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어떤 설명이 정확한 것으로 판명이 나는, 그 정확한 설명 속에는 보편적이고 복잡한 인간 본성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견해를 기초로한다. 우리가 다음과 같이 믿을 이유는 충분하다. 즉, 마음에는 추리와의사 소통을 위한 한 벌의 감정, 충동, 능력이 구비되어 있는데, 그것들은 문화를 뛰어넘는 공통의 논리를 가지고 있고, 지우거나 처음부터 다시 설계되기 어려우며, 진화의 전 과정에 작용하는 자연 선택에 의해 형성되었고, 그 기본 설계의 일부(그리고 그 변화의 일부)는 게놈의 정보 때문이라고 믿을 수 있다. 이 전반적인 설명을 통해 우리는 현재와 미래의다양한 이론 그리고 앞으로 예견되는 광범위한 과학적 발견들을 수용하게 될 것이다. - P142

연결주의와 극단적 가소성은 웨스트폴의 인지과학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그들은 완전한 빈 서판은 부정하면서도, 선천적 구조의 범위를주의 기억과 관련된 몇 가지 단순한 경향에 국한시키길 원한다. 극단적 가소성은 또한 교육과 사회 정책에서 신경학의 중요성을 높이려는신경학자들과 유아 발달 촉진, 학습장애 치료, 노화 방지 등의 제품을판매하는 기업가들에게도 매력적이다. 과학계 밖에서는 생물학의 침략을 물리치고 싶어하는 인문학의 일부 학자들이 과학의 세 가지 발전을모두 환영하고 있다. 빈약한 게놈 연결주의, 극단적 가소성이 빈 서판의 마지막 보루이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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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려온 군대를 수단으로 군사적 확장을 노렸던 초기에는 지배자들은 자체 인구로 군대를 키우는 것이 비용이 많이 들고 정치적으로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국내의 반란과 저항의 위험이 크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혁명전쟁과 프랑스 제국은 그러한 추세를 뒤집고 용병 군대의 우세를 끝냈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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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상인이 지배하는가 - 권력의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
데이비드 프리스틀랜드 지음, 이유영 옮김 / 원더박스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타협의 시대, 빅토리아

1830~1840년대에 심각한 파업과 사회적 소요가 자주 발생하여 당대의 지배 질서를 뒤흔들었다. 이러한 운동을 조직한 사람들은 대부분 생산자동화와 시장경제의 잦은 변화 때문에 직격탄을 맞은 장인들이었다. 그 결과 마르크스와 엥겔스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곧 혁명이 도래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결국 카스트 간의 새로운 타협책들이 연쇄적으로 도출되었다. 생산 제조업자들은 고용 노동자들에게 덜 강경하고 더 온정적으로 대하기로 했고, 정부는 공장의 노동 조건과 거주 지역의 생활 조건을 규제하기로 했다. 1850년대 들어 경제가 호전되었고, 많은 숙련노동자들이 중산층의 존경할 만한 미덕에 이끌렸다. 이 미덕은 인간의 도덕성, 절제 그리고 자신에 대해 상인 집단이 품었던 이상형이기도 했다. - P116

당시 영국의 산업자본가들은 숙련노동자 집단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숙련노동자 집단은 생산 제조 과정의 여러 부분을 관리하고 신입 노동자들을 훈련시키는역할을 담당했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혁신적 산업자본가들은 전문 관리자 집단의 도움과 정교한 기술 교육 없이도 사업을 이끌었다.
- P117

타협에 동참한 카스트들 간의 긴장은 상존했지만, 각 카스트들은 서로의 영역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며 합리적이고 조화롭게 공존하는 법을 터득했다. 당시 영국은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작업장‘에 훨씬 가까웠기 때문에 이처럼 비교적 낮은 수준의 협력으로도 충분했다. 즉, 19세기 말까지 영국에서는 기계보다 근육이 훨씬 중요했다. 산업자본가들은 소규모 설비를 갖추고도 사업을 진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신사-상인 집단의 은행업 분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필요가 없었다. 그 결과 은행가들은 자금을 보다 이윤이 컸던 국제무역과 해외 산업 부문에 쏟아부을수 있었다. 이처럼 ‘상위‘ 카스트 집단에 요구 사항이 적었던 소규모 산업자본가들은 자신의 ‘하위‘ 카스트 집단의 독립성을 어느 정도 용인했다. 그 결과, 숙련노동자들은 작업 현장 조직 전반에서 약간의 자율성을 확보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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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상인이 지배하는가 - 권력의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
데이비드 프리스틀랜드 지음, 이유영 옮김 / 원더박스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상인의 에토스, 전사귀족의 에토스

스미스는 왕과 귀족들이 퍼뜨리는 의존적 문화에 특히 적대적이었다. 물론 귀족들이 상인에 비해 하위 계층에 더욱 자애로울 수도 있다는 점은 그도 인정했다. 그러나 스미스는 귀족들은 자애로움의 대가로 노예근성과 아첨,
그리고 맹목적인 충성을 기대한다고 봤다. 

반면 사람들이 상호 경쟁과 상업으로 서로 연결되는 사회는 가부장적 사회보다 경제적 평등성이 떨어질수는 있지만 보다 자유롭고 부유하며 평화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미스의 이러한 시각은 온건 상인 집단 에토스의 기저에 자리했다.  - P107

스미스는 디포가 상인 집단의 에토스를 전파하는 방법으로 선호했던 대형 상인 집단과 전사 귀족 집단의 동맹을 극도로 싫어했다. 스미스는 그러한 조합은 탐욕스런 상인 집단이 경쟁자들의 희생을 토대로 그들만의 이윤을 위해 ‘지배자들의 폭력과 불의‘를 활용하도록 조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 결과 반목과 전쟁, 잔인한 노예제 제국 출현이라는 결과를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또한 하위 노동 카스트들에 대한 상인 집단의 냉혹함을 거세게 비난했다.  - P108

그(스미스)에 따르면, 디포가 생각했던 전사들과 동맹을 맺은 상인 카스트의 지배는 이상적인 온건 상인 집단의 에토스를 촉진하는 방안이 아니었다. 스미스는 이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썼다. "상인과 제조업자는 인류의 지배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

스미스와 디포는 사뭇 다른 이유로 상인 집단의 단독 지배는 불가능하다고 의견 일치를 본 셈이다. 그러나 디포가 상인과 전사 집단이 구성하는 정부를 옹호한 반면, 스미스가 생각한 이상적인 통치 집단은 계몽된 현인 행정관들, 즉 자신처럼 인문학을 배운 사람들이었다. 스미스에 따르면 그들이야말로 빈곤층을 포함한 모든 사회에 대해 긍정한 의식을 갖추고 상업적가치의 긍정적 측면을 추진하는 동시에 그 냉혹한 측면을 통제할 것이라고 믿을만한 집단이었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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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상인이 지배하는가 - 권력의 역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
데이비드 프리스틀랜드 지음, 이유영 옮김 / 원더박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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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송나라와 상인권력

상업은 지역에 따라 중요도가 달랐다. 세계사 대부분에 걸쳐 중국과 인도는 세계 상업의 양대 중심지였다. 반면 유럽, 특히 동유럽은 변방에 지나지 않았다. 상업이 흥기하고 농경사회 카스트들의 권력이 약해진 일부 시기에는 국가들이 상인 집단에 의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본‘과 ‘강제‘ 사이의 균형도 그에 따라 변화했다.

예컨대 중국 송나라(960~1276) 왕조는 중국 북부에서 지배력을 잃고 상인 집단의 힘이 상대적으로 강했던 남부로 내몰린 이후 점차 상업에 의지하게 되었다. 때로는 상업에 부과된 조세 부담이 매출액의 절반을 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송나라가 상인 집단에게 매관매직을 허용하고 해외무역항을 한 곳에서 여덟 곳으로 늘려 해외 교역을 고무한 일은 그리 놀랍지 않다.

상업이 흥기하자 많은 기술 혁신과 농업 생산성 향상, 그리고 산업 발전이 나타났고, 화약 제조술과 직물 생산 방식의 기계화도 출현했다. 

그러나 융성하던 상업의 시대는 1279년 몽골의 침입으로 종지부를 찍었고, 중국은 다시 소작농 집단으로부터 뜯어내는 공물에 의지하는 농경사회형 제국으로 전락했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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