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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 - 절망의 시대에 다시 쓰는 우석훈의 희망의 육아 경제학
우석훈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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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는 경제학자 우석훈이 두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경험한 육아 분투기를 담은 책이다. 표지에는 ‘절망의 시대에 다시 쓰는 우석훈의 희망의 육아 경제학’이라는 부제를 달았지만 실제로는 경제학책이라기보다 육아 체험기에 더 가깝다.

느지막하게, 그것도 하필 이명박근혜라는 정말의 시대에 무려 두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고민하고 고생하며 아이를 키운 이야기는 정말 한 구절 한 구절이 눈물겹다. 그런 상황에서도 자식을 생각하고 걱정하며 사랑스러워하는 게 보여 더욱 그렇다. 부모라면 누구든 같진 않더라도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기에 마음도 아팠다.

한국은 왜 육아 절망 시대가 됐을까. 작가는 경제학자답게 그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결론부터 말하면 부모에게 출산과 육아 모두를 오롯이 떠넘기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갈수록 살기 힘든 세상이다. 아빠 혼자 일해도 충분했던 건 과거의 이야기, 이제는 부부가 다 같이 일해도 힘든 세상이 됐다. 그러니 자연히 출산도 꺼린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게 출산을 장려한답시고 내 논 정책이란 게 있으나 마나 한 것들이다. 대부분이 셋째 아이 지원에 집중되어있는데, 당장 하나만도 낳기 힘들어 꺼리는 상황에서 고작 약간의 지원을 들이밀며 셋째까지 나보는 건 어떠냐니. ‘우리는 지원 정책을 만들었으나 국민이 문제다’라는 식의 생색내기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나마 누릴법한 혜택이랄 육아 휴직도 막상 현장에서는 마음대로 쓰기가 힘들다. 설사 지원을 잘 해주는 회사라서 육아 휴직을 잘한다 해도 출산과 육아에 전념할 수 있느냐 하면 또 그렇지 않다. 휴직 중에 지원하는 육아휴직급여는 매월 통상 임금의 40%, 상한액 100만 원에 불과하다. 이는 실생활은 불가능하다고도 얘기하는 최저시급에조차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아기가 생기면 필요 비용은 배가된다. 그냥 사람 하나 는 게 아니다. 아기는 훨씬 잘 아프고 필요 물품도 많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 자신을 쥐어짜야 한다.

아이가 자라면 좀 나아지긴 하지만, 아이를 맡기고 일하러 갈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워낙 수가 적다 보니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힘든 데다 들어가도 밤까지 맡겨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직업 선택의 폭까지 좁기 때문이다.

한국 부모는 무한히 책임만을 등에 지면서 사회의 도움도 얻기 힘들다. 도움은커녕, 부모의 등골을 빼먹으려는 자들로부터 가계를 지켜야 한다. ‘자식을 위해선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말은 그저 부모를 압박하고 돈을 뽑아내기 위한 저주의 말일 뿐이다.

그런 것들은 뭐가 있을까. 육아 경험을 공유하면서 작가는 그에 대한 소소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예를 들면, 임신 시 하는 양수검사, 청력검사는 때에 따라 전혀 필요가 없다는 식이다. 이러한 검사로 알 수 있는것은 장애 여부 정도기 때문이다. 그걸 어떻게 해줄 수는 없기 때문에 장애아일 경우 낙태하려고 그러는게 아니라면 필요가 없는거다. 이런 조언들은 얼핏 당연 얘기라 조언이랄것까지 있나 싶기도 하지만 막상 경험없이 그런것들을 접하다 보면 자신도 넘어가게 되므로 미리 들어두면 좋다.

한가지 이해가 안되는건 2012년을 왜 ‘황금돼지의 해였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거다. 출산을 준비했다는거 보면 아이를 2012년에 낳은 모양인데, 2012년은 임진년으로 용의 해다. 황금돼지의 해는 2007년 정해년이었지. 왜 2012년이 황금돼지의 해라는건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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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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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샌드(Ilse Sand)’의 ‘센서티브(Highly Sensitive People in an Insensitive World: How to Create a Happy Life)’는 매우 민감하기에 남들과 다르고 그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서다.

‘매우 민감한 사람(HSP: Highly Sensitive People)’은 기존에 내향적인 성격으로 널리 알려진 것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본 것이다. 내향적이라고 하는 것이 민감한 사람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게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라는 등 ‘더 낫다’는 식으로 화자 되면서 반대로, 사회적으로 뭔가 모자란 사람이라는 취급을 받기도 했다. 이런 시선은 민감한 사람들을 더 자극하고 그들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깎아내려 더욱 소심하고 외향적인 활동을 꺼리게 했다. 악순환인 셈이다.

문제는 그들을 보는 외부의 시선에도 있지만, 그들 자신 역시 잘못된 생각에 빠져 있다는 게 더욱 문제다. 이를테면 자신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식의 생각 말이다. 그래서 안 좋은 걸 알면서도 쉽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지 못한다.

가장 먼저 자신의 민감성을 인정해야 하는 건 그 때문이다. 자신이 어떠한 사람이고 그래서 남들과 달리 무엇에 불편해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남들에게 요구해야 한다. 작가는 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민감한 사람들의 요구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역으로 불편하거나 기분 나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로에게 불편한 게 무언지 얘기하고 조율함으로써 앞으로의 관계를 더욱 좋게 만들 수 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인정한다는 것은 자신을 좀 더 안다는 것과 같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면 보다 행복해질 수 있는지 찾는 것으로 이어진다. 행복한 삶을 위한 첫걸음인 거다.

물론, 민감성이 단순히 내향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던 사람들을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민감성이라 것 역시 사람의 성향을 설명할 수 있는 측면의 하나일 뿐이고, 이것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성향을 가진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책을 죽 읽고 자가 테스트를 해봐도 크게 공감할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좋은 거다. 자신은 어떤 사람이고 자신의 성향은 어떠한지 알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저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면 된다. 그것이 어떤 용어를 통해 자신을 정의하려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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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
장자자 지음, 정세경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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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从你的全世界路过)’는 장자자(张嘉佳)가 웨이보 블로그에 ‘잠자리에 들기 전 읽는 이야기’란 이름으로 올린 시리즈물을 엮어 책으로 낸 것이다.

총 47개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일종의 단편집으로, 각각은 온전히 별개의 것들이라 생각해도 된다. 그러니 꼭 순서대로 읽거나 할 필요는 없다.

작가는 이야기의 상황과 진행을 묘사하거나 표현하지 않고 중요한 대사와 큰 흐름만을 대략적으로 전달하고 거기에 자기 생각을 덧붙였는데, 그래서 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나 회고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친구가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글을 썼기에 더욱 그러하다. 덕분에 막힘이나 어려움 없이 편안하게 글을 읽을 수 있으며, 작가가 비워놓은 것들에 대해서도 ‘이러진 않았을까?’ 혹은 ‘이러면 어땠을까?’하며 상상해보게 된다.

이야기는 대부분 사랑에 대한 것들인데, 사랑 이야기는 그저 거들뿐인 것도 있고, 모두 해피엔딩인것도 아니며, 심지어 이상하게 끝나는 것도 있다. 그래서 묘하게 찝찝한 뒷맛도 남긴다. 그래도 소설이니까 어떤 해결법을 보여주거나 깔끔한 결말을 맺거나 할법도 한데 그러지 않는다. 이는 작가가 일부러 의도한 것으로, “그저 사람들이 이런 문제들 속에서 살아간다고 말할 뿐”이라고 하기도 한다. 책이 더욱 회고록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아쉬운 건, 블로그 글을 책으로 엮어서 그런지 형식이 너무 자유롭다는 거다. 정리되지 않은 채 이 이야기에서 저 이야기로 갔다가 다시 처음 하던 이야기로 돌아가기도 하고, 앞서 했던 대사나 이야기를 뒤에 그대로 붙여넣기도 했다. 처음부터 영화의 회상신을 생각하며 쓴 것 같은 모양새다. 그렇다고 이런 것들이 모두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강조의 의미야 분명 있겠다마는, 역시 정리 좀 하지 그랬냐 싶다.

책에 실린 단편은 말하자면 모두 일종의 시놉시스이기 때문에 제대로 쓴 이야기로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들도 있는데, 실제로 단편 중 10여 편은 영화화됐거나 영화화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나중에 기회를 내서 이 시놉이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됐을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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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후기청년 - 당신의 진짜 인생이 시작된다
송은주 지음 / 더난출판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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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中年)이란 무엇일까. 단어로 보면 인생의 중간 즈음에 있는 자, 또는 중간을 지난 자라는 의미다. 사전적으로는 청년과 노년 사이를 말하며, 나이로는 대게 40~60세인 사람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중년은 이미지가 썩 좋지 않은데, 이는 한참인 나이(인생 중반)를 지나 점차 노쇠해지기 시작하는 시기로 보기 때문이다. ‘중년의 위기(Midlife crisis)’같은 얘기가 나온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그랬을지도 모른다. 수명이 70세 정도 하던 때에는 정말로 40~60세 정도면 인생 중반을 지나 후반기인 시기다. 자연히 남은 삶을 정리하고 노년을 준비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100세 시대에 다달은 지금 40대는 막 인생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일 뿐이다. 어쩌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더 많을 가능성도 높다. 벌써 내리막이라며 인생을 정리하기엔 이르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새로운걸 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큰 나이일까. 그것도 별로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동안 쌓은 경험과 재산, 인맥이 있기에 젊었을 때보다 더 적은 위험부담을 안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도 있다. 또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힘도 있다.

말하자면, ‘중년’이라기보단 ‘후기청년’인 셈이다.

기존에 ‘중년’에 새겨져 있던 불합리한 편견과 스스로 만들어온 굴레는 벗어버려야 한다. 두렵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해 자신감을 키우는 것도 좋다. 이미 다시 시작해 새로운 삶을 손에 쥔 선배들의 예도 많지 않은가.

돈을 벌고, 빚을 갚고, 삶을 지탱하며 버티다보면 진짜 인생이 오는게 아니다. 용기를 내서 정말로 원하던 것을 위해 행동할 때 비로소 진정 원하던 인생이 온다.

필요한건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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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위인전 - 위인전에 속은 어른들을 위한
함현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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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위인전’은 작가가 고른 위인 9명과 외전 인물 2명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의 첫 인상은 유쾌한 내용의 책일것 같다는 거였다. 나서부터 남다르고 주변에선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시대를 앞서가며 많은 장애와 현실을 극복하고 업적을 이루어 냈다는 식의 흔한 위인전과는 달리 인간적인(때론 어이없는) 실수나 부족함도 저지르는 위인들의 일화를 소개하는 그런 책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찌질함은 약간의 유쾌함도 주는 그런 찌질함이 아니다. 인생 전반에 걸쳐 끈적하게 달라붙어 힘들고 괴롭게하는 그런 찌질함이다. 경제적인 무능함이나 정신적인 미숙함같은 그런 것들 말이다.

그렇다고 그런 얘기들을 듣고서 이 위인들에 대한 존경이 사라지거나 나쁘게 보게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런 질척한 진짜 인간의 이야기를 듣고서 그 삶에 연민을 느끼고 행동에 공감을 하게되며, 그런 삶에도 불구하고 그런 업적을 남긴것이 더욱 위대해 보인다.

나서부터 남달랐다는 흔한 사탕발림 위인전보다 어쩌면 나와도 크게 다를바 없는 진짜 인간이었던 그들의 면모를 알게된게 그들을 더 존경하게 만든다.

딴지일보라는 이름과 제목에서 느꼈던 첫 인상과는 달랐지만, 업적에만 치중해 인간으로서의 그들의 삶은 무시한듯한 기존의 위인전들과는 달리 그들의 인간적인 삶에 초점을 맞춘것이 좋았다.

책은 글 쓰는 기자이며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한 작가가 그 자신의 입담을 글로 옮긴것처럼 빠져들어 읽게 잘 썼는데, 다만 그렇게 쓴 덕에 앞서 했던 얘기를 또 하거나 잘못된 문장(예를들면, 영어 직해에서나 나올법한 이상한 한국어 문장)도 쓰는 등 눈에 걸리는것도 남아있어 좀 아쉬웠다. 원래 딴지에서 연재하던것을 엮어서 낸 것이라고 하는데, 책으로 낼 때 이런 것들도 수정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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