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는 터키 정부가 그리스에 불안정을 초래하려는 의도로 시간과 장소를 정해 이주민들과 난민이 통과할 수 있도록 국경을 열고 있다고 믿고 있다. 터키 정부는 이 말에 펄쩍 뛰었지만, 실제로 현지 당국이 도시에서 이민자들을 국경지대까지 호송해와 그들이 국경을 넘을 때 폭력적인 상황으로 이어지게 한다는 증거가 있긴 하다. 이것이 터키 정부의 공식 정책이라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대체로 터키 당국이 이주민과 난민의 이동을 EU 국가들에 영향을 주는 지렛대로 삼으려 한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리스 정부는 육로와 해상 경계 - < 지리의 힘 2, 팀 마샬 / 김미선 > 중에서
한국전쟁과 비슷한 그리스 내전 1946년 선거에서 왕당파가 다수당이 되자 선거에 불참했던 공산주의자들은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전면적인 내전이 발발했다. 만약 이 싸움에 지엽적이면서 세계적인 사건들이 합쳐지지만 않았더라도 공산주의자들이 가볍게 이겼을 것이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은 이 상황을 무엇보다 소비에트 세력이 발칸 반도 북쪽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경종으로 받아들였다.1947년 영국은 더 이상 그리스를 방어하는 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면서 미국에게 이 역할을 넘겨주기로 했다. 그러자 미국은 그리스 군대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힘이 세진 그리스군은 공산주의자들의 본거지인 산악지대를 소탕했다. 지난 세기들처럼 외부 세력이 상황을 주도했고, 이전 세기처럼 지중해 유역에서 현재는 러시아가 된 소련을 저지한다는 것이 주요 명분이었다.소비에트 연방과 단절한 유고슬라비아 정부는 그리스 반군에 대한 지원을 끊었고 1949년에는 유고슬라비아 쪽 국경마저 닫아버리는 등 공산주의자 반군에게 연달아 타격을 입혔다. 그러자 그해 10월 결국 그리스 반군 대다수가 알바니아로 퇴각하면서 내전은 종식됐다. 이 전쟁으로 5만여 명의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고 약 50만 명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것이 총인구가 8백만 명도 되지 않은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다. - < 지리의 힘 2, 팀 마샬 / 김미선 > 중에서
인도-파키스탄과 유사한 민족 대이동터키에 남겨진 그리스인들은 그들의 미래를 정치인들이 결정할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민간인 학살과 마을 파괴가 횡행하면서 로잔조약(1923년 터키와 제1차 세계대전 연합국이 맺은 조약)이 맺어지기 몇 달 전에 이미 적어도 백만 명이 삶의 터전을 떠났다. 소수계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그리스와 터키 양측의 발언이 나온 후로 로잔조약은 강제로 주민들을 교환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총 150만 명의 그리스 정교회 신자들이 터키를 떠났고 줄잡아 40만 명의 무슬림들이 다른 쪽을 향해 출발했다. 20세기 초반 20여 년 동안 양국 간에 벌어진 이 비극적인 사태는 역사라는 토대 위에 세워진 반목의 틀을 오늘날까지도 계속해서 쥐어짜게 하고 있다. - < 지리의 힘 2, 팀 마샬 / 김미선 > 중에서
독재 정부들은 자유주의적이며 합법적인 원리들을 해체하면서 우리 기억에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나쁜 시절로 회귀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최근에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폴란드, 헝가리, 크로아티아와 그 외 몇몇 나라들에서도 독재자들이 정권을 잡았다. - < 지리의 힘 2, 팀 마샬 / 김미선 > 중에서
스코틀랜드는 제국주의를 도모하다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1698년 다섯 척으로 구성된 함대가 파나마에 식민지를 건설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를 출발했다. 당시 열렬한 국민적 호응에 힘입어 국민 모금으로 마련한 원정길이었다. 하지만 파나마에 정착한 수백 명 중에 살아남은 이들은 얼마 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질병으로 사망했고 결국 스코틀랜드는 식민지 사업을 접어야 했다. - < 지리의 힘 2, 팀 마샬 / 김미선 > 중에서이 잘못된 모험에 들어간 비용을 두고 역사가들마다 의견은 다르지만 스코틀랜드는 적어도 국부의 5분의 1은 잃었을 거라고 추정된다. 심지어 더 많은 액수를 얘기하는 측도 있다. - < 지리의 힘 2, 팀 마샬 / 김미선 > 잉글랜드는 스코틀랜드와 후속 협정을 맺으면서 그들이 빚을 갚을 수 있게 재정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양국 의회에서 이 협정안이 통과됐고 이로써 이 섬나라는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정부를 갖기에 이른다. - < 지리의 힘 2, 팀 마샬 / 김미선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