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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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공부에 흥미가 없는 사촌동생에게 주려고 산 책이다. 주변의 권유도 있어서 구입을 한 책인데 막상 읽어보니 참 공부는 원없이 했겠다 싶다. 중2 수학 25점, 정말 충격적인 점수다. 나는 서울대 아니 서울에 있는 대학에 다녀보질 못했지만 중학교 수학은 늘 90점 이상을 맞았었다. 하지만 나는 어떤 꿈이나 목표를 향해 노력할 줄 모르는 바보였다. 하지만 저자는 꿈과 목표가 명확한 사람이다.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를 가고 싶어하는 마음의 열망이 없었다면 과연 공부를 할 수 있었을까? 집안의 어려운 사정때문에 고3 수능 시험에 실패 (?) 사실 실패라기엔 점수가 낮지 않았다. 서울대를 갈 수 없었다는 것. 그의 인생의 롤모델 장승수씨를 향한 목표가 없었다면 과연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을까? 서울대에 재학중이면서 다시 법대로 전과하기 위해 삼수를 결심한다는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우와~~정말 입이 벌어질 정도로 열심히 공부를 했다는 걸 책으르 읽으면서 느낀다. 수학 한문제를 풀면서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내고 좀 더 쉬운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한 문제집을 여러번 푸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스스로 열심히 공부해서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존경스럽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결과로 서울대에 진학하고 또 고대 법대로 재입학을 할 수 있었다. 되돌아보면 나는 그정도의 열정으로 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친구들이랑 수다떠는 것도 좋아했고 친구들이랑 떡볶이 사 먹는 것도 좋아했고 친구들이랑 영화보러 다니는 것도 좋아했다. 그러니 공부를 제일로 생각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서울대 혹은 연고대의 특권을 누릴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자기 스스로 하는 학습이 진정한 공부라는 대목도 마음에 들었고, 스스로 교과 내용을 정리하고 학습해야 내 것이 될 수 있다는 내용도 마음에 들었다. 그런 열의를 가지고 공부해야만 자기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얘기하고 싶다. 꿈과 목표를 정하고 스스로 해나가는 공부를 해야한다고, 공부를 잘 하고 싶다면 공부에만 집중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들의 비결은 어디 멀리 있는게 아니고, 그들이 진정한 천재라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비결은 늘 비슷하다. 무식하게 공부하는 것,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 나만의 요점 정리 노트를 만드는 것이라 하겠다. 오로지 공부를 연인처럼 친구처럼 생각하며 공부를 가장 재미있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공부를 재미있게 만드는 법은 공부보다 재미있는 것들을 하지 않는 것이란다. 이제부터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을게 아니라 책상 앞에 앉아 문제집 한권이라도 우선 풀어내자. 그리고 외울 건 외우고 정리할 건 정리를 해두자.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그 일들을 해나간다면 우리도 모두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저서를 청소년기에 보았다면 내게도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그나마 사촌동생이든 조카든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든, 나의 뒤를 따라오는 아이들에게는 보여줄 수 있고 얘기해 줄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우리 모두 꿈을 향해 질주하자. 주저하지 말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 다른데 한눈 팔지 말고 열심히 해보자. 그럼 우리도 분명 그 꿈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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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없는 아침
린우드 바클레이 지음, 박현주 옮김 / 그책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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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침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나만 빼고 가족 모두가 사라진다면 어떨까? 생각만해도 등골이 오싹하고 두렵고 무섭다. 매일 아침 반복되는 일상이 아닌 고요 속에서 시작하는 아침, 그리고 혼자 남겨진 나, 정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걸까? 이야기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전개된다. 

14세의 신시아는 사춘기 소녀, 반항하고 싶은 나이이다. 학교에서 불량한 학생으로 지목된 고학년 남학생과 주차장 차에서 술을 마시고 아버지는 딸을 찾아 화를 내며 집으로 끌고 간다. 그런 아빠가 싫어 소녀는 "모두 죽어버렸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소녀는 정말 혼자 남겨진다. 

아, 정말 상상만해도 오싹하다. 그리고 너무 궁금하다.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전개되고 어떻게 이야기가 끝이 날 것인가? 

우선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5주 연속 1위를 차지할만하다. 대부분의 독자가 느꼈을 스릴과 서스펜스가 공존하는 우수한 작품이라 할만하다. 

25년후의 신시아는 한 가정의 엄마가 되어 있다. 그녀의 과거를 이해해주는 남자를 만나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그레이스라는 딸을 낳고 살아 간다. 하지만 그녀는 과거 속 부모와 오빠를 잊을 수 없고 그들을 찾기 위한 단서라도 얻기 위해 방송 출연까지 한다. 사이비 주술사와 사립탐정, 모든 할 수 있는 한 해보기로 한다. 그런 그녀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남편, 하지만 가끔 발생하는 사건 속에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건 남편이고, 남편을 믿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 신시아와 그레이스는 엄마와 오빠를 죽인 살인자들에 의해 위기에 처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건 신시아의 아버지가 이중생활을 한 것, 그리고 그녀의 배다른 오빠와 아버지의 본처가 신시아의 엄마와 오빠를 죽였을거라는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과거의 사건과 맞물려 생겨난 새로운 살인 사건, 신시아를 키워준 테스이모와 사건 해결을 위해 고용한 사립탐정의 죽음에 대한 결말은 정말 의외의 인물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사건의 또다른 열쇠로 작용하는 또다른 교통사로를 위장한 살인사건. 추리소설이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을 잘 지키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독자로하여금 잘못된 예상을 하게 하고 그것을 반전으로 처리하는 그 짜릿함이 분명 있었다. 물론 어떤 뛰어난 독자는 작가의 구성을  뛰어넘어 작가의 생각을 온전히 읽어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그렇다고해도 작가의 구성은 치밀하게 잘 짜여진 각본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추리소설에 일가견이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빈치 코드>를 재미있게 읽었고, <단테 클럽>, <살인의 해석>, <헤르메스의 기둥> 등 몇권의 추리소설을 읽었다. 그것들도 참 재미있었는데, 이 책도 정말 재미있고, 호흡이 끊기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읽었다. 생각보다 짧지 않은 소설이지만 이틀동안 틈틈이 정말 열심히 읽었다. "린우드 바클레이"라는 작가를 처음 만난 셈인데, 그의 소설에 푹 빠져들었다. 다른 작품도 읽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이 정말 좋았던 결국 가족의 사랑의 힘이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서로가 서로를 믿어주고 아껴줘야할 대상은 바로 우리 주변에 있는 가장 가까운 존재, 우리 가족들이라는 메세지를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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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리터의 눈물
키토 아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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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때 한동네에 살던 남학생이 그당시 화제가 되었던 김초희의 <스무살까지만 살고 싶어요>라는 책을 선물했었다. 난치병에 걸린 소녀가 한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고 그녀의 이야기가 책으로 만들어졌던 것인데, 지금은 그 내용이 자세히 생각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때 잠깐 그녀의 난치병을 부러워했던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다. 그때 내 삶이 도대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게 도와주지 못하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좀 있었다. 그래서 늘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고 부끄럽다. 내가 볼 줄 아는 세상이 그만큼 작았던 탓이라고 생각한다. 

며칠동안 이 책을 읽었다. 읽자고 달려들면 단숨에 읽어낼만큼의 분량이었다. 하지만 아야가 몇년동안 고통에 시달리며 써내려간 글을 훌쩍 읽어버리는게 너무도 미안했다. 15세 소녀의 안타까운 투병일기, 하지만 슬픔보다는 아야의 씩씩하고 솔직하고 건강한 정신이 나를 더 많이 부끄럽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아야를 지켜낸 그녀의 가족들, 그 모두에게 삶의 또 다른 면을 배우게 되었다. 

   
 

  화장실까지 3m를 기어서 간다. 복도가 차갑다. 발바닥은 부드러워 손바닥 같다. 손바닥과 무릎은 발바닥처럼 딱딱하다. 보기 흉하지만 어쩔 수 없다. 단 하나의 이동수단이니까.......
  뒤에서 인기척이난다. 기는 것을 멈추고 뒤돌아보니 엄마도 기고 있었다. 아무 말도 없이......바닥에 뚝뚝 눈물을 떨어뜨리면서......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큰 소리로 엉엉 울었다.
  엄마는 나를 꽉 끌어안아 주고, 울고 싶을 만큼 울게 내버려두었다.
  엄마의 무릎이 내 눈물로 흠뻑 젖었고 엄마 눈물이 내 머리카락을 적셨다.
  "아야. 슬프지만 힘내자. 엄마가 곁에 함께 있으니까. 자, 엉덩이가 차가워지니까 방에 들어가자. 엄마에게 아야를 업을 힘 정도는 충분히 있어. 지진이 나든 불이 나든 널 가장 먼저 업고 나가 살려줄 테니 아무 걱정 말아라. 쓸데없는 생각은 절대 하지마."
  라고 말하고, 나를 안고 방으로 옮겨 주었다.

 
   

 아이들을 낳고나서 그러니까 내가 엄마가 되고나서는 모든게 엄마의 마음이 먼저 읽힌다. 아야의 불치병에 가슴 아프고 그녀가 그래도 씩씩하게 남은 삶을 살아가서 고마웠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삶의 끈을 놓치 않았다. 주변의 자신에게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그런 삶에 버팀목이 되어준 엄마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녀가 더이상 일기를 쓸 수 없게 되었을때, 엄마는 그녀의 일기장을 모아 책으로 만들 계획을 세운다. 그녀가 세상에 남기고 갈 수 있는 유일한 것, 엄마는 그것을 만들어 주고 싶었던 것이다. 공부도 꽤 잘하는 편이었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런 그녀에게 내일이라는 희망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대학을 들어가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보통 사람들이 꿈꾸던 꿈조차 꿀 수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그녀의 삶이 너무 아프고 안타까워서 눈물을 흘리며 보았다. 스스로 일어나 걸을 수 있다는 것, 스스로 밥을 먹고, 화장실을 다녀오고, 정말 누구나 하는 돌 지난 어린 아이들이 하는 보통의 것들 조차 할 수 없게 되어버린 그녀. 이 책을 읽으며 그런 것들 조차도 이렇게 소중하고 누군가는 그것만이라도 잘 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생각하니 게으르게 살아온 인생이 부끄러워졌다. 또한 그녀를 돌보아준 그녀의 엄마, 그녀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 수 있게 도와준 그녀의 엄마에게 삶을 대하는 자세를 배운다.

그녀의 주변에 좋은 사람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점점 상태가 나빠져 병원에 입원을 하고 간병인을 두게 되었는데 그녀의 실수를 이해하고 감싸안아주신 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그녀의 병을 무기 삼아 협박하는 나쁜 간병인들도 있었다니 더 가슴이 아팠다. 몸이 불편하니 쉽게 할 수 있는 용변의 실수, 물론 타인의 용변을 치우는 건 정말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간병인을 자처했다면 감수했어야 하는 건 아니었는지. 아야가 중증 환자라 간병인들은 서로 맡으려고 하지 않아 간병인도 여러차례 바뀌었다고 하는데, 아야가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을까 생각하니 내맘도 함께 아팠다. 

<1리터의 눈물>, 과장되지 않은 눈물의 양, 그래서일까, 더 많이 가슴이 아팠다.  

벌써 20여년도 넘은 이 책의 아야가 앓았다는 척수소뇌변성증은 여전히 고칠 수 없는 병인 것 같다. 의학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니 어서 고칠 수 있는 신약이 나오길 간절하게 바란다.

늘 아이들을 뱃속에 끌어 안고 있을때 생각했던 것이, 부디 건강한 아이로 자라달라는 것이었던 나의 태중 기도가 늘 이루어지길 바란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것만으로도 또 내가 그리고 남편이 건강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아야, 더이상 고통없는 세상으로 갔기를 바래. 부디 너가 꿈꾸던 내일을 헛되게 보내는 사람이 되지 않을거야. 고마워, 잘 견뎌주어서, 이 세상을 사랑해 주어서. 아야 너를 기억하며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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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3-05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딸의 뒤를 따라 바닥을 기는 엄마는 또 얼마나 아팠을런지...
그래도 사는 동안 엄마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다 갔으니 그도 다행이네요.
우리도 열심히 살아야 되는데...

꿈꾸는섬 2010-03-05 14:58   좋아요 0 | URL
딸의 병을 받아들여 죽는날까지 굳세게 살다가게 도와준 엄마에요. 딸의 아픔을 함께 하는 엄마 정말 멋지죠. 저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싶어요. 그래서 또 배워요.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라는 걸요.^^

마녀고양이 2010-03-05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이 정말 1리터는 나오는 소설이지요.
딸아이를 낳은 이후로 아이가 아픈 책, 먼저 보내는 이야기는 상상하기조차 싫어졌답니다.
TV의 병원 관련 다큐 있잖아요.. 그것도 절대 못 보겠어요.

꿈꾸는섬 2010-03-05 15:00   좋아요 0 | URL
저도 TV의 병원 관련 다큐 잘 못봐요. 그나마 책이니 읽는건데,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우리 모두 건강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단 생각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같은하늘 2010-03-05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 섬님의 리뷰만으로도 눈물 나는 이야기네요.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꿈꾸는섬 2010-03-06 17:59   좋아요 0 | URL
우리 함께 열심히 살아요. 그 누군가가 살고싶어하는 오늘일 것만 같아요. 그동안 너무 게으르게 살았던게 후회되고 부끄러워요.^^

비로그인 2010-03-0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건강한 웃음을 지으며 하루를 잘 보내고 있으시죠? ㅎ

며칠 무리했더니 입술에 물집 잡혀버렸는데요. 저도 오늘은 아주 푸욱 쉬면서 건강한 웃음을 좀 지어봐야겠습니다. ^^

꿈꾸는섬 2010-03-07 17:56   좋아요 0 | URL
^_________^활짝 웃으셔요.^^
 
꽃밥 도둑 맹&앵 동화책 4
백금남 지음, 서하늘 그림 / 맹앤앵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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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앤앵 출판사에서 네번째 동화책이 나왔다. 매번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심지어 눈물도 뚝뚝 흘리게 만드는 감동을 주는 책들이었는데, 이번에 출판된 이 책도 진한 감동을 여지없이 전해준다. 

<꽃밥도둑>, 어쩜 이리 제목도 예쁜가. 그런데 꽃밥이 뭐지? 사실 몰랐다. 식용가능한 꽃을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면 향도 좋고 맛도 좋단다. 이 꽃밥을 훔친 도둑에 관한 이야기겠구나 생각하며 책을 열었다. 책 사이사이 그려진 그림이 참 정겹다.

얼마전 읽었던 <나쁜피>에서 느꼈던 가족의 또다른 의미가 생각나게 하는 책이었다. 피를 나눈 사람들의 집단만을 가족이라 부르기에는 이제는 뭔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회가 많이 변하고 있다. 지구촌 한가족이라는 말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들리기도 하니 말이다. 이 책 속의 아이들은 땡땡이동산이라 불리는 천사원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다. 이곳 아이들은 모두 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다. 각기 이 곳으로 오게 된 사연은 저마다 다르지만 아버지의 규칙속에 아버지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간다. 

이글의 화자인 어진이는 엄마가 병이 나서 돌아가시자 스님이 이곳으로 보낸다. 남도는 아픈 엄마와 갈 곳이 없자 아버지가 거두어 주시고, 혜명이도 할머니와 이곳에서 산다. 망정이도 엄마가 잠시 맡겨두고 떠나게 되고 호봉이의 사연도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곳은 아이들만 사는 곳이 아니라 전쟁에 다리를 잃은 아저씨, 온 몸이 나무처럼 굳어가는 아저씨, 모든지 먹어대는 드럼통 아저씨, 치매에 걸린 노랑할머니 등 갈 곳없는 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이곳을 거쳐 서울로 대학에 진학한 형, 누나들도 많단다. 그러니까 이 책은 우리의 소외된 이웃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소외된 이웃들의 이야기인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픈데, 이 책의 막내인 남도의 사연은 정말 눈물을 뚝뚝 흘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어느날 어진이는 남도가 아버지 서랍에서 돈을 훔치는 걸 본다. 하지만 돈을 훔쳐본 어진이는 남도의 짓임을 이르지 않고 남도에게도 다그쳐 묻지 않는다. 나중에 아버지에게 들켜 남도는 혼이 나고, 나중에 안 사실은 아픈 남도의 어머니가 다시 아버지가 돌아오면 남도와 함께 읍내에 나가 꽃밥을 먹고 싶다고 했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꽃밥을 사주고 싶어 돈을 훔쳐 돼지 저금통에 저금을 해나가고 있었던 것인데, 결국 어머니는 죽고만다. 어머니가 죽은 제사상에 남도는 꽃밥을 올려주려고 하고 아이들 모두 남도 어머니의 제사상에 꽃밥을 올리기 위해 꽃밥식당에 간다. 남도의 저금통에서 나온 돈은 꽃밥을 살 수 없는 돈이고 결국 아이들은 불꺼진 식당에 들어가 꽃밥을 가져오려고 한다. 그런데 가게주인은 눈치채고 미리 숨어있다가 아이들을 잡는다. 경찰서에서도 오고, 아버지도 불려오는데, 아이들의 사정을 알게되는 주인은 아이들을 용서하기로 한다. 그리고 꽃밥을 싣고 땡땡이 동산으로 온다. 남도는 엄마가 좋아하는 꽃밥을 제사상에 올려주고 그걸 보는 내 마음은 가슴이 터질 듯 했다. 부모와 자식의 사랑을 어떻게 더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남도의 그런 사정을 알고 함께 도와준 형들의 마음도 얼마나 예쁜가 말이다. 자신을 낳아준 엄마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남도를 비롯한 어진이, 호봉이, 망정이, 혜명이는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각자 혼자라면 너무 외롭고 슬프겠지만,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천사원 식구들이 있기에 그들에게 우리 못지 않은 사랑과 행복이 넘칠 수 있는 것 같다. 

 어진이가 키우다 데려온 럭키가 몇달동안 집을 나갔다 돌아왔는데 새끼를 배어서 돌아왔다.  

   
 

어느 사이 아버지가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새끼를 배었구나."
"예?"
나도 모르게 되물었다.
"그런 것 같구나."
망정이가 헤헤헤 하고 웃었다. 그리고는
"남도 클 났다. 동생이 새끼를 배서......."
그렇게 말했다.
"그럼 엄마다!"
호봉이가 말했다.
"맞다. 엄마다."
이번에는 혜명이가 말했다.
"치 난 동생이 좋은데......."
남도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슬픈 얼굴이 되어 고개를 숙였다.
나는 일어나 남도를 안았다.
"남도 말이 맞다. 럭키는 여전히 남도 동생이다. 아름다운 여동생. 여동생이 엄마가 된 기다."
"맞다!"
남도가 나를 올려다보며 소리쳤다.
"그래, 어진이 말이 맞다. 엄마가 돼서 돌아온 거다."
아버지가 말했다. 나는 남도를 생각해 그렇게 말했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말했다.(114~115쪽)

 
   
   
 

"조금만 힘을 내거라. 조금만 더. 너도 이 세상에 이렇게 태어났단다."
럭키의 눈에서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생명은 저렇게 태어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뜨거운 그 무엇이 가슴 밑바닥에서 솟구쳐 올랐다.
엄마도 나를 저렇게 낳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코가 찡하고 눈 밑이 후끈 더워졌다.(118쪽)

 
   

자연의 섭리를 우리는 자연에게서 배우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설사 지금은 혼자 남겨졌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이 이 세상에 오기까지 엄마의 고통이 함께 했다는 걸 깨달으며 삶을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흐뭇해졌다. 피로 맺어진 형제들은 아니라도 하늘이 맺어준 그들의 인연이 오래도록 아름답게 지켜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자고 나를 뒤돌아보게 하는 그런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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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3-03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리뷰에요.^^ 잘 읽었어요~ 감사

꿈꾸는섬 2010-03-03 15:20   좋아요 0 | URL
잘 읽어주셨다니 저야말로 감사해요.^^ 후애님 아프신 건 좀 나으셨나요?

같은하늘 2010-03-04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과는 다르게 따뜻함이 있는 이야기군요. 눈여겨 둡니다.

꿈꾸는섬 2010-03-04 21:44   좋아요 0 | URL
너무 좋아요.^^ 큰아이가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맹앤앵에서 나온 동화책1,2권은 2학년 올라가는 조카에게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었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눈물을 흘리며 읽더라구요. 이 책도 그 조카에게 선물하려구요.^^
 
너도 하늘말나리야 (양장) 푸른도서관 5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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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울을 적셔가며 이 책을 읽었다. 푸른책들에서 하는 이벤트에서 받아든 특별판 <너도 하늘말나리야>가 오늘 내 마음을 촉촉하게 적신다.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받은 미르, 엄마를 잃은 슬픔을 간직하고 사는 바우, 부모없이 할머니 손에 자란 소희. 이 세 아이들의 이야기 하나 하나마다 눈물을 주욱 흘렸다. 어쩜 이금이 작가는 사람의 마음을 이리도 후벼파는가 싶었다. 
 
세 아이 모두가 사랑스러웠던 건 자신의 아픔도 다른 친구의 아픔도 이해하며 자라난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들로 인해 친구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커서 화가가 되겠다던 바우는 미르를 보며 미술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심리치료사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고, 늘 어른스럽게 행동해 어른들이며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소희는 자신이 늘 어른들이 좋아하는 아이의 틀에 맞춰 자라고 있음을 느끼며 미르의 행동들을 이해하고 부러워한다. 그리고 진정한 친구가 되고, 혼자만의 얼굴을 하고 있는 미르에게 좋은 벗이 되고자 한다. 또한 미르는 엄마를 잃고 실어증을 앓고 있는 바우에게 자신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만들겠다고 다짐을 한다. 

농촌의 정겨운 모습, 힘든 모습들도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이 책을 통해서 배우고 또 배우는 것이 사람은 사람 사이에서 자라난다는 것이다. 홀아비가 된 바우아버지도 진료소를 맡게 된 미르 엄마를 통해 삶의 활력을 찾고, 그걸 바라보는 아이들의 오해가 빚은 에피소드 또한 마음을 촉촉하게 만든다. 

새벽 2시, 산파로 나서게 되는 엄마를 따라 처음으로 엄마 등뒤에 올라타 오토바이를 타고 은영이네에 가게 되는 미르는 또 다른 사람, 또 다른 여성을 만나게 되고 동시에 훌쩍 자라게 된다. 엄마가 된다는 것이 주는 기쁨과 고통,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남녀차별의 사회상까지 미르는 점점 엄마를 이해하고 한 여자로 한 인간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아빠와 헤어져 살게 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엄마가 계속 혼자 살길 바란다는 마음이 어느새 바뀔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면서 마음 한구석이 흐뭇해졌다. 

달밭마을을 지키고 있는 느티나무에 처음 마음 준 미르, 소희와의 소통이 뒤늦은 것임을 깨닫고 몇달동안 소희를 애태운 것을 후회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작은댁으로 가는 소희에게 뒤늦게 달려와 그림을 내미는 바우, 하늘말나리를 닮은 소희,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이라고 적어놓은 글이 가슴 뭉클하게 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과 이 책의 제목 너도 하늘말나리야가 어쩜 이리도 멋진가를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에게만이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주는 이금이 작가의 이야기에 빠져 오늘도 하루종일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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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3-01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금이작가는 3,4월 만해마을에 들어가서 하늘말나리야 다음 이야기인 '소희'를 집필한답니다. 독자들의 오랜 요청이 결실을 맺게 되는 거지요.

꿈꾸는섬 2010-03-01 14:30   좋아요 0 | URL
전 유진과 유진 읽고 이금이 작가 팬이 되긴 했지만 다른 작품들은 아직 제대로 읽어보질 못했었어요. 근데 이금이 작가님의 저력을 다시한번 확인하네요. 찬찬히 찾아서 읽어보려구요.^^ 소희의 이야기 정말 기대되요. 저도 소희 이야기 나오면 얼른 사서 봐야겠어요.^^ 순오기님은 정말 모르는게 무얼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