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기낭
- 새와 동일한 해부학적 구조


허파로 들어온 산소는 기낭과 허파 사이의 얇은 막 너머로 확산한다. 숨을 내쉴 때 기낭에 담아둔 공기가 허파로 밀려 들어가서 허파 조직을 통해 공기가 지속적으로 흐른다. 공기의 흐름은 연속적이고 단방향이기 때문에 들숨과 날숨 모두에서 신선한 공기가 허파 표면을 지속적으로 통과한다. 따라서 허파는 항상 신선하고 산소가 풍부한 공기로 채워진다. 이 방식에 따르면 숨을 내쉴 때나 들이쉴 때나 항상 산소를 흡입할 수 있어서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매우 이롭다.

공룡의 높은 호흡 효율은 신진대사율을 높였고 활동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시켰다. 오랜 시간 에너지와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공룡은 다양한 생태적 틈새에서 번성했다. 에베레스트산을 오를 때 우리 아르코사우루스는 정석대로 무산소 등정을 하는데 공룡은 산소마스크를 쓰고 오르는 셈이다. 내 입장에서 보면 일종의 반칙이다. 공룡의 후손인 새도 이 장치를 사용해 그 작은 몸으로 히말라야산맥을 넘을 수 있게 된다. - <찬란한 멸종>, 이정모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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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SLC16A11


우리는 뛰어난 사냥꾼이다. 현생 아프리카코끼리보다 두 배 이상 거대한 팔라에올록소돈속 코끼리도 사냥한다. 그런데 항상 식량이 부족하다. 사냥에 매일 성공하는 게 아니지만 한번 성공하면 모든 무리가 배불리 먹고도 남는다. 남으면 썩어서 버리는데, 목숨 걸고 사냥한 식량을 그렇게 낭비할 수는 없다. 최대한 먹는다. 폭식을 하는 것이다. 무조건 먹어야 한다. 또 얼마 동안이나 기아에 허덕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네안데르탈인은 있을 때 잔뜩 먹어서 몸에 지방을 쌓아둘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야 평소에 적게 먹어도 생존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우연히 생겼다. 다행히 우리 몸에 SLC16A11 유전자가 생긴 것이다. 이 유전자는 빠르게 지방을 몸에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유전자는 현대인의 몸속에 남아 현대인에게 비만과 당뇨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아니, 우리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왜 현대인의 세포에 남아 있을까? - <찬란한 멸종>, 이정모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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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사막 남쪽의 아프리카인을 제외하면 전 세계 인류에게 우리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들어 있다. 전체 유전자의 1~4퍼센트 정도다. - <찬란한 멸종>, 이정모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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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형 탈모 유전자도 우리가 넘겨준 것이다. 아프리카 남부의 보츠와나공화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에 걸쳐 있는 칼라하리 사막에는 코이코이족과 산족이 산다. 이 둘을 합쳐서 코이산족이라고 한다. 코이산족 사람들 중에는 대머리가 없다. 탈모 유전자도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왔다는 증거다. - <찬란한 멸종>, 이정모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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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뜬 빙산이 녹으면 해수면이 내려간다


모든 물질은 고체보다 액체의 부피가 크고, 액체보다 기체의 부피가 더 크다. (고체〈액체〈〈기체) 분자 운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예외가 있다. 그것은 바로 H₂O라는 물질이다. 그렇다. 얼음, 물, 수증기를 이루는 바로 그 물질이다. 역시 기체인 수증기는 액체인 물보다 부피가 훨씬 더 크다. 그런데 액체인 물보다 고체인 얼음의 부피가 더 크다. (액체〈고체〈〈기체)

이제 물에 떠 있는 빙산이 다 녹았다고 해보자. 수면 위에 있는 얼음이 녹아 바다로 들어갔으니 해수면 상승 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수면 아래 있는 얼음이 녹으면 어떤 효과가 일어날까? 얼음이 차지하는 부피가 물이 차지하는 부피보다 크므로 빙산의 수면 아래 부분이 녹으면 해수면 하강 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최종 결과는 어떻게 될까?

‘빙산의 일각’이라는 표현이 있다. 전 세계가 사용하는 표현이다. 영어로는 “It’s just the tip of the iceberg”라고 한다. 실제로 빙산은 전체의 10~20퍼센트만 해수면 위에 있다. 수면 윗부분이 일정하지 않은 까닭은 빙산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주변 바닷물의 온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빙산이 다 녹으면 해수면이 높아지는 게 아니라 해수면이 낮아져야 한다. 그런데 왜 빙산이 녹으면 해수면이 높아진다고 걱정할까? 처음부터 내가 던진 질문에 함정이 있었다.

바다에 떠 있는 빙산만 녹으면 해수면은 절대로 높아지지 않는다. 그런데 빙산이 녹는 상황이라면 육지 위에 있는 얼음도 녹는다. - <찬란한 멸종>, 이정모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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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거대한 자석인 이유


지구의 구조는 양파처럼 여러 겹으로 되어 있다. 중심부터 내핵, 외핵, 맨틀, 지각으로 구분된다. 내핵과 외핵은 철과 니켈 같은 무거운 금속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랫동안 식지 않고 용융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무거운 원소들이 아래쪽으로 내려간 것이다. 외핵은 아직도 액체 형태로 내핵을 돌고 있다. 금속 둘레를 금속이 돌면 자기장이 생긴다. 내핵 주변을 외핵이 돌면서 자기장이 만들어졌다. 지구는 거대한 자석이 되었다. 물과 DNA, RNA 같은 생명의 분자를 쪼개는 우주 입자인 태양풍을 지구 자기장이 막아주고 있다. 자기장 덕분에 지구에는 생명이 살 수 있는 것이다. - <찬란한 멸종>, 이정모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aTfHVfiwGC1fvtUV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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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치사상사
김영민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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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귀족제

정치체의 귀족적 성격은 귀족의 배타적 권리를 법적으로 규정한 이른바 팔의, Eight Deliberations 에 분명히 드러난다.예컨대 같은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의 상대적인 지위에 따라 다른 형벌이 적용되었다. 귀족 대부분은 고문을 받지 않았으며,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형벌을 면제받을 수 있었다.이후 중국의 법률에서도 그 유제 遺制 를 발견할 수 있다.


‘당시‘는 당나라 귀족들 간의 사회적 교류와 세련된 대화의 주된 형식으로 떠오르면서 귀족들 간의 문화적 응집력을 보여주는 데 한몫했다. ‘당시‘를 정의하는 주된 특징 중 하나는 계기성 occasional character이다. 당시를 짓는 일은 고독한 상태에서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외로운 작업이 아니라, 적절한 계기를 맞아 현실 혹은 상상 속의 사람에게 건네는 일종의 반응response 이다. 다시 말해 당나라 때 시詩란 깊숙한 사적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기보다는 효과적인 공적 연설을 위한 형식에 가까웠다.



외국인들도 당나라 중앙 관료제의 상당 부분을 점유할 수 있었다. 외국 학생들을 위한 과거 시험인 빈공과 가 바로 그것이다. 빈공과에 합격하기 위해 다수의 외국인이 장안의 과거 시험 준비 학교에서 공부하였다. 빈공과에 합격한 일본인, 한국인(신라인), 소그드인 sogd人, 東特 등 외국인도 중요한 공무를 맡았다. 그 결과 번관 譯官, officials of foreign origin 이 조정에서 늘어났다. 『당육전唐六典』에 따르면, 중앙 관료의 5분의 1이 번관이었다. 간단히 말해 국가 관료제 역시 문화적으로나 민족적으로나 혼합된 세계의 일부였던 것이다. 한족 출신이 아닌 이들도 이 관료제라는 경력 사다리를 타고 최상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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