반을 채우는 식으로 만들어낸 것이라 그런 나름 특징적일 수 있는 캐릭터성은 제대로 살리지도 못했으며,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반복하다 황당한 결론으로 나아가는 이상한 인물로 까지 보게 만든다. 결말부가 특히 그러해서, 마치 그 전까지와 이후는 마치 전혀 다른 두 소설을 잘라다 붙인 것처럼 뜬금없게 보일 정도다.

아무리 짝을 이루는 이야기의 반만을 담은 소설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전개와 이야기, 캐릭터는 납득해주기 어렵다.

작가의 장점이라 할만한 문장은 좀 엿보이나, 그것만으로는 도저히 좋은 소설이라고 봐줄 수 없다.

나머지 반쪽인 Blu까지 보면 좀 달라질까.

번역은, 오역으로 유명한 것과 달리 (중간 중간 덧붙인 영문과의 불일치감을 제외하면) 크게 걸리는 건 없었다. 여러차례 개정된만큼 대부분 수정된 게 아닌가 싶다. 다만, ‘마호병’같은 국적 불명의 단어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불만감을 남긴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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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샛별야학
최하나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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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샛별야학’은 다시 시작하는 할머니들의 학교생활기를 그린 소설이다.


평균 나이 65세의 할머니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그것은 본인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외적인 이유로 인한 강제적인 포기 혹은 강탈에 가까웠기 때문에, 심지어 그것이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꼬리처럼 따라붙는 무언가를 남겼기 때문에, 어찌보면 삶의 상당수를 살아냈다고 할 수 있는 노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샛별야학’이라는 곳을 찾아 배움이라는 열망을 풀어내려고 한다.

기왕에 산 세월이 많으니, 그게 그렇게 간단하게 되지만은 않는다. 단순하게는 노쇄한 몸 때문에 그런 것에서부터, 살아오면서 쌓인 관계가 가져오는 문제, 거기에 함께 모인 사람들끼리 부닥치면서 생기는 말썽 같은 것도 있다.

소설은 얼핏 단순할 것 같은 학교생활과 졸업장 따기라는 목표가 여러 일들로 때론 조금씩 흔들리기도 하지만 차분하게 대응하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렸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좀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애초에 소재가 소재라서다.

저자도 딱히 그런 잔잔한 수면을 흐트러뜨리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일종의 빌런같은 인물이 등장하고, 그와 관련하게 나름 큰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그걸 큰 위기가 일거나 갈등으로 치닫는 식으로 몰아가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별다른 굴곡이 없어 보인다.

야학을 통해 잊어뒀던 학업의 꿈을 다시 이룬다는 이야기도 좀 전형적이다.

그러나, 이런 게 오랫만이라서인지 의외로 다시 보는 맛 같은 것도 있고, 할머니들의 이야기도 잘 그렸기 때문에 썩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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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다른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강미 지음 / &(앤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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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다른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는 학교라는 것의 경계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인 이 소설의 겉으로 보여지는 주요 인물은 ‘사공현’, ‘정민철’, ‘이진목’ 세 사람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학생으로서의 삶에 소위 ‘실패’했다. 그래서 이제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 없는 상태일 때, ‘555 나나숲’이라는 독특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555 나나숲같은 프로젝트가 실제로도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프로젝트 중 일부 요소들은 사회 단체라든가 혹은 특별히 마련된 활동같은 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것들은 대부분 개별적으로만 이뤄지기 때문에 한데 모여 소설에서같은 작용이 생기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을 보면서 반대로 현실은 과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궁금증이 일기도 했다.

555 나나숲은 꽤 대단한 것들을 해내고 그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일종의 판타지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망상적으로만 흘러가는 이야기를 뱉어놓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는커녕 오히려 기분나쁠만큼 현실적인 문제들을 곱씹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꽤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때론 적당히 씹어서 떠먹여주기도 하는 편이다.

단순히 문제를 겪고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만을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돕는 멘토들의 이야기도 함께 하면서 서로가 영향을 받고 때론 의지하기도 하며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잘 담았다.

결론은 물론 다소 이상적이긴 하다. 그러나 이야기나 메시지는 꽤 공감이 간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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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성취 고객센터
마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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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성취 고객센터’는 판타지적이면서도 현실에 맞닿은 위로를 담은 소설이다.



장르를 생각하면 쫌 애매해 보인다. 판타지라고 하기엔 그런 비현실적인 요소가 적어 보이고, 그렇다고 일상 드라마라고 하기엔 비현실적인 요소가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이다. 소재를 생각해 SF는 어떠냐고 해도 역시 그런 요소가 좀 약해서 기다고도 하기 뭣하고 아니라고 하기도 뭣한 미묘한 경계에 있는 소설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주요하다고 할 수도 있는 ‘어떻게?’라는 부분을 대충 넘기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처럼, 소재나 장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좀 미묘하게 느껴지는 것과는 달리 이야기라는 측면에서는 꽤나 그 방향성이 분명한 편이다. 그러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놓고 힐링 소설이라는 거다.

소설의 각 케이스(CASE)의 중점인 인물들은 어떻게 보면 사회에서 조금 뒤처져있거나 밀려나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건 때론 감정적인 면에서 그럴 수도 있고, 꽤나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면에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제 아무리 각기 다른 여러가지 상황이 있다고 해도 결국 그것들이 각자에게 주요하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결국 정신적인 이유라고 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걸 과정이 일부나 발정의 단계로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에겐 사소하다 치부할 수 있는 것마저도 가슴이 아리도록 크게 다가오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에게 때론 적절한 것 같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충격요법같은 일들을 선사하는 에피소드들은 꽤나 판타지 스러우면서도 또한 현실적인 위로와 해소를 갖게 하기도 한다.

내용 외적으로는, CASE를 듬성 듬성 실은 것이 꽤나 눈에 띈다. 이건 주인공이 그만큼 꽤 긴 시간 여러 일들을 거쳤다는 걸 보여주는 단순한 장치이기도 하지만, 독자로서는 대체 그 사이엔 어떤 일들이 있었나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후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다.

후속작이 나올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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