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은 이슬람 세계와 중동에서 분쟁의 판도라 상자를 여는 계기였다. 그동안 아랍 세계 대 이스라엘의 분쟁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중동 분쟁에 아랍 국가 사이의 분쟁, 아랍 권위주의 정권 대 민중 사이의 분쟁, 수니파 대 시아파 등 이슬람 내부의 종파 분쟁, 아랍 국가 내부의 다수 민족 대 소수 민족 분쟁을 더했고, 무엇보다도 이 모든 분쟁을 포괄하는 이슬람주의 대 세속주의 대결로 치달아갔다. - <이슬람 전사의 탄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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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군 장교이자 이 지역의 유력 가문 출신인 마수드는 1970년대 카불 대학교 공과대학에 재학하면서, 이슬람주의 운동의 열렬한 전사로 부상했다. 냉전이 절정에 오르던 당시 카불의 대학가에서는 소련이 후원하는 사회주의 세력 진영과 이슬람주의 운동 진영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마수드는 무슬림청년기구라는 이슬람주의 학생운동 단체에 가입해, 유력한 활동가로 활약했다. 당시 마수드와 함께 이슬람주의 청년학생운동을 이끌던 이들은 압둘 라술 사야프(Abdul Rasul Sayyaf), 부르하누딘 라바니(Burhanuddin Rabbani), 굴부딘 헤크마티아르(Gulbuddin Hekmatyar) 등이다. 이들 모두는 나중에 아프간 전쟁에서 대표적인 무자헤딘 군벌 지도자로 등장한다. - <이슬람 전사의 탄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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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노동 운동의 대표자들은이윤 극대화 외에 다른 목적을 좇도록 공장주를 설득할 수 있으리라고는 결코 기대하지 않았다. 노동조합 운동가들은 경영자가 이윤율을 계산할 때 고려해야 하는 새로운 매개 변수를 부과하려 했다. 이는 노동에 대한 양보를 계속 거부할 경우자신이 취한 비타협적인 태도 때문에 치러야 할 비용이 피고용인이 요구하는 임금 인상이나 노동 조건 개선을 수용할 때발생하는 비용보다 크다는 메시지를 고용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자본과 노동 간의 단체 협상에서 벌어졌던 힘겨루기에서 관건은 공통의 목적을 도출하는 것-계급갈등을 초월한 모종의 ‘일반 이익‘general interest 을 표명하는 것 - 이 나니라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비용과 편익응 경영자들이 다시 계산하도록 강제하는 것이었다. - P56

경영자가 기업 소득을 분배하는 양상을 궁극적으로 투자자의 가치 평가가 결정하는 한, 경영자의 중재를 변화시킬 유일한 길은 투자자의 평가에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이 목적을 위해 피투자자 운동가들은 모든 종류의 시도가 증권화되는 바로 그 무대에서 투기자들에게 맞서야 할 뿐 아니라 이 투기자들이 내기를 거는 심리적 영역에 뛰어들어야 한다. - P59

마찬가지로 오늘날 피투자자 운동의 사명 역시 투자자가 자본 이득을 추구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관습적으로 지닌 선호를 유지하면서 자신이 검토하는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재평가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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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와의 단절을 꾀한 이들과 칼 폴라니가 "착근된시장"embedded market이라고 부른 것에 만족한 이들 중 어느전통을 계승하려 하든, 산업 시대의 특징이었던 노동과 자본간의 이해 관계 갈등을 금융 자본이 부상하면서 심대하게 바뀌어 버린 사회 풍경에 투사하는 방식으로는 노동 조합이 초기에 품었던 영감을 오늘날 되살릴 수 없다. 왜냐하면 고용주가 투자자의 선호에 따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고용주의 힘이 약화되며 따라서 피고용인의 협상력도 실질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금융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 경제 활 - P48

 초기 노동조합들의 본보기를 따르고자 한다면 역설적이지만 과거에노동 조합이 발휘한 영향력의 기반이었던 노동력 공급에 대한 협상자라는 지위를 포기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이들의 기대에 투기하면서 자신이 내세우는 이니셔티브의 가치 상승을 추구하는 프로젝트 담지자라는 조건을 몸에 걸칠 수 있다.
단적으로 말해 초기 노동 조합주의의 지혜를 재발견하는 것은 신용 공급자들이 자신의 평가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부과하는 조건을 비판적으로 전유하는 전략을 채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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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성





지은이가 말하는 신자유주의적 조건은 자유주의적 조건과 구별된다. 그는 노동력 상품에 대한 마르크스의 논의에 의지해 ‘자유로운 노동자‘ free laborer 를 자유주의적 조건에서 작동한 주체성 형상으로 제시하고 이 형상이 걸어왔던 정치적 궤적을 스케치한다. 우선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는 거래자로서 이해 관계를 추구하는 개인‘이라는 자유주의적 인간학은 계급과 무관하게 만인이 평등하다고 전제한다. 물론 이는노동에 대한 자본의 착취를 뒷받침하는 하나의 허구이며, 자본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운동을 개시할 수 있었다. 그런데 노동 운동가들은 이 전제를 단순히 받아들이거나 전적으로 거부하는 대신 계급이라는 집합적 차원에서 전유함으로써 이른바 단체 협상의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들은 임노동 관계라는 게임에 뛰어들어 더 많은 임금과 더 나은 노동 조건을 얻어 내기 위해 싸웠고, 때로는 더 나아가 자본의 이윤율에 위기를 초래하려 시도했다. 그런 점에서 ‘자유로운 노동자‘라는주체성은 자본주의적 착취를 가능케 하는 전제일 뿐 아니라 이 착취에 맞선 운동가들이 전유해 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계기였다. - P283

신자유주의가 몽펠르렝에 모인 일군의 지식인이 세계의 병리를 진단하고 내놓은 이념적 처방이라면, 금융화는 이 처방을 현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도래한 정치 경제적 프로그램이다. 전자가 만물을 경영하면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자기에 대한 기업가 self-entrepreneur를 전범적 주체로 내세운다면, 후자가 촉진하고 생산하는 주체는 금융 흐름을 유인하기 위해 신용도를 관리하는 포트폴리오 매니저로서 잠재적인 ‘피투자자‘다.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정치의 전망은 이념으로서의 신자유주의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실제로 존재하게 된 피투자자라는 정치적 주체성의 전모를 파악하고, 이 주체성의 레짐에서 가능한 운동 형식을 모색하는 것에 달려 있다. - P287

마르크스주의적 비판의 영향을 받았건 경험을 통해 알게되었건 산업화 시대의 노동 계급 운동가들은 임노동이 자신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착취에 책임이 있는 제도라고 보았다. 하지만 이 운동가들은 모든 임노동자에게 부과된 조건을 단순히 거부하기는커녕 그 조건을 활용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노동조합의 구성원은 노동력을 판매하는 것 외에는 생계를 마련할 길이 없는 사람들의 공통된 이해 관계와 시련을 자신의 일로 받아들였다. 상이한 부문의 임노동자는 자신들이 하나의 운명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강력한 연합을 구축해 노동 시장에서 자행되는 착취에 도전했다. 노동조합 운동가들은 임노동자를 노동력이라고 불리는 상품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판매 조건을 협상할 수 있는-의 소유자로 표상하는 ‘자유로운 노동자‘라는 지위에 반대했다. 노동조합에 동조했던 이들 중 일부는 마르크스를 따라 이런 ‘자유‘가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정당화하기 위해 자유주의적 법률이 창조한 주관적 구성물 subjective formation일 따름이라고 일축했다. 그렇지만 현실의 노동 운동은-최소한 전략적인 차원에서는 - 자유로운 노동자라는 조건을 노동 계급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집합적 정체성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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