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스터는 토크빌의 민주주의와 종교의 관계를 파급-보상의 메카니즘으로 정식화하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들은 종교에 이끌릴까, 아니면 반감을 품을까? 그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습관을 정치 영역에서 종교 영역으로 가져간다면 (파급 spillover), 종교적 믿음의 약화를 예상할 수 있다. 정치에서 우월한 권위가 없어지기 때문에 다른데서 권위를 찾는다면(보상 compensation), 민주적인 정치체제는 종교에 우호적인 경향을 보일 것이다. - P82

민주주의에서 허용되는 것을 하려는 시민들의 욕망을 민주적 체제가 어떤 식으로든 제한하는 것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는 것이 토크빌의 주장이다. 그가 생각하기에, (민주주의 하에서 부족한) 권위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민주적 시민들은 종교로 향한다. 그리고 종교는 시민들의 욕망을 한정하고 제한한다. 토크빌에 따르면, 민주주의 비판가들은 욕망은 무시하고 기회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이런 점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 P91

만일 민주주의가 종교에 미친 영향이 파급 효과보다 보완 효과에 의해 매개된다면, 민주적 사회는 종교적이게 될 것이다. 만일 기회에 미치는 민주주의의 긍정적 효과를 충분히 상쇄할 정도로 민주주의가 (종교를 매개로) 욕망에 부정적 효과를 미칠 수 있다면, 민주적 시민들은 온건하게 행동할 것이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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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스터가 제시한 법칙과 메카니즘 그리고 설명의 관계

설명은 메카니즘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상반된 메카니즘 중에서 하나가 촉발되는 조건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설명이 아닌건 아니다. 만약 촉발조건을 알게 되면 비로소 법칙이라 부를만 하게 된다.



어떤 재화가 비싸질 때 소비자가 왜 덜 소비하게 되는지 설명하려면, 가격 변화에 대한 개인 소비자 반응에 대한 특정한 가설을 채택해서 검증해 봐야만 한다. 특정해서 말하자면, 내가 메커니즘이라고 부른 것에 근거해야만 한다. 개략적으로 말해서, 메커니즘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쉽게 인지되는 인과적 패턴인데, 그것이 어떤 조건에서 촉발될지는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았고, 어떤 귀결에 이를지 정해져 있지도 않다. 메커니즘 덕분에 설명은 할 수 있지만, 예측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P79

예컨대 알코올중독 환경에서 커서 알코올중독이 된 아이들이 많지만, 어떤 아이들은 같은 환경에서 커도 알코올중독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다. 두 가지 반응은 부모 따라 하기와 부모 반대로 하기라는 두 메커니즘이 실현된 예이다. 우리는 알코올 중독자의 자녀가 어떤 사람이 될지 미리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 사람이 되거나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다면, 우리는 그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추측할 수 있다.
- P80

나는 메커니즘을 빈번하게 일어나고 쉽게 인지되는 인과적 패턴이라고 말했다. 속담에 깃든 지혜는 그런 패턴들을 많이 확인해 준다. 내가 좋아하는 식으로 정의하자면, "속담은 여러 세대를 거쳐 전수된것이며, 간단한 어구 속에 일반 원리나 공통 상황을 요약하고 있으며, 그것이 언급될 때, 모든 사람이 그것이 뜻하는 바를 정확하게 이해한다" 더 나아가 속담은 일반법칙보다는 메커니즘에 대해 말할 때가 많다. 속담들은 놀랍게도 서로 배타적인 내용의 것들이 짝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 그것에 대해 살펴보자. "옆에 없으면 더 애틋해지는 법"이라는 속담이 있는 한편, "보지 않으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속담도 있다. 우리는 한편으로는 금단의 열매가 가장 달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손에 닿지 않는 포도는 시다고 생각한다. 
- P81

종종 메커니즘에 의한 설명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러나 이따금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다. 일단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조건 아래서 촉발된" 메커니즘을 확인하게 되면, 촉발 조건을 확인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 앞서 정의된 것보다 약한 의미의 법칙일지라도, 메커니즘은 법칙으로 대치된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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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는 자신이 정치학에서 배운 것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적었다.

“케네디의 컨설턴트로 일하기 전까지 나는 대부분의 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의사결정이 주로 지적인 과정으로 이루어지고,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가서 대통령을 상대로 자기 생각이 옳다는 것을 설득하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생각이 널리 퍼져 있는 만큼이나 위험할 정도로 미숙한 것임을 곧 깨달았다.”22

또한 키신저는 쉬운 결정, 즉 분석을 통해 정답과 오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결정은 대통령에게까지 가지 않고 비서진 선에서 처리된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 < 파워, 제프리페퍼 지음, 안세민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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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민주주의를 읽다 -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 유유 서양고전강의 5
양자오 지음, 조필 옮김 / 유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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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의 운명

자유, 평등, 박애에서 박애는 어디로 갔는가? 어째서 자유와 평등만 남고 박애는 제대로 언급조차 되지 않는가?‘
표면적인 해석 중 하나는 박애가 민주주의와 무관하다.
는 것입니다. 그러나 토크빌의 또 다른 명저 『앙시앵 레짐과 프랑스 혁명』을 읽으면 심층적인 해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대혁명은 박애가 무서운 것임을 증명했다는해석입니다.
- P245

박애를 관철하려는 평등은 원래 형제를 사랑하는 방식으로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겁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이렇게 균등하게 분배할 수 있는 물질적, 정신적 자원이 많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에게 이기적인 동기를 없앨 방법은 없으므로 가족을 대하는 사랑을 낮춘, 비교적 쉬운 평등 정도는 되어야 행인을 가족처럼 대할 수 있다는 겁니다.
- P246

토크빌이 명료하게 밝혔듯이, 대혁명의 교훈은 보편적인 사랑인 ‘박애‘를 보편적인 잔혹, 평등한 잔혹으로 왜곡하고 변형시켰다는 것입니다. 인류의 현실적 능력을 뛰어넘는 부분을 없애고 고고한 이상을 평지로 끌어 내리면 평등만이 남아 모든 사람이 같아집니다. 박애는 평등의 변형입니다. 좋은 변형도 아니고 왜곡된 변형입니다. 이 때문에 토크빌은 책에서 자유와 평등에 대해서만 논했습니다. 『미국의 민주주의』 2권을 집필할 때 박애는 이미 모든 빛을 잃었고, 그 긍정적인 가치는 평등에 포함됐습니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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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민주주의를 읽다 -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 유유 서양고전강의 5
양자오 지음, 조필 옮김 / 유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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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적 축적과 재생산은 다르다.

동질성에서 민주주의가 생겨난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낳는다.

나아가 붕괴의 법칙? 다양성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토크빌은 프랑스에서 흔히 유행하던 ‘민주주의는 혁명에서 온다‘는 관점을 철저하게 뒤집었습니다. 그는 이렇게주장했습니다. "미국이 민주주의 사회가 된 것은 미국에서 혁명이 발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P210

민주주의가 성립되고 안정적으로 운용돼 사회에 갈수록 다원화한 공간이 늘어나는 것은 별개의 일입니다. 단순히 기원을 살펴보면 민주주의가 성립하는 조건은 모두가 상당히 공감하는 공통된 신념을 갖는 겁니다. 개신교는 당시미국인이 논쟁할 수도, 논쟁할 필요도 없는 공통의 기반이었습니다. 그 사회의 공감대의 범위가 넓었기 때문에 민주주의 실험을 할 유한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겁니다.
- P211

미국의 민주주의는 혼란한 사회를 만들어 내지 않았습니다. 원래부터 완전히 뒤죽박죽이고 무질서한 사회를 민주주의로 수습할 수는 없습니다. 민주주의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성립합니다.
이것이 토크빌의 주장이자 민주주의 사회의 조건입니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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