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와 내가 무척 좋아하는 책이다.시공사의 네버랜드 시리즈 중 하나인 [위니 더 푸우]..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읽을법한 책인데..조카가 네 살되던 해부터 그 책만 보면 좋아라 해서..몇 번 읽어주다가..그 긴 것을 다 읽어 줄려니..넘 힘들어(1혹은 2 등등.. 소제목 붙은 것..) 유아용 푸우책을 찾아서 사다 줬는데..조금 좋아라 하더니 이내 싫증을 냈다..이 책을 읽어 봤다면..그 유아책이 얼마나 재미가 없는 지 알 것이다..아마도 조카는 그 사실을 알았던 것 같다...^^

 푸우가 생기게 된 스토리부터 시작하여..크리스토 로빈과 푸우의 친구들이 겪게되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재미있고..흥미롭다..더군다니 이 책의 묘미는 글에 있다..원본에 그렇게 나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번역하신 분이 굉장히 위트있게 번역을 하셔서..책을 읽다가 깔깔거리며 넘어간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정말 아이들만이 이야기 할 것 같은 말투들이 너무나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

 뭔가 '좀'을 먹을 시간을 참지 못하는 미련한 곰딴지 푸우..능청스러운 래빗의 말투나..생각이 너무 깊어 생각을 멈추기가 너무 힘든 이요레..겁많은 쬐그만 피글렛..아울캉가..까지..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동물들은 정말 재미있고..씩씩하며..우애있고..착하다..

 알란 알렉산더 밀른은 자신의 아들을 위해 이 글을 지었다고 한다..이 글의 형식도 아빠가 아들에게 이야기 해주는 형식인데..이 책에서는 직접적인 교훈교육도 없다..읽다보면 자연스레 동화되어 배우게 되는 것이다..그러니 아직도 이 책을 접해보지 못했다면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아이들에게도 좋고 어른들이 읽어도 넘 재미있다..

 


 




요즘 들어 조카를 보면 이 책의 영향이 많이 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조카가 크리스토퍼 로빈이고..다른 모든 인형들이 조카의 포리스트에 사는 친구들인 것이다..크리스토퍼 로빈처럼..윤곰돌이와 이야기를 하고..이멍멍이랑 모험도 떠나고 포순이랑은 유치원 놀이도 잘한다..집에 있는 모든 인형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여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지치지도 않나 싶을 정도다..

 어느날, 매번 읽어만 주다가 한번 제대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은 조카때문이다..이 녀석이 이 책을 들고 오더니,거의 열페이지나 되는 그 빽빽한 책을 숨도 안쉬고 30분동안 읽는 것이 아닌가? 말을 시켜도 대꾸도 없다..다 읽고 난 뒤에 이야기를 해보랬더니 줄줄 이야기까지 한다.그러더니 더 궁금하면 나보고 직접 읽을랜다. 이야기가 넘 길고 다 이야기 해줄려니 힘든대나..해서 소리내며 읽었더니 눈으로 읽으란다..자기처럼..^^;;..그래서 그럼 빌려줘 고모가 집에 가서 읽어보고 갖다 줄게 했더니..절대로 안 된단다..자기가 그 책을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빌려줄 수가 없다고..흠흠..그래서 몰래 가져와서 읽었다..ㅋㅋ...눈치 빠른 녀석, 다음 날 우리집에 오더니 [위니 더 푸우] 책 내 놓으라면서 고모가 가지고 간 줄 다 안다나 ..^^;;

 이 책은 절판이 되었다..그러나 이 책과 같은 <푸우코너에 있는 집>은 아직도 판매 중이니..푸우 이야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원본의 재미를 꼭 한번 느끼게 해 주심이 어떨지..ㅎㅎ 이 책에 티거는 나오지 않는다..^^..<푸우코너~>에 나오는지는 확인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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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 커피 문화의 역사를 보여준다. 커피가 처음 들어온 때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커피와 커피를 파는 다방이 어떻게 변천하였는지...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흥미를 가질 것이다. 읽다가 재미난 점이 있어서 올림. 요즘 스타벅스에서 혼자 커피 마시는 여자들을 된장녀라고 하며 말이 많은데(혼자일 때, 혼자서 커피마시며 책이라도 읽으면 도서관보다도 더 좋은데 왜 그걸 뭐라고 하는지...그것말고 다른 것이 뭔가가 있겠지만 그 뭔가가 뭔지는 나도 잘 모름) 그 비슷한 여자들이 이 책에도 나와 올려본다. 

 커피의 확산은 1920년대와 30년대를 풍미하던 모더니즘의 바람을 타고 이루어졌다. 커피 한 잔에 10전으로 고가였기 때문에 돈 내고 사탕물 사서 마시는 세상이 왔다고 탄식을 하는 이도 있었지만, 당시 유행의 첨단을 걷던 이른바 '모던 보이', '모던 걸'에게 커피는 사탕물 이상의 것이었다.

 이들은 주로 특별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고,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안의 자녀들이 대부분이었다. '모던 보이'는 주로 양복에 비싼 넥타이를 매고 중절모자를 쓴 채 지팡이를 짚고 다녔고, '모던 걸'은 쪽지지 않은 단발머리에 금시계나 작은 양산으로 치장하고, 입술에는 붉은 립스틱을 바른 채 하얀색 구두를 신고 다녔다. 이들은 영어나, 일본어를 대화에 곧잘 섞어 사용하면서 당시 시대의 소비와 유행을 이끌었다. 이들은 커피를 기존의 전통세대와는 거리를 둔 근대화의 상징으로 여겨일본인이 운영하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즐겨 마시곤 하였다.     [p43] 

 1999년 친구랑 싱가폴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난 그때 <스타벅스>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 친구가 이대앞에 <스타벅스>가 생겼다는데 한번도 가 보지 못했다고 싱가폴에 <스타벅스>가 있으니 한번 가보자고 했다. 뭐 그러던지...하며 찾아 간 곳은 파리의 카페처럼 길가에 테이블을 내 놓고 커피를 팔던 <스타벅스>였다. 가로수가 엄청나게 크고. 그 그늘 아래에 있던 테이블들..나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아무튼..김영하의 말처럼 <프라푸치노가 뭔지, 블렌디드가 뭔지,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고, 주문에 성공한 손님들은 직원의 지시에 따라 옆으로 이동해야 하며, 그기서 자기가 주문한 것이 나올 때까지 잠자코 기다린다. 마침내 자기 커피가 나오면 감지덕지 받아 들고 빈 자리를 찾아 앉은다. 이 모든 장면에서 미국을 본다. 언제나 어리둥절하게 만들어야 속이 시원한 그 이상한 나라를...>그 이상한 나라에서 온 커피를 처음 마셔보겠다고 했으나..아무리 쳐다보아도 뭔소리인지 모르겠고..이리저리 쳐다보며 머리 굴리다가 결국 그날 우리가 겨우 주문에 성공한 것은 <오늘의 커피>였다.- -;;; 그때만 해도 엷은 아메리카노가 숭늉같이 부드럽고 좋았던 때라...엄청나게게 찐한 그 커피를 스타벅스가 뭔데..뭔 커피맛이 이러냐? 어쩌고 저쩌고 하며 반도 못 마시고 나왔었다. 어쩌면 그 곳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 맛이 없던(?) 커피도 용서가 되었었는지도 모른다..

 30년대의 소설을 보면 <커피에 인이 박혔다>라는 글을 많이 본다. 난 집에서는 그다지 커피를 즐기지는 않지만 나가면 커피를 즐겨 마신다. 직장에 다닐 때는 정말 인이라도 박힌 것처럼 아침에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정신을 못차리기도 했었다.

 요즘 갑자기 큰 통의 원두를 선물 받아 믹서로 우유와 커피를 섞어 라떼를 만들기도 하고, 프림대신 우유를 타서 마시기도 하며...커피가지고 별짓을 다한다. 그러고보면 커피는 내게도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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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 원제 Hier (1995)
아고타 크리스토프(지은이), 용경식(옮긴이) | 문학동네

 

 

아고타 크리스토퍼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읽은 후 그녀의 특이한 문체와 상상력, 주체할 수 없는 거짓말에 빠져 버렸다. 그 책을 덮은 후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갔는지...읽을 책이 태산임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에 가서 그녀의 책을 읽었다. 한 시간 꼬박 이 짦은 소설을 읽으면서 전쟁으로 인해 왜곡된 인간들의 삶을 또 한번 들여다 보았다.

 여기 열두 살의 '토비아스 호르바츠'가 있다.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던 소년. 창녀와 다름 없는 생활로 벌이를 하던 엄마는 토비아스에게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토비아스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를 원했고 학교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에 단 한 명뿐인 여자 카롤린을 만난다. 하지만 카롤린의 아버지는 엄마와 잠을 자는 사이였고 어느날 토비아스는 그 둘의 다툼에서 카롤린의 아버지가 자신의 아버지인 것을 알게 된다. 동네의 농부들과 잠자리를 가지는 엄마도 미웠고 엄마와 자신을 떼 놓으려는 아버지도 미웠던 토비아스는 둘이 같이 자고 있을 때 칼로 아버지를 찔러 버린다. 밑에 깔린 엄마와 같이. 그리고 그는 전쟁고아가 되어 다른 나라로 넘어 간다.

 '상도르 레스테르'라는 전쟁고아 출신의 공장노동자인 남자가 있다. 그의 인생의 목표는 꿈에 그리는 여자 '린'을 만나는 것이다. 그 꿈은 불가능하고 너무나 간절했기에 이루어졌을까? 고독하고 외로운 삶과 지난 날의 과거로 인해 고통스런 삶을 살던 그에게 어느날 거짓말처럼 그의 '꿈'인 '린'이 나타난다. 하지만 상도르의 '꿈'은 그날부터 비극으로 변하고 만다.

 자, 이제 여기 토비아스의 '카롤린'이며 상도르의 '린'이기도 한 여자가 있다. 남편의 공부를 위해 이웃나라에 왔다가 생활비라도 벌기 위해 나간 공장에서 '상도르'를 만난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이름인 '상도르'의 친절을 반갑게 받다가 그가 '상도르'이며 '토비아스' 인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그의 아버지인 것을 알지는 못한 채 그와 사랑에 빠진다.

 그렇다. 이제 정리를 해보자. 교양있는 좋은 가문 출신의 '카롤린'이자 '린'이기도 한 그녀는 어릴 때 좋은 감정을 가졌던 '토비아스'이자 '상도르'를 다시 만나 그가 이복 형제인 줄도 모르고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둘의 '꿈'은 애초부터 달랐다. 그들의 출생 성분이 처음부터 달랐던 것처럼 사랑하니 결혼해서 같이 살기를 원하는 '토비아스'하고 '토비아스'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것은 '꿈'일 뿐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린'하고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였던 것이다.

 '린'을 차지하기 위해 '린'의 남편을 죽이려는 시도까지 벌이지만 옛날에 죽였다고 생각한 아버지의 살해 역시 실패한 것처럼 이번에도 실패한다. 그 실패는 '린'이 결국 "나는 너의 '린'이 아니고 카롤린 일 뿐' 이라는 말을 남기고 남편과 '토비아스'를 버리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을 맺으며 남겨진 '토비아스'는 ' 린'이라는 '꿈'을 버리고 '현실'을 선택한다.

 다른 나라로 망명온 많은 고국의 사람들이 여러가지의 이유를 대며 '자살'을 택했을 때, '토비아스'는 '린'을 꿈꾸며 고독한 삶을 나름대로 이겨왔었다. 그러나 그의 '꿈'이었던 '린'이 그를 버리고 고국으로 돌아가자 '토비이스'는 '현실'이라는 '자살'을 택한 것이다.

 아고타 크리스토퍼의 <어제>는 그녀의 전작처럼 인생의 행복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 보이는 듯하다가 결국 사라져버리고 만다. 그만큼 그 자신이 전쟁을 겪고, 반체제 운동을 하다가 갓난아이를 안고 남편과 고국을 탈출하여 망명자의 생활을 시작한 인생처럼  그녀가 내 놓는 소설 속에 그녀의 삶이 보이기도 한다. 그 삶을 냉혹한 시선으로 때론 적나라하고 가차없는 문장으로 표현해 낸다. 그래서 읽고나면 한숨도 나고 인생이란 것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하지만 결국 그녀의 인생을 이해하고 그녀의 글을 사랑하게 되고 만다.

 이제 그녀의 최근작인 <아무튼>을 읽을 예정이다. 전작인 <어제>에 이어 십 년 만에 나온 작품이라 기대가 된다. 또 어떤 아픔이 기다리고 있을 지 궁금하지만 냉혹하든 고통이 느껴지든 난 틀림없이 그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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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ggi1974 2018-06-07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이 책을 읽게 되었어요. 제가 읽은 후기중에 젤 와닿네요. 저도 아무튼을 읽어봐야겠어요~^^
 



대부분의 번역소설을 읽으면 정확한 시대를 알 수가 없다. 책 읽기에 앞서 작가 소개와 책 소개를 읽고 책이 출간된 년도나 작가의 나이라도 안다면 물론 정확하게 알고 읽지만 그런다고 해도 읽다가 보면 50년이 지난 작품들이 하나도 낯설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 시대를 넘어서서 현재와 동일시하며 책을 읽게 된다. 과거라는 느낌은 거의 받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 문학은 어떤가? 예로 들어 1930년대의 작가의 작품을 읽는다고 하자. 문체부터 다르다. 내용면에선 현재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 그들도 삼각관계에 빠지고 취직을 못해 고민하고 여름이면 피서를 간다. 하지만 어색하다. 읽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난 그들의 문체를 현재 쓰는 말로 다 바꾸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랬다간 작가가 무덤에서 뛰쳐 나올 일이라고 한다.- -;;

 그렇다면 내가 읽은 미시마 유키오의 원서나 얼마 전에 읽은 <보트 위의 세 남자> 같이 오래된 책들의 원서는 과연 어떤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들의 원서도 우리 문학처럼 문체가 다르겠지? 다만 번역하는 과정에서 번역자가 매끄럽게 현재 말로 바꾸는 거겠지? 무척 궁금하다. 나중에 번역하는 친구에게 제대로 한번 물어봐야겠다라고 혼자 생각했다.

 암튼. 미시마 유키오의 저 오래된 책 <비틀거리는 여인>를 읽으면서 이 불륜 소설이야말로 현재 등장하는 많은 불륜소설들의 토대가 되지 않았을까 궁금해졌다. 미시마 유키오는 그 당시 노벨문학상에 거론될만큼 유명한 사람이었고, <설국>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자신이 받을 상이 아니었다고 굉장히 미안해했었다는 일화도 있다.(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노벨상을 받을 때 미시마 유키오는 나체사진이 공개되어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나..)  

 이 책을 낸 출판사의 블로그를 검색해서 이 책을 내게 된 배경을 읽었다. 원서의 제목이 <미덕의 흔들림>이라고 하는데 몇 년 전 나온 영화를 본 후에 미시마 유키오가 이런 책도 다 썼구나 해서 낸 책이란다. 난 사실 미시마 유키오가 꼴통 보수주의자인지도 몰랐고 할복자살한 줄도 몰랐다. <금각사>라는 책 제목만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쌓아야할 내공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시마 유키오는 꽤 잘 생겼다.^^;; 그래서 띠지를 버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띠지에 그의 얼굴이 찍혀있기 때문이다.ㅋㅋ 대부분 작가의 얼굴이 나오면 난 싫어하는데 미시마 유키오의 이미지하고 이 책에 나오는 쓰치야하고 꽤나 잘 어울려서 혹시 자전적 소설이 아닌가 착각하게 된다. 물론 사람의 외모를 보고 그딴 생각을 한다는 게 웃기지만 (미녀는 괴로워가 달리 히트했겠냐고..^^;)

 아무튼..쓸데없는 글을 쓰다보니 내가 뭔소릴 하려고 이 글을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삼천포로 빠질 줄이야...- -;;; 아, 생각났다. 내가 궁금한 것은 그것이였다. 원서의 번역시 문체에 대한...사실 우리 문학도 좋은 이야기들 참 많다. 하지만 모든 문학들이 출간 당시 그대로의 단어를 사용하다보니 왠지 고리타분한 생각도 들고 재출간 되어도 전집 형태로만 나온다. 그래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조사 하나도 틀리게 쓰면 안 되는 일이니..

 언젠가 친구랑 이효석의 <화분>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그 소설을 읽으면 정말 놀랍다. 과연 그런 일이 1930년대에 있었다니..자매간의 애증과 근친상간까지 요즘 읽어도 참으로 놀라운 일들이 그 이야기 속에서 펼쳐진다.

 또 암튼..어차피 쓸데없는 이야기였으니 마무리도 대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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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있다. 서점에서 책을 훑어보다가 표지가 내 맘에 든다거나, 제목이 혹은 글씨체가 인상적이면 책을 넘겨보게 된다. 넘겨 보았을 때, 글자가 너무 크다거나 행간이 너무 넓으면 에이~하고 덮어버리지만 그래도...겉 모양이 번지르르하면 내용이야 어떻든 사게 된다. 무슨 내용인지는 알지도 못하고..아! 이야기의 시작은 안다..모든 책들이 미끼용으로 적어 놓는 광고 문안이 있으니까.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책 구입 조건이다.

 이 책도 그 중에 하나다. 서점에서 까만 바탕에 까무잡잡한 스페인 소녀의 무표정한 표정이 내 눈을 끌었고, '해외문학'이란 글자가 믿음을 주었으며, 문학상을 받았다고 적혀 있으니 더 이상 살펴보지 않았다. 다만, 열린책들의 글자체에 중독이 되어 있는 나로서는 두꺼운 양장과 약간 어울리지 않는 듯한 글자체와 행간이 맘에 안들었지만...구입을? 하진 않고 미루었다가 재수좋게도 빌려 읽게 되었다.

  사설이 무척 길지만..오쿠다 히데오의 <라라피포>를 구입할 때도 그랬다. 전작들을 읽어 보았으니 아무 의심없었고 오프에서 확인하지 않고(난 검증되지 않은 책은 꼭 오프라인 서점에서 눈으로 확인을 한다) 사고서는 책을 펼쳤을 때 사실 약간 당황했었다. <공중그네>나<인더풀>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내용이었으나 솔직히 야한 글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살짝 당황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짜릿하면서 읽었는데 오쿠다 히데오의 <라라피포>는 이 시대의 인간상을 비틀어 보여주었기에 야한 내용이 살짝 나왔으나 재미있게 읽었었다. 아무튼..뭐..그걸 따지자는 것은 아니고..솔직히 이 책을 빌려 올 때도 난 스페인의 여류 소설가가 쓴 약간의 농도 짙은 성애장면이 나오는 책이지만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고, 베스트셀러였으며,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니 나름 문학적인 뭔가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여기서 잠깐!! 이 리뷰를 책좋사에 올리면서 내용이 좀 거시기해서 올려도 될까 고민하면서 책소개를 찾아봤다. 그런데..그문학상이라는 것이 알고보니 스페인에서는 나름대로 권위있는 '에로틱 문학작품상' 이라고 한다.- -;; 스페인이라면...이해가가고도 남음이다.) 그러나...아뿔싸!

  스페인이라는 나라는 작년에 영화 '나쁜 교육'을 접하면서 알모도바르라는 감독에게 푹 빠져 그의 작품을 모두 찾아 보면서 다시금 알게 된 나라인데 우리나라하고 너무나 다른 정서라서 영화를 보는내내 나는 얼이 빠졌었다. 그후로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왜 정열적인지 왜 이렇게 성에 대해 관대한 것인지 이해가 안 되면서도 이해하는 척 했는데(그럼에도 난 여전히 알모도바르의 영화를 좋아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다시 한번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해 대단함을 느꼈다. 언젠가 19세 전용으로 나온 <카트린의 성생활>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 책은 처음부터 이런 책이니 읽고 싶으면 읽어봐라 하고 선전을 했기에 각오(?)를 하고 읽었으며, 결국은 너무 적나라하고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프랑스 여자에 대해 갸우뚱거리면서 읽다가 NC-17(미국영화등급:예전의 X등급) 영화처럼  어느 정도 넘기고 나서는 식상하여 대충 넘기고 만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은... 정말 사설이 길지만 ^^:;; 아무튼 이 책도 내가 보기엔 카트린 못지않다. 아니 어쩌면 더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어찌하여 <19세 이상>이라는 심의를 안 달고 나왔는지 궁금하다. 저 표지 사진의 소녀를 보고 혹시라도 청소년이 구입을 한다면 그건 정말이지...- -;;  내가 너무 보수적인가? 요즘 아이들은 그 정도에는 끄떡도 안 하는가? 그렇거나 말거나 내 기준으론 우리나라도 가끔 이해하기 힘든 나라라고 생각한다. 각설하고...

 그럼, 책 이야기를 해 볼까? 정말 별 이야기 없다. 그래도 책에 대한 리뷰는 있어야 하니 이야기 해 보겠다.(정말 사설이 길다.- -;) 이 책의 줄거리는 오빠의 친구를 사랑하는 한 소녀가 우연히 성에 눈을 뜨고(나이 차이가 12살이고 이 소녀가 성에 눈을 뜬 나이가 15살이다. 뒌장!..뭐, 스페인이니까 이해를 하자..알고보니 롤리타는 12살이었더라..우리 춘향이는 15살이던가?) 어찌어찌하여 그 오빠 친구랑 결혼을 하지만 오빠 친구인 남편의 성적 게임에 질려 별거에 들어가는데(그 사이에 나이가 조금 든다) 아이 데리고 혼자살기 힘들어진 룰루가 그 스트레스를 엉뚱하게도 성으로 풀면서 아주 위험한 순간에 빠진다. 그러나  막판에 남편과 친구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빠져 나온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이야기 하고나니 정말 별것 없지 않은가? 이런 이야기는 늘 영화의 소재가 되고도 남아서 어디선가 꼭 본 것 같은 느낌을 전해주니깐 말이다. 그런데 웬 호들갑이냐고? ^^;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다. 묘사다. 너무나 리얼하고 너무나 선정적이고 너무나 변태스러운. 그러면서도 다 읽은 나는 뭐..정말 할 말이 없지만 또 이런 날 보고 '웃기시네' 할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한 내 심정은 이 책은 정말 거의 NC-17등급이다.(아, 이제 어쩌면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지도 모른다. 저 NC-17이라는 단어때문에 ^^;;)

 사실, 스페인은 알모도바르의 영화에서도 나오듯이 동성이나 여장 남자 그리고 성에 대한 이해가 우리하곤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에로티즘이 스캔들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한다. 마약이나 섹스, 성이야기 따위는 거의 문화적 현상일 뿐이다. 우리나라도 요즘 많이 보여준다곤 하지만 스페인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뿐이다. 알모도바르의 영화를 보면서 그걸 알았으면서도..그걸 잊어버리고 아무것도 모른 채 책을 넘긴 후에 어쩔 수 없이(정말 어쩔 수 없이?) 읽은 것은 '그래서 어쨌다는건지' 가 궁금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할련다. 아무튼 책이나 영화에서 내가 당황하는 부분은 항상 이런 것이다. 우연히 아무 정보도 없이 접한 책에서 너무나 적나라한 묘사가 나왔을 때..'뭐야~짱~ㄴㅏ'와  '헉! 이게 뭐야? + +' 라는 반응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라라피포>는 두 번째 경우였지만, <룰루의 사랑>은 첫 번째 반응이었으며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가 참 어려운 책이었다.

 문학(文學)이란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또는 그런 작품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룰루의 사랑>은 나름대로 '에로틱'한 것을 언어로 표현해 내어 스페인에서는 권위 있는 '에로틱 문학작품상'을 받은 작품인데다 그 상을 받은 책들 중에서 유일하게 작가가 유명세를 탔고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하니 도대체!!!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기를 바란다. 단, 19세 이상이면 좋겠다.- -;; 난 문학이라는 것에 '에로틱'이 들어가는지 몰랐기에 문학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장면에서 어떤 정도의 묘사가 문학적인지 정말 궁금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후 나보코프의 <롤리타>를 읽었는데...앞부분의 그 느끼함(?)을 넘어서면 왜 나보코프의 <롤리타>하고 <룰루의 사랑>이 그 문학이라는 것에서 어떤 차이가 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쓸데없이 말만 많았지만 책읽기에 있어서 편식은 그다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주로 소설만 좋아하는 편이라 늘 소설 위주의 책읽기를 해 왔는데 요즘은 많이 반성하고 있고 다른 장르의 책들도 읽어보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한 장르의 책에도 편견을 가지고 읽지 않는 책을 둔다는 것은 좋지 않은 습관이라고 생가한다. 그래서 늘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읽는데...적다보니 괜히 자기합리화 시킨 것 같은..- -;;; 아무튼!!! 좋은 책을 많이 읽자는 말로 끝을 낸다. 이 책이 재미있었냐고 물으신다면...각자의 취향이라고 대답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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